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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호에 관한 책을 탈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겠다. 작년 12월 자사호에 관한 원고를 마쳤다고 해놓고도 다시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적인 책의 편집을 벗어나 과감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

자사호의 역사보다 "자사호 명품 감상"을 <자사호 진본(眞本)의 가치>, <자사호 방고의 수준>, <자사호 방고의 현실>을 제일 앞에 두고 풀어나갔다.

결론으로 -  명대(明代) 시대빈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면 그 당시에 이미 모든 형태의 작품이 전분야에 걸쳐서 탁월한 작품성을 보였다. 청대와 현대를 거치면서 시대빈과 명초기에 이름을 알렸던 혜맹신의 작품성에 버금하는 작품을 찾기 어렵다.

현대의 자사호들은 그들의 작품성 안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작품들은 그들의 아류이자 방작에 그치고 있으며, 현대의 디자인을 응용하거나 다른 형태의 자사호를 창작하려 했을 때에는 무언가 부족하고 조잡한 작품으로 보여지는 것은 전통적인 외형에 익숙한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현대디자인의 다구들을 사용할 때 균형감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며, 재질과 중량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잡는 것은 편할지 모르나 무게나 외형적 변형 때문에 불편함이 발생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현대디자인으로의 변형에서 오는 부작용이며, 이에 따라 대다수의 작가들은 섣부른 창작이라는 것보다는 전통성의 유지라는 측면에서의 모방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그에 따른 반발도 적지 않다.

[시대빈의 방작]

외형을 본뜨되 형상의 표현을 바꾸어 나가는 한편 새로운 형상이라는 것보다는 아직까지 표현되지 않았던 과거의 기물을 모방하여 만들어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명청대의 자사호들이 보여준 변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바로 동기형을 본따 작업하는 것으로 더욱 심한 경우는 토기와 도기의 형태들이 그대로 자사호의 형태로 윤색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근래에 이르러 지금껏 표현되지 않았던 청동기 형의 형상들이 자주 눈에 뜨이고 있으며, 이러한 청동기형은 각형의 새로운 영역이라도 되는 듯이 만들어지고 있다.

청대의 청동기형은 가볍고 쥐기 쉬운 형태부터 출발하여 여러명이 즐길 수 있는 대형호의 형태로 만들어졌다면, 현대 청동기형의 경우에는 개개인의 작은 양을 담을 수 있는 기물로 변천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른 점이다. -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본문 중에서

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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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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