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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13 [신간] 한영용의 접빈,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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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미쉐린 원스타를 받은 <큰기와집> 주인 한영용 대표의 책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한영용의 접빈이다.

 

그 동안 사회 각계 어르신들을 모셨던 특별한 자리 중에서, 직접 찾아가서 음식과 차를 대접한 내용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사찰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차의 성지로 추앙받는 일지암으로 선정하고, 네 번째 암주로 소임을 맡은 법인 스님, 원주 스님과 대흥사 도반 스님을 모시고, 대중공양을 올리는 차원을 넘어선 정성을 다해 음식과 차를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칠불암 차회, 세한도에 수인하는 모습

 

하동 칠불암에서는 주지 도웅 스님과 김동호 전 문화융성위원장, 임권택 영화감독, 윤상기 하동군수, 김복일 국제창작다례협회장을 모시고, 저자의 향도 시연과 곱돌화로에 물을 끓여 차를 대접한 내용을 다례문화 기록의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고은 시인의 수원 자택에서는 감사다회로 식사와 차를 올렸으며, 소리꾼 장사익 선생의 자택에서는 삼복다회라는 이름으로 차를 대접하고 향을 올렸다.

 

문화계 인사와 원로 차인들을 찾아 자택이나 작업 현장에서 직접 식사와 차를 대접한 일을, 13가지 형식으로 상세하게 기록한 한영용의 접빈, 음식 문화 기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선희 원장 차실

 

목차

서문/‘시아본사나의 근본 되는 스승

1. 법인스님/일지암 다회

2. 임권택 감독/칠불암다회

3. 고세연 스승님/회고다회

4. 전명진 교무님/모심다회

5. 이시영 박사님/매화다회

6. 고은 시인/감사다회

7. 박석무 이사장님/다산연구소 10주년 기념다회

8. 류건집 교수님/상구하화

9. 신운학 원장님/양로다회

10. 고선희 원장님/문경 칠석 진다례

11. 전재분 회장님/사랑나눔다회

12. 장사익 민족가수/삼복다회

13. 청주 한씨/차례풍경

에필로그

저자소개

 

칠불암 선비다례 시연

 

추천사 (최영훈 -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향산에 들다

 

내 평생 동지이자 동생인 향산 한영용은 참 곰살갑다. 그를 본 지 10년 세월이 후딱 지났지만, 한복을 늘 입고 다니는 이유는 몰랐다. 그저 취향이겠지 짐작만 했는데 불과 얼마 전에야 피눈물 나는 사연을 들었다. 34년 전, 향산이 중학교 2학년 때 교복자율화가 시행되었는데, 모친께서 학교에 입고 가라고 직접 한복을 지어 주셨다. 그러나 향산은 어머니가 공들여 지은 한복을 밀쳐 두고 청바지에 점퍼 차림으로 등교했다나.

 

그리고 맞은 그해 추석 전날까지 새 옷 사줄 생각 없는 기색에 댓 발 나온 입으로 잠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추석날 머리맡에 다시 그 한복이 있었다 한다. 아버지께서 즐겨 입으셨던 한복을 뜯어서 지은 옷이니 늘 아버지께서 함께하는 것같이 생각하고 만인 앞에 기죽지 말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서 이 옷을 선물하니 더 남자답고 멋진 아들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는 어머니께서 직접 쓰신 손편지와 함께.

 

향산은 효심이 깊다. 어머니 칠순 때 18명이 짊어진 가마에 모친을 모시고 자신이 일했던 신라호텔 구석구석을 함께 돌았다 500벌이 넘는 한복을 직접 지어 주신 어머니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려는 생각에서였다. 향산은 그 추석날 한복 저고리 깃을 잡아당기는 순간 옷깃을 여민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으며 소름이 돋았다 한다. 그때 철이 든 것이었을까 어머니께서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기워 한복을 공들여 지어 내는 마음은 매사에 진중하고 큰 행사든 작은 행사든 늘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오늘의 향산을 만들었다.

 

효와 충은 늘 불가분의 관계다. 향산의 나라 사랑에 나는 목이 메는 경우가 많다. 호국의 달인 64일과 5일 향산과 임권택 감독님을 모시고 화순 적벽을 다녀왔다. 동복호에 태아가 누운 것처럼 생긴 배꼽자리 천제단에서 김승희 김애숙 선생 등 차인(茶人)과 살풀이춤으로 엄숙한 의식을 더 경건하게 만들어 준 최용현, 그 외 김혁수김진형마승철서영화 부부·박형규·방성열과 함께 차()를 올리는 천제를 지냈다.

 

모두 함께 국태민안과 조국통일을 빌고 또 빌었다. 그런 행사를 빈틈없이 총괄기획하는 향산을 나는 동생이지만 존경한다. 그가 임 감독님·김동호 부산영화제 위원장과 장사익 형 같은 분을 모시는 자세는 참 배울 만하다. 그러니 10년 가깝게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님을 도와 다산추모제의 다례행사를 정성껏 지내 왔으리라.

 

나 금송과 향산은 앞으로도 힘을 합쳐 차와 전통문화를 인성교육에 접목해 애국하는 인재들을 기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서 향산은 나의 동생이면서 동지다. 그런 그에게 헌사를 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참 기쁘다. 생각한 대로 사는 향산에게 하늘의 큰 복이 있을지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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