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은 어떤 사람을 일컫는 것일까요? 사전적 의미의 정의는 차를 사랑하며 차로서 도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한정했다가 점차 차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을 포함하고 지금은 차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차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한국의 차 역사를 살펴보면 삼국시대 이전에 이미 차가 전래되었던 기록이 있고 고려 시대에 '일상다반사'라는 말이 생길 만큼 융성기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선이 건국되면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쇠락하였고 근대에는 겨우 명맥을 이어오다가 80년대 이후 사찰과 전통찻집을 중심으로 점차 대중 속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경제가 성장하고 개인적 욕구가 폭발하면서 다양한 문화들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차도 기존의 녹차 중심의 음용 인구에서 이삼십 대 젊은 층으로 저변이 확대되어 지구촌의 다양한 차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차 한잔할까요?"라는 질문을 대중에게 던졌을 때 처음 떠 올리는 차가 어떤 차일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녹차를 비롯한 오룡차 보이차 등을 떠 올리겠지만 일반 대중은 커피를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차 한잔하자는 의미는 커피 한잔하자는 의미로 통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 글이 커피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포화 상태인 한국의 현실을 고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도 인류가 개발한 훌륭한 음료이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이며, 바쁜 현대인에게 잠시 잠깐이지만 달콤 쌉쌀한 여유와 낭만을 안겨줍니다.
문제는 커피가 과연 차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커피는 당연히 커피고 차는 당연히 차입니다. 그래서 차인은 당연한 말이지만 차를 마시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커피를 차와 혼용되는 단어로 생각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우선 차계의 일선에 있는 차 상인과 차 선생님들부터 각성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차를 마시고 있는 자신이 과연 차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인지도 돌아볼 일입니다. 자신의 관점과 논리를 떠나 우선은 차가 대중 속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올린 글들은 현재 차 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차 선생님, 동료 차상, 그리고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차인들에게 하기 힘든 이야기이지만 한국의 차문화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이야기이기에 매 맞을 각오를 하고 간절히 호소한 것입니다.
차는 '카멜리아시넨시스' 라는 학명을 가진 식물의 잎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서 만든 음료입니다. 차를 단순한 음료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다선일여 등의 의미를 부여하여 정신문화를 일께 우는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차를 어떻게 생각해도 좋다는 입장입니다. 차에 대한 다양한 시각은 결국 차의 지평을 넓히는 일입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차만 정답이고 다른 차는 마시지 말라는 식의 논리는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차가 일반화되자면 일단은 차를 마시는 사람부터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차를 생산하는 사람, 판매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특히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무한정으로 늘어나서 한국이 커피공화국이 아니라 차 공화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차도 한류의 한줄기 물결이 되어 대한민국이 언젠가 세계의 차 산업을 선도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한된 면적과 기후를 가진 우리나라가 세계 차 산업을 선도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가 생산되지 않는 영국이 현재 세계의 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비록 소수지만 한국의 유능하고 뜻있는 젊은이들이 차 업의 일선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어 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제세이화"는 차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올곧은 이치로서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차가 지닌 숭고한 덕목입니다. 이러한 덕성을 발견하자면 일단은 차를 마셔야 되겠지요. 통계상으로 한국이 술과 커피의 음용량은 세계의 꼭대기에 있지만 차는 가장 적게 마시는 나라라는 오명부터 떨쳐내야 됩니다.
이 차도 마셔보고 저 차도 마셔봅시다. 차는 이런저런 논리를 떠나 마셔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내 몸에 맞는 차, 내가 좋아하는 차를 찾아서 마십니다. 지구촌 시대에 한국이란 좁은 땅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특정 차만 고집하고 다른 차는 쓰레기라는 식의 관점으론 결코 세계인이 될 수 없을뿐더러 한국의 차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차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불신을 조장하고 차의 세계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차인은 어떤 차든 즐겨 마시고 권하는 사람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화려한 다구와 차를 다만 전시만 해두는 무늬만 차인이 아니라 매일같이 차를 마시고 수시로 권하는 사람, 내가 취급하는 차만 최고라고 우기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차든 장점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 차를 마실 때 차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내 몸에 오게 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 형편에 따라 가치가 다르더라도 소중한 사람에게 차를 선물할 줄 아는 사람. 차가 좋아서 매일 마시지만 차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걸 아는 사람. 이 생의 마지막 호흡을 차 향기와 함께 하고픈 사람.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형설출판사에서 발행된,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책이다. 대부분 차 산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정확한 품종을 확인한 뒤, 구입하고 원색을 살리기 위해서 슬라이드 필름으로 작업을 해 왔다. 슬라이드 원색 분해는 2016년까지 진행되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차 생산지역
2017년부터는 2차 개정을 준비해 오면서, 고화소의 디지털 사진으로 기존 사진을 교체하거나 보완하고 두 가지, 세 가지 사진을 제공하여 중국차의 이해를 돕게 하였다. 예를 들면 황차의 경우 2004년 당시에는 중국 차 산지에서 민황을 약하게 하여 녹차같은 색을 띠게 하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전통 방식의 민황을 거친 차들이 생산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초기 민황을 약하게 한 차와 전통 방식의 민황을 거친 차, 두 가지를 제시하였다.
녹차, 백차, 청자, 황차, 홍차, 흑차
이 책은 2006년 출간하여 문화관광부 교양 도서로 선정되고, 2011년 개정까지 5쇄를 찍었다. 2022년 두 번째 개정을 하면서, 형설EMJ에서 출간하게 되었다. 개정판이 나온 이후로도 지속적인 차 연구에 매진하면서 가장 많이 다닌 곳은 절강성, 복건성, 운남성이다. 그간의 더욱 깊은 내용을 확인하고 현시대에 맞게 수정 보완하였다.
6대 다류에 대한 모범적 사진으로 분류
중국의 차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음을 현지답사를 통해 매번 방문할 때마다 바뀌어가고 있다. 맹해의 차생산 중심은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고, 생차에서 숙차로 제작과 음용의 방향이 바뀌는 지역도 있다. 더구나 작은 군소차창들은 연구와 개발을 통해 차산지와 협력을 하고 이제는 지역에 따른 찻잎 구분이 소용이 없을 정도가 되어 가고 있다.
6대다류탕색
특히 보이차 시장에서는 한국인의 활동이 많아 지면서 예전에 접근이 어려운 정보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더 좋은 품종의 차를 찾아 나서는 일들이 생기면서 차의 규범이 되는 사진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특징 가운데 첫 번째는 차 사진 하나하나가 품종이 정확한 것이기에 중국차 사전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차를 우려마시는데 필요한 자사호에 대한 부분인데, 자사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그동안 많은 독자로부터 평가받은 내용이다. 세 번째는 현장의 필담으로 차 생산지나 유통시장에서 경험한 내용이다.
보이차의 악퇴과정_보이차의부작용을 거론할 때 악퇴과정을 살핀다
보이차와 백차는 눈에 뜨이는 변화가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에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2010년대 초반의 사실과 그에 대한 차류들을 정리하는 입장에서 증보의 내용에 함입시키고자 한다. 아마도 이후에 이번에 증보되는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내용을 발판으로 삼아 또 다른 변화가 보여질 것이며 그에 따른 억측이나 추측이 아닌 중국차 현장과 변화에 대한 선본(善本)이 되기를 희망한다.
문학박사 박홍관 朴洪寬
차문화기록가로서 한국 차계의 중요한 인물사적 자료를 구축하였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차계의 동향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15개 성의 차 생산지를 17년간 수차례 반복하여 기록해 왔다. 현재 차(茶) 전문 출판사 티웰 대표이며, 원광대학교와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차도구의 이해>, <차도구학연구>를 강의하고 있다. 1959년 부산 출생, 2009년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문학박사)를 받았다. 저술 활동은 『찻잔 이야기』,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차도구의 이해』, 『한국현대차인』, 『차도구의 예술』. 『보이차 도감』(1-2권), 『차, 공간에 담기다』, 『극상의 차를 찾아서』 등이 있다.
대구 연암다원이 서울에 직영점을 오픈한다. 아직 간판을 달지는 않았지만, 찾아간 곳이 계동이다. 하동에서 생산된 올해 햇 녹차를 녹차답게 한 잔 마셨다. 그리고, 70년대 광운공병, 오랜만에 단단한 차 맛을 볼 수 있는 아주 재미난 시간이었다. 서울 종로구에 또 하나의 명소가 생긴 긴 것 같다.
지난 23일 인사동 사거리에 있는 미술세계건물 5층 전시장에서 히가시아베류 한국 지부 조윤숙 敎授의 차회가 있었다. 이번 차회에서는 차기왕 다법으로 손님께 차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1시, 3시 차회 가운데 1시는 취소되고, 3시 차회에 필자와 미술계 인사몇 분만 참여한 가운데 차회가 열렸다. 조윤숙 교수의 딸(오오노 아유미)과 아들(오오노 다이)이 다동(한도) 역할을 하였다. 원래는 일본에서 히가시아베류 소속 선생님이 함께 참여하여 차회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참여가 취소되었다.
차기왕 다법은 국내에서 기러기 다법으로 변형하여 발표되는 것이 있는데, 그 다법의 원조는 일본 히가시아베류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차회에서는 한국에서 히가시아베류 사범반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발표되었다.
지난 26일 목요일 경주 아사가차관 김이정 관장과 함께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을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동춘차를 마시며, 좋은 차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여러사람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유튜브로 공개한다.
경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제4회 세계차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루었다. 그것도 유료라는 구조를 가지고 진행되었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 차문화계 역사상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76개의 부스가 손님들에게 정성껏 차를 내고 방문객은 유료 티켓으로 마시고 싶은 곳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 이날의 행사는 지금까지 차 행사장에서의 차는 늘 공짜라는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특별석 73청병
4회를 이어오면서 특별석 10만원과 일반적 1만원의 가치에 따른 구분된 찻자리의 형식도 정착되었다.
특히 이번에는 특별석에서 73청병과 특급 목책철관음을 내는 자리는 두 팽주가 각각 독립적인 자리를 가지고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내면서 손님을 맞이한 것은 이번 차회에서 특별한 이벤트로 보였고 손님 입장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일반석에서는 부스에 따라서 왜 이런 자리가 일반석일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기획과 실행이 좋은 찻자리, 외국인이 내는 찻자리 같은 흥미로운 자리가 많았다.
대만 손님이 자신이 만든 오룡차를 내는 모습
본 행사를 마치고 다음날 외국인을 위한 이벤트로 이복규 교수의 작업실에서 가진 라쿠다완 체험과 본인의 다완에 말차를 한 잔씩 마시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이복규 교수의 특강과 중국 사람이 내는 찻자리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맘갤러리에서 국악밴드 나릿
이날 또 하나의 이벤트는 작업장이 있는 갤러리가 청도의 대표 예술놀이터이면서 청도를 대표하는 여가문화향유 명소로 인정받은 “맘갤러리”에 이벤트 전문 기업에서 무대를 만들어 국악 밴드 나릿 팀의 연주와 공연이 있었다. 이 시간에 예상 외로 손님들에게 축제의 분위기를 안겨주었다.
대만 다도 시연, 채옥채 회장
30일 오전 아사가차관
오전 10시 50여명의 외국 손님이 아사가차관 1층을 가득 메웠다. 3줄의 탁자에 모두 앉고 한국인은 옆이나 뒤에서 서서 행사를 지켜볼 정도다. 여기서는 첫날 행사 공연을 보지 못한 한국과 외국인들을 위한 자리로 중국 1팀 대만 1팀 그리고 장취호 연출을 하였다. 다법 연출은 모든 사람이 가까이서 손동작 하나하나를 살펴볼 수 있는 것으로 작년에 이어서 이번 행사도 이 부분은 모두 만족하였다.
박종현 대금 연주자는 장취호 연출자에게 대금 선물
황용골 차회 참석한 중국. 대만 차인
30일 오후 황용골 차회
필자는 늘 생각한 것이 황용골 차회만으로도 전국에서 손님을 유치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믿고 있는 데, 이번에는 외국 손님을 중심으로 한 차회가 되었다. 경주국제차문화축제가 성공적으로 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신 외국 분들에게 답례와 같은 차회다.
연하지실에서 73청병
모두 7개의 장소에서 7가지 차를 내었다.
특별히 순번은 없지만 5명 또는 6명씩 조를 짜서 방마다 다니며 차를 마시는 것인데 이 방식은 오래전부터 전국에서 많이 하고 있는 형식이다.
김이정 대표 차실, 92년 안계철관음
하지만 황용골 차회가 다른 곳과 다른 점은 집 주인이 다른 한옥 세 곳에서 서로가 문을 활짝 열고 7개의 찻자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국내외 적으로 만나기 어려운 토픽감 차회다.
매죽헌에서 녹차
이 집의 중심으로 볼 때는 강선생 집(수졸산방)에서 홍선생님은 무이암차를 이재란 선생님은 우리나라 녹차를 내는 방에서 차를 내었다.
삼쾌정에서 말차윤지헌에서 2012년 노반장
김이정 관장의 집에서는 두 자리가 있는데 윤지헌에선는 박임선 선생이 2012년 노반장을 내었고, 아사가 김이정 대표 차실에서는 92년 철관음을 내었다.
유암에서 83년 동정오룡
그리고 뒷집에서는 김은호 회장님의 연하지실에는 73청병을 내고 차실 유암에서는 83년 동정오룡을 내었다. 세 집이 문을 모두 열고 차회를 하였다. 6시가 넘어서자 주변이 어두워졌는데, 마당에서 본 마지막 찻자리의 불밝힌 방들은 마치 차실의 기운이 넘실대는 듯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