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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생활(茶生活)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도 어느 책에든 그 차생활이 무엇인지 정의한 내용은 접하지 못했다.

차생활이라는 단어가 만연(漫然)된 지 오래되었지만 그 차생활의 범주(範疇)가 어디까지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차생활’인지는 알려준 이가 없기 때문이다.

차를 늘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가끔 차를 한 잔 먹어도 차생활인지, 집안에 차실이 구비되어 언제나 차를 마실 수 있어야 차생활인지, 아니면 고급 찻집에서 차를 마셔야 차생활인지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 없이, 그저 한국의 차문화 사이에 특정한 차인들만 차생활을 잘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때도 간혹 있다.

처음 차를 대하는 이들에게 혹은 차를 몇 번 접해 본 이들에게는 차생활을 해 보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마치 커피를 집에서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하듯 원두를 사고 볶는 기구부터 그것을 갈아내는 기구, 또 증기로 커피를 추출[사진, 중국 청도 차시장에서 녹차 시음]      할 수 있는 기구에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번거롭고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막상 해 보면 봉지 커피를 마시듯 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도구를 너무 격을 높여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차를 접하기 위해서는 너무 한국적인 것에 묶여서 아무 것도 못하기 보다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리도구도 좋은 것이 많고 사고의 확장이 필요할 것 같다.

커피 전문점의 비약적인 도약을 보면, 스타벅스는 2010년 10월 현재 강남구 대치동 330호, 포스코점에 이어 331, 332호 매장인 충정타워, 교대점이 오픈 되었다. 새로 개점되는 곳은 모두 LED조명과 통유리 자연 채광, 목재 인테리어로 만들었다. 그외 커피빈, 커피니, 탐엔탐스, 숍인숍 커피프랜차이즈 ‘도피아’ 등 모두 커피 생활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분위기에서 시장을 넓혀나가는 것을 볼 때면 우리나라의 전통차 시장은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생활 속에서의 차생활이 좀 더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마시는 찻그릇에 어설픈 장작가마 작품이니, 이름 있는 작가의 다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요즘 같은 젊은 세대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편하고 쉽게 마실 수 있는 도구의 개발과 함께, 외국 제품이라도 저렴한 가격 대비 훌륭한 디자인의 도구 사용은 정체된 우리 차문화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젠 우리나라 녹차 시장에서의 농약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유기농 제품으로 잘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좀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생활 속의 지혜가 필요하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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