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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기로 백계관 우림

이차위사(以茶爲師) 차회

 

차로서 차를 배운다.

티아카데미 임형택 원장이 제1회 이차위사 차회를 열었다. 손님은 인스타를 통해서 접수받고 댓글접수 순으로 참가인원을 조율했다고 한다. 그 중에 특별히 한 분은 별도로 초청된 자리다. 이렇게 모인 자리라고 소개를 받은 필자도 기록하는 사람으로 별도 초대 되었다.

 

7시 정각 시작하였는데, 대부분의 차회는 보이차가 중심이 되는 차회라면 이번 차회는 그렇지 않았다. 먼저 무이암차 백계관을 마시고 두 번째는 반천요를 마셨다. 암차에 대한 임원장의 신뢰와 자신감의 표출인지 모르지만 좋은 암차를 대접하고픈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임형택 원장 차 내는 모습

세 번째는 우리 차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으로 녹향 오신옥 선생이 만든 차를 임원장이 직접 우려내었다. 최근 하동에 가서 녹향 주인 오신옥 선생과 7시간 동안이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했고, 그 차를 가져와 마셨다고 한다.

녹향에서 만든 발효차

녹향에서 마신 것 보다 구입해 온 차를 서울에서 마셔보고 그 기운에 놀라서 차회를 위해 다시 구입하였다는 설명과 함께 녹향의 발효차를 마셨다.

무명차를 내는 황성준 선생

그리고 비장의 차(無名茶)를 내었는데 무이암차로서 최상급 차를 내었다. 이 점에서 우리는 무엇이 최상급인가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무명차는 황성준 선생이 무이산에서 고차수로 만든 차라고 한다. 차를 만드는 장인이 이른바 최상급의 원료로 만든 것인데, 이 차를 가져온 분의 인간적인 관계로 특별히 준비된 차다. 마셔보면서 한 번에 혹 하는 차는 아니었다.

 

암차의 기운을 잘 알고 마시면 맛과 향의 가치를 배로 느낄 수 있는데 보편적인 사람까지 다 알게 할 수 없는 점이 단점일 수 있지만 굉장히 좋은 차였다. 차의 세세한 장점을 나열 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전기 향로

이렇게 차의 열정 하나로 만든 차회가 조금이라도 가치있는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마지막 시간까지 동행했다. 만송 고차수를 마지막 차로하고, 그 시간에 일본 송영당의 기남을 전기로를 이용하여 품향하는 시간을 가졌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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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잘 달이면 붉은 색이 난다

 

보이차를 만드는 업체에서 자신의 차맛 맛깔나면서도 독특하게 내는 방법을 선보이는 곳이 있다. 다름아닌 예전 방식으로 탕관에 달여 내는 방식인데, 이는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의 기록에도 보이듯이 가마솥에 넣어 달이는 방식과 같다.

2시간 동안 잘 달여낸 차

 

쾌활보이차(대표 정경원) 사무실에서 은탕관에 달여 내는 음다법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현대의 다기를 눈 앞에 두고 우리는 방식에 대해 이런 방식의 차 내는 법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하는 것이다.

은탕관에 차를 넣고 숯불로 달이는 모습

 

차를 마시면서 가장 흔히 하는 고민은 눈 앞의 차를 두고 차는 차일뿐이라고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몸에 좋겠지? 하는 기대적인 요소도 있다. 그것은 차에 대한 효능을 바라는 모든 이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학술까지 끌고 올라가지 않더라도 분명 차 덕분에 우리 몸에서 반응하는 것은 분명히 있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숯불로 달이는 보이차(동영상)

 

 차를 탕관 즉 끓일 탕자가 들어간 이유처럼 달여마시는 방법으로 두 번째 마셔본 경험으로는 나름 일리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예로부터 차를 달인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약처럼 탕관에서 달여 먹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던 차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습과 풍습이 사라졌을 뿐이다.

 

숯불로 달인 보이차(동영상)

 

오늘은 맹송을 마시고 나서 애뢰산차로 만든 죽통차를 달여 스텐 티 보온병에 담아 놓은 차를 마셨다. 달여마신 죽통차는 그동안의 선입견으로 생각한 죽통차와 비교할 수 없는 맛을 보였다.

애뢰산 죽통차

 

차를 달이는 정성이 우려마시는 방법과 무엇이 다를까 마는 각자가 차를 준비하는 정신과 마음이 다를 뿐이다. 차를 그냥 끓이는 것이 아니다. 무심코 아무렇게나 넣고 아무그릇에 팔팔 끓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잎으로 만든 차를 최적의 탕관으로 정성들여 달여 차를 낼 때는 또 다른 의미도 존재할 것이다.

 

그 차를 오늘도 음미해 보았다. 문제는 맛이 있다는 것에 더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이렇듯 각자의 방식으로 이전 차달임의 방식들을 여러 곳에서 각기 다른 차인들이 시연하고 있는 것을 목도하는 요즈음, 원래의 방법으로 회귀하여 그 맛을 찾아본다는 것, 그리 하는 것이 곧 차에 대한 구도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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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활 정경원

 

쾌활보이차 정경원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8월 중순이다. 2010년 쾌활보이차 사진 작업이 계기가 되어 알게 되었지만 보이차도감을 편집하는 과정에 전화와 sns로 연락을 주고 받은 일이 있다.

 

촬영에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은 조만간에 출간될 개정판에서 더 상세하고 바르게 교정되어 나올 것이다. 그러한 교정작업에 관련하여 한 번 차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의 찻자리에 올려진 다완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쾌활 정경원 대표의 찻자리에 놓인 다완

 

처음에 보이차를 마시기 전에 말차를 먼저 마시는 것인가 하고 잠시 의아했지만 그는 이 완은 말차용이 아니라 보이차를 끓여서 마시는 용도라고 설명을 했다.

 

그럼 다완에 어떻게 마시는가? 차는 당대부터 송대까지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원래 선조들은 끓여서 마셔왔다는 것에 착안하여 보이생차도 끓여서 마시면 차의 좋은 성분을 오롯이 마실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차 산지의 소수민족은 끓여서 마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은탕관으로 끓인 차

 

한 편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시대적으로 볼 때 거꾸로 간다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잠시뿐 그동안 필자가 만난 소수민족의 차법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면 포랑족의 죽통차도 생죽에 차를 넣고 죽통을 불에 끓여서 먹는 것을 체험하기도 하고 2004년 북경에서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보이차 전문점에서 약식으로 냄비에 끓여서 마시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는데, 그럼 어떻게 끓이는가 했더니, 이 방법은 특별히 고민하여 만든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만든 탕법에 모두 나와 있다고 한다. 다만 문헌에는 9장의 종이를 덮고 하지만 여기서는 7겹으로 종이를 겹쳐 싸서 사용했다고 한다.

 

먼저 다 마시고 지금 또 끓이고 있기에 미국제품 스텐 티 보온병에 담아 놓은 차의 맛을 보여주었다. 다완에 내는 차는 새롭게 양손으로 보이차를 마시는 기분도 역시 이채로왔다. 늘 이렇게 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다음에 가져온 차는 은탕관에 끓인 맹송이다.

 

맹송을 은탕관에 끓인 차(동영상)

 

맹송은 차성이 강하기에 5g의 차를 넣고 물 3리트 넣고 끓이는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걸린다고 한다. 완전하게 잘 끓이면 탕이 붉은 색을 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끓인 차는 은탕기에 해서 차탁위에 놓고 종이 덮개를 여니 붉은 색을 띄는 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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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대나무 표작으로 다완에 덜어주는데 그 맛은 차가 가진 쓴맛의 속성을 달게 해주었다.

놀라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만든 차의 성질을 완전하게 파악하고 그 소지자 입장에서 좀 더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다른 이와의 차별점이 있었다.

 

은탕관과 약탕관

 

두 번째는 우리가 어릴 때 봐온 약탕기에 달인 차를 내었는데 먼저 마신 차와는 조금 다른 맛이지만 그 성질의 순화된 맛은 여전히 감미롭다.

 

역사적으로 끓여서 마시는 자다법에서 옥다법, 포다법으로 변해온 다법을 다시 끓여서 마시는 탕법을 이 시대 보이 생차에 적용한 것에 대해서 흥미로왔다, 사실 생차(산차)에 대해서는 가끔 필자도 응용하는 방법인데 차성이 강한 것에 대하여 이렇게 마시는 방법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약탕기에 끓인 차

 

차를 마시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끓이는 공을 들여 마신다는 점에서는 정성을 다하는 느낌도 든다. 도구가 없던 시절에는 이렇게 끓이는 것만이 유일한 수단이었으리라 보고 탕법을 아주 오랜 시간 전의 음다법으로 알고 있지만 별다른 도구 없이 살아가야한다면 탕법이 가장 정답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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