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숙차와 맹고차를 중차(重茶)한 자사호안의 모습

 

보이차에서 생차와 숙차의 조합은 지난번에 포스팅을 한 바 있다.

차를 섞어서 마시는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 이유는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시 말하면 처음에는 고유차종으로 차의 맛과 향 등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류를 즐기는 단계에서 여러 차의 조합으로 블랜딩의 개념을 말한다면 시간이나 경험상 너무 이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커피의 단일원두로 로스팅하는 것과 각기 다른 로스팅을 거친 다른 커피간의 블랜딩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차의 맛을 추구하는 방향은 개인마다 다르다. 차를 내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기에 보편적인 방법은 따르더라도 세세한 부분에서는 각기 개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오랜 시간 차를 마셔온 차꾼이라면 나름의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옅볼 수 있다.

그 수많은 다양성 중에서도 명가원 김경우 대표의 차 마시는 방법은 한 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유행하는 맹고차를 보면 맹고 고유의 강한 쓴맛을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이해를 할 것이다. 필자가 맹고생차를 만난 차는 7년 된 것과 123년 된 맹고차를 만났다. 그러다가 어느날 90년대 후반에 만든 맹고차를 시음했는데 세월은 많이 지났지만 강한 성질은 여전한 특징이며 그런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시의 차품과 비교하면서 또 다른 맛의 매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강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어떤 방법을 쓸까? 투차량을 조절하거나 물의 양을 많게 해서 가볍게 우려 마시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더 놔두자 해서 그 강한 맛이 더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 온 방법 중에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차와 조합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130일 마신 차는 90년대 황인 숙차에 90년대 맹고차를 중차(重茶)해서 마셨다.

맹고차의 강한 쓴맛은 온데간데 없고 탕색은 아주 짙은 색이다. 차 이름을 알 수 없어서 주인에게 물었다. 맹고차와 황인 숙차를 섞었다는 답변이 나온다. 맹고차의 강한 쓴 맛을 좀 순화시키기 위해서 이렇게 마시지만 그 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조합의 비율이라고 한다.

 

달리 표현하면 어떤 차이든 맛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한 것이다. 차를 섞어서 마시는 맛은 요리연구가가 재료의 배합과 순서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전혀 새로운 맛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차를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기에 스스로 찾은 비법이 자신의 집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차라는 점, 우리집 된장 맛이 다른 집과 다르듯이 자신의 차 맛을 하나 둘 만들어가는 방법에 좋은 음차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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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차(重茶)라는 용어(用語)는 대만과 중국의 차인들이 마시는 방법에서 원용한 것이며 차에 대한 풍속언어로 볼 수 있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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