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가 차관이 150회 차회를 한 지 한달이 되어간다. 그리고 송년차회의 소식을 듣게 되면서, 연말에 바쁜 일정이지만 이번 차회를 관심있게 보게 된 것은 카페에서 30명 정원으로 공지를 하자 하루 만에 정원이 넘쳐나고 대기순번이 나왔다는 점이다.
차회 공지를 하고 대기순번이 나온다는 사실은 운영에 있어서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그간 여러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참가비 이상으로 아사가차회에서 가져갈 것이 있다는 점이다.
차뿐 아니라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훈훈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그 공간에서 다양한 차들을 시음하고 평가할 수 있는 차들을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차관에서 시행하는 차회 공지가 그래서 예비 참가자에게서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대기 순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참가비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70년대 보이차 73청병, 밀향귀비오룡, 대홍포, 명전요에서 만든 녹차를 7명씩 한 조가 되어 차를 마셨다.
필자가 속한 조는 김은호 회장이 팽주가 되어 처음부터 우리나라 녹차를 이복규 교수 다기로 우려 마셨다. 그 다음으로 대홍포, 오룡차, 73청병 순으로 마셨는데, 조별로 선정된 팽주는 대부분 차를 내는 경력이 많아서 차의 특성을 잘 살펴보면서 내었기에 두루 좋은 차 맛을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70년대 보이차 가운데 73청병을 마시고 여럿이 그 공감대를 형성해온 시간들이 한 해를 보내는 송년차회의 기쁨으로 남게 되었다. 차회에서의 만남과 반가운 사람들의 잔향, 그리고 남은 여운은 바로 아가사 차회가 진행하는 진정한 뒤풀이가 아닐까 한다.
10월 30일 오후 3시경 아사가 차관을 방문했다. 관장님과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젊은 외국인 4명이 중국차를 시켜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념 사진 촬영을 해주고 싶어서 다가갔는데 그 중 한 사람이 과거 연세대학교에 교환 학생으로 와서 공부를 하였기에 한국어를 할 줄 알았다.
그래서 좀 더 재미있는 영상을 담아 보고자 동의를 구하고 촬영후 유튜브에 올린 영상인데, 아사가차관 김이정 관장님 얼굴과 목소리를 담은 공식적으로는 유튜브 1호 영상이 되었다.
경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제4회 세계차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루었다. 그것도 유료라는 구조를 가지고 진행되었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 차문화계 역사상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76개의 부스가 손님들에게 정성껏 차를 내고 방문객은 유료 티켓으로 마시고 싶은 곳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 이날의 행사는 지금까지 차 행사장에서의 차는 늘 공짜라는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4회를 이어오면서 특별석 10만원과 일반적 1만원의 가치에 따른 구분된 찻자리의 형식도 정착되었다.
특히 이번에는 특별석에서 73청병과 특급 목책철관음을 내는 자리는 두 팽주가 각각 독립적인 자리를 가지고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내면서 손님을 맞이한 것은 이번 차회에서 특별한 이벤트로 보였고 손님 입장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일반석에서는 부스에 따라서 왜 이런 자리가 일반석일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기획과 실행이 좋은 찻자리, 외국인이 내는 찻자리 같은 흥미로운 자리가 많았다.
본 행사를 마치고 다음날 외국인을 위한 이벤트로 이복규 교수의 작업실에서 가진 라쿠다완 체험과 본인의 다완에 말차를 한 잔씩 마시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이복규 교수의 특강과 중국 사람이 내는 찻자리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날 또 하나의 이벤트는 작업장이 있는 갤러리가 청도의 대표 예술놀이터이면서 청도를 대표하는 여가문화향유 명소로 인정받은 “맘갤러리”에 이벤트 전문 기업에서 무대를 만들어 국악 밴드 나릿 팀의 연주와 공연이 있었다. 이 시간에 예상 외로 손님들에게 축제의 분위기를 안겨주었다.
30일 오전 아사가차관
오전 10시 50여명의 외국 손님이 아사가차관 1층을 가득 메웠다. 3줄의 탁자에 모두 앉고 한국인은 옆이나 뒤에서 서서 행사를 지켜볼 정도다. 여기서는 첫날 행사 공연을 보지 못한 한국과 외국인들을 위한 자리로 중국 1팀 대만 1팀 그리고 장취호 연출을 하였다. 다법 연출은 모든 사람이 가까이서 손동작 하나하나를 살펴볼 수 있는 것으로 작년에 이어서 이번 행사도 이 부분은 모두 만족하였다.
30일 오후 황용골 차회
필자는 늘 생각한 것이 황용골 차회만으로도 전국에서 손님을 유치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믿고 있는 데, 이번에는 외국 손님을 중심으로 한 차회가 되었다. 경주국제차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신 외국 분들에게 답례와 같은 차회다.
모두 7개의 장소에서 7가지 차를 내었다.
특별히 순번은 없지만 5명 또는 6명씩 조를 짜서 방마다 다니며 차를 마시는 것인데 이 방식은 오래전부터 전국에서 많이 하고 있는 형식이다.
하지만 황용골 차회가 다른 곳과 다른 점은 집 주인이 다른 한옥 세 곳에서 서로가 문을 활짝 열고 7개의 찻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국내외 적으로 만나기 어려운 토픽감 차회다.
이 집의 중심으로 볼 때는 강선생 집(수졸산방)에서 홍선생님은 무이암차를 이재란 선생님은 우리나라 녹차를 내는 방에서 차를 내었다.
김이정 관장의 집에서는 두 자리가 있는데 윤지헌에선는 박임선 선생이 2012년 노반장을 내었고, 아사가 김이정 대표 차실에서는 92년 철관음을 내었다.
그리고 뒷집에서는 김은호 회장님의 연하지실에는 73청병을 내고 차실 유암에서는 83년 동정오룡을 내었다. 세 집이 문을 모두 열고 차회를 하였다. 6시가 넘어서자 주변이 어두워졌는데, 마당에서 본 마지막 찻자리의 불밝힌 방들은 마치 차실의 기운이 넘실대는 듯 하였다.
제4회 경주세계차문화축제가 한‧중‧일 차인들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쳤다. 올해는 중국 30명 대만 17명, 일본 11명 등 58명이 27일 김해 공항으로 입국하였다. 부산과 울산, 포항을 기점으로 하여 각각의 독립적인 부스를 통해서 손님들에게 차를 내는 방식을 티켓을 판매하여 운영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무대 행사는 한국측 학춤(박소산), 숙우회의 ‘번기헌다(정운제)’를 시작으로 하여 말차(일본다도, 스즈끼상), 고금(매화삼농), 어린이생활다례와 같은 공연들이 한국과 일본, 중국 순으로 이루어졌다.
대만다도
국내최초로 국제행사에서 특별석과 일반석으로 나누어 티켓을 판매하였고,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사전에 구입하거나 현장에서 구매하여 차를 마셨다. 특히 올해는 특별석에서 73청병 보이차 찻자리를 세 군데서 냈고, 2009년 목책철관음 특등 자리인 손희동, 오금섭 자리는 사전에 시간 예약을 해야 차를 마실 수 있을 만큼 호응이 좋았다.
유료 찻자리를 특별석과 일반석으로 구분하여 4년 연속으로 치루었다는 점은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차문화행사가 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국 최초로 티켓 판매를 통해 차 행사를 시행하고 성공한 사례가 된 점에서 경주세계차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이는 통역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자원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아사가차관 회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기에 가능했다.
76개의 부스에서 내는 찻자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나뉘었는데, 일본 선생님 한 분은 85세의 나이에도 하루 150잔의 말차를 내었다. 한국인이 내는 찻자리는 다양한 방식의 차를 내었는데 우리나라 녹차를 맛있고 격조 있게 내려고 준비해온 곳이 많았다.
그 가운데 이재연 선생님은 필자가 4회째 지켜본 바에 의하면 매년 스스로 찻자리를 업그레이드해 왔다. 이 행사에 참여해서 손님들에게 차를 내는 데 있어서 격조 있게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주 모범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번 경주세계차문화축제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좋은 사례를 조금씩 더 보완해 나가면 국내에서 독보적인 차문화 행사가 될 것을 확신하게 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함께 전하면서, 내년에는 더 알차고 멋진 찻자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