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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들어와서 차산업은 웰빙에 맞물려서 큰 성장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녹차 산업은 중국차에 밀려서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것은 그동안 애국심에만 호소했지 스스로 좋은 차를 생산하여 외국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중국차 때문에 우리차 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는 말은 억지에 불과하다.

중국 발효차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보이차는 차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대륙의 보이차 투기 붐과 함께 우리나라도 ‘묻지마’ 투자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중국의 보이차 시장이 무너지고 한국에 맹목적인 투자 분위기로 몰고 간 상인들과 함께 왜곡된 차시장이 결국은 우리나라 차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4-5년간 우리나라에 거세게 불었던 보이차 붐이 꼭 부정적인 면만 거론할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 녹차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지만 보이차 때문에 우리나라의 차 붐이 이만큼 생겼다고 할 수 있다. 3년 전만 해도 보이 생차를 많이 주문하는 상인들이 오래된 숙차는 믿을 수 없으니 우리가 주문해서 안전하게 보관하여 건강한 차를 마시자고 하면서 그런 상인이 건전하고 성실하게 보인 한 시절이 있었다.

보이차는 그대로 있지만 판매하는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변명을 해오면서 이젠 오래된 차나무에서 만든 차가 좋다거나, 유기농으로 재배되는 차나 환경이 매우 좋은 곳에서 생산된 차만 마실 수 있다고 하는 차가 생겨나고 있다.

차 소비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서는 오늘의 이야기가 5년 뒤에는 또 다른 말로 다른 사람의 차는 안 되고 내차만 좋은 것이다라고 하는 방식으로 갈 때 우리나라 차시장의 성장은 요원하다. 차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차를 소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많은 방법 가운데 지난 5월 21일 “차의 날” 행사가 아닌 또 다른 캐치프레이즈를 걸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차문화 콘텐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산차인연합회 최해룡 사무국장이다. 그가 주장하는 Tea day (茶壽 : 차수하세요)를 보면 다음과 같다. - 다음 - Tea day (茶壽 : 차수하세요)

상인들은 그가 가진 물건을 팔기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 개발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소비자가 외면을 한다면 그 상품은 현대사회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거나 혹은 아예 사라져 버린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인의 생활 패턴에서 수많은 상품이나 기술들이 끊임없는 생로병사의 원칙에 따라 윤회하거나 소비자의 외면으로 아예 빛을 못 보는 경우도 허다하게 많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상품을 알리기 위한 생산자의 노력은 정말 피눈물 날 정도로 치열하다. 젊은이들의 생활문화에 어느듯 자리 잡은 “발렌타인데이”가 한 회사의 상술과 기치에 의해 그 본질이 변화되어 전 세계의 젊은이가 열광하는 날로 바뀌어 버렸다. 쉽게 열광하는 십대들의 특성에 맞게 수많은 상혼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본보기로 여러 가지 날들을 만들어 그들의 상품을 홍보하기에 바쁘다.

예를 들어보자. 2월14일 “발렌타인데이”때와 반대로 3월14일은 “화이트데이”라 하여 여자가 남자에게 쵸코렛을 선물하며 이도 저도 못한 솔로들은 4월14일 모여 짜장면을 먹는 “짜장면데이”를 만들었으며 5월14일은 로즈데이라 하여 장미꽃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를 만들어 갔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3월3일은 “삼겹살데이”라 하여 삼겹살을 먹는 날이고 11월11일은 “빼빼로데이”라 하여 모회사의 과자를 연상시켜서 그 과자의 매출이 이날만큼은 엄청난 물랑이 팔려 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소위 “데이마케팅”이 자리 잡으면서 날짜와 관계있는 관련업계에서는 앞 다투어 데이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농수산부에서 2월23일 “인삼데이” 3월3일 “삼겹살데이”, 5월2일은 “오이데이”, 8월18일은 “쌀데이”, 11월11일은 “가래떡데이”로 지정하여 이날 관련된 농산물의 판촉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관뿐 만아니라 일반 민간 기업에서도 자사 상품의 판촉을 위해 데이를 정하였는데 닭 판매업계에서는 9월9일을 “구구데이”라 하여 닭을 할인 판매 하며 12월12일은 “고래밥(과자)데이”라고 하여 과자의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상혼에 의해 지정된 각종 “데이”들이 50여 날이 된다고 하니 “데이마케팅”의 위력은 실로 놀랄 만 하다고 본다.

이러한 “데이마케팅”은 현대생활에서 매일 매일의 날짜개념을 그들 상품과 연결하여 연상시키므로 인해 그 날짜가 되면 자동적으로 그 상품이 연상되어 물품을 구매하거나 상대방에게 선물을 하는 행동으로 연결시켜 판매 증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1981년 5월25일 진주 촉석루에서 사단법인 한국차인연합회가 주최하고 진주지부에서 주관하는 제1회 “차의 날”을 선포하였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녹차를 마시는 인구는 극소수에 불과하였으며 아예 우리나라에서는 차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이렇게 차에 관한한 황무지나 다름없는 이 땅에 뜻있는 차인들의 열성으로 “차의 날” 선포이후 오늘날 수많은 차인들을 배출하였고 그로인해 차의 소비도 증가하였다. 그러나 차의 소비율 증가는 주요 차생산국의 소비에 비하여 극소량에 불과하다. 7~80년대의 산업구조는 오랜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밤낮없이 노동과 근로에 종사하여 잘 살아보자는 일념 하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빨리빨리”의 문화가 이 땅의 산업역군들의 머릿속과 마음속 깊이 배어있는 행동문화가 차를 즐기는 느림의 문화에는 도저히 적응이 어려운 동떨어진 문화였다.

차를 마시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하고 맛 또한 단것에 젖어있는 젊은이의 입을 당기기에 부족하였다. 신농씨가 차를 발견한 이래 오랜 세월동안 인류가 차를 마셔왔다. 그것이 약용이나 식용으로 인간은 차를 가까이하였다. 차를 특별한 날을 정해 마신 것도 아니고 또한 강제로 마시게 한 것도 아니며 못 마시게 한 적도 없다. 선조들은 차를 즐기면서 문학을 논했고 시를 읊었으며 절개를 지키고 풍류를 즐겼다.

몸이 상하였을 때도 차를 마셔며 상한 몸을 추스렸으며 쏟아지는 잠을 쫒기 위해 차를 마셨고 옮고 그름을 판단할 때에도 차를 놓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멀리서 벗이 오면 제일 먼저 내어오는 것 또한 차였다. 이렇듯 차는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들어나지 않으면서도 가장 소중한 자리를 말없이 지키고 있었다. 오죽하면 다반사(茶半事)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그런데 오늘날 차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과 사회적인 통념에 의해 그 본질이 변해있다. 갖은 곡물로 우려낸 물을 차라고 표현하며 슝늉도 차라하고 심지에 음료수도 차라고 한다. 물론 커피나 코코아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차의 본질이 변하면서 현대인들의 차문화가 변화되어 본연의 차가 가진 기능과 역할 등이 축소되거나 상실되는 경우가 나타나며 심지어 차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일도 생겼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여유가 생겨나면서 심적으로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즐기기 시작했다. 더불어 서양에서 불어온 웰빙의 바람까지 몰아치면서 급속도로 그 삶의 질이 향상되어갔다. 물만 위에서 밑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다. 문화도 위에서 밑으로 흐른다. 일부 특수 계층 및 귀족사회에서 즐기던 차문화도 웰빙의 바람을 타고 서서히 대중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때맞추어 여러 단체에서도 차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교육기관에서도 차와 관련된 학과를 개설하는 등 차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은 모임에서 큰 모임까지 많은 이들이 차를 소재로 토론하고 품평하며 차를 즐기는 이들뿐만 아니라 차를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차를 알리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나 차 소비의 증가는 여전히 미약하다.

더구나 2007년도 가을에 있었던 녹차에서 검출된 농약파동으로 차의 유통 곤두박질 쳤으며 차농들은 그해 생산된 수천통의 녹차들을 폐기처분하는 사태까지 빗어지면서 차의 유통과 소비는 꽁꽁 얼어붙어 해빙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증이다. 차소비의 확대를 위해 관과 민이 합동으로 차의 안정성을 알리고 소비촉진을 홍보하여도 소비자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본인의 차문화산업연구소에서는 10월 10일을 Tea Day(티데이)를 정하고 차유통과 소비촉진을 위해 “티 테이마케팅”을 제안합니다. 차(茶)라는 글자에서 艸(20) + 八(8) + 木(八十:80)으로 풀이하여 108이란 숫자가 나오는 것은 차를 즐기는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108이란 숫자에는 종교적인 해석의 의미도 있기에 그 누구도 부담 없는 가장 평화적인 날짜로 선정한 것입니다.

티데이를 10월 10일을 정한 이유로는 차(茶)자가 열십(十)이 두개 첫머리에 올라앉아 10월10일을 뜻하며 그 아래 사람(人)이 있어 나무(木)처럼1) 오래 누구나가 다 천수(天壽)를 다 할 때까지 변함없이 살아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10”이란 숫자는 인생이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주어진 삶을 다할 수 있는 천수를 뜻하기도 합니다.

“티데이”인 10월10일에 몇 가지 의미를 부여 해 보았습니다. 첫째 10월10일은 가을이 깊어가는 시기입니다. 무더웠던 여름도 가고 가을도 제법 깊어갈 쯤이라 따뜻한 음료가 생각나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때쯤 녹차 한통을 선물 받으면 얼마나 행복 할까요?

둘째 “차수(茶壽 =열이 열이면 백이 됩니다. 100세)하세요”라는 의미입니다. 갑자기 계절의 변화로 인해 건강을 소홀이 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라는 의미를 부여 했습니다.

셋째 차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상징하며 맑은 정신과 보은의 의미도 있습니다. 차를 통해 정신을 가다듬고 사리를 분별하며 병을 치료하고 은혜로운 사람에게 보답을 하는 고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10월10일 “티데이”는 윗분들에게 차를 선물하는 날로 하였으면 합니다. 물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을 통해 윗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는 드리지만 이날은 자신 인생에서의 길라잡이가 되어준 존경스러운 분들에게 오래오래 건강하시라는 의미로 “차수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차를 선물하는 Tea Day(티데이)로 정하고자 합니다.

차를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차인들과 함께 큰 소리로 “차수하세요”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차수하세요” 2008년 7월21일 차문화산업연구소 최해룡

상기의 일에 관심 있는 분들의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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