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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곰팡이

한국 차 시장은 현재 매우 불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보이차 전문점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이차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라고 하면 우문에 현답이라 하겠다.

 

맛이 강하면, 강한 맛을 내세우고 맛이 순하면 순한 대로 고삽미가 풍부한 보이차는 그 중에서도 최고의 맛이라고 하는 부류는 또 이래저래 치켜세우며 보이차 시장은 불황을 모르고 번성해 나가고 있다.

필자는 여러 보이차를 만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수준별로 차를 시음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필자의 직업상 어제도 오늘도 항상 “차꾼”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만남 속에서도 가끔 난처한 경우가 있다. 그것은 마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보이차를 보는 경우라 하겠다. 보이차에 습[濕]을 많이 먹은 차를 보여주면서 차의 표면에 허연(일명, 백상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심하게 끼어있는 차를 마셔도 되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되면 참으로 단시간에 설명키 어렵다.

[사진, 보이차에 곰팡이가 생기기 전의 상태]         늘 사람들과 대면하게 될 때, 혼자 만나는 것이 아니다. 몸은 홀로 있지만 차에 대하여 공급하는 이, 그것을 받아 판매하는 이들과 서로간의 배려를 염두에 두고 있기에 쉽게 만나 쉽게 말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대면에서 이런 차는 마시면 안 된다고 말을 섣불리 뱉을 수는 없다. 그야말로 그 차를 공급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보이차의 노차를 취급하는 사람이 몰라서 이런 차를 판매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평소에 약간의 백상이 낀 것을 먹어왔기 때문에 조금 심한 것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이런 차를 먹으면 인체에 이상이나 부작용이 보고된 일은 없지만 정체가 불분명하면서 식품으로는 변질되는 상황에 이런 차가 맛이 더 좋다는 주관적인 생각만으로 가족과 함께하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현재 국내외 보이차에 대한 기록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을 밝힌다면, 그런 차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석우연담에 검색해서 들어오는 키워드 가운데 최근에 자주 보이는 것 중에는 “보이차의 부작용”,“보이차 어디에 좋은가”, “보이차 곰팡이 몸에 좋은가” 등이 있다.

차도 식품이다. 때문에 정갈한 숙성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힘이 들 때도 있다. 메주와 같은 숙성과는 다르다. 씻어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씻어 내면 차맛은 없어진다. 차를 마시는 것은 보관과는 다른 일이다. 이제 숙성이라고 하는 숙제를 가져다 준 보이차는 처음부터 다시 보이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을 보이차생활의 시작이다. 때문에 자신이 보관을 잘못한 보이차에 백상을 넘어 심한 곰팡이가 번져 있다면 당연히,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 오래된 커피원두를 버리듯 때로는 과감하고 건강한 차생활이 뒤탈이 없다.

[사진 설명] 사진에 보이는 차와 같은 것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차는 보이차 7542로서 정품이었다. 하지만 보관이 잘못되어 일정한 습[습기]이 넘치면서 변질되어 가는 과정이다. 이런 상황이 진행되면서 곰팡이가 생긴다(절대로 숙성의 단계는 아니다). 보이차의 표면이 건강하지 못한 차를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 부작용은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다양한 경우로 나타나게 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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