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보이차 홍인 25g

아사가 차관에서 참가비 50만원 하는 ‘인급차회’를 3회 연속하여 가진다는 공지를 보았을 때 반가운 마음과 함께 우려되는 점도 함께 있었다. 그것은 ‘인급차회’로서 주인공인 보이차 홍인의 절대적인 수준과, 함께 마시게 되는 다른 차의 수준이 말로만 유명한 숫자보이차가 될지 아니면 그 이름에 걸맞은 수준의 차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이 필자로서는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조기홍인과 정홍인을 맛으로 구분하지 못할 때와, 73청병도 이름값 하는 차의 맛을 바르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었는데, 모두 기우였다는 사실은 이번 차회 뿐 아니라 다음 ‘인급차회’도 기대를 가질 수 있게끔 하였다.

차회를 시작하기전 와인으로 건배

참여한 인원은 차회를 주관한 김이정 대표와 공식적인 취재를 위해 참여한 필자를 제외한 10명이다. 가장 멀리서 참석한 분은 서울에서 온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이며, 가족이 함께한 분은 김은호 경주상공회의소 회장님과 최근에 결혼한 아들 내외가 참석하였다. 차를 마시기 전에 닭가슴살 샐러드와 두부김치전, 전복레몬조림, 무삼채에 딸기 쌈, 양송이찜, 도라지 탕수육, 감자 샐러드, 바나나에 말차가루가 올려진 별식과 함께 스테이크로 서양식 저녁 식사를 했다.

대만 삼림계 오룡차

 

고전문화 황영하 대표의 오룡차 공정에 대한 이야기

사진 왼쪽부터 홍인 철관음노차 보이차 73청병

 

첫차는 대만 산림계 오룡차를 마셨고 두 번째 차는 홍콩에서 구매한 40년간 홍배하지 않은 철관음 노차를 8g 단위 포장된 차 하나를 다 넣고 우렸다. 이 차는 어떤 형식으로 마시든 홍콩에서 마실 때와는 감동이 다른 맛이지만, 철관음 노차로서 이만한 차를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차다. 흔히 노차라고 하는 오룡 계통의 차는 이 차와 비교하면 장난친(?) 차와 그렇지 않은 차의 맛이 어떻게 구분되는가를 보여주는 차다.

김은호 회장님의 보이차 애찬론을 들려주는 모습

김은호 회장님의 아들과 며느리, 아이폰으로 사진 촬영


세 번째 차로는 73청병을 30g으로 해서 마셨는데, 맛은 조금 거친 편이었다. 차호를 조금 큰 것을 사용했다면 거친 맛이 감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이 차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었던 김이정 대표는 맛이 좋은 안심부분을 잘 섞은 탓으로 장향을 품고 73청병의 고유한 맛은 그대로 그대로 품어내었다.

홍인을 마시기 전 다식먹는다

오늘의 주인공 홍인 25g
네 번째 오늘의 메인차 정홍인은 필자가 한국의 보이 노차 마니아들과 여러 곳에서, 그리고 대만에서 정홍인이라고 해서 마셔본 차와 거의 일치하는 맛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홍인 탕색

홍인엽저

도곡 정점교 정조이라보다완

마지막에는 늘 똑 같은 방식의 말차를 마신다. 이번에는 도곡 정점교 다완으로 말차를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 한 잔씩 마셨다. 필자는 정조이라보다완에 마셨다.
귀한 차를 12명이 한 자리에서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은 차를 맛있게 내었기 때문이다.

차의 상태에 따라서 같은 병차에서도 부위별로 잘 섞어 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쉽지 않다. 차를 내는 것도 도(道)에 정진하는 것과 같이 보이 노차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우려내는 김이정 대표의 내공도 함께 보여준 자리가 되었다.
아사가 차관의 다른 기사
2014/01/12 - 다미향담(90) 아사가 신년 차회 보이차 8582, 7542
2013/11/08 - 아사가 차관, 변화된 찻자리
2013/10/27 - 아사가 차관 개관 기념 음악회


Posted by 石愚(석우)
,
반응형


-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잠시의 입니다-
어제 오후 장대 같은 빗줄기를 차창으로 보면서 지방 출장을 가고 있던 중, SNS로 문자 알림이 왔다.

경주 문화의 거리에서 2013720일까지 운영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더 나은 모습으로 뵐 수 있도록 충실한 준비를 거쳐. 이전 장소가 정해지는 대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이정 올림
김이정님은 경주의 전통다원 아사가를 운영하는 대표다.

지난주 금요일 아사가에서 무지홍인 차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아사가가 문을 닫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인급 차회를 주도적으로 열면서, ‘남인 철병’, ‘홍인’, ‘무지 홍인차회를 연속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경주라는 지방 도시에서, 그것도 해당 차회 차() 금액 정도만을 회비로 받고 열 수 있다는 것은 보이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화젯거리였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말하면 현재의 아사가로는 더 이상 확장된 일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기에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어야, 한국에서 차관(찻집)을 대표하는 이름, 그리고 그 이름에 걸맞은 웅지(雄志)를 펼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곳에서 6년 동안 A급과 B급의 차회를 한 달에 두 번이나 가진 것만으로도 아사가는 이 시대 차관으로서는 성공한 사례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아사가 차회 참석해 보았나요?’ 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되고, 하게도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아사가 문을 열었습니다는 소식을 기대하며 기다린다.
그동안 수고하셨고, 여러 번의 차회에 초대해 주신데 대한 감사한 마음도 함께 전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