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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공장에서 살청하는 모습

 

멍하이 일기 22 살청(殺靑가마솥에서 찻잎 덖기)

 

위조 즉 시들리기가 끝난 찻잎은 가마솥에 넣어서 덖어 주는데 이 작업을 살청이라고 부릅니다. 푸름을 죽인다? 어감에서 오는 섬뜩함이 약간 거슬리지만 멍하이에서는 현제 거의 고착화된 용어입니다. 그런데 살청을 끝내도 푸름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살청 시간이나 가마솥의 온도에 따라 색깔은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 비교적 고온이라고 할 수 있는 200도에서 덖으면 녹색이 두드러지고 100도 정도에서 덖으면 연황색 계통이 됩니다. 녹차 같은 경우에는 300도 전후의 가마솥에서 여러 번 덖기 때문에 그야말로 녹차가 되고, 살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점점 산화되어 검은색 계통으로 변합니다. 살청 역시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오운산은 전통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느린 살청법을 택하고 있는데 솥의 온도는 100 ~ 150도 정도로 맞추고 40분가량 덖기를 계속합니다. 처음엔 약간 고온으로 시작하고 점점 솥의 온도를 낮추어 줍니다. 보통 생태차는 30분 정도로 끝내고 고수차는 좀 더 시간을 길게 해줍니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찻잎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시간과 온도를 조절합니다.

 

어떤 곳은 솥 온도를 높여 10분 만에 살청을 끝내는 곳도 있고 또 다른 곳은 솥 온도를 80도 이하로 조절하여 아주 느리게 살청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방법이 꼭 좋다고 저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에 맞는 차를 만들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철학 없이 그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면 저는 멀리 하겠습니다. 그 차에 맞는 최선의 가공법을 연구하고 원료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옳은 일일 것입니다.

 

살청 기계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는 것과 목재로 불을 지피고 기계로 솥을 돌리는 방식의 반자동씩도 있습니다. 고수차는 아직도 대부분 손으로 직접 덖는 경우가 많고 소수차들은 점점 기계를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직적 살청한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숙한 사람이 대충하는 것 보다는 기계 살청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손을 구해서 살청을 하자면 고수차는 1kg80위안 소수차는 30위안 정도의 인품이 듭니다. 그런데 어떤 차는 1kg30위안도 안 되는 것들도 시장에 있습니다. 원료비용, 채엽비용, 살청비용, 그 외 기타 가공비용을 합하면 일반적인 차농이 생산한 차는 아무리 저렴하게 팔아도 70원 이하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무 저렴한 차는 대형차창에서 대량 제배하여 기계 가공한 차이거나 문제가 있는 차일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살청의 주요 목적은 차를 익히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들리기를 통해 어느 정도 줄어든 찻잎속의 수분을 더욱 줄여주고 유념 즉 비비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찻잎을 솥에 넣고 약간 빠르게 뒤집기를 하는데 싱그러운 풋내가 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풋내가 가시면서 향긋한 단내가 올라오고 마지막엔 약간 고소한 향기가 납니다. 경험이 쌓이다보면 덖는 과정에서도 고수차인지 소수차인지 대충 구분이 가능합니다. 고수차는 비교적 무겁게 느껴지고 소수차는 가볍습니다.

 

차농들은 흔히 모차를 손으로 들어보고 차를 구분하곤 하는데 원시적이지만 비교적 정확합니다. 저도 매번 한손으로 들어서 무개를 가늠해보곤 하는데 확실히 고수차가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차농들처럼 맛도 안보고 차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다만 참고할 뿐이지요! 여러분들도 기회가 닿으면 한번 시험해보세요 아주 신기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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