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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송 전선 로동팽다도(傳宋錢選盧仝烹茶圖)

그림 가운데에 세 사람 중 둘은 마주앉아있고 한 명은 서있다. 대좌하고 있는 두 사람 중 한명은 화롯불에 부채질하고 있는데 화로위엔 단병호(單柄壺)가 놓여 있고, 그 옆에다 달리 하나 이층으로 된 주니제량호(朱泥提梁壺)를 놓았다. 정면에는 백의의 문사(文士)가 꽃무늬 있는 방석위에 앉아있는데 방석위에는 하나의 세 발 달린 솥 모양의 주니호(朱泥壺), 백자다구(白瓷茶甌), 주칠다탁(朱漆茶托), 쌍이수우(雙耳水盂), 기화책(耆畵冊) 등등이 널려있다.

그림 중에 그려진 바 파초나무아래 인공조경 사이에서 문인들이 모여서 서로 품명논서(品茗論書)하는 것은 명말 시대의 문인들의 은둔자적한 생활을 반영하고 있다. 명대의 문인들 예컨대 문징명(文徵明), 당인(唐寅), 축윤명(祝允明) 등은 모두 금기서화(琴棋書畵)에 정통한 인물들로 또한 차 애호가들이다. 그래서 명대 문인차풍(文人茶風)의 신국면을 개척하여 경치가 그윽하고 아늑한 산림이나 전원을 찾아가 품명하며 독서하는 한일귀은(閑逸歸隱, 한가로이 전원 속에 돌아가 유유자적하는)의 생활은 명대 때 그림에 자주 보이는 화면이다.

차를 내는 이와 차를 받는 이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인물로 대별된 화면 안에서는 참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서로간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게 되고 그 인물들은 과연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일까를 궁금해 하게 된다. 결국 차를 준비하고 차를 받는 이와, 차와는 관계없이 인물과 관련된 사람이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차라는 의미, 그리고 도구와 격식 등의 생각을 하게 하는 귀한 명화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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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징명의 품다도] 16세기

문징명과 심주(沈周)는 모두 소주의 문인세가 출신으로, 생활이 부유하여 한 평생 대부분 산림에 노닐면서 자연을 추구하였기에, 작품 중에 대다수가 그 주변의 생활모습이다.

문징명은 일생동안 차를 즐겨 마셔 일찍이 스스로 이르기를 : “나는 평생 술을 아니 마시지만, 그래도 차에 취해 산다네.” 그는 차로써 시와 그림과 서예에 도입하였으며, 그래서 그림 중에 표현해낸 명대 문인의 품다(品茶) 역시도 상당히 대표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림 가운데에 문징명이 그린 초당(草堂)은 그가 늘상 친한 벗들과 더불어 함께 모여서 품다(品茶)하던 곳으로, 3년 뒤인 가정 갑오(1534)에 문징명은 다시 〈차사도(茶事圖)〉를 그렸으며 그림위에다 또한 다구시 10수를 지었다. 이 그림위에 초당(草堂)역시 곧 이곳이다. 집, 노송,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그 어느 것 하나 <품다도(品茶圖)>와 다를 바가 없다. 이 해 3월에 문징명이 병들어 누웠기에 지형호구(支硎虎丘)에 가서 품다(品茶)할 수가 없자 벗이 찾아와 차 두세 가지를 갖다 주었다.

문징명은 병중에 호구 우전차를 맛보면서 드디어 이 그림을 그리고 또 <다구십영(茶具十詠)>을 썼다. 문징명의 품다차사(品茶茶舍)는 울창한 소나무 숲에 그윽한 경치로 그야말로 명대 문인들이 추구하던바 이상적인 차사(茶舍)의 경지이기도 하다.

차를 마시면서 시원한 그림, 또는 다향을 느낄 수 있는 茶畵 한 점 걸려 있지 않다면 무척이나 적적할 것이다. 이제 우리 찻자리는 이전보다 여유롭고 마음이 넉넉해졌다. 꼭 한 점이 아니라 그날 그날 분위기에 맞는 그림을 걸고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는 그리 요원한 일이 아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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