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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회가 시작되면서 고쟁을 연주하는 모습

한국향도협회(회장 정진단)가 설립된 이후 공식적으로는 두 번째 맞이한 가을 품향회다. 전국에서 모였다. 처음에는 방명록에 붓으로 이름 하나를 쓰는 것이 어렵게만 여겼는데 이제는 좌중이 그러한 부담에서 자유롭다. 이번에는 만년필을 준비해서 인지 품향회에 자리하는 방법에 대해 익숙해진 탓이다. 또 품향을 마치고 향기에 대한 소감을 적을 때도 상당히 어려움을 느꼈는데 이제 그동안 집에서 또는 향실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조금은 익숙한 것으로 보였다.

한국향도협회 정진단 회장

익숙하지 않은 만년필을 잡았지만 편하게 향을 접한 마음을 적기도 한다. 이렇게 한국에서 향도문화를 개척해나가는 협회 회원들의 품향회는 비록 작은 보폭이지만 차공부를 많이 한 선생들 덕분에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대금연주(도현 선생)

향실의 분위기가 새롭다. 고쟁을 연주하는 연주자 앞에 그물망처럼 길게 늘어져서 악기가 가려지고 있다. 이번에는 대금과 고금연주에 '태백 선도' 도현선생을 초청하여 품향회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향을 맞이할 준비의 명상, 기다림

품향회는 이제 시작합니다 하면, 참석한 이들은 방명록을 작성한다. 그 시간 고쟁 연주가 있다. 참석자는 그 아름다운 선율에 모두 이름을 적으면서 품향에 대한 마음자리를 잡고 새로운 시선이 신선하게 보였다. 첫 번째 침향은 ‘해남 생결’로 덩어리를 부셔서 훈향하였는데 맑은 단맛과 굵고 깊은 향이 난다. 두 번째는 베트남 충루로서 그윽한 꽃향기가 나는 듯, 시원한 맛이 나다가 우유 단맛이 나는 덧 한 향이 특별하였다. 세 번째는 해남 생결을 한 번 더 하였다.

고금연주(도현선생)
 
중국향도 책에서 볼 수 없는 부족한 부분을 교육자용 교안을 만든 것을 향도교육센터를 등록한 참석자 에게 모두 지급하였다. 이번 품향회에 참석은 하지 못했지만 춘천 다심원 이경숙 선생의 최근 ‘품향다사’에 대한 이야기를 필자가 대신 전하였는데 모두 그 품향다사의 운영 기획에 대해서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누군가는 해당 지역에서 응용하여 사용될 수 있는 점에 있어서 서로 좋은 정보를 얻게 된 것에도 만족해 했다. 차회나 향회의 기본이 바로 서로간의 교감이고, 그에 대한 가장 수준 높은 자리까지 가는 것이 바로 시회라는 형식이다. 왕희지의 난정서에 차와 향, 술이 없었겠는가.

해남 침향

베트남 충루

흠향하는 시간

향을 맞이할 준비의 명상, 기다림. 석우미디어(동영상)

이처럼 차가 먼저랄 것도 없고 향이 먼저랄 것도 없는 것이 같은 자리에서 지녀오던 문화적인 소양이기에 이제사 겨우 향도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차회의 기본이 되는 순서와 설정을 겪에 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듯 하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선인들의 찻자리는 과연 어떠하였을까에 대한 의문도 같이 생긴다. 그저 소박하기만 했던 것일까, 아니면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과 순서, 그리고 구색이 못지 않았을 것인가에 대한 것은 앞으로 점점 더 큰 숙제로 우리 앞에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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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5 - 품향일지(01) 침향나무가 있다 없다의 흑백논리
2014/09/27 - 품향회, '품향일지'를 열면서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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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이라는 것이 우리 시대에 화두가 되고 있다.  무슨 현상일까? 아마도 향도에 대한 관심, 그리고 침향에 대한 어마어마한 가격, 그것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등이 침향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듯하다.

 

향이라고 하면 인류가 사용하는 가장 원초적인 것이 향유이다. 아마도 종교적인 입장이 먼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절대 생활적인 이유에서 발생이 되었으며, 해충을 쫓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이 되었다. 다만 그 당시에도 가격이 비싼 것이니 아주 좋은 것은 귀족이나 왕족들이 사용했던 것이다. 바이블에 나타나는 향유는 바로 그러한 특권계층의 호사였으며, 사회적으로 보면 성인에 대한 가장 최고의 대접이었다.

그런데 지금 베트남의 침향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지 않고 왜 서남아시아의 중동지방 민속을 먼저 말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그 향유가 바로 침향유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이다. 침향을 불살라 버린다면 그것은 없어지는 소비재이다. 그것을 오랫동안 보관하고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향유라는 생활의 지혜이다.

베트남에서의 침향은 국가적으로 보호하고 또 수출을 위한 대표적인 천연자원이다. 왜 그럴까? 그 나라는 언제부터 침향이라는 고형수지가 많은 목물을 수출까지 염두에 두면서 관리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나라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곳에서 많이 소비를 한다. 바로 동남아지역에서의 방충과 해로운 동물을 쫓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침향이라는 것을 보면 추출되는 수종이 다양하다. 침향나무라고 불리워지는 것은 여러 종이다. 그러나 침향나무라고 지정한 것은 누군가의 작위적인 명명에 의해 붙여진 것이다. 올리브 나무가 침향나무라고 하면 누군가는 화를 낼까? 궁금하다.

세상은 기원전과 기원후로 쉽게 구분한다. 하지만 그 세월과 관계없이 지구는 기후가 무척 많이 변해왔다. 기원전에는 서남아시아의 사막이 젖과 꿀이 흘렀던 지구상에서 최상의 비옥한 토지를 가진 지역이었다. 지금 열대우림과 농사하기에 최적의 기후를 가진 동남아시아처럼 말이다.

삼국지에 언급이 되는 남만정벌에서 향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재갈공명의 일화는 거짓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방충에 사용되는 향이 침향이었으며 그 형태는 기름으로 되어 있었다. 남방지역의 침향이 북방으로 전파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는데, 소설이니 신빙성은 없지만 근원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침향이라고 하는 것이 중국이라고 없었을까?

 

자연환경이 허락한다면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침향이다. 다만 지금 품질 좋은 침향의 대표적인 산지라고 말하는 곳이 베트남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전쟁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들이 훼손되어 고사목이 많아졌고, 자연적으로 부식되어 침향재료들이 바깥으로 드러나 있었던 것도 직간접적인 이유가 된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에도 침향은 생산이 된다. 미얀마도 만만치 않고, 태국에서도 보인다. 하지만 각국 모두 나무 수종이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누군가 침향나무가 없다 있다라는 흑백논리로 글이 온라인에 올라 온 것을 보고 혹시 그에 대한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글을 적어 보았다.

품향일지 지난 기사

2014/09/27 - 품향회, '품향일지'를 열면서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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