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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량즈 차농과 계약한 날

 

이번으로 멍하이 일기 마지막 글을 올립니다. 처음에 일기형식으로 막연히 시작한 글이 석우연담 박홍관 선생님의 초청을 받아 여러분들에게 회자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설픈 글을 한국최대의 차 관련 블로그 석우연담에 카테고리까지 만들어 올려주신 박홍관 선생님께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죄송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보이차를 만드는 사람이 저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저보다 경험도 많고 뛰어난 분들도 계실 텐데 어쩌면 일방적일 수도 있는 저의 생각을 공적인 공간에 일년여동안 연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혹여 그동안 읽으면서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양해의 말씀드립니다. 보이차를 좀 더 투명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저의 소망을 논의의 장에 올리는 노력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제가 그동안 보이차를 만들면서 전체적으로 느낀 점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지역적 차이입니다. 현재 보이차는 크게 이우, 멍하이, 린창, 푸얼 네게 지역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각 지역마다 유명 차산지가 있고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우선 토양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멍하이 지역은 대부분 홍토이고 땅 심이 깊습니다.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곳을 지나다보면 지표면의 수십미터 아래에도 돌멩이 하나 없는 홍토 천지입니다 토양의 진화 과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직감적으로 홍토는 아직은 젊은 정열적인 그 무엇인가를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멍하이 지역의 차맛은 대체로 강열하고 풍부한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쓴맛이 약간 강합니다.

 

그리고 푸얼과 린창 지역은 대체로 돌멩이와 바위가 많습니다. 홍토가 세월이 흘러 돌로 바위로 굳은 느낌입니다. 맛은 평균적으로 멍하이 지역에 비하여 안정적이고 정제된 느낌이라서 인생 중년의 중후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떫은맛이 약간 도드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우 지역의 토양은 홍토가 굳어 바위가 되고 다시 풍화되어 흙이 되어 쌓인 느낌입니다. 맛은 순하고 부드러우며 매끈합니다. 흡사 산전수전 다 격은 노년의 여유로운 풍미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단맛이 비교적 좋습니다.

 

그리고 변경지역인 미얀마는 린창에 인접한 곳과 멍하이의 포랑산에 인접한 곳으로 나눌 수 있는데 린창 쪽은 비교적 달지만 맛이 단조롭고, 포랑산 쪽은 쓴맛이 강한 품종이 많습니다. 배트남, 태국 쪽은 기온이 높아서 그런지 맛의 밀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이우 쪽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오스 차는 잘 선택하면 이우 쪽의 고수차 맛과 흡사한 경우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맛이 엷은 편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토양 전문가도 아니고 맛 또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리 느낄 수 있으므로 저의 느낌이 각 차산의 특징을 확정짓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제가 보이차가 생산되는 이백여 곳의 차산지를 일일이 다니면서 살펴본 환경과 시음해본 평균적인 맛을 정리하자면 대략 이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차맛을 결정짓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품종입니다. 근년에 심은 소수차밭에는 대부분 같은 품종으로 식재되어 있지만 고수차의 경우 어느 차산을 가 보아도 다양한 품종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차나무의 모양도 다르고 잎의 크기도 다르며 색깔도 다릅니다. 저의 경험으로 등나무처럼 가지가 휘어진 종류는 화향이 좋고, 소엽종은 단맛이 좋으며, 백호가 많고 흰색이 두드러지는 품종은 쓴맛이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는 토양입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같은 품종이라도 홍토가 많은 지역과 바위지대에서 자라는 차맛은 다릅니다. 세 번째는 일조량입니다. 차나무가 자리한 위치에 따라 일조량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대체로 양달쪽은 단맛이 좋고 응달에는 쓴맛이 강한 편입니다.

 

기타 해발 고도의 차이, 밀식이냐 산식이냐의 차이, 차나무 수령의 차이, 등이 차맛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입니다. 그 외에도 가공방식의 차이, 사용하는 물과 다기의 차이, 보관방식의 차이에서도 차맛은 다릅니다. 심지어 마시는 사람의 그날 기분에 따라서도 차맛은 수시로 변합니다. 좋은 차맛은 과연 어떤 맛일까요? 차는 결국에는 맛으로 귀결됩니다.

 

차업을 시작한지 이십년이 넘었고 본격적으로 내가 만들고 싶은 차를 생산한지 올해로 사년째입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여전히 묻고 또 묻는 것이 이 맛의 화두입니다. 차가 생산되는 모든 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맛이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차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원료를 선택하여 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어떤 종류의 맛을 선택하여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오운산의 차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냐가 여전히 저에게 남은 과제입니다.

 

올해도 이산저산 부지런히 다니며 저의 기준에 맞는 원료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만 수없이 많은 제품들 중에서 오운산이 선택되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시장의 몫입니다. 인연따라 차업에 몸을 담았고 제 인생의 마지막 꿈을 담은 오운산이지만 언제까지 저희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를 일입니다. 다만 부족한 저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이기에 최선을 다해 살려 보고픈 마음입니다.

그동안 멍하이 일기를 애독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큰절 올립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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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보차의 야생 차산지에서 채엽하여 만든 이강유설 10년된 차

야생잎으로 만든 차의 맛은 과연 어떨까
?
광서성 계림 차문화답사에서 이종검 대표가 정진단 원장께 선물로 준 차를 서울에서 자사호에 덤뿍 넣고 마셨다, 비옥한 토지에서 생산된 운남서에서 생산된 보이차와는 다르다. 맛은 처음에 나오는 쓴 맛과 마신 뒤의 회감이 깨끗하게 나오는 것이 광서지역의 야생차 맛을 보는 듯하였다. 암석에 뿌리를 두고 삼백여년이 지난 차나무가 마치 30년된 듯한 크기와 이파리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이강유설차의 탕색
이 차들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필자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 순수 야생차 잎으로 만든 차에 대한 개념도 달리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류의 생산과 보관은 전문가의 손에서 다루어져야 것으로 향후 평가받을 차로 보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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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동아일보에서 새로운 주간 섹션(O2 산소같은 주말)이 만들어 지면서 차에 대한 필자로 중국차에 대해서 연재를 하게 되었다. 첫 번째로는 4월23일 [O2/박홍관의 세상의 모든 차]홍차의 고향은 영국일까, 를 시작으로  [O2/박홍관의 차(茶) 기행]천량차, 기분좋은 청량감, 보이차, 용정차, 동방미인 등등으로 해서 지난주 광동성의 봉황단총를 마지막으로 끝을 내었다. http://news.donga.com/3/all/20110527/37596114/1

마지막으로 5월 28일 나간 기사의 원문을 올려본다. 지난 기사는 동아일보에서 검색하면 모두 볼 수 있다.
우룽차(烏龍茶·오룡차)는 즐기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 소양이 필요해 궁푸차(工夫茶·공부차)라고도 한다. 오룡차의 고향은 광둥(廣東)과 푸젠(福建) , 타이완(臺灣) 3개 성(省)이다. 최근에는 다른 성에서도 생산이 되지만 그 양이 많지 않다.

[사진, 봉황단총]

광둥 오룡차는 푸젠의 우이옌차(武夷岩茶)에서 유래했으나, 모방과 개조를 거치면서 독자적인 차의 품격을 형성했다. 그 중 대표가 펑후안단총(鳳凰單欉·봉황단총)이다. 이 차는 품질이 특히 좋아 중국 국내외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봉황단총은 녹차와 홍차의 중간인 반 발효차다. 녹차의 맑은 향(청향)과 홍차의 농후한 단맛이 다 들어있다. 꽃향기, 벌꿀향기, 과일향기, 차향기가 모여 일체가 된다는 평도 듣는다. 형태는 단단히 말려있고, 색은 흑갈색 또는 회황갈색이며, 탕색은 순수하고 시원한 등황색이다. 마시면 시원한 맛이 오래도록 지속되며, 회감(回甘·차를 마신 뒤 입안에 감지되는 단맛)이 강하고, 여러 번 우려져 나오는 특징이 있다.
봉황단총은 향을 중시해서 마시기 때문에 자사호 보다는 향이 배지 않는 백자 개완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봉황단총차(鳳凰單欉茶)
원래 단총차(單欉茶)는 다른 나무의 찻잎을 섞지 않고, 차나무 한 그루의 잎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현대의 단총차는 그 개념이 약간 다르다. 한 그루가 아니라, 같은 자연향을 가진 차나무의 잎을 모아 만든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테스트가 필요하다. 그 품종에는 난향(蘭香), 황치향(黃梔香), 행인향(杏仁香), 화향(花香), 천리향(千里香) 등이 있다.

지란향(芝蘭香), 밀란향(蜜蘭香), 황지향(黃枝香), 강화향(薑花香) 등은 현대 단종차로 불리지만, 그 모주(母株)가 모두 백여 년~수백 년 전에 발견된 것들이다.

2011년 광둥 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송종단총(宋種單叢·봉황단총 고급차)은 한 근(600g)의 도매 시세가 8000~1만 위안(약 190만원) 정도다. 이것은 푸젠 무이암 대홍포의 고급차와 비슷한 높은 가격이다. 그만큼 중국 내에서 인기가 있다는 말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밀량향, 황치향, 개화향 등 신품종의 가격대는 도매 기준으로 근당 800위안(약 16만원) 전후다.

 제조법
봄철 맑은 날 오후 1시~4시에 찻잎을 채집한다. 봉황단총의 채엽 시기는 다른 오룡차의 그것보다 조금 늦다. 따라서 좀 더 자란 잎을 따게 된다.

따낸 찻잎은 여러 공정을 거친 후 반드시 음지에서 일정시간 위조(萎凋·찾잎 시들리기)해 초제가공(初製加工)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봉황단총(鳳凰單欉) 특유의 향운(香韻)을 만들어낼 수 없다.

현지의 차 농가들은 집안에서 작은 규모의 기계를 놓고 완성차를 선별하고 자신들만의 가공작업을 한다. 아이들은 이렇게 누적된 차 제조 노하우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다. 이런 자연스런 노하우 전수가 오늘날 봉황단총을 유명한 차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나무
차나무를 씨앗으로만 번식시켰다(유성생식). 그러다가 청말/중화민국 초기에 ‘삽목’이나 ‘접목’의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무성생식(삽목, 접목 포함) 차나무가 탄생한 것은 1950년대 이후다. 현재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을 모두 이용한다.

봉황단총의 전통적인 유성생식은 자연변이에 의한 차나무의 품종(株系) 다양화를 가져왔다. 무성생식은 독특한 향기가 나는 차나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해줬다.

차도구의 이해
국내도서
저자 : 박홍관
출판 : 형설출판사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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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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