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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차산

 

멍하이 일기 28 - 2017년 봄차 시세 -

 

올해 봄차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첫물차 가격이 작년보다 높게 형성되어 관망하던 차상들이 많았는데 생산량의 감소로 점점 가격이 올라가서 더러는 올해 생산을 포기하고 올라가는 차상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생산량을 줄이는 쪽으로 결정하여 지금은 수매를 서두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 산지 가격을 묻는 분들이 많아서 대표적인 지역의 모차 가격을 1kg 단위로 현실 그대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노반장은 혼짜이(混在)라고 부르는 대수 소수가 섞인 차는 120만원 전후, 순료고수는 160, 단주(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따로 구분)200-300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빙도노채 - 혼재차 500, 순료고수700, 단주1000

빙도(지계,남박) - 혼재50, 순료고수80, 단주100-200

빙도(패왜,나오) - 혼재30, 순료고수50, 단주80-150

석귀 - 순료고수80

 

만송 - 소수40, 순료고수600

박하당 - 순료고수400

이무괄풍차왕수채 - 순료고수80

이무마흑채 - 순료고수35

이무낙수동 - 순료고수30

노만아 - 순료고수40

신반장 - 순료고수80

 

반분 - 순료고수40

하개 - 순료고수25

남나산 - 순료고수20

나카 - 순료고수25

경매 - 순교고수15

 

맹왕만나 - 순료고수25

파달만매 - 순료고수20

파사 - 순료고수20

미얀마 - A30, B15,C3

라오스 - A25, B10,C3

태국 - A15, B8, C2

 

기타 여러 지역 들이 있는데 비교적 많이 알려진 곳 위주로 알려드렸습니다. 1kg에 만원 전후의 차들도 있는데 주로 쉬우지엔(修剪)차 매년 가지치기를 하는 다원 차들 종류입니다. 대부분 기계를 이용해서 생산하는데 제가보기엔 살청과 유념은 큰 문제가 없는데 마지막 처리 과정인 건조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열풍기를 이용해서 건조하면 태양을 만날 수 없음으로 보이차의 특징인 쇄청차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차는 당장은 그래도 먹을 만하지만 후 발효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름차와 더불어 숙차용으로 많이 사용하므로 일단 가격목록에서 제외 하였습니다.

 

올해 모차 가격은 전체적으로 작년에 비하여 많이 오른 곳은 50%이상 적게 오른 곳은 20%정도 오른 것 같습니다. 빙도, 노반장, 만송, 신반장 등 이미 비싸기로 유명한 곳의 차가 더 많이 올랐고 경매 등 생산량이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감이 있습니다. 어떤 지역은 실수로 동그라미를 하나 더 붙인 것처럼 보이는데 오타 아닙니다...

 

특이한 것은 신반장, 맹왕 만나, 석귀 등 저희가 2015년부터 애용하던 지역의 차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저희가 손만 대면 그 지역 차는 폭등하는 것입니다... 노반장의 진승차가 그렇고 진미호가 그렇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세력들이 그렇게 띄우려고 애를 쓰도 아직도 그대로인 차도 많은데 말입니다.

 

보이차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작은 업체에서 조금씩 그 차를 취급한다고 해서 실제로 전체 시장의 영향력은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한류 영향 탓인지 한국 사람이 마시는 차라고 하면 바로 프리미음이 붙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빙도를 가보아도 그렇고 유명 차산지를 다녀보면 차농들이 한국 사람이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자주합니다. 주로 TV 연속극을 통해 알게 된 문화 선진국인? 한국에서까지 그 지역을 다녀갔다고 함으로서 은근히 그 지역을 홍보하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위에 나열한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끼실지 모르지만 진정한 고수순료라면 할인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그러나 시장엔 다양한 가격이 있습니다. 때론 원하는 가격에 맞추어 주기도 합니다. 물론 적당한 병배를 통해서입니다. 병배가 꼭 나쁜 것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좋은 병배는 오히려 순료차보다 더욱 괜찮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다만 이윤을 위해 양심을 속이고 특정 지역의 고수 순료차라고 판매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요.

 

오운산은 올해도 작년과 같이 고수순료병배차 진--미를 출시합니다. 그리고 고수 순료차 향죽청’, ‘방동’, ‘파량또한 출시합니다. 2010년 첫해에는 10개 지역의 고수 순료차를 출시했었는데 앞으로도 매년 그동안 출시하지 않은 지역의 고수 순료차를 두 세 가지 씩 선보일 계획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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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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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아하는 차 맛은 무엇일까

 

멍하이 일기 27 - 고수차 소수차의 구분 -

 

어떻게 하면 차맛을 정확히 분류 할 수 있을까요? 매일 여러 산지에서 들어온 차들을 시음하지만 단주차(單株茶), 고수차(古樹茶), 대수차(大樹茶), 노수차(老樹茶), 중수차(中樹茶), 생태차(生態茶), 소수차(小樹茶), 태지차(台地茶), 교목차(喬木茶), 관목차(灌木茶), 밭차 등으로 구분되고 있는 차들을 단번에 구분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맛이 좋다 나쁘다 정도는 누구나 구분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도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개개인의 입맛이나 기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사람 입맛에 좋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사람의 입맛에도 똑같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차업을 하면서 좋은 차맛을 찾는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맛 보다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좋아하는 차맛은 과연 또 어떤 맛일까요? 누구나 기분 좋아하는 맛이라 규정하기도 막연한 느낌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맛있다라고 표현하는 맛은 단맛에 중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달면 보통 달다 라고도 말하지만 맛있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하지만 다른 맛은 쓰면 쓰다, 떫으면 떫다고 표현합니다. 쓴맛과 떫은맛도 맛있을 수 있지만 단맛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차도 달게만 만들면 될까요? 달면 다 맛있나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차의 맛이란 단맛이 중심에 있되 쓴맛과 떫은맛이 잘 어우러져 있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가지 맛이 두드러지게 되면 생각까지 치우치는 것 같아서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의 정답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입맛에 맞는 차를 구해서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운산 차는 최대한 맛의 중심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병배차를 출시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멍하이 현지에서 차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고수차와 소수차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나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원료를 구해서 좋은 차를 만들자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음다(飮茶) 지식입니다. 어떤 분들은 마치 커다란 비밀처럼 좀처럼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별것도 아닙니다. 제가 차업에 전념한지 20여년 저절로 알게 된 비밀 아닌 비밀들을 다 같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찻잎의 무게가 다릅니다. 마셔보지 않고 외형으로 차를 구분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하면 대부분의 고수차는 약간 두텁게 느껴지고 탄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손으로 살큼살큼 들어보면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직접 살청을 하고 유념, 쇄청을 하다보면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소수차보다 고수차에 내제된 영양물질이 풍부해서 그럴까요...차농들은 평소에 거의 차를 마시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대충 들어보고 판가름을 하곤 합니다.

 

맛을 보면 좀 더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 고수차는 향기가 풍부하고 진합니다. 차를 우린 첫 번째 숙우에서 가장 농밀한 향기가 올라오는데 숙우를 흔들며 바람을 불어넣으면 더욱 진해집니다. 소수차도 유념을 강하게 하면 향기가 조금 진해질 수 있지만 고수차와는 다르게 약간 탁한 향이 돌출합니다. 저는 습관처럼 차를 마신 다음 찻잔에 남아 있는 향을 맡아 보는데 좋은 고수차일수록 잔에 남는 향이 진하고 황홀합니다. 맛도 저는 소수차에 비하여 고수차는 무겁다고 표현 하겠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소수차는 가벼운 맛이라는 뜻인데 맛을 무게로 표현한다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자주 마시다보면 어쩐지 그렇게 느껴집니다. 고수차는 입안에 머금는 순간 꽉차는 느낌이 있고 여러 가지 맛이 입안을 기분 좋게 자극하지만 소수차는 약간 달달하면서 가벼운 물맛이 느껴집니다. 삼키면 고수차는 약간 간질간질한 느낌이 목안에 남고 소수차는 그냥 훌러덩 넘어갑니다...(맛을 표현하자니 지금 이 순간 제 글이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을 합니다.) 잠시 후 고수차는 천천히 흔히 회감이라고 부르는 기분 좋은 여향(餘香)이 식도를 통해 솔솔 올라옵니다.

 

소수차는 그냥 마실 때의 달달 쌉쌀한 맛이 끝입니다. 아무리 마셔도 회감 같은 뒤 소식은 없습니다...그리고 다 우리고 난 찻잎을 살펴봅니다. 고수차는 대체로 찻잎의 중심선이 뚜렷하고 가로로 펼쳐진 가로선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소수차도 눈 크게 뜨고 보면 잘 보입니다.,.마지막으로 찻잎을 문질러 봅니다. 소수차는 쉽게 뭉개지고 천년 고수차는 섬유질이 많아서 그런지 아무리 비벼도 찻잎 형상이 잘 파괴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제가 알고 있는 고수차 구분의 비밀 아닌 비밀을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임을 밝히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도 밝힙니다. 역시 맛을 글로 표현하자니 참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자기만의 노하우 들이 있겠지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차의 기운이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도 정확한 기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차를 마시면 어께 쪽이 약간 따뜻해지고 아무리 좋은 차도 많이 마시면 머리가 띵한 정도를 느낄 따름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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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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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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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26 - 차농들의 진화 -

 

오늘은 저희가 차를 생산 하면서 매일 같이 만나고 있는 차농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전 세계에서 보이차업을 하는 분들 또는 마니아 분들이 윈난성으로 몰려듭니다.

 

윈난성에서도 시솽반나 멍하이는 노반장을 비롯한 유명 고수차 산지가 집중되어 있고 전통적 보이차 산지인 이무 지역 또한 가까이에 있어서 보이차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엔 날씨나 온도가 보이숙차의 발효에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알려지면서 린창이나, 푸얼 등에서도 원료를 멍하이로 옮겨와 발효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이차를 압병하는 차창도 빠공리(8키로)라고 부르는 멍하이 도심에서 8km 거리에 있는 지역에 공단 형태로 집중되어 있고, 각종 모차 보관 창고도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모차 시장은 기존의 멍하이 시내에서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신하이화위엔(鑫海花園), 하오위차청(浩宇), 찌아밍차후이(佳茗), 티엔푸샹차예시창(天福祥), 쓰하이차청(四海)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600여 곳에서 최근에 3000여 곳으로 증가하였는데 지금 짓고 있는 가게까지 합하면 조만간 5000여 곳을 상회할 것 같습니다. 멍하이가 보이차 생산 전진기지에서 점차 적으로 수도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이차 가게가 갑자기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물론 보이차 음용 인구의 증가에 따른 산업의 발달에 기인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과 달리 현제 멍하이에 있는 가게의 80%정도는 차농들이 오픈한 가게입니다. 고수차 가격의 폭등으로 인하여 차농들에게 여유 자금이 생기고, 옛날엔 큰 차창에 생엽을 납품하던 단계에서 초제소를 짓고 가공하여 모차를 납품하는 단계로 발전하더니 지금은 시내에 가게를 오픈하여 직접 손님을 상대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입니다. 차밭을 가지고 있는 많은 차농의 자손들이 이미 멍하이에 가게를 오픈했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더러는 일찍이 외지에 나가서 이런 저런 직업을 전전하다가 찻값이 오르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분들도 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부모들이 가게를 차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아가 아직은 소수지만 직접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차박람회 등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농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원료의 자가 조달일 것입니다. 자기 차밭에서 자기가 수확하여 자신이 가공한 원료이기 때문에 원가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생잎이나 모차를 수매하여 생산하는 저희와 비교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러니 하게도 차를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차밭 가까이 자라왔고 일상처럼 차를 생산해 왔으면서도 차의 가치가 오늘날 이렇게 폭등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집중해서 차를 마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찻값이 오르니 생계형으로 차업을 시작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차에 관한 역사나 맛의 철학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무지한 편입니다.

 

참외 밭 주인이 참외 맛을 잘 알까요?

참외 장사가 잘 알까요?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참외 사먹는 사람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차도 많이 집중해서 마셔본 사람이 맛을 가장 잘 압니다.

 

괜히 죄 없는 차농들을 폄하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농사꾼이라고 평생 농사만 지으라는 법은 없지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좋은 자산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정말 좋은 차 만들어서 차 업계에 우뚝 서는 차농이 출현하기를 바라는 바도 있습니다. 다만 잠 안 오는 날 구름의 남쪽 한편에서 생각하니 세상이 이렇게 어지러운 건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모르거나 알고도 내팽개치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농사꾼은 농사 열심히 잘 짓고, 장사꾼은 양심껏 장사하고, 정치꾼들은 정치... 아이고 마 잘 쫌하고, 차인들은 좋은 차 잘 구분해서 마셔주면 좋은 세상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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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공신짜이(回貢新寨)에 초재소 공사중일때

 

멍하이 일기 25 - 초제소( 初制所)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마을인 후이공신짜이(回貢新寨)에 초재소를 하나 지었습니다. 초재소란 보이차를 일차 가공하는 장소로 찻잎을 가까운 시간에 운반할 수 있는 곳, 주로 차밭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마을에 짓습니다. 반펀, 파사, 뿌랑산, 징마이 등에 차농과 협조 관계에 있는 초재소가 있지만 자주 이용하기엔 거리가 멀고 바쁜 철엔 자유롭게 사용하기에도 불편함이 있어 고민 끝에 준공하게 된 것입니다.

 

일층엔 위조실과 유념기계를 설치하고 바깥쪽엔 살청하는 가마솥을 두 개 걸었습니다. 이층은 창고, 삼층은 투명한 지붕을 덮어 흐린 날이나 비가 올 때도 일정부분 쇄청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마을 주변의 산에 고수차는 없지만 50년 전후의 생태차밭이 제법 있고 멍하이 가게 점장 직원 집에도 차밭이 2000평가량 있어서 원료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올해부터 일정량 오운산 생태차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모든 가공 과정을 꽤 부리지 않고 착한 초등학생 글자 배우듯이 해서 그런지 가격대비 아주 정직한 맛이라고 덕담들을 하십니다...물론 모든 차의 기본은 원료입니다. 원료의 가치가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이지만 가공 또한 중요합니다. 차는 일종의 종합 문화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차의 정신을 담은 적절한 가공을 통해 새로운 맛의 문화를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채엽하는 과정도 그렇지만 위조나 살청 유념 건조까지 그냥 곁에서 보고 배우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초재소를 직접 지어면서 또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청 가마솥을 설치하면서 높이와 각도를 맞춘다거나 연통의 위치와 길이 등을 조절하는 것도 직접해보지 않으면 감을 잡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직원 친척 중에 건축업을 하는 사람이 있어 믿고 공사를 맡겼는데 이분이 도대체 완전 오리지날 중국판 만만디라서 2월에 시작하여 보름이면 된다던 공사를 3월 말에야 대충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한 날자는 실제로 보름정도인데 운전면허 시험 치러 간다고 아니 오고!

친구 생일이라고 쉬고!

모심는다고 아니 오고!

 

햇차는 솟아져 들어오는데 일은 주구장창이고 제 속이 다 새까맣게 탔습니다. 직원 친척이라서 심하게 뭐라 하기도 그렇고 좋은 말로 몇 마디 하면 하여튼 보름만 일하면 된답니다. 한국씩으로 날짜 계산을 한 내가 잘못한 것도 깨닫게 되었답니다...

 

철골 구조로 비교적 간단하게 지었는데 바닥 면적이 100평방미터 정도니까 3층까지 300평방미터 한국 평수로는 100평정도 됩니다. 건축비용은 만만디 인건비까지 다 포함해서 삼천만원 정도로 한국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게 지었습니다. 현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멍하이의 직원 평균 월급은 보통 2000위안 한국돈 35만원 정도로 아직은 낮은 편입니다.

 

한국과 현지의 쌀값이나 고기 값을 비교하면 다섯 배정도 차이가 납니다. 생활비 지출을 생각하면 주거 환경은 한국이나 별 차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희 직원들에겐 이보다 두 배를 주고 있습니다. 금전으로 직원의 마음까지 살 수야 없겠지만 외국인 회사니까 보람을 가지고 하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특히 요즈음은 한.중 관계가 좋지 않다보니까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은데도 솔선해서 너무도 열심히 하는 직원들의 고마운 노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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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서 쇄청

 

멍하이 일기 24 - 쇄청(晒靑 건조하기) -

 

유념이 끝나면 곧바로 쇄청(晒靑)에 들어갑니다. 햇볕에 바짝 말리는 것인데 대나무로 짠 넓은 멍석 등에 골고루 널어 줍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5시간이면 바짝 마르지만 흐린 날은 8시간 정도 걸립니다. 모든 차 제작의 마지막은 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작은 채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홍차 녹차 등 각종 차의 제작 기법에 따라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지만 결국 마지막은 건조를 통해 완성되는 것입니다.

 

건조의 방법 또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홍청기 즉 기계로 열을 발생시켜 바람으로 불어서 건조 시키는 방식, 초청 녹차처럼 가마솥에서 다시 여러 번 덖어서 건조시키는 방식, 보이차처럼 햇볕에 말려서 건조 시키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차의 건조 방식은 아주 원시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계 혹은 인공적인 가공 없이 햇볕에 그냥 널어서 말리기 때문에 완전히 자연속에서 완성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이 숙차는 일차로 완성된 차를 다시 발효시켜서 재생산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보이차의 또 한가지 특징은 일차 가공을 통해 완성된 차이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는 차라는 것입니다. 모든 차들은 출시될 때의 맛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래서 녹차는 녹차의 맛이 있고, 홍차는 홍차의 맛이 있는 것입니다. 그 맛이 변하면 그 차의 가치는 감소하거나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보이차는 햇차로 출시한 맛과 10년이 지난 보이차의 맛은 다릅니다.

 

더구나 50100년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차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운산은 경영이념으로 당년호차(當年好茶)와 더불어 경년신차(經年新茶)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해의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제대로 만들면 당장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세월이 흐르면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가 제가 생각하는 보이차의 정의입니다. 다른 차들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차인 것입니다. 제가 중국의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차 박람회에 한국인이 만든 보이차라는 문구와 오운산의 경영이념을 걸고 참가하면 방문하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첫 번째로 묻는 질문이 오운산이 어디에 있는 산이냐는 것입니다.

 

悟云山은 산 이름이 아니라 깨닫다 , 云南 운남성, 茶山 차산오운산 즉 운남의 차산을 깨닫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라고 대답하면 그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당년호차 경년신차의 의미를 설명하곤 합니다. 언제부턴가 보이차는 묵혀서 먹어야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보이차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보이차는 원래 녹차처럼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먹던 차였습니다.

 

수백 년 동안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마을 주변의 고수차를 봄철이 되면 채엽하여 적당히 가공해서 그해에 먹던 차였습니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난 차는 버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중국의 문화혁명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파괴되고 고수차도 생산성을 이유로 대부분 배어지고 경제작물로 전환되었습니다. 80년대 이후 차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부터는 대부분 생산성이 높은 개량형 차나무들이 식재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차들은 찻잎의 개채수가 높아서 생산성은 높지만 맛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고수차와 견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운남성의 보이차는 대엽종 원료가 많아서 떫고 쓴맛이 강하여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발효를 시켜서 먹는 보이숙차가 개발되고 생차는 묵혀서 먹어야 좋다는 인식이 점점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오지였기에 아직도 남아있는 고수차를 사용하여 제대로 만들면 당년호차(當年好茶) 즉 그 옛날 그해에 만들어 그해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차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의 역사에서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차(老茶)의 가치개념이 보이차에서 확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파괴는 곧 창조를 의미하는 것처럼 문화혁명이 가저온 피해가 중국 전체적으로 심각하지만 보이차의 역사에서는 고수차의 파괴와 새로운 발견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당년호차와 더불어 경년신차(經年新茶) 즉 세월이 흐르면서 매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는 차라는 말이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희가 일관되게 정직한 차를 만들고 성심껏 알리기만 한다면 오운산의 경영이념은 저희가 가진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보이차의 변방이라는 한국에서 온 사람이 뭘 잘못알고 하는 얘기쯤으로 갸우뚱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저의 진지한 설명을 들으면 대부분 그 해석에 동의합니다.

 

쇄청을 설명하다가 잠시 이야기가 오운산 경영이념을 설명하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오운산의 경영이념이 이 쇄청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쇄청 즉 유념을 통해 삐져나온 찻잎속의 내물질이 햇볕과 만나면서 보이차만의 독특한 맛이 형성되고 열풍기가 아닌 햇볕에 자연 건조함으로서 건조된 보이차 찻잎 속엔 아직도 10~12 %의 수분이 남아 있습니다.

 

이 수분이 보이차를 다른 모든 차와 구분 짓게 하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분 속에 남아 있는 각종 효소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차맛을 변화시켜 매 순간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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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이 일기 23 - 유념(揉捻비비기)

 

살청이 끝나자마자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유념을 하는 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살청이 끝난 찻잎은 넓은 대나무 광주리에 늘어서 잠시(10분정도) 열기를 식힙니다. 가운데로 뭉쳐서 서서히 열기를 빼는 방식이 있고 바로 펼쳐 널어서 빠르게 식히는 방식 도 있습니다.

 

느린 식힘 방식은 탕색이 금황색 계통으로 아름답고 맛도 약간 부드럽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론 빠른 식힘 방식에 비해 맑은 향기가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미세한 차이지만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오운산은 약간 빠른 식힘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식힘이 끝나면 바로 비비기에 들어갑니다.

 

유념의 목적은 투명한 유리막에 싸여있는 찻잎을 깨트려 내물질이 밖으로 잘 흘러나오게 하고 돌돌 말아서 차를 각종 형태로 제작할 때 찻잎이 부스러지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적당히 식은 광주리의 찻잎을 일정량 둥글게 말아가면서 빙글빙글 한쪽 방향으로 돌려줍니다. 너무 강하게 말거나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어 비비면 탕색이 혼탁해지고 침전이 많이 생깁니다.

 

강한 유념을 하면 찻잎속의 물질들이 일시에 많이 우러나기 때문에 탕색이 진해지고 맛도 강렬합니다. 반대로 약유념을 하면 탕색이 맑고 맛은 순하게 우러나옵니다. 두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천천히 길게 맛이 우러나오게 하자면 약유념 방식을 택하면 되고 햇차부터 강열한 맛을 추구하면 강유념 방식을 택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여린 잎은 부드럽기 때문에 약하게 비비기를 하고 억샌 잎은 조금 강하게 비벼줍니다. 현제 오운산은 전체적으로 약유념 방식에 가깝습니다.

 

오운산이 모차 제작에서 아직도 고민하는 문제 중에 하나가 이 유념 문제입니다. 아직도 확실한 결론은 없고 무엇이든 적당히 해야 하는데 이 적당을 행동으로 말로 글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냥 10분정도 잘 비비고 있습니다...

 

최근엔 기계 유념이 급속히 늘었습니다. 보통 기계 한 대 가격이 80만원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고 바쁠 땐 일손을 크게 들어줍니다. 유념은 보기엔 설렁설렁 쉬워 보이지만 계속 하다보면 아주 힘든 작업입니다. 하루 종일 단순 반복 작업이기에 힘이 한곳에 집중되어 어께가 많이 아프고 자칫 대충 넘어가기도 쉽습니다. 기계는 전기 동력의 일정한 압력으로 계속 진행하므로 사람이 주무르는 것보다 오히려 효과적인 비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오운산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기계 유념을 합니다. 전수공으로 한다고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오운산은 대부분 전통적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앞으로도 좀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언제든지 참고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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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공장에서 살청하는 모습

 

멍하이 일기 22 살청(殺靑가마솥에서 찻잎 덖기)

 

위조 즉 시들리기가 끝난 찻잎은 가마솥에 넣어서 덖어 주는데 이 작업을 살청이라고 부릅니다. 푸름을 죽인다? 어감에서 오는 섬뜩함이 약간 거슬리지만 멍하이에서는 현제 거의 고착화된 용어입니다. 그런데 살청을 끝내도 푸름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살청 시간이나 가마솥의 온도에 따라 색깔은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 비교적 고온이라고 할 수 있는 200도에서 덖으면 녹색이 두드러지고 100도 정도에서 덖으면 연황색 계통이 됩니다. 녹차 같은 경우에는 300도 전후의 가마솥에서 여러 번 덖기 때문에 그야말로 녹차가 되고, 살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점점 산화되어 검은색 계통으로 변합니다. 살청 역시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오운산은 전통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느린 살청법을 택하고 있는데 솥의 온도는 100 ~ 150도 정도로 맞추고 40분가량 덖기를 계속합니다. 처음엔 약간 고온으로 시작하고 점점 솥의 온도를 낮추어 줍니다. 보통 생태차는 30분 정도로 끝내고 고수차는 좀 더 시간을 길게 해줍니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찻잎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시간과 온도를 조절합니다.

 

어떤 곳은 솥 온도를 높여 10분 만에 살청을 끝내는 곳도 있고 또 다른 곳은 솥 온도를 80도 이하로 조절하여 아주 느리게 살청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느 방법이 꼭 좋다고 저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에 맞는 차를 만들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철학 없이 그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면 저는 멀리 하겠습니다. 그 차에 맞는 최선의 가공법을 연구하고 원료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옳은 일일 것입니다.

 

살청 기계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는 것과 목재로 불을 지피고 기계로 솥을 돌리는 방식의 반자동씩도 있습니다. 고수차는 아직도 대부분 손으로 직접 덖는 경우가 많고 소수차들은 점점 기계를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직적 살청한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숙한 사람이 대충하는 것 보다는 기계 살청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손을 구해서 살청을 하자면 고수차는 1kg80위안 소수차는 30위안 정도의 인품이 듭니다. 그런데 어떤 차는 1kg30위안도 안 되는 것들도 시장에 있습니다. 원료비용, 채엽비용, 살청비용, 그 외 기타 가공비용을 합하면 일반적인 차농이 생산한 차는 아무리 저렴하게 팔아도 70원 이하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무 저렴한 차는 대형차창에서 대량 제배하여 기계 가공한 차이거나 문제가 있는 차일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살청의 주요 목적은 차를 익히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들리기를 통해 어느 정도 줄어든 찻잎속의 수분을 더욱 줄여주고 유념 즉 비비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찻잎을 솥에 넣고 약간 빠르게 뒤집기를 하는데 싱그러운 풋내가 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풋내가 가시면서 향긋한 단내가 올라오고 마지막엔 약간 고소한 향기가 납니다. 경험이 쌓이다보면 덖는 과정에서도 고수차인지 소수차인지 대충 구분이 가능합니다. 고수차는 비교적 무겁게 느껴지고 소수차는 가볍습니다.

 

차농들은 흔히 모차를 손으로 들어보고 차를 구분하곤 하는데 원시적이지만 비교적 정확합니다. 저도 매번 한손으로 들어서 무개를 가늠해보곤 하는데 확실히 고수차가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차농들처럼 맛도 안보고 차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다만 참고할 뿐이지요! 여러분들도 기회가 닿으면 한번 시험해보세요 아주 신기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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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도 고차수

 

멍하이 일기 21 - 올해 고수차 생산량 급감 가격 폭등 -

 

올해 고수차 가격이 생산량 감소 등의 이유로 급등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격에 비하여 평균 35%가량 오른 것 같은데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것으로 새롭게 알려진 지역은 두 배까지 급등한 지역도 있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최근 차시장의 불황 등의 원인으로 작년과 큰 차이 없거나 오히려 약간 내릴 것으로 기대한 시각이 많았으나 현제 상황은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생산량의 감소를 들고 있습니다. 올해 찻잎의 발아가 부진하여 작년 봄차 생산량의 60%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발아 부진의 이유는 여러 가지 가 있겠지만 올해가 윤달이라서 전체적으로 조금 늦어진다는 설과 과채엽으로 인한 고수차의 피로에서 기인한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과도한 채엽 문제는 고수차의 가치 급등으로 이미 예견된 문제였습니다.

 

옛날엔 봄철에 한번 정도만 채엽하던 것이 지금은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새싹만 돋아나면 채엽합니다. 더러는 일꾼을 고용하여 채엽하다보니 교육이 부족하여 기준을 무시하고 다음 새순의 발아 기점이 되는 어엽(魚葉)까지 따버리니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좋은 원료를 최대한 좋은 가격에 구하고자 팔방으로 뛰어 다니는 저로서는 아주 난감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올초에 미리 선 계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일정량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지금 현제 형성되고 있는 가격을 저 또한 빤히 알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마냥 선 계약 조건만 내새우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정품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농들의 사정을 충분히 헤아려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저래 올해 찻값은 일정부분 인상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오운산은 매년 원료 가격을 기준해서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므로 변함없이 좋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현제 한국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최대한 이윤 폭을 줄여볼 생각입니다. 가격 폭등의 원인 중에 하나로 저는 근년에 불고 있는 단주(單株) 열풍도 한몪을 하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수차를 수령 별로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고수차라고 하면 백여년 이상의 차나무를 총칭하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세분화 되더니 올해는 삼백년, 오백년, 천년 등으로 구분하고 따로 울타리를 쳐서 단주라는 이름으로 일반 고수차의 두 세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차왕수 또한 매년 경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올해 라오반장 차왕수 모차 1kg 경매가격이 육천만원을 돌파했고, 방웨이 1700년 과도형 차왕수는 작년엔 팔천만원 이였는데 올해엔 삼억원에 낙찰되었습니다. 향죽청 차왕수는 2015년 육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궁금합니다.

 

물론 홍보성 경매 가격이지만 주변의 고수차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맛으로 비교하면 차왕수나 주변의 고수차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한그루 단주는 맛이 비교적 단조로운 경우가 많고 주변의 몇 그루를 섞으면 더욱 좋아 집니다. 저희처럼 매년 원료를 수매해서 차를 생산하는 입장에서는 원료 가격의 변동이 반갑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갑자기 폭등하는 경우는 더욱 어렵습니다.

 

예상했던 생산량을 맞추기 어렵고, 선주문 물량을 소화하기에도 급급합니다. 조금 더 올해의 봄차 상황을 지켜보아야겠지만 오월로 넘어가면 가격은 하락하지만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올해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여 약간은 감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내년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오운산의 복심 중에 하나는 아직은 덜 알려졌지만 좋은 원료를 발로 뛰면서 발굴하여 가격대비 정말 좋은 차를 계속 생산하고 싶었는데 점점 어려워져 갑니다. 그러나 기회는 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높다고 꼭 최고의 차는 아닐 수 있습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격이 높으면 높은 데로 매년 일정량의 정품은 생산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운산은 유명 차산의 이름에 현혹되어 무작정 비싼차를 생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매년 출시되는 각 지역의 원료를 엄밀하게 시음하고 가격을 떠나 적합한 차를 생산할 것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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