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례원수료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7.25 관정다도원 수료식에서 본 헌다 의식과 찻자리
반응형

[관정다도원 수료식]
지난 달 6월 25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관정다도원 11기 수료식이 있었다. 차회에서의 수료식은 거의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한 편이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다례원과는 좀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헌다의식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5년 이상 된 회원으로, 길게 줄을 서서 선생님께 1배의 절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두 번째 헌다의식에서는 관정다도원 전정현 원장이 오늘날과 같은 차 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다도의 길을 안내해준 원광스님께의 헌다의식인데, 보통은 내빈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장이 직접 헌다하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이날의 행사는 모든 것이 회원들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원광 스님께 헌다에 앞서 헌향하는 모습]

헌다의식을 마치고 그동안 다도원에서 여러 가지 공부한 행다법 가운데 개개인이 선택한 한가지의 다법으로 차를 낸다. 그 맞은편에는 가족에게 차를 대접하는 순서로, 이 행사에서는 원광스님의 다법으로 차를 내는 회원이 중앙에 앉아 기쁜 마음으로 배우자에게 차를 내는 것도 이색적인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왼쪽 끝에서부터 그동안 공부한 개개인의 다법으로 차를 내어 건너편 남편에게 공손히 절을 하고 차를 낸다. 내빈으로 참석한 금강사 혜성 스님 통도사 광우스님, 등이 손님으로 앉았으며, 그 외는 모두 차를 내는 회원의 가족이 앉았다. 이러한 아름다운 광경을 관정다도원 회원들과 전정현 원장, 이미자 부산진흥회대회장 등 여러내빈들이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행사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한 분의 남편에게 질문을 했다.

필자 : 오늘 이런 자리에 참석하시고 또 아내분에게 차를 대접받으셨는데 어떤 마음이십니까?
남편 : 집에서 늘 마시는 차였는데 오늘 이렇게 한복을 입고 다소곳한 절을 받으며 차를 마시니 가장으로서 그리고 현실 속에서 지아비, 남편이라는 위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렇게 예를 갖춘 자리에 앉아 대접을 받게 되니, 아내가 더욱 고맙고 새롭게 가족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현대사회에 이런 분위기로 정적인 공부를 하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런 일이라면 더 좋은 방식으로도 후원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관정차회의 수료식은 그저 일반적인 수료증을 받는 마당이 아니었다.

헌다의 시작은 정성을 다해 차를 올리는 것으로, ‘공경의 시작이요 끝이다’라고 할 만큼 차예절의 핵심이다. 손님이 왔을 때 뿐 아니라, 부모님께나 자녀들에게, 그리고 남편이 아내에게 또는 아내가 남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차를 내는 일. 그것이 곧 헌다의 시작이 아니겠는가. 더 나아가 차 예절의 가장 정점에 있는 격식을 갖춘 것도 헌다라고 할 수 있으니, 헌다는 거창한 것이라기보다는 차의 근본적인 정신이라 하겠다.

Posted by 石愚(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