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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실 송관조]

9월 초순에 금당차문화연구회 강옥희 원장의 소개로 송관조 차실 무진 선생을 방문했다. 차실 주인은 늦은 시간이지만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찻자리는 정갈하고 차실 주인역시 낄끔하게 생겼다.

“제가 금당 선생님의 마지막 제자입니다”고 힘을 주어 말을 한다. 그러면서 녹차를 내겠다고 하시며 작은 상자를 꺼내는데 그 상자에는 작은 포장 세 개가 보였다. 그 중에 하나를 내면서

“저는 제가 마실 차는 특별히 주문해서 먹는데 원하는 품질 기준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 공정에서 포장하기 전에 검수하여 합격이 되면 제가 사용하는 포장지 규격에 맞게 해서 가져와 일 년간 안심하고 우리집에 오는 손님께 대접하고 상시 마시는 차가 된다고 한다.”

이 차의 특징은 뜨거운 물을 그대로 부어 마시는 차다고 하면서 25g 든 차를 하나 선물로 주었다. 작은 포장 안에 또 비닐 포장이 있는 차다. 그가 사용하는 다관이나 찻잔 하나하나 쉽게 만들어진 것은 없었다.

우리 녹차를 마시면서 숙우를 사용하지 않고 뜨거운 물을 바로부어 마시는 장면은 한 달전에 성균관대학교 차실에서 동춘차를 마실 때 말고는 올해 두 번째인 것 같다.

“저는 차에 대해서만 까탈스럽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마니아 기질이 있는 필자에게도 심히 와 닿는다.
차에 관해서 만큼은 2등을 하면 스러울 정도로 차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어느 것, 다른 것은 양보하고, 또 웃어줄 수 있지만,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고 더 나아가 지켜야 한다는 것에 대한 신념은 우리 마니아 사이에서는 철칙이 아니겠는가.그에게서 내어진 녹차 한 잔은 진실로 오랜만에 필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게 만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녹차 같은 녹차 한 잔 마십니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찻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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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주)한국제다 서양원 회장이 11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차의 생태계를 조사하고 지난 2008년 광주지역 최초로 전통식품 명인에 지정된 서씨는 1957년 순천에서 녹차와 발효차 제조를 시작으로 한 평생을 우리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힘써왔다. 우리 차의 산증인으로 서양원 대표는 차분야 최초 신지식인(2001년)으로 선정됐다. 최근 다산연구소에서 시상하는 다산 다인상(2012년)을 수상하였다.
발인은 13일 오전 9시 광주학동 금호장례식장. 062-227-4381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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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 김종희 作

금번 석우연담에서는 한국의 차문화에 대한 동향을 고찰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다음과 같은 4가지의 현안에 대하여 여러분의 신실한 의견을 구하고자 합니다.

4가지 현안은 현재 우리 차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들이며, 4가지 중에서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한국 차문화와 그에 관한 관련사업으로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에 여러분들의 고견을 취합하여 무언가 한국 차계와 한국차문화, 그리고 관련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올바른 방향설정과 더불어 한국차문화가 바르게 정립되어 나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다음 4가지 현안 제목과 간단한 설명에 대하여 문서 하단에 있는 양식에 의거, 작성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헌다(獻茶) 규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의 차문화에서 헌다에 대한 규범이 궁궐에서는 왕실의 규범이 문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민가 또는 불전에서 헌다하는 방식은 개별적인 전례는 있으나 확실한 규범은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다도(茶道)라는 범주 안에서 우리 차문화는 많이 발전, 확산되었다고는 하지만 모든 단체가 각각 개별적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한국의 헌다형식과 규례 등에 대한 정확한 규범사항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삼국유사부터 모든 문헌적인 자료, 사실적인 현재의 헌다사례 등 총체적인 모든 문헌 사료들까지 총망라하여 여러분으로부터 문헌자료, 헌다에 대한 좋은 이야기, 발전적인 방안 등을 서로 함께 제시하며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2. 한국 다기가 나아갈 길은 어느 방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970년대 다기는 1세대 사기장에 의해서 조금씩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다기는 <뿌리깊은나무, 대표 한창기>에 의해 우리나라 다기의 원형을 찾고자 노력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성하여 백자로 만든 다기(대표적인 사기장, 김대희)가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꼭 장작가마를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적설비가마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보성, 하동 지역의 녹차를 우려마시는 붐을 조성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전통장작가마 작품이 유행을 하는 시기로서 전국적으로 다기만드는 것이 붐이었습니다. 특히 양산 지역에서는 신정희(고인), 문경에서는 김정옥(중요 무형문화재 105호), 천한봉(경북 무형문화재 사기장), 경주에는 정점교 사기장이 큰 활동을 하였습니다. 당시부터 찻자리라는 개념을 일본 ‘다도(茶道)’와 ‘전차도(煎茶道)’를 보고 비슷한 찻자리가 유행하였습니다.

일본에서 한국 다완을 고려다완(高麗茶碗)이라 하며 정호다완(이도다완, 井戶茶碗), 대정호다완(大井戶茶碗), 이라보다완(伊羅保茶碗), 두두옥다완(斗斗屋茶碗)을 중심으로 재현한 작품을 수입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도 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러한 수요 덕분에 한국내에서는 다완 작업이 유행하였습니다.

2000년대부터 차회(茶會)의 확산과 사설교육기관, 정규 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에 차예절교육이 생기면서 전국적으로 차도구 제작업이 유행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장작가마로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시기로서 정교한 백자보다는 분청다기가 만연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이 2006년 정도 까지 이어졌습니다.

2007년부터는 중국차 붐이 불면서 한국 녹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차를 우려마시는 다기의 수요가 급감하는 것으로 중국 자사호가 시장을 넓혀갔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현대적 설비인 가스가마로 완성해도 되는 수준의 작가들까지 모두 장작가마를 고집하고, 더 나아가 다완을 만들어야 수준이 높은 줄 아는 소비자들 덕분에 오히려 도태되는 작업형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극복한 사기장은 이제 자신만의 작품을 단단하게 만들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현실로 다가가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식 다반을 우리식으로 변형하면서도 우리 정서에 맞게 만들고 있는 것, 다관 작업도 독창성이 돋보이는 형태를 구현하는데 이제 그 공통점은 어설픈 장작가마 작품이 아니라 작품에 맞게 불을 다룰 줄 아는 모습으로 발전되어 나온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께 의견을 구하고자 하는 것은 2010년에 이르러 우리가 직면한 한국 차도구에 대하여 어떤 방향과 또 어떤 형태로의 발전이 필요할 것인가 하는 것과 함께 한국의 다기가 다기에만 머물러야 하는가, 또 한국 다기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 등입니다.

위의 시간적 변천을 참고하시어 향후 우리 다기의 미래적인 모습과 함께 발전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자사호의 선택과 구입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2번 연관)
우리나라 차도구 시장이 최근 5년 사이에 서서히 무너지는 것 같은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 차도구를 무시하고 우리나라에서 전통장작가마로 만든 다기가 우수하다고, 차도구명장, 명인이 만든 것이 대단하다고 하는 사이에 차문화의 주류가 중국차로 많은 부분이 침식당하였고, 결국 우리나라 차도구의 위치가 상실되어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여러 상황 속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고, 결국은 소비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여러 상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무조건 중국차 특히, 보이차(푸얼차 普洱茶)는 못 먹는 차이고 의흥 자사호는 맹독성이 혼합된 것이라고 우기는 오보, 허보 등의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2. 우리나라 다기와 비교 하려면 중국에서 이름만 유명한 사람의 것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니료가 좋은 것을 가지고 비교를 하든가 비판이 되어야 하는데 이름만 유명한 사람의 것을 비교하든가 저급한 수준의 것을 가지고 비교하면서 사용해도 된다, 안된다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3. 중국 의흥에는 자사 광석이 폐광되고 좋은 원석은 고갈되었다는 말은 진실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그것도 자원이기에 중국 정부에서 통제받고 있는 실정이며, 아주 상급의 좋은 니료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고가로 니료가 거래되기 때문에 희귀할 뿐, 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자사호에 대한 여러분의 실제 경험과 그에 따른 여러 현실들을 여러분들의 의견과 더불어 가감없이 나누고 싶습니다. 성실한 제안을 기대합니다.

 

4. 다예사제도의 한국내 실현 가능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국의 다예사 제도에 2003년부터 모든 차 단체가 줄을 서서 자격증을 따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별도의 규범이라도 만들거나 총체적인 입장에서 정리해나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생활다례, 접빈다례 같은 것은 이미 다 해놓았다고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설득력 없는 행다법이다 보니까 눈길은 중국으로 가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예사[?]제도가 가능할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제도가 자리를 잡으려면 어떤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근본적으로 우리의 다예사 품평의 기준은 과연 어떤 것들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여러분의 진정된 의견을 구합니다.

 

답변자 성명 :
답변자의 현재 종사직업 :
차와 함께 한 시간 :

접수 : teadic@gmail.com

 다음 제목에 대하여 답변자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 헌다(獻茶) 규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한국 다기(차도구)가 나아갈 길은 어느 방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3. 자사호의 선택과 구입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4. 다예사제도의 한국내 실현 가능성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관심분야에 따라 4 중 택 1, 또는 모두 답변해 주셔도 좋습니다.
** 분량은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 동영상자료 제한 없음)
** 가장 우수한 내용과 성실한 답변으로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이 있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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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강대 석사 1년차, 생화학 전공자 김은혜]

2010년 5월 현재 중국 절강대에서 유학하는 한국인 학생은 3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중에서 차학(茶學)을 전공하는 유학생은 박사 5명, 석사 4명, 학부생 1명이다. 2005년 학부과정에 입학해서 현재 석사과정에 있는 김은혜를 5월 5일 절강대 차학과 3층 복도에서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다도반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들의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은혜는 한국에서 차 활동을 하는 이미애 선생의 따님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고3 때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 절강대에 찾아가서 한국인 유학생으로 유능한 인재들을 인터뷰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절강대 교수 몇 분을 촬영하기 위한 일이기에 유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절강대 차학과가 있는 건물]

차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쪽이라고 하기 보다는 어려워서 가까이 갈 수 없는 학문이 생화학 분야이다.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 가운데 훗날 실질적으로 차 학문의 기초를 다지는데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에 김은혜 학생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은혜는, 차를 전공하기 위해서 절강대학으로 유학 온 것을 잘 했다고 했다. 이곳에서 생화학, 심평, 재배, 육종, 가공 등을 전방위적으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 과정에서는 주로 동물실험(실험쥐)을 통한 차의 약리작용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졸업 논문은 "녹차가루가 당뇨병에 미치는 효과"였으며, 석사 과정인 현재는 테아플라빈(Theaflavin)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훌륭한 교수의 지도 아래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앞으로의 희망은 일본이나 스위스에 교환 학생으로 가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스위스는 차가 생산되는 곳은 아니지만 차의 폴리페놀을 추출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그래서 차학과에서는 교환 학생으로 스위스에 가는 것도 하나의 희망이라고 한다.

이번 방문에서 처음엔 절강대 차학과에서 학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학생이 있어서, 향후 신입으로 입학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김은혜 학생으로 부터 희망적인 말을 듣고 서는 석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며, 다음번 방문 때는 전공자별로 취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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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현숙(李賢淑)
출생 : 1957년
현재 :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예절다도학 강사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 강사
학력 :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예절다도학 전공)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식품영양학과 (차학 전공)

이학박사 
<논문>
석사학위논문: 조선시대 차 산지 연구
박사학위논문: 한국 녹차의 채엽 시기별 주요 성분 분석 및 항균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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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초록> 
한국 녹차의 채엽 시기별 주요성분 분석 및 항균 특성 
이 현 숙
식품영양학과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논 문 개 요 

본 연구는 녹차의 생리적 유용성을 높여주는 주요 성분의 함량을 채엽 시기별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항균 특성을 탐색하였다. 이는 차의 기능성을 결정하는 채엽 적기(適期)를 활용한 다양한 차(茶) 제품의 개발을 통해 차산업의 활성화에 체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자 수행되었다.

본 연구의 시료는 전남 구례 소재의 시범포에서 시기별로 채엽하여 덖음 녹차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채엽 시기는 제1시기(2009년 4월 17일), 제2시기(5월 6일), 제3시기(5월 28일), 제4시기(6월 22일), 제5시기(7월 23일)이다.

채엽 시기에 따른 녹차의 주요 성분은 HPLC를 이용하여 카테킨류, 총폴리페놀, 카페인, 총아미노산과 Vitamin C의 함량을 분석하였다. 또 채엽 시기별 녹차의 항균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녹차의 water 추출물과 methanol 추출물을 제조하였다. 여기에 9종의 미생물(Escherichia coli, Salmonella choleraesuis subsp. choleraesuis, Salmonella choleraesuis subsp. choleraesuis, Staphylococcus aureus subsp. aureus, Streptococcus sobrinus(ATCC 27351), Streptococcus sobrinus(ATCC 27607), Streptococcus mutans, Porphyromonas gingivalis, Prevotella intermedia)을 대상으로 생육 저해환을 이용하여 항균 특성을 검색하였다. methanol 추출물을 용매별로 분획하여 각 분획물별 항균 활성을 조사하고, 다시 HPLC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항균 활성 물질의 열과 pH에 대한 안정성을 생육 저해환 측정으로 살펴보았다. 이상의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1. 채엽 시기별 녹차의 일반 성분 함량은 조단백질 19.8~30.0g%, 조지방 0.19~0.26g%, 탄수화물 61.41~68.11g%, 조회분 5.3~5.8g%, 수분 2.7~6.1g%로 나타났다. 각 채엽 시기별 녹차의 일반성분 함량의 비교를 통해서 채엽 시기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채엽 시기별 녹차의 주요 성분의 함량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먼저 총카테킨 함량은 제1시기 16.73, 제2시기 17.18, 제3시기 17.58 제4시기 17.83, 제5시기 18.96g%로 나타났다. 총카테킨 함량은 제5시기(7월 하순)에 18.96g%으로 가장 많았으며, EGCg, EGC, EC도 제5시기(7월 하순)에 가장 많았다. 총카테킨 함량은 채엽 시기가 늦어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요 카테킨의 조성은 채엽 시기에 관계없이 EGCg> ECg> EGC> EC의 순으로 함유되어 있었다. 카테킨 종류별로 살펴보았을 때, 채엽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GC, EGC, EC, EGCg이며, 감소하는 것은 C, GCg, ECg로 나타났다.

3. 채엽 시기에 따른 총폴리페놀 분석 결과는 22.71~26.46g% 까지 함유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총폴리페놀 함량은 채엽 시기가 늦어지면서 유의적 차를 나타내며(p<0.01) 증가하였다.

4. 채엽 시기에 따른 카페인 함량 분석결과는 제1시기 2.73, 제2시기 2.48, 제3시기 2.41, 제4시기 2.16, 제5시기 2.15g%로 나타났다. 카페인 함량은 유의적(p<0.01)으로 시기가 늦어질수록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 채엽 시기에 따른 데아닌 함량은 제1시기 1.75, 제2시기 1.61, 제3시기 1.56, 제4시기 1.38, 제5시기 1.00g%로 나타났다. 데아닌 함량은 채엽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유의적 차를 나타내며(p<0.001)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채엽 시기가 빠를수록 데아닌과 총아미노산 함량이 많았다.

6. 녹차의 채엽 시기에 따른 Vitamin C 함량은 제1시기 344.43, 제2시기 407.26, 제3시기 294.94, 제4시기 245.99, 제5시기 165.29mg%로 나타났다. Vitamin C 함량은 제2시기에 407.26mg%로 가장 많았으나, 제2시기 이후, 채엽 시기가 늦어지면서 유의적 차를 보이며(p<0.0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 채엽 시기별 녹차 추출물 용매별 분획물의 수율은 Methanol 추출 분획물 이 33.70%, Chloroform 분획물이 12.02%, Ethylacetate 분획물이 1.15%, n-Hexane 분획물이 9.85%, Butanol 분획물이 5.65%, Water 분획물이 1.64%였다. 특히 Ethylacetate 분획물과 Water 분획물이 아주 낮은 수율을 보였다.

8. 채엽 시기별 항균성 검색에 사용된 총 9가지 균주에 대해 물과 methanol추출물에 대해 모두 항균 활성을 보였다. 채엽 시기별로 살펴본 항균 활성은 제3시기(5월 하순)가 water 추출물과 Methanol 추출물이 높은 항균 활성을 보이며, 유의적(p<0.05, p<0.01)으로 높게 나타났다.

9. Methanol 추출 분획물의 항균 활성 억제 효과를 살펴본 결과, Ethylacetate 분획물에서 생육저해환의 크기는 Escherichia coli 에서 12.67±0.23mm에서 Streptococcus sobrinus 13.73±0.33mm로 유의적(p<0.001)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n-Hexane 분획물에 대해서도 항균 활성을 나타내었다. Staphylococcus aureus 가 8.19에서 Porphyromonas gingivalis 가 9.46까지 유의적(p<0.01 ~0.0001)으로 나타났다. Butanol 분획물에서는 Streptococcus mutans 가 7.79에서 Salmonella choleraesuis 가 8.76으로 유의적(p<0.01) 차로 약간의 항균 효과가 나타났다.

Chloroform 분획물과 Water 분획물에 있어서는 항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Methanol 추출 분획물의 항균 활성 억제 효과는 Ethylacetate 분획물의 생육저해환이 실험 균주 전부에 대해 강한 항균 효과를 나타냄을 확인하였다.

10. methanol 추출물의 각 분획물별 HPLC 분석 결과, Ethylacetate 분획물에서, EGCg 가 가장 많이 검출되었으며, ECG> EGC> EC의 순으로 검출되었다. Ethylacetate 분획물 속에 카테킨이 다량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차의 성분 중 항균 효과를 갖는 것이 카테킨 중 EGCg, ECG, EGC, EC 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11. 열에 대한 안정성은 실험 균주 모두에 대하여 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육저해환의 크기는 40℃에서 110℃까지는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그 크기가 약간 더 크게 나타나 항균 활성이 증가함을 보였으며, 130℃로 높아지면서는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12. pH에 대한 안정성은 pH 7에서 2로 낮아짐에 따라, 또 pH 9에서 pH 11로 높아짐에 따라 생육저해환의 크기가 유의적(p<0.01)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9종의 균들은 pH 2, 5, 7, 9, 11사이에서 약간의 차이는 보이며, pH에 있어서 대체로 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13. 채엽 시기별로 카테킨 중 항균 효과가 높은 EGCg, ECG, EGC, EC 함량이 가장 많은 시기는 제5시기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를 물에 우려서 음용하는 것임에 물 추출물의 항균 활성이 가장 크게 나타난 시기가 제3시기(5월 하순)라는 결과를 비교분석했을 때, 녹차의 항균 활성을 나타내는 성분인 EGCg, ECG, EGC, EC 함량이 많은 제5시기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즉, 카테킨의 항균 활성이 함량의 많음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의 결과, 채엽 시기에 따라 차잎의 주요 성분의 함량 차이가 있음과 항균 특성이 차(茶)의 카테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의 생산시 채엽 시기의 적기(適期) 산출은 가장 기본적으로 확보되어야 할 기초자료로써 기능성 식품인 차 제품마다의 기능성에 맞추어 주요 성분의 함량이 적기인 시점에 채엽을 하여 생산해내는 시스템을 확보,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는 경제적 효용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앞으로의 차산업 발전의 체계적이고 차별화될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 발전과 함께 외식 산업의 증대는 각종 질환의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국민 건강의 예방을 위해 천연 항균제인 차 음용의 생활화를 통해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한 한국 녹차의 채엽 시기에 따른 주요 성분과 차의 항균 특성이 앞으로의 한국 차산업 문화 발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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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nalysis of main ingredients and antibacterial characteristics for harvesting time of Korean green tea leaves

This research intends to analyze amount of major ingredients in green tea enhancing biological availability for harvesting time, and to find out antibacterial characteristics in green tea. In addition, this research is carried out to acquire basic data to be utilized more systematically in order to develop various tea products using suitable harvesting time and find how to utilize it. Sample for this research is acquired by harvesting tea leaves for each season at a tea field located in Gurei, Jeonnam and then making them mixed green tea. For major ingredients of green tea, their amount of catechin, total polyphenol, caffeine, total amino acid and vitamin C are measured using HPLC.

In order to verify antibacterial characteristics of green tea for each harvesting time, water extractions of green tea and methanol are produced. And antibacterial activation is verified using clear zone for 9 microorganisms (Escherichia coli, Salmonella choleraesuis subsp. choleraesuis, Salmonella choleraesuis subsp. choleraesuis, Staphylococcus aureus subsp. aureus, Streptococcus sobrinus(ATCC 27351), Streptococcus sobrinus(ATCC 27607), Streptococcus mutans, Porphyromonas gingivalis, Prevotella intermedia).

In addition, extractions from methanol are separated by each solvent and its antibacterial activation of each separation is examined and then analyzed using HPLC again. And stability of heat and pH for antibacterial activation substance which was proved to be a clear zone is measured. And finally the following results are acquired.  

1. The amount of general ingredient in green tea for each harvesting time shows crude protein of 19.8~30.0g%, crude fat of 0.19~0.26g%, carbohydrate of 61.41~68.11g%, crude lime of 5.3~5.8% and water of 2.7~6.1g%. And it is proved that there is difference depending on harvesting time by comparing the amount of general ingredients for each harvesting time.  

2. The amount of major ingredients in green tea is shown as following for each harvesting time. First of all, for total amount of catechin shows 16.73g% for the first harvesting time, 17.18g% for the second time, 17.58g% for the third time, 17.83g% for the fourth time and 18.96g% for the fifth time. The amount of total catechin showed the highest point with its 18.96g% at the fifth time (late July) and the amount of EGCg, EGC and EC also reached at its highest point (late July). The total amount of catechin shows that the later the harvesting time is getting, the higher its amount is getting.  

3. The total amount of polyphenol for each harvesting time has been proved to show 22.71~26.46g%. As the harvesting time is getting late, total amount of polyphenol has increased showing a meaningful difference (p<0.01).

4. The amount of caffeine for each harvesting time showed 2.73g% for the first harvesting time, 2.48g% for the second time, 2.41g% for the third time, 2.16g% for the fourth time and 2.15g% for the fifth time. The amount of caffeine showed that its amount decreased as harvesting time is getting late with meaningfulness of (p<0.01).  

5. The amount of theanine for each harvesting time showed 1.75g% for the first harvesting time, 1.61g% for the second time, 1.56g% for the third time, 1.38g% for the fourth time and 1.00g% for the fifth time, which means that the later its harvesting time is getting, the little its amount is continuously getting with meaningfulness of (p<0.001). And the earlier the harvesting time is the higher its theanine and total amino acid amount is getting.  

6. The amount of Vitamin C in green tea for each harvesting time shows 344.43 mg% for the first harvesting time, 407.26 mg% for the second time, 294.94 mg% for the third time, 245.99 mg% for the fourth time and 165.29 mg% for the fifth time. It reached at the highest point of 407.26mg% for the second harvesting time, and after the second harvesting time, it showed the decrease as the harvesting time is getting late with meaningfulness of (p<0.01).

7. A total of 9 strains used to search antibacterial characteristics for each harvesting time all showed antibacterial characteristics against water and methanol extractions. Antibacterial activation for each harvesting time showed high meaningful point against water and methanol extractions for its third harvesting time (p<0.05, p<0.01).

8. For effects of inhibiting antibacterial activation for methanol extractions, the size of clear zone for ethylacetate separation showed 12.67±0.23 for Escherichia coli and 13.73±0.33 for treptococcus sobrinus with its meaningful level of (p<0.001). And then separation of n-Hexane also showed antibacterial activation, its size was 8.19 for Staphylococcus aureus and 9.46 for Porphyromonas gingivalis with its meaningful level of (p<0.01 ~0.0001). Separation of butanol showed a slight antibacterial effect with its value of 7.79 for Streptococcus mutans and 8.76 for Salmonella choleraesuis with a meaningful level of (p<0.01). Effect for inhibiting antibacterial activation of methanol extraction is proved that clear zone of Ethylacetate separation shows a strong antibacterial effect.

9. As the result of HPLC analysis for each separation from methanol extractions, Ethylacetate separation showed a order of EGCg> ECG> EGC> EC. Through this analysis, antibacterial substances from ingredients of green tea are proved to be EGCg, ECG, EGC, EC again among Catechin.

10. Stability for heat and pH is proved to be stable for all experimental strains. Although antibacterial characteristic showed an increase as the temperature is rising from 40℃ to 110℃, it was a little decreased as the temperature has risen to 130℃. For the stability for pH, antibacterial characteristics has decreased as pH is lowered from 7 to 2 and gets higher from 9 to 11 while it shows a meaningful level of (p<0.01).

11. The highest portion of EGCg, ECG, EGC and EC which have the highest antibacterial effects among catechin for each harvesting time has appeared at the fifth time. As people take green tea as water-mixed and boiled liquid, and given that the highest antibacterial activation is the third time (late May), it is necessary note that time when the amount of EGCg, ECG, EGC and EC for antibacterial activation is not the fifth time. In other words, it is believed that antibacterial activation of catechin is not determined by its amount.

From all mentioned above, it is proved that there is difference in amount of major ingredients in green tea for each harvesting time. Based on this analysis, it is expected that tea industry is expected to be more advanced as long as manufacturers identify best time for harvesting tea meeting functionality of tea products and produce tea by acquiring effective system.

In addition, this research is expected to be used as good material to let people know various functions of tea preventing various diseases and expedite tea drinking in people's daily life enhancing people's health.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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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 차시장에서 볼 수 있는 차 통(차포장지) 전문점의 진열된 상품
 
제38차 서울 차 학술대회가 2009년 10월 27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국제차문화학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세사람의 발표자 가운데 김제중 호남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발표한 현대 웰빙트렌드를 반영한 녹차음료 포장디자인에 관한 연구의 발표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른 발표문도 좋은 내용이지만 우리같이 차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유사한 내용으로 접하고 있었기에 포장디자인에 대한 내용이 더 관심을 끌게 했다.
 

포장에서 웰빙트렌드를 반영하는 웰빙이란 단어는 1947년 세계보건기구에서 건강또는 질병이 없는 단순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설정하였고, 국내 도입은 1997년 친환경 화장품인 아베다(AVEDA)의 수입으로부터 이후 2-3년간 지속된 후에는 외환위기로 수입이 중지되면서 잠시 멈추었다가 2001년 이후 다시등장하고 2003년에는 식품, 의류, 화장품, 스파관련 상품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것으로 웰빙과 차 포장 디자인의 관계를 우회적인 설명하였다.

 

포장디자인을 위해서 필요한 여섯가지 요소 즉, 1. 녹차음료 특성에 알맞은 요소반영이 필요하다. 2. 포장디자인 분야에 패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3. 친환경/천연/생분해 소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4. 신소재 및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5. 스토리텔링을 활용한다. 6. 웰빙 시대에는 탈 포장도 포장이다.

 

1. 녹차음료 특성에 알맞은 디자인 요소 반영이 필요하다.

 

오늘날 같이 다양한 경쟁상품속에 진열상태에서는 그 제품의 내용물을 설명하고 여러 가지 장점들을 전달(Communication)하겠다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핵심이 컨셉(Concept)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대의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녹차음료 포장디자인에 나타나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도 디자인의 기본 요소인 재질, 형태 그리고 색채를 반영하여야 하며 로고타입(Logotype)과 블랜드네임(Brand name),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과 사진 및 심벌마크나 캐릭터도 반영하여 디자인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Lay-out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 포장디자인 분야에 패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감각지향적인 소비를 당연시하여 2000년대 이후 감성과 뷰티, 체험에 대한 욕구가 다양화되고 심화되면서 기능성이 중시되던 상품들도 브랜드, 디자인, 이미지가 중요해지면서 매우 감각적이고 패션을 가미한 코카콜라와 에비앙등 세계적인 유명블렌드를 중심으로 나타내고 있다.

 

에비앙은 지명도가 높은 패션디자이너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독특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코카콜라는 보틀과 캔의 포장디자인에 세계적인 이슈나 이벤트를 고려하여 한정판으로 패셔너블한 포장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3. 스토리텔링을 활용한다.

 

현대는 이야기의 시대라고 한다. 또 오늘날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이란 용어는 매우 보편화 되고 있다. 이는 현대의 정보통신의 발달로 매체가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정보는 넘쳐나게 되었고 또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알고 싶어 할 뿐 아니라 흥미와 재미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는 모든 분야에 걸쳐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포장디자인 분야에서도 널리 채택하는 경향이다.

 

에비앙의 경우, 알프스 안에서 3만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자연이 만들어낸 지하 암석층으로 만든 깨끗한 물이고, 1789년 신장결석으로 고생을 하던 프랑서의 Lessert후작이 휴양차 방문한 Evian-Bains 이라는 작은 마을의 Cachat 호수에서 정기적으로 물을 마시고 자신의 병이 완쾌되었다고 하는 스토리텔링을 첨가하여 에비앙이 그 어떤 물보다도 더 깨끗한 물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지게 되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많은 고급생수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영양성분이 들어간 물이고, J. 다리우스 비코프란 사람이 피곤함을 이기기 위해 비타민C를 입에 넣고 물을 마셨는데, 그 맛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글라소 비타민워트를 개발하였다는 스토리텔링으로 비타민워트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논문 발표에서 상기의 세가지 요소가 우리의 차농가에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문제는 차 생산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차포장 디자인이 중국과 일본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이지만 무조건 차 생산자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본은 국민 전체가 녹차를 즐겨마시는 편이고 그 외 홍차도 세련된 서양문화를 일찍 수입하여 독자적인 홍차문화가 이루어진 점에서 포장 디자인 또한 세계적인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은 시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부터 택시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차를 마시는 국가이다. 때문에 차시장에서는 가게 중간중간에 포장에 사용되는 깡통이나 비닐 포장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그들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차의 소비층이 다양화되지 못하고 계층이 낮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독자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한다. 이 부분에서 공론의 힘을 빌어 포장에 대한 인식제고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이루어져야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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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정민 교수님의 한국한문학 홈페이지<다산의 떡차론과 구증구포설>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이 글을 옮겨오게 된 이유는 이 시대의 차 제조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데, 현장이나 차관련 학자들은 구증구포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 정민 교수의 글에 공감하여 구증구포에 관련된 글의 전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차 공부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차 만든다고 모두 떡차 만들고 있습니다. 차의글로벌을 이야기하면서 제법은 후퇴하고 있습니다. 지금 마실 수있는 좋은 차가 필요합니다 http://jungmin.hanyang.ac.kr/

 

구증구포(九蒸九曝)의 실체 

다산의 제다법과 관련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구증구포(九蒸九曝)의 실체는 무엇일까? 구증구포는 오늘날 다산의 권위를 등에 업고 하나의 신화가 된 듯하다. 다산은 앞서 본 이시헌에게 보낸 편지에서 구증구포를 줄여 삼증삼쇄(三蒸三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다산이 만년에 주장을 바꾼 것인가? 이 문제는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구증구포란 말 그대로 아홉 번 쪄서 아홉 번 말린다는 말이다. 구증구포는 인삼이나 숙지황 등 한약재의 강한 성질을 누그러뜨려 약성을 발휘시키기 위해 쓰는 방법이다. 이를 차에다 적용하는 것은 중국에서도 달리 예를 찾기 힘들다. 다산의 구증구포나 삼증삼쇄는 덖음 녹차가 아닌, 곱게 빻아 가루를 내 돌샘물로 반죽해 빚는 떡차에 해당하는 제법이다. 그런데 오늘날은 덖음 녹차를 만들면서 다산의 이 구증구포를 적용하고, 이를 마치 절대의 비전(秘傳)인 양 떠받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째서 다산은 그 여린 찻잎을 아홉 번이나 쪄서 말려 차를 법제해야 한다고 했을까? 구증구포에 대한 다산의 최초 언급은 「범석호의 병오서회(丙午書懷) 10수를 차운하여 송옹(淞翁)에게 부치다(次韻范石湖丙午書懷十首簡寄淞翁)」란 시의 둘째 수에 나온다.


小雨庭菭漲綠衣 보슬비가 뜨락 이끼 초록옷에 넘치길래

任敎孱婢日高炊 느지막이 밥 하라고 여종에게 얘기했지.

懶拋書冊呼兒數 게을러져 책을 덮고 자주 아일 부르고

病却巾衫引客遲 병으로 의관 벗어 손님 맞이 더뎌진다.

洩過茶經九蒸曝 지나침을 덜려고 차는 구증구포 거치고

厭煩雞畜一雄雌 번다함을 싫어해 닭은 한 쌍만 기른다네.

田園雜話多卑瑣 시골의 잡담이야 자질구레한 것 많아

漸閣唐詩學宋詩 당시(唐詩) 점차 물려두고 송시를 배우노라.


1구의 ‘녹의(綠衣)’는 마당에 깔린 이끼다. 아침부터 조찰이 내린 비로 뜨락의 이끼 옷이 자박자박 젖었다. 오늘 같은 날은 마냥 게으름을 부리고 싶다. 갑자기 책을 덮으니 무료하다. 공연히 이래라 저래라 아이를 불러 심부름을 시킨다. 의관을 풀어헤친 채 지내다 갑자기 손님이 오면 허둥지둥 의관을 정제하느라 손님맞이가 늦어진다.

5구에 구증구포가 나온다. 직역을 하면 “지나침을 줄이려고 차는 구증구포를 거친다”는 말이다. ‘설과(洩過)’는 『좌전(左傳)』에 “부족함을 건져서 지나침을 줄인다. 濟其不足, 以洩其過”란 표현이 있는데서도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차의 성질이 지나치게 강한 것을 감쇄시키려고 구증구포, 즉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과정을 거친[經]다고 했다. 6구에서는 조촐한 살림이라 닭도 두 마리만 기른다는 이야기를 대구로 얹고, 쓸데없는 잡담에 마음 쓰지 않고, 지금까지 보던 당시를 접어두고 송시를 더 읽겠노라는 다짐을 적었다.

차를 법제할 때 구증구포 하는 이유를 ‘설과(洩過)’에 둔 것이 흥미롭다. 지나치게 강한 차의 성질을 감쇄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한 것이다. 다산의 구증구포설은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의 『임하필기(林下筆記)』 가운데 「호남사종(湖南四種)」이란 항목에 한 번 더 나온다.


강진 보림사의 죽전차(竹田茶)는 열수 정약용이 얻었다. 절의 승려들에게 구증구포의 방법으로 가르쳐 주었다. 그 품질이 보이차에 밑돌지 않는다. 곡우 전에 딴 것을 더욱 귀하게 치니, 이를 일러 우전차(雨前茶)라 해도 괜찮다.

康津寶林寺竹田茶, 丁洌水若鏞得之. 敎寺僧以九蒸九曝之法. 其品不下普洱茶. 而穀雨前所採尤貴. 謂之以雨前茶可也.


중요한 기록이다. 보림사의 죽전차를 처음 개발한 사람이 정약용이라고 밝혔다. 다산이 보림사에 갔다가 절 둘레의 야생차를 보고, 구증구포의 방식으로 차를 법제하는 법을 알려 주었다는 것이다. 그 품질도 중국의 보이차만 못지않다고 했다. 곡우 전에 딴 것을 더욱 귀하게 쳤다는 것은 앞서 다산이 백운동에 보낸 편지에서 곡우 때가 되었으니 서둘러 따서 떡차를 만들어 보내달라고 한 언급과 일치한다.


구증구포 떡차인 보림사 죽로차

이유원은 「호남사종」외에도 문집인 『가오고략(嘉梧藁略)』에 「죽로차(竹露茶)」란 장시를 지어 보림사 차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기록을 남겼다. 여기서도 다산의 구증구포설은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뿐만 아니라, 차의 법제 과정 및 차 맛까지 자세히 적었다.


普林寺在康津縣 보림사는 강진 고을 자리 잡고 있으니

縣屬湖南貢楛箭 호남 속한 고을이라 싸릿대가 공물일세.

寺傍有田田有竹 절 옆에는 밭이 있고 밭에는 대가 있어

竹間生草露華濺 대숲 사이 차가 자라 이슬에 젖는다오.

世人眼眵尋常視 세상 사람 안목 없어 심드렁이 보는지라

年年春到任蒨蒨 해마다 봄이 오면 제멋대로 우거지네.

何來博物丁洌水 어쩌다 온 해박한 정열수(丁洌水) 선생께서

敎他寺僧芽針選 절 중에게 가르쳐서 바늘 싹을 골랐다네.

千莖種種交織髮 천 가닥 가지마다 머리카락 엇 짜인듯

一掬團團縈細線 한 줌 쥐면 웅큼마다 가는 줄이 엉켰구나.

蒸九曝九按古法 구증구포 옛 법 따라 안배하여 법제하니

銅甑竹篩替相碾 구리 시루 대소쿠리 번갈아서 방아 찧네.

天竺佛尊肉九淨 천축국 부처님은 아홉 번 정히 몸 씻었고

天台仙姑丹九煉 천태산 마고선녀 아홉 번 단약을 단련했지.

筐之筥之籤紙貼 대오리 소쿠리에 종이 표지 붙이니

雨前標題殊品擅 ‘우전(雨前)’이란 표제에다 품질조차 으뜸일세.

將軍戟門王孫家 장군의 창 세운 문, 왕손의 집안에서

異香繽紛凝寢讌 기이한 향 어지러이 잔치 자리 엉긴 듯 해.

誰說丁翁洗其髓 뉘 말했나 정옹(丁翁)이 골수를 씻어냄을

但見竹露山寺薦 산사에서 죽로차를 바치는 것 다만 보네.

湖南希寶稱四種 호남 땅 귀한 보물 네 종류를 일컫나니

阮髥識鑑當世彦 완당 노인 감식안은 당세에 으뜸일세.

海橽耽䔉檳樃葉 해남 생달(栍橽), 제주 수선(水仙), 빈랑(檳榔) 잎 황차(黃茶)러니

與之相埓無貴賤 더불어 서로 겨뤄 귀천을 못 가르리.

草衣上人齎以送 초의 스님 가져와서 선물로 드리니

山房緘字尊養硯 산방에서 봉한 편지 양연(養硯) 댁에 놓였었지.

我曾眇少從老長 내 일찍이 어려서 어른들을 좇을 적에

波分一椀意眷眷 은혜로이 한잔 마셔 마음이 애틋했네.

後遊完山求不得 훗날 전주 놀러가서 구해도 얻지 못해

幾載林下留餘戀 여러 해를 임하(林下)에서 남은 미련 있었다네.

鏡釋忽投一包裹 고경(古鏡) 스님 홀연히 차 한 봉지 던져주니

圓非蔗餹餠非茜 둥글지만 엿 아니요, 떡인데도 붉지 않네.

貫之以索疊而疊 끈에다 이를 꿰어 꾸러미로 포개니

纍纍薄薄百十片 주렁주렁 달린 것이 일백 열 조각일세.

岸幘褰袖快開函 두건 벗고 소매 걷어 서둘러 함을 열자

床前散落曾所眄 상 앞에 흩어진 것 예전 본 그것일세.

石鼎撑煮新汲水 돌솥에 끓이려고 새로 물을 길어오고

立命童竪促火扇 더벅머리 아이 시켜 불 부채를 재촉했지.

百沸千沸蟹眼湧 백 번 천 번 끊고 나자 해안(蟹眼)이 솟구치고

一點二點雀舌揀 한 점 두 점 작설(雀舌)이 풀어져 보이누나.

胸膈淸爽齒根甘 막힌 가슴 뻥 뚫리고 잇뿌리가 달콤하니

知心友人恨不遍 마음 아는 벗님네가 많지 않음 안타깝다.

山谷詩送坡老歸 황산곡(黃山谷)은 차시(茶詩) 지어 동파 노인 전송하니

未聞普茶一盞餞 보림사 한잔 차로 전별했단 말 못 들었네.

鴻漸經爲瓷人沽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은 도공(陶公)이 팔았으나

未聞普茶參入撰 보림사 차를 넣어 시 지었단 말 못 들었네.

瀋肆普茶價最高 심양 시장 보이차(普洱茶)는 그 값이 가장 비싸

一封換取一疋絹 한 봉지에 비단 한 필 맞바꿔야 산다 하지.

薊北酪漿魚汁腴 계주(薊州) 북쪽 낙장(酪漿)과 기름진 어즙(魚汁)은

呼茗爲奴俱供膳 차를 일러 종을 삼고 함께 차려 권한다네.

最是海左普林寺 가장 좋긴 우리나라 전라도의 보림사니

雲脚不憂聚乳面 운각(雲脚)에 유면(乳面)이 모여듦 걱정 없네.

除煩去膩世固不可無 번열(煩熱)과 기름기 없애 세상에 꼭 필요하니

我産自足彼不羨 보림차면 충분하여 보이차가 안 부럽다.


죽로차는 앞서 「호남사종」에서 말한 보림사 죽전차(竹田茶)의 다른 이름이다. 보림사 대밭에 차가 많이 자라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게 차인 줄도 모르고 잡풀 보듯 한다고 했다. 그것을 다산이 와서 보고 절의 승려들에게 차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어 비로소 보림사 죽전차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곡우 이전의 일창일기(一槍一旗)의 여린 잎만 골라 딴 것을 구리 시루로 찌고 대소쿠리로 말려 구증구포를 거쳤다. ‘아침(芽針)’만을 골라 뭉쳐 쥐면 마치 머리카락이 엇짜인듯 하다고 한 것으로 보아, 다산처럼 방아를 찧어 가루로 만든 것은 아니다. 한 점 두 점 작설이 풀어져 보인다고 한 데서, 구증구포한 일창일기 여린 찻잎을 쪄낸 후 그대로 뭉쳐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이유원이 마신 보림사의 죽로차는 대나무 발로 짠 작은 그릇에 담아 ‘우전’이란 상표까지 붙인 최고급의 떡차였다.


이유원은 젊은 시절 자하 신위의 집에서 초의가 자하에게 선물로 준 보림사 죽로차를 마신 적이 있었다. 그 후 백방으로 그 차를 구했으나 다시는 마셔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고경 스님이 찾아와 차 한 봉지를 선물하였다. 둥근 떡을 실로 꿰어 꾸러미로 만들었는데, 세어 보니 떡차가 110개였다. 차를 마신 소감은 막힌 가슴이 뻥 뚫리고 잇뿌리에 단맛이 감돌더라고 했다. 효능은 번열과 기름기를 제거해준다고 적었다. 이유원은 『임하필기』에서 중국의 보이차에 대해서도 자세한 언급을 남긴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마셔본 결과 보림사의 죽로차가 결코 중국의 고급 보이차에 못지 않은 품질을 지녔다고 단언하였다. 그래서 그 맛을 기려 후대의 증언을 위해 보림사의 죽로차를 기록으로 남긴다고 했다.


증쇄를 거듭할수록 차의 독성이 눅는다. 냉한 성질이 따습게 변한다. 향과 맛이 부드러워진다. 다산은 이러한 약리를 잘 알았다. 이러한 제다법은 확실히 약용으로 차를 음용하던 습관에서 나온 것이다. 위 시를 통해 이유원이 「호남사종」에서 말한 구증구포로 법제한 보림사의 죽전차, 또는 죽로차는 잎차 아닌 떡차임이 더 확실해졌다. 또 다산이 처음 제다법을 알려주었다는 보림사 죽로차를 초의가 그 방식대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보아, 초의차 또한 다산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일제시대로 이어진 떡차 제법

보림사의 구증구포 죽로차가 떡차였다는 사실은 조선의 차에 관심이 많았던 모로오까 다모쓰(諸岡 存, 1879-1946)와 이에이리 가즈오(家入一雄 1900-1982)가 1938년 전남 나주군 다도면 불회사와 장흥 보림사 등을 직접 답사하여 조사한 결과와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답사기에 수록된 불회사의 전차[磚茶] 제다방법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차를 만드는 기본은 순을 딴 뒤의 남은 잎을 채취해서 이것을 하루 안에 3,4회 찐(찐 것을 방안에 얇게 펴서 식히는 정도로 하여 찌며, 찌는 횟수가 많을수록 향기와 맛이 좋다) 것을 절구에 넣고 끈적끈적하게 충분히 찧은 뒤, 지름 아홉 푼(약 2.3cm), 두께 두 푼(약 0.5cm)이 되게 손으로 눌러 덩어리 모양으로 굳히고, 이 복판의 작은 구멍에 새끼를 꿰어서 그늘에 말리며 될 수 있는 대로 짧은 기간에 만들어 사용한다.


몇 번을 찌든 차 잎을 딴 그날 낮과 밤 안에 여러 번을 찌는데, 찌는 횟수가 많을수록 향기와 맛이 좋아진다고 언급한 사실이 흥미롭다. 또한 완전히 건조시키지 않고, 찐 것을 방안에 얇게 펴서 뜨거운 기운을 식히는 정도로만 말린다. 이렇게 여러 번 찌고 말리는 일을 반복하는 이유는 향과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다. 여러 차례 찌고 말리기를 되풀이한 뒤에 비로소 절구에 넣고 끈적끈적해질 때까지 찧는다. 찌는 회수를 3,4회 정도라고 했는데, 앞서 본 이시헌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한 다산의 떡차 제조법과 한 치의 차이가 없다. 또 당시 보고서에는 보림사의 청태전(靑苔錢) 제조 방법도 보인다.


이(보림사) 부근에서는 청태전을 보통 차라고 하여, 1919년경까지 부락 사람들이 만들었으나, 그 뒤 작설차(雀舌茶)를 마시게 되면서 만들지 않는다. (중략) 가져온 날잎차는 곧장 가마에 넣고 쪄서 잎이 연하게 되면 잎을 꺼내(찻잎이 누런 빛깔을 띨 무렵) 절구에 넣고 손공이로 찧는다. 찧을 때는 떡을 만드는 것처럼 잘 찧는다. 이때 물기가 많으면 펴서 조금 말리고, 굳히기에 알맞게 되었을 무렵, 두꺼운 널빤지 위에서 내경 두 치(6cm), 두께 5리(0.15cm), 높이 1푼 6리(0.48cm) 가량의 대나무 테에 될 수 있는 대로 짜임새가 촘촘한 얇은 천(무명)을 물에 적셔서 손으로 잘 짜서 펴고, 그 안에 찧은 차를 넣고, 가볍고 평평하게 엄지 손가락으로 눌러 붙인다. 그것이 조금 굳어갈 때에 꺼내서 자리 위 또는 평평한 대바구니 위에 얹고 햇볕에 쬐어 절반쯤 말랐을 무렵에 대곶이로 복판에 구멍을 뚫는다. 잘 마른 다음 곶이를 꿰면 차가 부서지므로, 연할 때에 하나씩 꿴다. 그리고 될 수 있는 대로 그 날 안에 말리도록 한다.


찐 차 잎을 절구에 찧고 말리는 과정 또한 다산의 방법과 같다. 대나무 통을 얇게 잘라 차 잎을 담을 틀을 만들고, 거기에 찧은 차를 눌러 담아 말렸다. 당시 보고서에는 50년도 더 된 청태전이 이 마을의 집에서 발견되었다는 언급도 있다. 다산 이래로 초의가 만들고 이유원이 마셨던 죽로차를 거쳐, 보림사 인근에서 생산된 청태전, 즉 떡차는 지속적으로 생산되었던 셈이다.


다산은 구증구포가 차의 강한 성질을 감쇄시키기 위함이라고 했고, 위 글에서는 차의 향과 맛을 더 좋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증포를 거듭하면 강한 성질이 감쇄되면서 향과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진다. 이유원은 위 시에서 차를 마시자 막힌 가슴이 뻥 뚫리고 잇뿌리에 단맛이 감돌더라고 해서 이를 뒷받침했다.

구증구포는 여러 차례 되풀이한다는 의미이지, 꼭 숫자를 세어 아홉 번 하란 말이 아니다. 9는 만수(滿數)이므로, 여러 번의 뜻으로 흔히 쓴다. 이렇게 본다면 다산이 이시헌에게 보낸 편지에서 ‘삼증삼쇄(三蒸三曬)’로 횟수를 줄여 말한 것도 이해가 된다. 다산이 말한 구증구포는 꼭 숫자를 헤아려 아홉 번을 말한 것은 아니었고, 3회 이상 여러 차례 찌고 말리는 과정을 되풀이 한다는 의미로 보아 무리가 없겠다. 즉 다산이 만년에 횟수를 줄이는 쪽으로 견해를 수정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를 오늘날의 구증구포설처럼 교조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다산이 직접 말한 증거가 나왔으니 구증구포는 마땅히 삼증삼쇄로 바뀌어야 옳다. 하지만 찌는 횟수가 몇 번이냐는 큰 의미가 없다. 더군다나 이때 구증구포는 녹차 아닌 떡차를 전제로 한 언급이 아닌가?

이제껏 다산의 떡차론과 구증구포설을 살폈다. 다산이 통상 마신 차는 잎차 아닌 떡차였고, 구증구포로 법제한 차 또한 덖음 잎차가 아닌 떡차였다. 다산이 중국에서도 쓰지 않는 구증구포의 방법을 도입한 것은 당시 조선에서 차가 약용으로 사용된 것과 관련이 깊다. 또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당시 조선의 식습관에 비추어 녹차는 성질이 너무 강해 위장에 강한 자극을 주고, 정기를 손상시킨다. 차의 냉한 성질을 감쇄시키고 떫은 맛을 부드럽게 하며 단맛을 강화시키는데 구증구포의 제다법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으리라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과학적인 검토가 더 필요하겠다.


필자는 이글에서 다산 선생께서 마신 차가 떡차였으니,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차도 떡차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떡차는 진공 포장이나 냉장 보관을 생각조차 할 수 없던 당시에, 잎차를 덖을 경우 장마철을 넘기기도 전에 차가 발효되어 맛이 변해 버리는 상황에서 나온 제다 방법이었다. 떡차가 잎차보다 맛이 더 좋아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 시대가 다르고 기술이 발전하면 제다법도 바뀌는 것이 마땅하다.


연암 박지원은 법고이지변(法古而知變)과 창신이능전(創新而能典)을 말했다. 옛 것을 본받되 변화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더라도 능히 법도에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과거의 자취를 함부로 왜곡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전통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하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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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많은 책이 발행되고 있다. 책의 홍수라고 할 만큼의 책을 두고 옥석이 가려지는 일이 생기지만, 무엇보다 급한 것이 사전류였다. 개인적인 작업으로는 큰 성과를 이루기 어렵지만 누군가 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류도 전공분야 별로 다양하게 나와야 하인데, 이번에 서원대학교 박병근 교수의 편저로, 대한 차학 사전이 발행되었다. 소사전이지만 발행이 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녹차, 綠茶, green tea, りょくちゃ, Gruene Tee 신선한 찻잎을 신속하게 수증기로 찌거나 가마솥에 덖어 산화효소 작용을 억제하여 폴리페놀 물질을 발효 시키지 않고 만든 불 발효차. 녹색이 지녀지고 풋풋한 향이 있음. 열처리 방법에 따라 가마솥에 덖어서 만드는 덖음차(釜炒茶)와 수증기로 쪄서 만드는 찐차(蒸製茶)가 있음.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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