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에 마신 보이차와 오동단총

차를 향한 눈 2010/08/09 23:00 Posted by 석우(石愚)

말복에 사람이 모였다. 시원한 차 한잔 하자고 하는 사람이 없다. 처음부터 주인은 7532라는 보이차는 진하게 내었다. 그 차를 마시고 잠시 쉬는 시간에 차 꾼 송원근 씨가 충청도 처자와 함께 명가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늘이 복날인데 뭐하세요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당신들은 삼계탕을 먹고 왔다고 한다. 주인과 나는 복날인줄 모르고 앉아 있었다. 그래서 지금 마시고 있는 차가 남들이 복날이라 먹는 음식과 같은 것인지 모르겠다.

또 다른 보이차를 내었다. 보이청병 7542다. 자리에 앉은 충청도 처자는 차 맛을 아는 것 같았다. 송원근 씨와 차 맛을 가지고 주거나 받거니 한 것 보니, 차 꾼들이 모인 것 같다. 꾼들이 좋아하는 차 함께 마시니 차 맛은 배가 된다.
또 한 분이 오셨다. 일요일에 자주 만나는 김선생이다.
다음 차로는 주인이 작년 이맘때 잠시 선보였던 정흥 긴차를 쪼개 내었다. 이 이야기는 인사동 명가원에서의 여름 복날 찻자리다.

정흥 긴차는 작년에 맛 본 것과는 상당히 다른 맛이다. 약간 강한 맛이 있으면서도 뒷 맛이 좋았다. 또 긴차를 마시면서 지난주 모 사찰에서 해정 김만수 화백과 같이 한 자리가 생각난다.

그 날도 아주 더운 날인데도 그와 비슷한 긴차를 마셨기에 어! 이상하다 오늘 같은 말복에 시원한 것은 차지하고 이런 열감이 풍성한 차 맛을 즐기는 것 보니 모두 차꾼은 맞는 것 같다.

송원근 씨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봉투를 내었다. 오동단총이라는 차다. 유념을 거치지 않는 것이라 한다. 유념하지 않는 차는 보통 빙차라고 해서 냉동고에 보관해서 마시는 차인데 이것은 마른 상태다. 그 지역민이 즐기는 차인데 꾼이니까 그렇게 가져온 것 같다. 송원근 씨 는 광동성 조주에 다녀온 단총에 대한 재미난 봉황산과 오동산에 대한 차 이야기를 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진숙, 송원근, 김경우 대표]
말복에 비록 삼계탕을 먹지는 않았지만 차로서 복땜을 다 하고 나온 것 같다. 더운 여름. 그것도 가장 기승을 부리는 끝말의 복더위라 시원함도 생각나는 와중에 뜨거운 것은 멀어질 수 있는 그런 시기이다. 그러나 음식에서도 그렇듯이 뜨거운 것은 들여보냄으로써 이열치열을 즐겼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지만 음료까지 뜨거운 것을 즐기는 것이 과연 차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그러나 차는 덥게 마시고 그 말복의 시원함을 느끼니 곧 음식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

더운 차는 춘하추동을 막론하고 오히려 더 더울 것 같은 몸을 시원하게 해 주며, 속에서 더울 듯 하지만 오히려 시원하니 말복의 찻자리라 생각했던 것만큼의 시원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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