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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산 대홍포, 정산소종, 육계 등 

가을이 깊어가는 가운데 무이암차의 암운(岩韻)을 즐기는 차인들에게 희소식을 전한다.

‘국제발효차 학술 및 품다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이다. 주최 측의 홍보자료에 의하면, 무이산에서 생산되는 수 많은 암차 중에서 제일 으뜸으로 손꼽히는 순수 대홍포의 진한 암운을 맛볼 수 있는 찻자리이며, 그밖에도 무이산에서 생산되는 여러 가지 명차들 가운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차들로 선별하여 품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주요내용
일시: 2013년 12월 13일(금)
장소: 롯데호텔(소공동)
행사내용: 11:00 학술발표(전문가 2인), 12:30 중찬, 13:10 무이암차 품다
15:00 기념촬영
참가인원: 100명(선착순 마감)
품다차명: 오룡차-순종 대홍포, 블렌딩 대홍포 3종류, 육계, 수선(생산지:무이산)
홍차-금준비, 정산소종(생산지: 무이산 동목관)
참가회비 18만원

주최: 명운당, 국제발효차연구소, 중국 무이성유한공사, 중국다예연구중심
* 품다용 차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문의: 02-741-5788, 010-8670-6650, 주소: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북촌로 33번지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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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마을에서 '대우령'마실 때

지난
7월에는 석가명차에서 주관한 5대 보이차 차창 총판 계약에 관련하여 동행 취재로 운남성에서 6'일간 있었다. 그때 함께 한 일행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에서 차전문 쇼핑몰 <차예마을>을 운영하는 박경찬 김복남 대표 부부를 만났다.

 

서쌍판납과 이무에서 고수차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을 가지고 사무실에 찾아가 보았다. 인터넷 쇼핑몰을 규모 있게 운영하는 그 현장과 잘 정돈된 매장과 창고를 보면서, 국내에서 차와 차도구 관련 전문 쇼핑몰 현장을 확인한 것 같아서 새삼 차문화의 변화된 한 면을 볼 수 있었다.

오전에 만나 잠시 일을 보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가 핸드폰을 놓고 나와서 두 시간 뒤에 다시 찾아갔다. 그래서 무더운 날씨에 몸은 조금은 지친 상태였다. 잠시 몸을 식히고 차 한 잔 마시고 가라 하시며 내어준 차는 무이암차였다. 상당히 무더운 날씨지만 기본적으로 차는 따뜻하게 마시는 습관이 있는데, 부인이 내어준 차는 개완으로 우려낸 무이암차였다. 암차를 좋아하는 필자에게 그것이 대홍포인가 아닌가는 관심이 없다. 무이암차를 마시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흔히 보이차와 무이암차는 본질적으로 차를 잘 모르는 곳에서 마시면 영 기대한 맛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차의 세계에서의 현실이다.

무이암차입니다고 하시며 내어준 첫 잔의 맛은 그 감칠 맛 나는 향기로움에 몸 속의 열기가 그대로 시원한 맛과 함께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나중에 봉투를 보니 대홍포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마시는 차들이 많이 있지만 두 잔 세 잔을 마시면서 차 맛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동안 몸의 열기는 다 식은 것 같은 아주 상쾌한 느낌이었다. 이어서 나오는 차는 대우령이였다. 참 상큼한 맛이다. 이런 상큼하고 시원하며 깔끔한 대만의 대우령도 가까운 차꾼들이 아니면 마시기 어려운 차이다. 최근에는 특히 오래된 노차 바람이 유행처럼 부는 바람에 신선한 차 맛을 보기 어려웠는데, 이날은 평소와 다른 차 맛을 보았다. 특히 최근에는 외출해서 마시는 차들은 대개 보이차였다. 언제부터인가 보이차 전문점이 많이 생긴 탓도 있지만 보이차를 대접하는 집들이 많아졌기에 보이차만 마시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맑은 청자를 청차답게 마신 이 차들은 대만에서나 복건성 무이산에서 대단한 상을 받은 차들은 아니다. 그런 표기는 어디에도 없지만 그 차들은 무이암차는 채운(차예마을)에서 직접 맛을 감별하여 수입한 차이고 오룡차는 국내에서 공급받은 차라고 한다.

차를 유통하면서 체득한 노하우가 깊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차의 멋을 이야기할 때 한마디로 여유로움이라고 이야기한다. 차를 마시는 모습 자체가 여유로운 사람들의 한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 말도 있겠지만, 차예마을 김복남 부사장의 차 내는 모습은 전문적인 행다의 모습이 아니면서 국내에서 전문적인 차 유통을 건실하게 운영하면서 체득한 마음에서 우러난 멋이다. 크게 드러나지 않는 멋과 순수한 맛을 내는 장점을 지닌 차를 내어 주었다. 실로 어떤 차를 마실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간 이날의 찻자리는, 차의 옹골찬 맛을 그대로 내어준 맛에 한더위를 있고 나온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상쾌한 시간이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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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스님 소장, 보이차 경창호]

오랜만에 짱유화 교수 부부를 점심 시간에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이차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짱 교수는 보이차를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그것을 계통적으로 구분하고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차 자체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상당히 과학적이다.

 

이날 짧은 대화 속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석우연담에서 그동안 연재해 온 다미향담을 기본으로 한 책의 원고를 탈고하는 입장에서 보이차에 관한 한 독보적인 위치에서 차생활을 하는 경원스님이 뵙고 싶었다.

전화 연락을 하고 바로 광덕사 경원스님께 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경주 황룡골에 사시는 강 선생님이 계셨다. 지난달 경주 아사가에서 홍인차회 때 만났는데 이곳에서 만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순수하고 진정한 차 마니아인 강 선생님이 함께 하는 자리여서 오늘은 좋은 차를 마실 운이 있는 것 같았다. 또 한 분은 경주에서 강 선생님과 함께 오신 분이다.


저녁을 함께 먹고, 모두 네 명이 차실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본 스님 차실은 많이 바뀌었다. 첫째 찻상이 제주도 사오기 문짝으로 바뀌었고, 차실 안에서 물을 받고 버릴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졌다.

처음 마신 차는 용마 동경호다. 자사호에 차를 넣으시며 오후에 이 차를 강 선생과 마시려고 했는데 내 전화 받고 오면 같이 마시자고 해서 이제 마신다고 하였다. 용마 동경호―. 사실 이런 차를 쉽게 마실 수 있다는 것에 좀 미안한 마음도 든다. 요즘은 찻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보이차를 마시는 자리는 피하게 된다.

허심탄회하게 마실 수 있는 찻자리가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처지를 잘 알거나 차 맛을 서로 공유하고자 하는 자리가 아니면, 보이 노차를 마시는 찻자리에 쉽게 걸음하거나 나서질 않는다.

용마 동경호―. 약간의 매실 향과 탄화되는 맛이 어울려 나오는 맛이다. 골동 보이차에서 느낄 수 있는 향미와 바디 감은 폴리페놀이 풍부해서인지 단맛과 어우러진 맛이 묘하면서도 감칠맛도 함께 한다.

두 번째 차는 무이암차의 대표격인 대홍포를 마셨다. 대홍포는 홍배를 깊게 하지 않은 맛이다. 암골화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맛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중도의 맛이다. 탕색에서 보이는 것과 맛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밖으로 나가 하늘의 별을 보며 잠시 쉬었다가 세 번째 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경창호였다. 이 차는 스님께서 10년 이상 소장한 차로, 차를 보관할 때 사향 가루를 넣고 흔들어 조금이라도 사향이 베어들게 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첫 잔 첫 한 모금에서 사향 맛이 확 풍겨왔다. 두 번 세 번 우리는 데도 사향 맛은 조금씩 연해지면서도 베어 나오는 것 같았다. 전체적인 맛은 중후함이고, 뒷맛은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다.

 

이날 모처럼 만난 자리에서 호급차 두 가지를 마신 행운을 얻었다. 얼마 전 홍콩에서 이 차들의 실제 거래 가격을 알게 되었기에, 행운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쉽지 않는 자리에서 귀한 차를 마실 기회를 만난 것은, 필드에서 직접 확인하는 일을 하는 필자에게 다양한 맛을 경험하게 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오늘도 그 미묘한 차 맛을 기록하고 있는지 모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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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네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마르코 폴로는 중국의 문화와 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기행문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을 남겼다. 견문, 즉 ‘보고 들은’ 경험은 곧 지식인 사회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동방견문록』의 발간은 문화 교류를 앞당긴 세계 문화사의 일대 사건이었다.

중국은 한국과 가까이 위치하지만 사실상 접근이 매우 힘들었기에 근대화 이후 문화 교류가 거의 끊겼었다. 때문에 베일에 싸인 나라이자 차(茶)의 종주국인 중국과 한국 차 문화 사이의 큰 격차는 여타 문화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이 책의 제목으로 감히 ‘견문록’이란 말을 붙였다.

이 책은 단순히 중국을 여행한 중국여행기가 아니라 중국차(中國茶)를 견문한 것이다.

필자는 이 시대의 차꾼으로서 차에 대한 열정적이고도 순수한 시각으로 중국 대륙을 견문했다. 마르코 폴로와는 달리 교통과 과학의 발전 덕분에 현지의 풍광을 생생한 사진으로 찍어서 책에 담아낼 수 있었다.

『중국차 견문록』은 차와 차 도구에 관심을 가진 필자가 22년간 우리 시대 차 문화 코드를 만들어가는 큰 틀 속의 한 분야로 계획한 책이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 동안, 차를 생산하는 중국 12개 성(省)을 중심으로 필자가 발을 내디딘 땅과 호흡한 공기,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는 차의 기운을 느끼며 기록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대만, 당성 도예 죽계 선생의 차 내는 모습]

1장 복건성
복건성을 대표하는 무이암차 15 / 무이산 정산소종홍차의 탄생 27 / 정산소종홍차의 찻잎 수매 현장 35 / 정산소종홍차의 가온 위조 39 / 백차 공장에서 만난 자연 위조 43 / 철관음을 품평하고 수매하는 사람들 57 / 유명한 차만 명차가 아니다 63 / 옛날 방식의 안계철관음 유념 67 / 복안에서 만난 고급 말리화차 69 / 평온한 시골의 철관음 차 농가 75 / 철관음 살청기 79 / 무이암차와 대홍포 85 / 대홍포 모수 주변 찻집의 변화 91 / 무이산 무이구곡 풍경 95 / 금준미 은준미 101

2장 절강성
청하방 옛 거리와 태극차관 107 / 항주에서 만난 화차관 113 / 항주 국가차엽연구소 117 / 서호용정차 보관법 123 / 서호용정 홍보관의 뛰어난 상술 127 / 안길백차 모수가 있는 곳 133 / 차엽박물관과 1950년대 유념기 139

3장 북경 · 상해
다예사의 다예표연 감상기 145 / 세월을 품은 육보차 151 / 마련도 차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 153 / 반가원 시장 사진 갤러리 159 /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보이차 전문점 163 / 인도네시아에서 재배한 철관음 165


4장 안휘성
기문홍차의 위조와 유념 공정 169 / 안휘성에서 본 품평실과 품평용 도구 177 / 보이차로 둔갑한 미전차 181 / 육안과편 공장 견학 187 / 신이 지켜주는 신차 나무 193 / 안휘농대 차 문화 교류 197 / 황산에서 만나는 황산모봉 199 / 희망의 차 태평후괴 23호 203

5장 대만
당성 차 도구점의 위폐 감식기 211 / 대만차의 건강한 유통 구조 219 / 동방미인 작업장에서 223 / 남투현 오룡차 유산차방 229 / 차 맛 기행에서 만난 귀인 233 / 순인다장의 멋 241 / 작지만 멋진 차관에서 30년 된 문산포종을 245 / 작은 것이 아름다운 기고당 249 / 대만 초등학교의 다도 교육 253 / 양가죽으로 포장한 육보차 259

6장 강소성
남경 시내의 찻집 263 / 이 시대의 명차 남경우화차 267 / 새소리와 함께한 숲속의 차나무 273 / 중국 최대의 차 유통점 천인명가 275 / 자사호의 고향 의흥 279 / 자사호를 만드는 사람들

7장 광동성
다예낙원에서 만난 거상 진국장 291 / 방촌 시장의 무이암차 전문점 297 / 봉황산의 봉황단총 301

8장 호남성
청량감 가득한 천량차 313 / 찻집에서 만난 흑전차·복전차·화전차 319


9장 운남성
보이차에 관한 아찔한 기억 327 / 보이차의 역사를 간직한 맹해 차창 331 / 보이차와 소수민족 다법 335 / 보이차, 100년 만의 호황? 341 / 한정판 생차로 승부하라! 345 / 최대 규모의 민족다예관 347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명원 351

10장 귀주성
벌레의 배설물을 차로 마시는 충시차 357

마치며 362 / 찾아보기 364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박홍관의 중국차 견문록 (양장)
국내도서>가정과 생활
저자 : 박홍관
출판 : 도서출판이른아침 201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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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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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건성 무이암차의 대표적인 차를 대홍포라고한다. 나는 여러 차례 무이산을 가보았다. 무이암차의 다양한 제조 기법을 보면 농가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홍포의 생산 시기는 육계나 수선의 생산을 마칠 즈음인 6월 정도에 만들어진다. 그런데 5월만 되면 대홍포 햇차라고 하는 차들이 생산되었다고 무이산 주변에서 판매를 한다.

요즘은 유통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물건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차꾼들이 말하는 대홍포는 그 시기에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대홍포를 찾으면서 햇차에 고집을 피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작년 2007년 이맘 때쯤으로 기억한다. 대구 연암다원 채계순 선생님과 차실에서 마신 대홍포 노차는 차가 세월이 지나면서 나는 깊은 풍미가 가득한 차였다. 차마다 그 차의 품성에 맞는 풍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 날 그 맛은 암차로서의 특별한 노차 맛이었다. 참으로 진맛이었다. 물론 모든 차가 오래된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그때 시기별로 마실 수 있는 차가 좋은 차다. 하지만 오래두고도 보관을 잘 하면 차의 새로운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09년 3월 12일 저녁 8시에 대구에서 일을 마치고 동대구역으로 가기 전, 채계순 선생께 전화를 드렸다. 잠시 찾아뵙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갔다. 영천에서 천연염색하시는 분과 또 다른 남자 두 분과 동석을 하고 차를 마시게 되었는데 대홍포를 내어 주셨다. 이 시기에 나오는 차는 지난 세월에 만들어진 차이다. 3월이면 차가 고프다는 말을 할 시기지만 지난 차를 그렇게 맛나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차꾼들끼리는 복이라고들 표현하곤 한다. 그러니 그 맛의 여운이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흑차를 제외한 차로서 청차 계통이면서 묵히면서 즐길 수 있는 차, 나의 개인적인 취향은 민북오룡차이다. 특히 무이암차 계열은 차의 수종을 떠나서 그 지역 차의 성질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 꼭 대홍포가 아니라도 정직하게 말하면 값이 비싼 대홍포가 아니라도 값은 저렴하지만 내 입맛을 충족시켜 주는 고유한 암운의 맛을 가지고 있는 차. 꼭 정암차가 아니라도 무이산 자락에서 자란 암차는 얼마든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이암차를 영원히 즐기게 될지 모르겠다.

다음으로 마신 차는 보이차이다. 고산미가 아른하게 느껴지는 차다. 이런 차를 마시면서 굳이 차의 이름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보이차를 찾는 이유가 이런 류의 맛 때문이 아니겠는가? 요즘 보이차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노차의 맛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고 보이차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간 봉변만 당할 수 있다.

차가 고픈 계절에 한껏 좋은 차를 마시고 돌아왔다. 침향의 여운도 함께 담아왔다.
늘 좋은 차와 향을 대접 받고 오게 되니 그 빚을 언제 갚을 것인가도 고민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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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사 태허스님, 사보공명을 다호 가득히 넣고 우려마닌다.]

차의 맛이나 차의 진수를 아는 분들은 공통적으로 찻자리에서 차를 아끼지 않고 넣는다. 차 맛을 내기 위해서이고 차의 참(眞)맛을 알기 때문이다.

명가원 김 사장과 강원도 원주에서 오신 부부, 한준 선생의 부부와 함께 태허스님을 만나러갔다. 절에서 오명진 씨도 만났다. 그날 내가 갔던 목적은 태허스님과 함께 했던 찻자리의 사진을 보여드리고 책에 사용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가는 길에 여러 사람들이 합류하게 된 찻자리다. 스님은 늘 반겼다. 아마도 김 경우 사장과의 특별한 연이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난 그 덕에 좋은 특별한 차를 마시는 기회가 많았고,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함께 온 것이다.

그런데 스님은 얼굴이 나오는 사진을 허락해 주지 않으셨고, 나는 그 자리에서 ‘알겠습니다’ 라는 답변을 하였다. 그동안 보아왔고 마신 찻자리를 나의 좋은 추억의 방에 담아두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스님은 늘 좋은 차를 내신다. 중국차를 좋아하셔서 보이차 뿐 아니라 청차나 녹차계열의 차도 아주 즐기시는 편이다. 그래서 차 종류별로 오래된 차들이 많이 있다. 몇년 전에는 보이차를 마실 때, 홍인을 편하게 자주 마셨다. 그날은 대홍포와 사보공명을 내어주셨다. 지난번 중국에서 김영숙 씨가 무이암차 연구하는 교수들의 자문으로 차농가에서 준비해 준 차에 대한 극찬을 하셨다.

스님은 강원도 원주에서 오신 손님을 앞에 두고, ‘대홍포 한 잔 드실래요. 부산에서 장원 정 사장이 보내준 좋은 대홍포가 있는데 그 차 드릴게요’ 하시면서 주니호를 고르셨다. ‘난 요즘 이 차를 잘 마셔요’ 하시면서 대홍포를 다호 가득 넣고 우려 주셨다.

진한 맛이다. 대홍포는 인간에게 참 여러 가지 맛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차 맛을 보는 사람 각각이 느끼는 맛이 다 다르니까. 보이차도 다호 가득 넣어 우려 주셨다. 보통 차를 내면 그렇게 진한 맛을 내지 않는다. 반이나 1/3 정도의 양으로 차를 우려내는데 가득 담아 진한 차를 우려내어 서로 맛본다는 것은 찻자리에서도 아주 드문 광경이다.

차꾼이라면 모를까 진액의 머금음은 그저 이전에 한 번이라는 추억의 도구이지만, 스님의 차 내심은 언제나 크게 내어 즐기자는 마음이시다.

그날 같이 동석하였던 이들도 차의 맛이 이렇게까지 오를 줄은 몰랐을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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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1일 - 5일까지 중국 복건성 무이산에 중국차 전문점 람가헌에서 주관한 차문화답사에 동행하였다. 무이산은 세상의 모든 차인들에게 "무이암차" (대홍포, 백계관, 천라한, 수금귀, 수선, 육계 등)나는 곳이 여기다, 라고 할 수 있는 만큼의 규모와 크기, 중국 차문화 속에서 "대홍포 모수"라는 대단한 아이콘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무이산지역 왕순명 씨가 운영하는 "기명차엽연구소"에서 6종류의 차를 시음하고 왔다. 무이산을 방문할 때 마다 왕순명 씨를 만나 무이산의 다양한 차 맛을 음미하고 오지만 이번에는 일행이 많았고, 전체적으로 차를 즐기는 수준이 달랐기 때문에 공동으로 더 많은 차를 시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대홍포, 백계관 차는 작년에 생산된 것으로 시음을 하였다. 2008년 생산된 차로 새로운 품종으로 마신 차는 육계 품종을 계량하여 만든차 "단계", 금훤, 무이산의 용단과 안계철관음을 교접하여 만든 홍관음 등을 마셨다. 예전과는 다르게 인근 학교 학생들이 차 생산 공장에서 현장 실습이라는 명분으로 기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는 아직 대홍포가 생산되지 않았는데, 10여일은 더 지나야 찻잎을 채취한다고 한다.
호탤 주변을 보면 많은 차 가계가 있다. 이 때 부터는 통역도 없이 거래를 하고 차 맛을 보고 즉시 결재하는 시스템 상에서의 일이다. 근데 어떻게 해서 이곳 차 가계에서는 모두 대홍포라고 판매를 하는지 모를 일이다. 관광객은 그렇게 해서 대홍포에 익숙한 또는 비슷한 탄배향을 추구하는 것을 업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런 비슷한 맛을 가지고 대홍포라고 판매를 한다. 대홍포의 특징을 한가지 만으로 구분해 내기는 어렵다. 육계와 수선이 함께 섞여 있으며 자신 있게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특히 한국 들이 잘못인식하고 있는 대홍포애 대한 접근 또는 바르고 건강한 차의 맛을 모르기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무이암차는 녹차와 달리 작년에 생산된 재고의 개념이 아니라 홍배를 잘하여 깊은 암골향을 낼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올해 신차라고 판매하거나, 5년, 10년 된 대홍포라고 판매 하고 있다. 이제 무이산에서 대홍포의 환상으로 부터 벗어 나는 차 생활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이산은 천정지역이라고 할 만큼 식물의 성장이 잘 되는 곳이다. 그런 조건에서도 생산량이 적은 차는 값이 비싼 것은 당연하다. 생산량이 많다고 차가 잘 못된 것이 아닌데 무조건 생산량이 적은 차에 수요가 몰리니까 공급자는 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일반인들은 상술에 엮일 필요가 없다.

석우.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양장)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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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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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중국 천진외국어 대학교에서 공부하든 딸에게, 아빠의 딸로서 차전문점에서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어떻겠는가 했을 때 흔쾌히 좋다하여 북경에 있는 명가원 가게에서 겨울방학을 보냈다. 그리고 가게에서 선물로 받은 차로 기숙사 중국 친구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생긴 이야기를 보내왔다. 그 내용이 참신해서 이 글을 필자의 블로그에 올렸다.

오늘은 천진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창문을 열고 오랜만에 녹차를 마셨다. 중국에선 차를 너무 편하게 마신다. 저 사진에 있는걸 이용하면 뜨거운 물만 부으면 끝!! 기숙사에 정수기도 넣었고 커피 포트도 넣었고..

사실 아까 여기 엄청 나게 긴글을 썼는데 다 삭제 되어서 속상하다. 중국에 같이 온 사람들이 나를 통해서 여러가지 차를 맛보고 있다. 자랑이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특별한 사람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다. 다른게 있다면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여러 종류의 차를 마셨을 뿐이지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다. 흔히 '보이차'만 알 던 사람들이 내 방에 놀러와서 다른 차를 마시면서 관심을 갖는게 좋다 기쁘다. 낯설음을 뒤로 하고 계속 그 맛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가서 그 차를 구입하는걸 보면 뿌듯해 진다.

'차'는 절대 비싼것이 아닌다. 물론 정말 좋은 차는 가격이 나가겠지만 이것이 대중화 될 수 없는건 아니다. 요즘은 여러 회사에서 차음료를 내놓곤 하지만 그것 보다 먼저 직접 차를 다려 봄으로써 그 차가 가진 진짜 맛을 알았으면 좋겠다.
어떤 첨가물도 넣지않은 그 '차'의 맛을..

난 내가 직접 다려 마시는 차를 사랑하고 커피는 아메리카노 또는 에스프레소가 좋다. 예전에는 쓰다고만 느꼈지만 그것이 정말 그것들이 가진 진정한 맛이라고 느낀 뒤로는 쓴맛이 아니라 달콤함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녹차 라떼가 싫고 차음료가 싫다. 녹차라떼는 녹차맛은 하나도 없다. 향만 첨가 될뿐.. 차음료는 별 생각 없이 마시면 녹차 같고 보이차 같지만, 속는 것이다. 고유의 맛을 모르고 엉터리 맛에 익숙해지면 안된다.

단맛이 잔뜩 나는 홍차 음료를 마시다가 정말 홍차잎을 다려서 마시면 쓰다고 느끼게 된다. 내가 고등학교때 정말 좋아하는 홍차를 들고가서 야자때 다려 마셨다. 정말 맛있는 홍차라 누구도 주기 싫었지만 친구들이 한번씩 마셔 보고 싶다해서 다들 시음하게 했다. 친구들은 홍차가 달콤한 줄만 알았다.

왜냐면 이미 '립t' 에서 레몬 홍차로 입에 단맛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홍차로 인한 단맛이 아닌데.. 여튼 마셔 본 친구들은 다들 쓰다며 다신 마시지 않았다. 벌써 홍차는 달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늘 카라멜 마끼아또만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가 쓰다는걸 모른다. 그 쓴맛에서 단맛이 나는 것도 모른다.

그래서 그냥 커피는 맛있다라고만 생각하고 자신의 우아미를 강조 하고 싶어한다. 정말 원두의 알맹이에서 나오는 커피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전혀 우아할 것도 없고 럭셔리 할 것도 없다. 차를 아무 생각없이 그것 자체로 받아드려서 스스로 그 차 맛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차를 접했으면 좋겠다. 흑차, 녹차, 홍차, 화차에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데..

난 특별하지 않다 그냥 아버지가 보내주시거나 주변에서 차를 주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여러 종류가 있을 뿐이지.. 그리고 중국에서는 얼마든지 맘만 먹으면 여러 차를 시음할 수 있다. 난 가끔씩 천진에 있는 유명한 차 가게에 간다. 녹차를 종류별로 가격에 따라 다 마신다. 뭐 종업원들이 약간 번거로 울 수 있지만 어짜피 그런 말은 못알아 들으니 기분 나쁠 것도 없고 회화 공부도 할겸 가끔씩 한다. 외국인이 자신들의 문화에 관심 갖는걸 좋아해서 어쩔땐 자기들이 먼저 막 차를 내오기도 한다.

오늘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열이 너무 올랐다.^^ 차를 마신다고 우아하고 고상한것이 아니라 내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고 알려고 하지않고 한가지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다. 여러가지를 맛보고 자기가 선호하는 차를 마신다면 모를까 하나만 마셔 놓고 '난 이게 젤 좋더라' 하고 그것만 사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싫다. 나도 아직 못 마셔 본 차가 얼마나 많은데.. 절대 내가 우아하고 고상한게 아니다.

한번은 선배가 방에 와서 커피 잔에 차를 다려서 준 적이 있다. 난 평소에 다려서 커피 잔이나유리 컵에 마신다. 뜨거운 것도 워낙 잘 먹는 터라 자그마한 그 찻잔으론 나를 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편하게 마시는게 그런걸 언제 다 따져서 마시냐고.. 차를 파는 가게도 아니고 말이야. 여튼 그랬더니 선배 말이 '차를 왜 이런데 마시냐?" 하는 거였다. 그래서 그 선배는 내가 아끼는 찻잔에 아끼는 차를 다려 준 적이 있다. 차를 꼭 찻잔에 마셔야 하나.. 커피는 꼭 커피 잔이나 머그 잔에 마시지도 않으면서..

그리고 내가 그렇게 아끼는 차를 다려 줬는데 하는 말이 "이거 왜이래" 이 한마디..  색깔 보고 보이차 인줄 알았단다. 아닌데.. 그 차가 보이차 보다 백배나 더 맛있는데 . . . 그래서 손님이라고 탈탈 털어서 줬더니...ㅠㅠ (그렇다고 차를 오래 다린것도 아니다.) 차가 단맛을 지닌건 아니다 . 물론 쓰다. 어떤 차는 쓴맛이 나는것도 있고 구수함도 있고 담백한 것도 있다. 쓰면 쓴대로 마셔보고 맛을 알아 가야지..나를 황당하게 하는 그 선배가 요즘은 나랑 마셨던 차를따로 구입한다. 그걸 보면 뿌듯하다.

빨리 이런 사람들이 많아 져야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걸 증명할 수 있다. 맛있는 차를 골라서 마시는게 왜 특별한 걸까?? 난 솔직히 보이차 보다는 홍차가 좋고 대홍포가 좋고 녹차 보단 철관음이 좋다. 나도 홍차를 맛보기전에 대홍포와 철관음을 알기전엔 보이차를 주로 마셨지만 조금씩 알고 난뒤로 내가 좋아하는 차를 더 마시게 된다. 한국에서는 주로 대홍포를 마신다. 어머니가 한번 마신 뒤로는 무척 좋아하셔서 늘 대홍포만 마셨다. 철관음을 아신뒤로는 녹차말고 꼭 철관음을 다려 달라고 하신다.

다양함을 모르고 한가지만 깊게 파는 것 보다 다양함을 알고 자기 한테 맞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것에 선입견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차'의 진정한 맛을 먼저 알았으면 좋겠다. 그 잎에서만 나오는 독특한 향을 알고 마셨으면 좋겠다. 차음료에 익숙해져서 '홍차는 달다'라는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건 홍차로 인해서 단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호를 위해서 단 맛을 첨가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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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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