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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02 다미향담(46) 무이암차의 농밀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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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부터 늦게 까지 사무실에서 짐을 정리했다. 15일 정도 매일 밤을 세울 정도로 힘든 작업을 마치고 어제 책을 받았다. 긴급히 보낼 곳에만 먼저 책을 배송했고, 다음주에 정식으로 D/M 발송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생각한 책과 차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주변에 있는 상자나 봉투 곳곳에 보이차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비록 중국차이지만 여러종류의 차들이 곳곳에서 시음을 했거나 하기 위한 차, 또는 사진 작업을 준비하기 위한 대기중인 차나 촬영을 마친 차들로 풍성했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차를 발견하면 포트에 전원을 넣고 그대로 차호 가득 담아 우려마시는 즐거움이 더했지만 이젠 주변이 온통 보이차다.

책을 쓰기 위해서 연구한 차들이지만 이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옛날에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보이 숙차도 세월이 오래되었다고, 유명한 회사에서 잘 만든 것이라고, 특이한 조건의 모차를 병배했거나, 제조 방법이 특별하다고, 홍콩에서 입창한 차의 모범적 사례라는 명목 등으로 보이차가 다양하게 놓여있다. 한 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류의 차보다도 훨씬 값이 저렴하고 대중적인 가격으로 마실 수 있고 세상에 소개할 차들도 많이 있는데 왜 내가 이런 차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막상 피곤할 때는 보이차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런 생각도 잠시, 안에 뭔가 있을 것 같은 빈 상자안의 차를 확인했다. 무이산 기명차엽(琪明茶葉) 연구소에서 생산한 암차류다. 10g 정도 차를 자사호에 그대로 다 넣었다. 강한 차 맛은 커피의 에스프레소 같은 진한 맛이지만 그것과는 다른 별미다.

에스프레소는 여러 잔을 마시기엔 부담스럽지만 무이암차의 강하고 진한 맛은 가끔 오늘 같이 힘든 일을 하고 나른할 때 찻물 끓는 소리와 암차 특유의 탕색, 무이산에서 생산되는 차의 특징이 강한 암운의 맛이 어울려 몇 차례 우려마시는 동안 피로를 푸는 묘약을 마신 것 같다.

20대의 아이들이 무슨 찻 맛을 알까? http://seoku.com/541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seoku.com/523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개정 증보판>http://seoku.com/442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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