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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0 순서울 음식 “종가(宗家)” 북촌에서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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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제창작다례협회 김복일 회장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순서울 음식 “종가(宗家)”가 문을 닫게 되었다고 하시며, “종가”를 아시는 분들이 많이 서운해 하실 것 같다고 걱정과 함께 이 사실을 석우연담을 통해서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글을 주시면 김복일 선생님의 이름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음식의 정통성을 일깨워준 교과서 명소 “종가” 서울북촌 계동 “종가”는 22년전 연극배우이며 탈랜트 이정섭선생의 손맛, 순서울식 한국음식점이다. 종가의 장손으로 태어나 어릴적 부터 우리음식을 즐기며 보고, 먹고, 배우고, 자신의 종가집 부엌에서 대가족 손님 접대에 바쁜 어머니와 찬모를 도우며 곁눈으로 배운 손맛에 타고난 절대미감을 어머니로부터 전수하여 50년간 지켜온 순서울식 하나뿐 이였던 대표음식점 이다.

한식이 세계적으로 건강음식으로 주목받아 바른 먹거리가 환경과 정신건강이 중요한 이때, “종가 ”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그 손맛을 아끼고 사랑하던 수많은 문화예술인들과 미식가이며 “한국인의 밥상” 해설자 최불암선생, 임헌식선생, 정들었던 주변 직장인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서울북촌이 관광명소가 되면서는 외국인들이 찿아오는 “종가”는 음식관광 명소가 되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도 관광객들과 일본인 유명 요리연구가는 비행기를 타고 “종가” 정통 “너미아니” 맛을 잊을 수 없어를 찿아온 미식가도 있었다.

음식도 트랜드인 시대에 정통성 만을 지키며 살아온 예인 이정섭 선생이 식당 문을 닫는다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선생님의 우리정통음식의 품격과 맛을 유지하기 위한 흔들리지 않고 지키고자 했던 올곧은 고집과 음식문화의 자존심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배꽃이 필때 담궈서 100일후에 귀한 손을 대접했다는 이화주(梨花酒)와 우족편, 순두부맑은찌개, 두부명란젓찌개와 조갯살 젓갈 등 깔끔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전라도 해남이 고향이라 풍부한 재료와 진한 양념, 맛깔스런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진 터라 내게는 조금 생소했던 “宗家 ”음식은 사라져가는 순수서울 음식을 일깨워주었고 자극 없는 순서울식 단백하면서 기품 있는 풍미와 담담한 미각에 익숙해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나는 20여 년 전부터 안국동 “궁중다례원(宮中茶禮院)” 시절이였다. 그후 남편(한양대 연극영화과 동문)과 더욱 깊은 인연이 되였고 가족모임이나 귀한 손님을 모시고 대접하는 단골이 되었다

이정섭 선생은 음식내력을 자랑할 때는 그 입담이 내림굿을 하는 무당인 듯 혼신을 다해서 재료와 조리과정을 설명하는데 듣고 있으면 수필(隨筆)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시어(詩語)를 담아내듯 그 특유의 어휘력은 정답고 감칠 맛나고 재미있고 흥미롭다.

옛 지인(知人)이나 오랜 친구들을 만나면 곡간에서 귀한 음식이 줄줄이 나오는데 부드러운 대구포에 고소한 참기름을 찍어먹고 이화주 한잔 걸치고 나면 그 멋스러운 춤사위랑 욕인지 정담(情談)인지 분별없음은 이정섭 선생의 “종가” 에서만 만날 수 있는 대본에 없는 즉석 무대가 된다. “맛 과 멋” 풍류이고 감동이다. 집안 잔치가 사라져 정통 손내림 음식이 사라졌고 손이 많이 가서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종가” 잊을 수 없는 이정섭 선생 대표 손맛 몇가지를 소개한다,

*족편(추운겨울 한우 족을 푹 고와서 국물에 지단채, 미나리, 다진잣, 호두, 석이버섯채, 대추채, 통깨, 실고추순)으로 올려 평평하게 눌러 족국물과 고명이 잘 서로 엉키게 해서 궅혀서 서늘한 곳에서 굳힌것을 도톰하게 썰어서 족편을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너비아니(한우 우둔살을 져며서 양념한 고기를 꼿이에 꿰어 한지를 깔고 숫불에 올려 금방짠 들기름을 발라가며 구워가며 한지종이가 타는 향이 베어난 고기구이를 밤채,대추채,잣,통깨,실고추를 듬북 뿌려서 따뜻할 때 깊은 향를 눈을 지그시 감고 음미하며 즐겼던 풍미는 아마 잊을수 없을 것이다.

*통북어전(통북어를 젓은 면보자기에 쌓아서 잠시불려서 가시를 발라내고 잘라.북어를 깃은양념해 물기를 닦고 밀가루를 얖게 붇쳐 뒤집어서 쑷갓을 고명으로 올려요*

동태전과는 달리 깊고 고소하며 단백한 황태전은 씹히는 식감이 아주 좋아요
하루전에 주문해야 먹을수 있는 손이 많이가는 정성스러운 음식 갈비찜

*갈비찜(한우갈비를 찬물에 3시간 핏물을 빼고 기름과 힘줄을 손질해서 애벌삶아서 기름을 걷어내고 진간장, 마른고추. 통후추. 생강. 마늘, 배. 대추. 잣. 은행. 밤. 참기름. 꿀. 정종참깨)등 이정섭 선생만의 단백하면 달달한 간장 맛과 고소한 참기름향기 우리나라 음식을 대표하는 갈비찜이다

*간장게장(살아있는 알이 꽉찬 암게를 먹기좋게 손잘해서 진간장. 쪽파. 마른고추. 양파. 마늘. 생강. 다시마 곶감. 대추를 간장물 을 끓여서 삼삼하게 담궈 2-3일 후에 먹는다)

*보쌈김치(고랭지 배추를 천일염으로 간해 배추맛을 최대한 살리고 14가지(인삼.양파.북어머리. 파. 마늘. 생강 표고버섯 새우젓. 생새우. 문어. 찹쌀풀. 새우. 고추가루. 미나리. 갓) 양념에 고명으로( 14가지고명 배. 석이. 잣. 은행. 대추. 참깨. 실고추 등) 과일과 야채 버섯과 생물로 배추맛이 살아있는 담백하며 시원한 보쌈 김치는 손이 많이 간다 한겨울 찡- 한 맛이 살아있다.

순서울식 음식점이 서울에 있어서 존재감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했던 “宗家” 이정섭선생은 식재료의 구입은 직접 유명산지를 가서 확인하고 간장된장도 직적 담아 기름,천연조미료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었음을 알기에 더욱 섭섭하고 아쉽다.

한겨울 동백꽃, 산당화 를 백자 항아리 풍성하게 꽃아 놓으시고 “어서와요! 제수씨” 하며 반갑게 맞이해 주시던 笑談한 풍경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서울 살이 40년을 넘기며 내 손맛도 고향 맛은 사라지고 담담하고 단백한 음식에 익숙해 졌다 건강에도 저 염(鹽)이 좋다하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순서울식 요리학교는 “종가” 이정섭선생의 현장학습 “종가 스토리 텔링”이였고 어머니 손맛이 그러하듯이 내기억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될것이다.

“종가(宗家)”는 이정섭선생의 개인 종가집 내림 손맛이 아닌 우리 식문화의 자존심이며 자랑인 한국음식의 내림솜씨이며 향토음식과 함께 우리네 모두가 지켜 가야할 순서울식 음식문화가 아닐까?.

명문식당 “宗家”가 대문내리기전(2012년 1월 21일) 이웃지인들과 함께 풍미해보려 한다. 서울북촌마을 계동 “宗家”에서 우리음식문화의 귀한 맛을 체험하시기를 바랍니다.

2011년12월9일
국제창작다례협회 회장 김복일
“종가(宗家)” 전화 02-764-7303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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