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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3 다완 값은 어떻게 공개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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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조계사 내 전시장에서 법심스님 소장품 전시가 있었다. 근데 단순히 소장품 전시가 아니라 다기 판매 전으로 보였다. 판매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재화의 가치품은 구입도 할 수 있고 판매로 가능하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첫 번째 전시대에 놓인 김정옥 무형문화재 정호다완은 500만원, 길송 다완은 5억이라고 적혀있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광경이다. 그 라인에 신정희 다완도 500만원, 길성의 다른 다완은 1억이라 표기되었다. 문경에서 작업하는 S 사기장 다완 작품도 1억을 붙혀놓았다.

필자가 법심스님께 물었다. 5억이라는 돈은 어떤 가치로?

다완의 가치가 1000만원이라면 나머지 49천은 그 다완을 취급하고 마신 사람의 위치에 따라서 그만한 가치를 가진다는 의미다. S다완의 1억 평가는 한국 중국 일본의 어떤 작가도 시도해 보지 못한 형태의 다완이기에 그만한 가치를 준다고 한다. 정말 이해되지 않은 일이지만 다완의 수집가로 이름난 스님의 이런 모습이 결국 한국 다완 시장에 어떤 의미를 던져 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이런 전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전시장 입구에는 오동나무 상자를 가득 준비해 놓고 신작 다기 세트를 포장하기 위한 준비물도 많이 진설되어 있었다.

예술품은 가치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예술품이야말로 사람들이 정하는 가치이다. 문외한이 보기에 그저 캔버스에 덕지덕지 물감발린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을 수천억을 호가하는 것을 보고 이해가 된다라는 사람과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는 것부터 생각하면, 다완 하나에 5, 1억이라는 가치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작가와 소장자 그리고 그에 대한 공인된 가치가 유지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듯 하다. 그러나 그러한 작품들도 처음부터 그런 물질적, 문화적 가치를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그것을 가지고 있었던, 즉 소장자들도 한몫을 했으며 그에 대한 미술사적, 공예적, 예술적인 평가들이 수많은 시간동안 검증되어 내려오면서 형성된 가치라고 할 때, 시도는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사회적인 통념을 넘어선 기준은 자칫 의아한 현상이라고 규정될 수도 있다.

5억도 좋고, 1억도 좋다. 실감나게 100억도 좋을 것이다.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고, 그러한 시도와 함께 그에 대한 가치를 높여 나가는 사건도 언제나 함께 했다. 실제로 펜 한자루가 수대를 걸쳐 내려오면서 그들의 업적과 더불어 수십만불을 호가하는 경우가 이미 있어왔고, 지금도 펜컬렉션의 리에디션 갈래로 존재한다. 부디 역사적, 사회적, 예술적인 보편적인 평가와 함께 작가의 존재, 그리고 그의 예술성을 입증하는 일생의 작업, 더불어 소장자의 사회적인 위치와 평가 등이 어우러져 새로운 예술적인 작품의 가치가 형성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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