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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2 벌레 똥을 차(茶)로 만들어 마시는 충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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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시차(蟲屎茶) - 중국은 나라가 크고 인구가 많으며 수백 종의 차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이름만 들었을 때거북할 것 같은 차들도 있다. 용주차(龍珠茶)라고도 하는 충시차는 화향아(化香蛾)라는 곤총이 화향나무 등의 잎을 먹고 배설한 배설물을 솥에서 덖어 차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특이한 차가 생겨나 사람들이 마시기 시작한 유래로 두 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1. 귀주성 적수시의 전설로는 옛날 산골에 살고 있는 화향나무를 삶아서 먹었는데, 어느날 쌓아둔 화향나무에 벌레가 생긴 것을 보고 벌레의 배설물까지 끓여서 마시게 되었는데 의외로 향기가 좋아 좋아서 그 후로 충시차를 마시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2. 호남성 성보현의 묘족들이 봉건 통치에 불만을 품고 봉기를 일으키게 되었다. 조정에서는 군대를 파견하고 진압하게 되는데 묘족들은 산속에서 숨어 살게 되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 화향나무의 나뭇잎에 벌레먹은 잎과 배설물을 끓여 마셨는데 맛이 좋아서 그 후 계속해서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충시차(용주차)를 뜨거운 물에 우려낸다]    충시차가 만들어지는 현지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시는 차와 같이 차를 넣고 물을 넣는 것이 아니라 물을 따르고 충시차를 손으로 집어 넣는다. 그러면 한 알씩 갈홍색이 우러난다. 충시차 특유의 향이 있지만 일반적인 차에서 나오는 단맛 과는 다른 맛이 입안에서 감돈다. 이런 차를 현지인들은 상비약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충시차는 차나무 잎을 먹고 배설한 것일까?

찻잎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왜 차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옛날에는 화향나무를 '백차나무'라고도 불렀다 한다. 그래서 화향아(化香蛾) 곤충이 이 백차나무의 잎을 먹고 배설하였기에 '충시차'라는 이름이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충시차는 약용보건차로서 충시차를 생산하는 현지에서는 충시차가 중요한 차로 인식되고 있다. 홍콩이나 대만 사람들도 충시차에 대한 인기는 좋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화향나무잎을 갈가 먹고 배설한 것 보다는 실제 보이차 찻잎을 갈가먹고 배설한 충시차를 애호하는 편이다. 실제 그런 차는 생산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많이 보급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풍천다원 주인, 보이차에서 나온 충시차를 찻숟가락으로 차통에서 조금 들어내어 넣고 있다]

중국에서 말하는 충시차는 실제 현장에서 보았을 때, 옛날 우리나라 60년 후반과 70년대 초반에 각 가정에 하나씩 있는 나무 쌀독안에 화향나무를 가득넣어두고 뚜껑을 덮어놓고 있었다. 벌레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무잎 뿐이며 배설물은 엉켜있다. 이것을 소비자에게 건네지기 위해서는 손으로 한 웅큼씩 덜어내어 채반으로 쳐서 작은 가마솥이나 옴푹한 주방기구에 열을 가하는 등등의 특이한 과정이 있다. 현지 사람들이 상비약으로 두는 이유는 소화기능에 좋고 변변에 좋으며 해열과. 설사, 출혈, 치질에도 좋다고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자금까지 즐기고 있다.

그런 충시차가 실제 보이차 세계에서 족보를 가지고 있는 인급, 호급 보이차에서 생긴 것이라면 입장은 달라진다. 6월 8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중국차 전문점 풍천다원(대표 배철권)에서 배씨가 맛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러한 차를 중국, 대만에서 여러종류의 차를 마셔보았다. 특히 현지에서 구매한 차는 오랫동안 마시면서 특유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오랫동안 숙성한 보이차에서 나온 충시차는 담백한 단 맛이 나왔다. 아주 진하게 마셔보았는데 거북한 맛이 나지 않고 벌레먹은 차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색다른 맛이다. 홍콩 보이차 전문 상인으로 부터 구입했다고 한다. 맛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하다.

현장 체험을 한 사람만이 기억하는 맛이 있다. 나는 기호의 맛이 아니라 체험의 맛을 느끼고 그 맛의 저장고를 매일 넓혀가고 있다. 그래서 분석의 맛보다 내가 간직한 맛의 저장고에서 품어져 나온 맛을 믿는다. 이전에 마셔온 충시차 맛과는 다른 맛을 나의 저장고에 보관해 두고 싶은 차이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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