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향담(162) 아사가차관 100회 차회 노철관음과 7542
아사가차관 100회 차회지만(공식 행사는 5월16일에 있다)
경주 시내 소담한 찻집에서 시작한 차회가 100회째가 되었다. 그런데 100회 기념 차회는 일정과 장소관계로 5월 16일로 미루어지면서 4월달의 차회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김이정 대표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간단하게라도 하겠다는 취지로 4월 9일 정기차회 날에 모였다.
그런데 25명 한정으로 했는데 너무 많은 신청자가 있어서 부득이 37명까지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참 좋은 일이다. 현재 차문화계가 아주 어려운 불황인데도 이런 자리에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차회가 아닐 수 없다. 여기 모인 사람들의 차 향기에 사람이 모이고 소개받아 멀리서 오는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서 오늘날의 아사가 차회가 만들어 졌다고 본다.
필자의 눈에는 늘 보는 사람이 많았다. 18회째 이 아사가 차회를 참석하고 기록해오면서 낯익은 얼굴들이다. 그간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고 한 달에 한 번 있는 아사가 차회에 참석하는 일이 하나의 생활처럼 된 선생님도 부산에서 울산에서 포항에서 모인 많은 차인들이 이런 자리에서 하나의 공통 적인 차 이야기를 하면서 즐기는 시간들이 훗날 새로운 차회 문화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사가 차관 100회 차회 기념(석우미디어 동영상)
일반적으로 차회라고 하면 준비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가장 큰 행사인 100회 기념 차회를 두고 4월은 한 달 쉬어갈 수 있는 상황인데도 그것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하겠다는 마음이 대단해 보였다.
차회를 시작하면서 먼저 김은호 회장의 100회 기념 축사와 케이크를 자르고 간단하게 와인과 함께 연밥으로 식사를 했다. 첫 번째 차는 대만에서 생산되는 동정오룡, 두 번째는 92년 노철관음으로 15그램씩 유선지로 포장이 되었는데 별미였다. 이런 차는 보이차와 달라서 팽주의 실력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음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호를 두개 사용하여 37명이 같은 차맛을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필자의 욕심에는 개별적으로 노철관음을 음미해 볼 수 있는 마음이 동한 아주 좋은 차였다.
차회에서 차만 마시는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이복규 교수의 10분 특강이 있었는데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은 마담 드 퐁파두르(1721-1764)가 티테이블의 창시자였다는 논지였는데, 참가자들의 호응이 좋은 내용이었고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 차는 보관이 잘 된 7542다. 차회를 위해 새 차를 내었다. 26그램씩 두 개, 즉 52그램으로 정확히 37명이 마시는 차를 골고루 음미하는 시간인데 7542계열의 차품을 보는데 손색이 없는 차였다. 그 다음으로 72년 황인 산차를 마시고 광운공병을 끝으로 공식 차회를 마쳤다. 광운공병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광동성 찻잎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운남성 이무 찻잎으로 만든 차다.
보이차는 사람이 다소 많아도 각각의 차 맛을 즐길 수 있고 혹여 맛의 분별을 잘 알지 못해도 차의 이름만으로 좋은 차를 마셨다는 만족감을 가진다. 하지만 청차는 이름만으로 차의 수준으로 가늠할 수 없으며 반드시 차를 시음할 때만 알 수 있다. 이번 차회에서 마신 92년 생산하여 홍배하지 않고 유선지에 15g 씩 보관된 노철관음은 차회에서 마신 맛 이상의 깊고 온유한 맛이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차회에 악기를 들고 늘 함께하는 박 선생님의 대금 연주는 아사가 차회가 100회를 이어가는데 있어서 공로가 크다는 생각을 자주 해보았는데 이날 박선생님을 포함한 네 분의 공로에 김이정 대표의 선물이 있었다.
100회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비단 그 모임을 주최한 주인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손님 스스로도 무언가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서 더욱 마음 설레이는 듯하게 보인다. 100회 본 차회를 앞두고 한 세미차회가 이렇게 풍성한 것을 보면 5월 16일 본차회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