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파 이정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7.17 차도구 작가들의 작품 가격에 대한 오해 1
  2. 2012.05.21 차인(茶人)소장 아름다운 차도구 품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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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정희 요, 물항아리(차도구 옥션 7월 15일 232,000원 낙찰) 시중가 200만원

2013년 봄 국내 유일의 차도구 전문 옥션이 문을 열고 매월 150점 전후의 경매를 해왔다. 이제 통산 14회가 된다. 1년 전보다 소장가들이 팔기 위해서 출품하는 수량은 늘어나지만 경매에 참여하는 인원은 매입에 적극적이기보다는 관망하는 쪽이 조금 더 많은 편이다.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잠재 고객은 3년 뒤에 움직이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경매라는 것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이 리스크는 판매자와 구매자 양측이 동시에 가지는 부담이다. 판매자에게 있어서 리스크는 소매가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고, 구매자로서의 리스크는 잘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실력이라는 리스크이다.

어떤 작가에게 경매 물품을 의뢰했다. 그는 당신이 판매하는 소매가격이 40만원에서 60만원 정도 하니, 경매 시초가를 20만원-30만원을 고집했다. 이런 경우 경매 결과는 NOT RESERVE이다.

본인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엔 판매자를 이해하기 힘들다.
온라인, 오프라인에서도 경매 시작가는 누구나 혹할 수 있는 가격에서 출발을 한다. 소비자가격이 만 달러 이상 가는 공산품을 경매할 때에도 단돈 1달러에서 출발을 하는 게 이베이 세상이다. 곧, 요즘 온라인 세상에서 온․오프라인에 옥션이라는 틀을 가지고 출품되는 물품들은 대부분 이 룰에 따른다. 최소한의 가치를 보장받겠다는 것은 리저브 가격을 명시하고 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면들은 구매자 모두가 이해한다. 비현실적인 가격에 낙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 저변에 깔린 의식은 그 물품에 대한 신뢰도와 희소성이다.

그 물품이 세상에 나와 사람들로 하여금 공통적인 가치를 느끼게 할 만큼의 완성도와 희소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먼저 스스로에게 반문해야 한다. 온라인은 작가들에게 혹독한 심판대이다. 세상을 앞서 나가서도 안 되고, 뒤처져서도 안 된다. 취향에 따른 판매는 극소수이다.

작가들이 옥션에 작품을 내 놓을 때에는 기획을 하고 홍보하는 입장에서 막말로 던져야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작품들이 세상에 나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는 시간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면 누구나 작가를 할 것이다. 작가는 작품을 만들 때도 외롭지만 그의 작품이 인정받기까지가 더 외롭다. 진실로 철저한 검증의 시간이 옥션이다. 그곳에 자신의 생각을 고집한다는 것은 아마도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굳혀진 가치 논쟁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으나, 뒤집어 보게 되면 구매자를 정말 너무 모르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신의 작품에 자신을 가지고 ‘내 작품들을 세상 사람들이 쓴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홍보하는 특별기획이라고 의미를 두자. 리스크는 당연한 것이다. 작가자신이 세계에서 추앙받아 옥션에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오히려 가격을 예상가의 1/3 수준에 출발을 시켜보면 단박에 답이 나온다. 작가가 우려하는 그러나 1/3 가격에 팔리면 작품가가 낮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 그 가격이 원래 얼마라는 것을 구매자들은 알고 있다. 소홀히 다루지 말아달라는 친필 편지는 더욱 소중한 작품으로 남을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과거 분위기에서 50만원에 구입해 간 차도구들을 현재에 이르러 차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팔려고 할 때 10만원에도 팔리지 않는 것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5만원이라도 금전으로 바꿀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작가의 작품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일까? 사고파는 것이 업이 아니라면 그 작가의 작품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작품이 때를 잘못 만나 헐값에 이동했다고 할 뿐이다.

반면 월파 이정환의 화병은 1000원 시작 경매에 놓아도 8명이 1000원씩 올려가며 52,000원에 낙찰되었다. 찻잔도 작품성만 좋으면 시작가와 상관없이 20만원 이상 거래된다.

이는 ‘시작가의 잘못’이 아니다. 그 가치를 알아보는 빠꼼이(눈밝은) 도사들은 세상천지에 깔려있다.
그들은 이것을 얼마나 싸게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목적으로 두지 않는다. 필자 같아도 ‘어느 선이면 내가 가져오겠다’라는 각자의 마지노선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경쟁이 붙는다면 상향조정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것이 가치다. 이런 것이 옥션이다. 이렇게 작가와 작품은 공개적이고 철저하게 검증받는다.

훌륭한 작품은 작가를 모르더라도 고가에 낙찰이 된다. 사진을 아무리 엉망으로 찍혔어도 사람들은 알아보고 문의를 한다. 이제 우리나라 사기장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 나도 작가라는 허상을 빨리 걷어내어야 한다. 그것만이 살 길이다. 경매를 두려워해서는 작가로서 작품세계에 프로정신을 담아낼 수 없다.

이중섭은 미도파 화랑에서 자신의 그림들이 팔린 후 사람들에게 일일이 차후 다시 그려 주겠다는 언약을 했다. 이는 그 작품들이 허술해서가 아니다. 그만한 가치를 받고 팔려나가는 구매자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워서 한 언약이었다.
우리 작가들 중에 자신의 작품을 팔고 나서, 그 배송되는 소포 속 편지에, ‘저의 작품을 구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소를 알려주신다면 일 년 뒤 더 성장한 작품을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내용이 있다면 아마도 그 작가의 위상은 대한민국 최고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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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014년 7월 15일 차도구옥션 떨이경매에서 1,000원에 시작된 우송 김대희 선생의 백자 달 항아리가 8명이 참가하여 최종적으로 794,000원(NO.경매번호: 2039)에 낙찰되었다. 이 작품은 시중가 500만원 공지되었다. 몇 개월 전에는 시작가를 100만원으로 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7월 14일 차도구옥션 떨이경매에서 1,000원으로 시작한 신정희 선생의 수지(물항아리)는 시중가 200만원이 공지되었다. 결국 13명이 경매에 참가하여 232,000원에 낙찰되었다.

7월 14일 같은 날 떨이경매에서 송기진의 다완이 1,000원으로 시작되었다. 시중가 100만원 공지되었다. 결국 12명이 참가하여 182,000원(NO.경매번호: 2347)에 낙찰되었다. 이 다완도 6월에는 시작가를 30만원으로 하였다.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과거 순진한 차인들을 상대로 판매해 왔던 방식의 사고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면 우리나라 차도구 시장은 더욱 참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작가에게 100만원, 500만원, 1000만원으로 구입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 당시 그럴만한 정황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작가를 직접 만나서 구입하는 프리미엄도 있다. 하지만 경매에 출품할 때는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 가지, 아직 경매에서의 평가 또한 완전한 평가는 분명 아니라는 말도 덧붙인다. 관망하고 있는 잠재고객이 수면 위로 올라올수록, 그 가치 평가에 대한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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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수상작 다완부분 '진'. 출품자 고선옥. 작가 월파 이정환]

차를 마시는 사람이 차도구를 얼마나 소중하게,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사용해 왔는가 하는 것은 차도구가 변화된 모습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릇은 세상에 나왔을 때보다 세월과 함께하면서 익어가는 모습에서 얼마나 잘 만들어진 기물인지 알 수 있다. 고려시대 사찰이 그러하고 조선조 가옥이 그러하다. 그만큼 차도구에 대한 세월과 함께 지내온 연륜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행사는 아마도 사기장들이 가장 폐부 깊숙이 느낄 수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 얼마만큼의 정성과 정확한 제작, 그리고 세월을 견뎌 온 작품들을 보면서 작가나 사용자들은 그 시간과 기물에 보다 정확한 판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 까지는 문경칠석다례 행사의 부대 행사로 해 온 것을 이번 16회째 부터는 아름다운 차도구의 품평을 통해서 수상작은 D/B작업을 하여 ‘아름다운 차도구 품평’행사로 우리나라 최대의 차도구 전문 생산지역에서 독자적으로 문경다례원(원장 고선희)이 주축이 되는 행사로 변신하고자 한다.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집에서 잠들어 있는 차도구의 가치를 일깨워 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 이런 일들이 결국 우리나라 차도구의 가치 확립을 시키는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일시: 2012년 8월18일(토) 오후 5시 / 장소: 문경새재 야외공연장

주최: 문경다례원 / 후원: 문경시. 문경전통도자기협회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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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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