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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01 다미향담(58) 제2회 아사가, 인급보이차(홍인) 차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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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가 김이정 대표, 차회에서 마실 홍인을 보여줌]

차의 고향 중국은 전 국민이 차를 마시는 생활이 일상화되어 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침부터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택시운전 기사에 이르기까지 ‘표일배’에 차를 넣고 다닌다. 이러한 일상의 차생활이, 그들의 기름진 음식문화에서 생길 수 있는 성인병 발병률을 낮추게 한다는 것은 그동안 여러 학술지에서 발표된 바 있다.


집안이나 친지, 친구의 경사로운 일에 차를 선물하는 풍토는 중국 본토와 대만의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그 규모는 이제 홍콩과 대만, 중국이 같이 갈 만큼의 시장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차의 유입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마시고 있는 차가 보이차다. 그것은 2012년 발행된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에서 160명의 개개인의 차생활 기호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그대로 나타나 있다.

보이차를 마시는 많은 부류의 개인은 처음엔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차생활이라도 시간이 가면서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차가 되었다. 그 문화 중에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한 가지 모습은 차관(찻집)에서 참가비를 내고 차 맛을 경험해 보는 차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주 ‘아사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조기광운]

용기 있는 결단과 실행
골동보이차에서 특정 차를 지목하고 차맛을 보는데 비용을 내고 회원을 모집했다는 점에서는 보이차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 보이차에서 그같은 수준의 맛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골동 보이차의 대표격인 ‘홍인’이라는 인급차 차회 발표 자체가 용기와 결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참가비 35만원, 10명 한정’이라는 조건을 내 걸고 ‘아사가 카페’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차회를 열게 되었다. 최종적으로는 11명이며, 필자는 공식 게스트로 참여하여 실제로는 12명이 함께 마셨다. 필자는 당일 연락을 받고 강원도 춘천에서 내려갔는데, 7시 오픈 시간에서 1시간 늦게 도착되어 차 마시기 전의 식사 시간을 넘기고, 첫 번째 육안차를 다 마셔갈 시점에 도착하였다. 그래서 이 부분의 사진과 내용을 볼 수 없다는 점을 밝힌다.

 

[광운공병 40g]

두 번째 마신 ‘조기광운’ 40g으로 12명이 마셨다.
차를 마시기 전에 광운공병 차를 촬영하면서 ‘요놈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기광운’은, 단맛, 쓴맛, 떫은 맛 가운데 쓰고 떫은맛이 섞였지만, 기분 좋은 쓴맛이 더 강하게 밀려오는 맛을 느끼면서 오랜만에 좋은 광운공병을 예고 없이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사실 이만한 품질과 유통되는 가격으로 본다면 본 차를 마시기 전에 마시는 차로서는 조금 과분한 차이다. 다시 말하면 차회를 주관한 사람의 ‘통 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김은호 회장, 이복규 사기장]          

 

           [우동혁 국장]

개인이 가져온 차를 함께 음미한 시간
 
서울에서 참석한 우동혁 국장을 오랜만에 이곳에서 만났다. 서울, 진주, 포항, 대구에서 모인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차에 대한 경험담과 정보를 재미있는 표현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홍인을 마시기 전에 입을 씻는 기분으로 이 차 한 번 마셔봅시다’고 하며 산차를 내 놓았다.(사진 아래)

 

[참여한 사람이 제공한 보이산차와 탕색]

메인 차를 마시기 전에
서버용 차를 주관하는 곳에서 준비한 것 말고도 참여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온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이런 특별한 날에 자신이 음용하는 차를 꺼내어 함께 마시고자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교육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 차를 통해 상호학습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그날의 산차는 세월감도 보이는 것으로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차로서, 그 차를 음미한 사람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서 즐겼을 것이라 본다.

 

           [홍인차를 마시기 전, 가래 떡과 화전]

 

[인급보이차의 주인공인 1950년대 홍인]

 

           [홍인, 자사호에 넣기전]

 

[보이차 홍인을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김이정 대표]

 

보이차는 ‘같은 보이차라도 정작 마주한 보이차가 단 한 번도 같은 차가 없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바로 보이차의 특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말이다. 홍인을 말하면서, ‘옛날에는 흔하게 마신 차가 갑자기 귀족차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10년 전에도 그렇게 흔한 차는 아니었다. 현재는 ‘홍인’의 가치를 가장 잘 확인시켜줄 수 있는 곳은 홍콩 상인이다. 그들이 차의 포장지를 열지 않고도 수천만 원 호가하는 차에 현금을 지불할 수 있는 차의 주인공이다.

[1950년대 보이차 홍인의 첫번째 탕색(좌)과 13번째 탕색(우)]

춘천에서 전화를 받고 내려오면서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만약 홍인 맛이 필자가 기대한 수준의 차가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참 좋은 홍인 맛의 DNA를 풍부하게 간직하여 입안 가득 품어주었다. 32g으로 12명이 마셨다.

세세한 맛을 전부 말할 수 없지만, 그 내포성은 13번째까지 우린 맛과 탕색이 대변해준다. 필자는 다음날 오전 부산의 모 사찰에서 오래전에 기획된 차 약속이 있었기에 황룡골 차실에 함께하지는 못하고 나왔지만, 그날 반갑게 맞아 준 경주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우리나라에서 보이차 전문점이라고 내세우는 곳에서 감히 실행하지 못하는 인급 차회를 주관하는 아사가 김이정 대표님의 무궁한 사업 번창을 기원 드린다.

상기 내용은 <아름다운차도구 NO.6>에서 기사로 나올 예정.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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