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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차 광주리 

 

필자가 육보차에 대해서는 보이차 만큼이나 좋아한 적이 있다. 이제는 좋은 육보차를 만나지 못해서 그러한 감동은 없지만 그래도 지난날의 좋은 맛을 내어 주는 육보차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좋은 맛을 내어준 차가 육보차가 아니라 운남 이무차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육보차 광주리에 든 차가 육보차가 아니라 보이차 60년대 차를 마신 것이었다.

 

그런 진실을 알고 난 이후에는 오래된 육보차의 광주리를 보면서 외형과 맛을 확인하는 습관이 들었다. 그런 시점에 또 비슷한 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이 육안차인데 그 내용물은 육안차가 아닌 보이찻잎이다. 원래 육안차는 안휘성 차로서 소엽종인데 대엽종으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맛은 90년 만든 차의 공통적인 맛인데 입창한 흔적이 보이는 차다.

 

육안차 내비

 

과거 같으면 이 차는 가짜다라고 할 것인데, 이제는 엄연히 육안차 광주리인데도 보이차가 들어 있으니 보이차라고 생각하고 마신다. 이날도 모 가게에서 서로가 알고 마시는 차인데 간만에 90년대 중반의 잘 익은 차 맛을 음미하고 온 시간이었다. 이런 것을 현실에서 보고 웃어넘기면서도 과거 차 제조 현실을 이해하며 즐기게 된다. 입창한 차인데 그 시대 대부분의 차들이 이런 맛으로 만나게 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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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가 김이정 대표, 차회에서 마실 홍인을 보여줌]

차의 고향 중국은 전 국민이 차를 마시는 생활이 일상화되어 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침부터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택시운전 기사에 이르기까지 ‘표일배’에 차를 넣고 다닌다. 이러한 일상의 차생활이, 그들의 기름진 음식문화에서 생길 수 있는 성인병 발병률을 낮추게 한다는 것은 그동안 여러 학술지에서 발표된 바 있다.


집안이나 친지, 친구의 경사로운 일에 차를 선물하는 풍토는 중국 본토와 대만의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그 규모는 이제 홍콩과 대만, 중국이 같이 갈 만큼의 시장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차의 유입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마시고 있는 차가 보이차다. 그것은 2012년 발행된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에서 160명의 개개인의 차생활 기호에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그대로 나타나 있다.

보이차를 마시는 많은 부류의 개인은 처음엔 건강을 위해서 시작한 차생활이라도 시간이 가면서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차가 되었다. 그 문화 중에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한 가지 모습은 차관(찻집)에서 참가비를 내고 차 맛을 경험해 보는 차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주 ‘아사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조기광운]

용기 있는 결단과 실행
골동보이차에서 특정 차를 지목하고 차맛을 보는데 비용을 내고 회원을 모집했다는 점에서는 보이차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 보이차에서 그같은 수준의 맛을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골동 보이차의 대표격인 ‘홍인’이라는 인급차 차회 발표 자체가 용기와 결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참가비 35만원, 10명 한정’이라는 조건을 내 걸고 ‘아사가 카페’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차회를 열게 되었다. 최종적으로는 11명이며, 필자는 공식 게스트로 참여하여 실제로는 12명이 함께 마셨다. 필자는 당일 연락을 받고 강원도 춘천에서 내려갔는데, 7시 오픈 시간에서 1시간 늦게 도착되어 차 마시기 전의 식사 시간을 넘기고, 첫 번째 육안차를 다 마셔갈 시점에 도착하였다. 그래서 이 부분의 사진과 내용을 볼 수 없다는 점을 밝힌다.

 

[광운공병 40g]

두 번째 마신 ‘조기광운’ 40g으로 12명이 마셨다.
차를 마시기 전에 광운공병 차를 촬영하면서 ‘요놈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기광운’은, 단맛, 쓴맛, 떫은 맛 가운데 쓰고 떫은맛이 섞였지만, 기분 좋은 쓴맛이 더 강하게 밀려오는 맛을 느끼면서 오랜만에 좋은 광운공병을 예고 없이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었다. 사실 이만한 품질과 유통되는 가격으로 본다면 본 차를 마시기 전에 마시는 차로서는 조금 과분한 차이다. 다시 말하면 차회를 주관한 사람의 ‘통 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김은호 회장, 이복규 사기장]          

 

           [우동혁 국장]

개인이 가져온 차를 함께 음미한 시간
 
서울에서 참석한 우동혁 국장을 오랜만에 이곳에서 만났다. 서울, 진주, 포항, 대구에서 모인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차에 대한 경험담과 정보를 재미있는 표현으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홍인을 마시기 전에 입을 씻는 기분으로 이 차 한 번 마셔봅시다’고 하며 산차를 내 놓았다.(사진 아래)

 

[참여한 사람이 제공한 보이산차와 탕색]

메인 차를 마시기 전에
서버용 차를 주관하는 곳에서 준비한 것 말고도 참여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온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이런 특별한 날에 자신이 음용하는 차를 꺼내어 함께 마시고자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교육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 차를 통해 상호학습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그날의 산차는 세월감도 보이는 것으로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차로서, 그 차를 음미한 사람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서 즐겼을 것이라 본다.

 

           [홍인차를 마시기 전, 가래 떡과 화전]

 

[인급보이차의 주인공인 1950년대 홍인]

 

           [홍인, 자사호에 넣기전]

 

[보이차 홍인을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김이정 대표]

 

보이차는 ‘같은 보이차라도 정작 마주한 보이차가 단 한 번도 같은 차가 없었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바로 보이차의 특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말이다. 홍인을 말하면서, ‘옛날에는 흔하게 마신 차가 갑자기 귀족차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10년 전에도 그렇게 흔한 차는 아니었다. 현재는 ‘홍인’의 가치를 가장 잘 확인시켜줄 수 있는 곳은 홍콩 상인이다. 그들이 차의 포장지를 열지 않고도 수천만 원 호가하는 차에 현금을 지불할 수 있는 차의 주인공이다.

[1950년대 보이차 홍인의 첫번째 탕색(좌)과 13번째 탕색(우)]

춘천에서 전화를 받고 내려오면서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만약 홍인 맛이 필자가 기대한 수준의 차가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참 좋은 홍인 맛의 DNA를 풍부하게 간직하여 입안 가득 품어주었다. 32g으로 12명이 마셨다.

세세한 맛을 전부 말할 수 없지만, 그 내포성은 13번째까지 우린 맛과 탕색이 대변해준다. 필자는 다음날 오전 부산의 모 사찰에서 오래전에 기획된 차 약속이 있었기에 황룡골 차실에 함께하지는 못하고 나왔지만, 그날 반갑게 맞아 준 경주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우리나라에서 보이차 전문점이라고 내세우는 곳에서 감히 실행하지 못하는 인급 차회를 주관하는 아사가 김이정 대표님의 무궁한 사업 번창을 기원 드린다.

상기 내용은 <아름다운차도구 NO.6>에서 기사로 나올 예정.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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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시 소재의 문화재로 지정받은 한옥을 국악하시는 현문선생님과 함께 방문했다. 차실 주인은 윤회매(輪回梅)를 작품으로 만드는 다음 김창덕 선생이다.

다음 선생이 만든 윤회매는 차실을 들어서면 마주보이는 벽쪽에 연출되었다. 밀랍(beeswax, 蜜蠟) 으로 제작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 선조들이 해온 방식으로 만들었지만 생화같은 느낌을 받았다.

과거 옥(玉)으로 깎거나 산호로 장식을 하고 비단으로 꽃을 만들어 밀랍을 입힌 당시의 유물들의 화려함을 밀랍만으로 색을 내어 조형하는 것은 고려말에 보여지던 장식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전통이라고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약간씩 시연되고 있는 고급문화중에 하나이다.

화병을 고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지만 당시의 병이 귀한 것이니 어느 병을 사용한다고 해도 고려시대의 나이를 먹었으니 주병이든 무슨 상관이랴 세월을 머금은 고즈넉한 세월 속에서 소중히 보관하고 남겨두는 진지한 광경과 전체적인 고아한 분위기는 길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옥에서 윤회매를 감상하며 마신 차는 철관음과 보이차, 육안차였다. 특히 육안차는 세월의 맛이 어울려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었다. 노차로서의 육안차는 필자가 호남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마신 것으로 기억된다. 
다음 김창덕 선생은 차를 내는 단아한 모습에서 예인의 멋스런 아취를 볼 수있었다. 중국 차 산지를 다니면서 채엽한 찻잎을 보존하여 손님께 보여주면서 찻자리의 운치를 더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 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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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맛을 논할 때는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만이 앞선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차의 맛을 개인적인 취향으로만 판단 할 수 있을까?

가격 대비를 기준으로 음식을 잘 하는 집이라고 소문이 난 곳은 누가 와서 식사를 해도 맛이 있기 때문에 모이는 것이다.

보이차의 붐이 거세게 몰아쳤을 때에는 보이차 이외의 차(茶)는 차가 아닌 것처럼(일부 상인들 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 손의순 육안차] 그 반면에 일정 수준 이상의 보이차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보이차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인은 보이차의 유통 자체를 부정하며 다른 종류의 흑차가 사람의 몸에는 더 좋은 차라고 내세우는 현상이 오늘날의 우리나라 차문화의 한 단면이다.

덕분에 한 때 차의 축에도 끼어들지 못한 복전차가 대 유행이다. 차꾼들은 이쪽이든 저쪽이든 취향대로 움직이면서 차를 즐기고 있다. 자신이 마시는 차가 진짜로 몸에 좋은 차라고 하면서. 이런 경우는 약간의 주관적 견해의 개입을 부정할 수 없다. 지방과 서울은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유행과 함께 순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의 중심에서 육안차는 논외의 차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이영자, 박정호]

육안차는 누구나 맛을 좋아하거나 즐길 수 있는 차가 아니었다. 특별히 이유를 논할 필요는 없지만 첫째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둘째로는 좋은 차를 접할 기회가 잘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육안차에 대한 가치 평가에 개인적인 주관이 개입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 또 비교해서 맛을 볼 수 있는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주변에서 양질의 육안차를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몇몇 마니아층에서만 즐기는 차라고 하는데 크게 부정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필자도 최근 10년간 육안차로서는 명차라 할 수 있는 손의순 육안차를 여러 경로를 통해서 또는 꾼들이 모인 자리에서 마셨다. 하지만, 명성만큼이나 좋은 차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차를 만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1월 13일 부산에 있는 중국다예연구소 이영자 원장과 회원 5명이 함께 대구 쌍어각(대표 박정호)에 방문하여 대접 받은 차가 손의순 육안차였다. 그날의 육안차 맛은 필자가 이전에 마셨던 손의순 육안차에 대한 선입견을 일시에 지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육안차로서 좋은 차가 무엇인가라고 할 때 한 마디로 답변을 할 수 없는 것이 차의 맛이지만, 흑차 가운데 관심을 받지 못해서 차의 중심에서 밀려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맑고 깨끗한 맛이 세월의 기운과 함께 풍겨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고, 가슴과 눈과 입으로 느끼고 보고 들으면서 마음까지 맑아지는 맛을 음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필자에게는 손의순 육안차에 대한 이미지가 오랜 기간 청명한 마음으로 간직될 것 같다.

육안차 이전에 마신 대오룡차는 극품. 박정호 선생의 깊은 내공이 함께 어우러져 나온 맛으로, 차가 가진 진정성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알게 하였다. 운남성(윈난성)에 들어가기 하루 전에 귀한 시간과 차를 내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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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차는 대엽종과 소엽종이 있으며, 육안차는 소엽종의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이다. 차를 만드는 방법은 보이차의 청차 제다법(살청―유념―건조―포장)과 비슷하다. 완성된 차는 대나무 잎으로 싼 대바구니에 담은 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형화 된다. 퇴적이나 악퇴를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찻잎 색은 광택이 난다. 육안시에서는 생산이 중단되었으나 광동지역에서 육안차와 동일한 모양으로 새롭게 생산되기도 한다.

보이차와 같은 흑차류는 천량차나 상첨차, 육보차, 육안차 등으로 다양한 차가 존재하고 있다. 보이차 이외의 흑차들은 국내에서 평가절하 되어 있다. 그중 육안차는 보이차 보다 못한 차로 평가받는데 이는 잘못이다. 왜냐하면 모든 차는 현재 가격으로 차를 논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만들어진 육보차, 육안차 등은 가격대비 좋은 차의 맛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차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석우.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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