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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공신짜이(回貢新寨)에 초재소 공사중일때

 

멍하이 일기 25 - 초제소( 初制所)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마을인 후이공신짜이(回貢新寨)에 초재소를 하나 지었습니다. 초재소란 보이차를 일차 가공하는 장소로 찻잎을 가까운 시간에 운반할 수 있는 곳, 주로 차밭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에 짓습니다. 반펀, 파사, 뿌랑산, 징마이 등에 차농과 협조 관계에 있는 초재소가 있지만 자주 이용하기엔 거리가 멀고 바쁜 철엔 자유롭게 사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있어 고민 끝에 준공하게 된 것입니다.

 

일층엔 위조실과 유념기계를 설치하고 바깥쪽엔 살청하는 가마솥을 두 개 걸었습니다. 이층은 창고, 삼층은 투명한 지붕을 덮어 흐린 날이나 비가 올 때도 일정부분 쇄청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마을 주변의 산에 고수차는 없지만 50년 전후의 생태차밭이 제법 있고 멍하이 가게 점장 직원 집에도 차밭이 2000평가량 있어서 원료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올해부터 일정량 오운산 생태차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모든 가공 과정을 꽤 부리지 않고 착한 초등학생 글자 배우듯이 해서 그런지 가격대비 아주 정직한 맛이라고 덕담들을 하십니다...물론 모든 차의 기본은 원료입니다. 원료의 가치가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이지만 가공 또한 중요합니다. 차는 일종의 종합 문화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차의 정신을 담은 적절한 가공을 통해 새로운 맛의 문화를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채엽하는 과정도 그렇지만 위조나 살청 유념 건조까지 그냥 곁에서 보고 배우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초재소를 직접 지어면서 또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청 가마솥을 설치하면서 높이와 각도를 맞춘다거나 연통의 위치와 길이 등을 조절하는 것도 직접해보지 않으면 감을 잡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직원 친척 중에 건축업을 하는 사람이 있어 믿고 공사를 맡겼는데 이분이 도대체 완전 오리지날 중국판 만만디라서 2월에 시작하여 보름이면 된다던 공사를 3월 말에야 대충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한 날자는 실제로 보름정도인데 운전면허 시험 치러 간다고 아니 오고!

친구 생일이라고 쉬고!

모심는다고 아니 오고!

 

햇차는 솟아져 들어오는데 일은 주구장창이고 제 속이 다 새까맣게 탔습니다. 직원 친척이라서 심하게 뭐라 하기도 그렇고 좋은 말로 몇 마디 하면 하여튼 보름만 일하면 된답니다. 한국씩으로 날짜 계산을 한 내가 잘못한 것도 깨닫게 되었답니다...

 

철골 구조로 비교적 간단하게 지었는데 바닥 면적이 100평방미터 정도니까 3층까지 300평방미터 한국 평수로는 100평정도 됩니다. 건축비용은 만만디 인건비까지 다 포함해서 삼천만원 정도로 한국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게 지었습니다. 현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멍하이의 직원 평균 월급은 보통 2000위안 한국돈 35만원 정도로 아직은 낮은 편입니다.

 

한국과 현지의 쌀값이나 고기 값을 비교하면 다섯 배정도 차이가 납니다. 생활비 지출을 생각하면 주거 환경은 한국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희 직원들에겐 이보다 두 배를 주고 있습니다. 금전으로 직원의 마음까지 살 수야 없겠지만 외국인 회사니까 보람을 가지고 하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특히 요즈음은 한.중 관계가 좋지 않다보니까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은데도 솔선해서 너무도 열심히 하는 직원들의 고마운 노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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