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직접 마시면서 즐기지만 향은 태우면서 즐기는 수준이 다르다고 자위하며 즐기는 사람들이 요즘 더 많은 것 같다. 차를 10년 20년 하다보면 차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주변 문화수준에 따라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따라서 나중에는 그런 멋을 아는 사람만이 어울린다.

 

그래서 무조건 따라할 필요는 없다. 향도 마찬가지다. 누가 어디서 침향이 좋다고... 침향을 피워야 차 하는 사람 같다고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향 자체에 대한 공부를 하고(물론 경제적인 대가를 치룰 각오를 하고) 조금씩 자신의 경제적인 여건에 맞게 하면 된다.

침향이라고 다 침향이 아니라서 하는 말이다. 대만의 차 전문점인 순인다장(舜仁茶莊)에서 우리나라 국보급 청자 향로 재현품을 사용하면서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한국인인 나에게 그 향로의 사용을 보여주는 것은 늘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조잡한 중국 향로를 가지고 골동 운운하며 사용하는 것도 [사진, 향산재에서 사용하는 무쇠 탕관]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향을 하기에 앞서 여러 가지 생                                                                   각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부산에 있는 향산재(대표 손희동)에서 차와 향연을 감상하는 시간을 여러 번 가진 적이 있다. 기성세대 보다는 젊은 나이지만 향과 향로에 대한 생각이 올곧다는 것을 만나보면 알 수 있다. 차가 가진 무한한 예술성과 감각은 차를 내는 사람마다 찻자리에서 발현되는 모습에서 자주 보이기도 하고, 또 느낄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대만 오룡차에 대한 역사적 진실에 가까운 차를 맛볼 수 있다. 차의 가치와 향연의 즐거움을 음악의 울림을 이해하는 자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향로는 한국의 역사 중에서도 중요한 기물에 속한다. 향로가 존재했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향을 생산하는 중요한 지역이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침향은 지역의 해안에서 자주 행하여졌던 지역생산품이었으며 이는 곧 공물과 진상품의 위치까지 오른 귀한 향재이다.

울릉도는 또한 향나무의 생산지로서 조선왕조에서도 영토에서 제외하였다가 다시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편입까지 했던 향과 관련되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한 향은 도심지역에서의 사람들은 별로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지방에서의 향문화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비하여 월등한 감각과 생산을 해 내고 있는 것이다. 침향도 마찬가지의 일이다. 제대로 된 침향 나무 조각 하나만 가지고도 온 동네를 진한 향기로 뒤덮을 수 있음을 아는 이들은 도심에 별로 없다.정제된 향을 가지고 그 향의 진미를 느끼고 그와 함께 차를 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선비의 방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화로에 가루 향을 넣어 방안의 기운을 정갈하게 하고 그 후 잡내음이 없어진 가운데 차향을 피워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언제나 이야기 하지만 차문화는 차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차와 어울리는 감성들을 꾸준히 찾아 온 조상들과 같이 우리도 차문화를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차문화의 가지를 더욱 넓게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차를 마시면서도 큰 그늘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겠는가!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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