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08 당신의 차생활은 어떤 것인가?
  2. 2010.08.21 커피니에서 만난 에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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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생활(茶生活)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도 어느 책에든 그 차생활이 무엇인지 정의한 내용은 접하지 못했다.

차생활이라는 단어가 만연(漫然)된 지 오래되었지만 그 차생활의 범주(範疇)가 어디까지인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차생활’인지는 알려준 이가 없기 때문이다.

차를 늘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가끔 차를 한 잔 먹어도 차생활인지, 집안에 차실이 구비되어 언제나 차를 마실 수 있어야 차생활인지, 아니면 고급 찻집에서 차를 마셔야 차생활인지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 없이, 그저 한국의 차문화 사이에 특정한 차인들만 차생활을 잘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때도 간혹 있다.

처음 차를 대하는 이들에게 혹은 차를 몇 번 접해 본 이들에게는 차생활을 해 보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마치 커피를 집에서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하듯 원두를 사고 볶는 기구부터 그것을 갈아내는 기구, 또 증기로 커피를 추출[사진, 중국 청도 차시장에서 녹차 시음]      할 수 있는 기구에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번거롭고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막상 해 보면 봉지 커피를 마시듯 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도구를 너무 격을 높여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차를 접하기 위해서는 너무 한국적인 것에 묶여서 아무 것도 못하기 보다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리도구도 좋은 것이 많고 사고의 확장이 필요할 것 같다.

커피 전문점의 비약적인 도약을 보면, 스타벅스는 2010년 10월 현재 강남구 대치동 330호, 포스코점에 이어 331, 332호 매장인 충정타워, 교대점이 오픈 되었다. 새로 개점되는 곳은 모두 LED조명과 통유리 자연 채광, 목재 인테리어로 만들었다. 그외 커피빈, 커피니, 탐엔탐스, 숍인숍 커피프랜차이즈 ‘도피아’ 등 모두 커피 생활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분위기에서 시장을 넓혀나가는 것을 볼 때면 우리나라의 전통차 시장은 위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생활 속에서의 차생활이 좀 더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마시는 찻그릇에 어설픈 장작가마 작품이니, 이름 있는 작가의 다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요즘 같은 젊은 세대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편하고 쉽게 마실 수 있는 도구의 개발과 함께, 외국 제품이라도 저렴한 가격 대비 훌륭한 디자인의 도구 사용은 정체된 우리 차문화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젠 우리나라 녹차 시장에서의 농약도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유기농 제품으로 잘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좀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생활 속의 지혜가 필요하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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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주 일요일, 점심을 먹기 위해서 ‘손차인 할머니 추어탕’ 집으로 가는 길에 언뜻 보이는 원두커피 가게가 왼쪽에 보였다.

얼마 전에 텅빈 공간이었는데 새로 입점한 곳이라 식사 후에 가보게 되었다. 필자가 있는 공간 주변에 빈 상가는 거의 원두커피 가게가 입점하는 것으로 볼 때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5년 정도는 이어질 것 같다.

커피니의 상호가 조금 특이해 보였다. 상호의 네이밍 과정을 보면 술래잡기에서 술래를 정할 때 외치는 말 eenie meeine minie roe에서 영감을 얻어 지어진 이름으로 술래를 정하듯 난립되는 수많은 커피전문점 중에 맛과 멋 모두를 아울러 당신이 찾아낼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커피(COFFEE)와 이니(eenie) 두 단어를 합성하고 장음부로 활용한 내용을 알면 “커피니”가 뭔가 한국에서 외국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이때 독특한 아이템을 준비하여 런칭한 것 같아 보인다.

커피니는 콜롬비아, 브라질, 이디오피아 3국에서 원두로 배합하여 독자적인 커피 맛을 낸다. 커피는 두 종류를 마시는 것이 취향이다. ‘아메리카노를 진하게’ 또는 ‘에스프레소 더블’을 주문한다. 그만큼 커피에 대해 잘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렇게 주문해서 마시는 동안 스스로의 맛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즐기게 되었다.

이날 카운트에서 “에스프레소”를 더블로 주문했다. 가격은 1,700원 +500원 그래서 2,200원이다. 순간 커피 값이 싸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이 앉아 있으면 가져다준다고 해서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 탁자에 앉아서 벽을 보면서 인테리어가 순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는 뜻의 의미는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커피의 가격이 주는 기본적인 느낌이다.

[커피니 내부 벽면 이래 쪽이 특이하다]

내부의 공간감이 주는 느낌은 현대적이면서도 시원함을 주고, 벽에서 주는 느낌은 자연목이 아니지만 상쾌함을 선사하는 것으로, 주인장이 주는 느낌이 싱그러운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첫날의 느낌이 좋아 일주일이 지나서 오늘 또 ‘손차인 할머니 추어탕’을 먹고 ‘커피니’를 찾아 갔다.

오늘은 ‘나를 위한 공간 같다’는 느낌으로, 내일 디자이너에게 넘겨 줄 원고를 검토했다. 느낌 대로 역시 편안하다. 올 여름에 만난 커피니 역삼 3호점, 그리 넓지는 않지만 내게는 휴식의 공간이고, 가끔은 원고도 정리할 수 있는 서재 같은 느낌으로 찾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유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그리고 에스프레소의 진하고도 달콤한 맛의 유혹 때문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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