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이어온 김정순 티월드 위원장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차문화대전 20주년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경남 하동을 비롯하여 보성과 부산의 차 상인들까지 이번 코엑스 행사장에 몰렸다. 전국의 참가자들로 인해 오랜만에 사람 냄새 나는 차의 시장이 열린 셈이다.

20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코박스 조원후 대표

부산에서 참여한 코박스는 20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하동에서는 죽로차와 효월차는 15년 이상 연속으로 참여하여 국제차문화대전의 지난 역사와 함께해왔다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

멀리 중국에서 전날 도착하여 행사에 참석한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의 건강한 모습을 부스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보이고사 박정호, 여여해 전영옥 대표

부산에서는 보이차 전문점 여여해에서 보이고사(대표 박정호) 간판을 걸고 박정호 대표와 함께 나왔으며, 일본 전차도에서는 히가시아베류 한국지부가 참여했다. 대학교 차 학과에서도 학과 소개 겸 학생 유치를 위해 활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무대 행사는 보천사 보천다회의 보천선차를 시작으로 규방접빈다례, 신라의 새벽, 생활차 향연, 백차 다예표연으로 이어졌다.

 

효월차 대표
연우제다 부부
조태연가 대표
쾌화보이차 대표 정경원

개장부터 마지막까지 줄을 서서 마시게 하는 천상의 이슬차를 내는 효월 대표, 행사장에서 반가운 스승과 선배, 동료를 만나고, 준비된 차회에서는 다법을 발표하며, 여연스님과 쾌활 정경원 대표는 출판 기념 사인회를 열고 예술가는 전시회를 여는 모습은 참 아름답게 보인다.

사리도예 김도윤 대표
센차도 차회 히가시아베류

차 박람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지만, 서울 코엑스 행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차 박람회로서 차와 관련한 전통문화의 를 최초로 개최하였으며 오늘날 한국 차 박람회의 시효가 된 곳으로, 많은 차인들로부터 신망 있는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보천다회 보천선차

무대발표는 차 단쳬에서 자신들의 다법을 발표하는 시간인데 대한불교조계종 보천사 보천다회에서 보천선차를 발표하여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휘계차 대표 송철국

외국에서 출품한 분들도 여럿 보였다. 스리랑카, 대만, 중국 특히 중국 광서성 육보차 전문으로 휘계차도 부스를 열고 차인들에게 육보차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바로 세울 수 있게 하였다.

 

학교 및 번인체

원광대학교 대학원 예문화와다도학전공, 한국예다학연구소,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차문화콘텐츠학과. ()고려천태국제선차연구보존회, ()원유전통예절문화원,

좌에서 이재완, 황인수, 구혜진, 서정민, 박희준, 이은재

한국차 전문점

조태연죽로차, 장흥천태전협동조합, 다소원, 보림다원, 천관다원, 효월, 요산당, 보성운해다원, 보성제다, 무유다원, 무애산방, 장흥청다원, 한밭제다 이재완, 청석골 감로다원 황인수, 혜림농원 구혜진, 연우제다 서정민, 다유락 박희준, 황아차 이은재 등이다.

 

중국차 전문점

명가원, 석가명차 오운산, 보이고사, 승설재, 죽로재, 여여해, 부생반일, 고수림고수차, 천년보이차, 투다헌, 경위복차, 밀밀홍, 취죽진여실, 차곡차곡, 차세상, 휘계차, 정산당, 경위복차

 

박람회에서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임랑갤러리

한국. 중국, 공예품

금풍공예사, 엄기순, 도정요, 다견원, 한국토기, 휴다인, 요산당, 백암요, 가은요, 아민도예, 임랑갤러리, 동원공방, 몽탄옹기, 백산도예연구소, 오야재, 청광도예

 

차인들의 행보 속에 한국 차 문화의 현주소를 이곳에서 느낄 수 있어서 차문화기록의 한 면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石愚(석우)
,
채엽한 차

2월 16일 중국으로 들어와서 줄곧 운남에 머물면서 올해도 변함없이 여러 차산을 다녔습니다. 올해 봄차의 특징으론 우선 다소 심각했던 가뭄을 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작년을 제외하면 지난 몇 년간 계속 가뭄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일 년이 우기와 건기로 나뉘고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운남의 지리적 특성을 생각하면 봄에 비가 적은 것은 당연합니다. 매년 1월부터 4월까지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5월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됩니다.

올해도 큰 틀에서 보면 이러한 연속성이 이어진 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작년이 예년과 달리 비가 너무 많았던 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생산량이 많았기에 상대적으로 올해는 급감한 느낌이 들지만 매년 통계로 나타나는 생산량의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올해는 일부 지역의 경우 봄차 생산량이 평년의 30% 도 안 된다고 합니다. 저희도 경동 지역의 단주차는 찻잎이 부족해서 선입금을 받았지만 결국 생산할 수 없었고, 경동과 석와 지역은 작년 봄 고수차를 일부 섞었음을 밝혀 둡니다. 이무 쪽 고수차 생산량은 확실히 줄었고 기타 지역의 차농들 이야기는 보통 작년의 절반 수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생산량의 편차는 차밭이 위치한 지형과 토양에 따라서 크게 달라집니다. 원시삼림 속에서 잡목들과 어우러져 적당한 그늘이 형성된 곳, 비탈진 지형의 계곡 아래쪽 그리고 수원이 가까이 있는 차밭은 웬만한 가뭄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늘이 없는 평지 차밭 그리고 주변에 잡목이 없고 밀식 재배된 곳, 바위와 돌이 많고 마사 토양으로 이루어진 차밭은 가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차의 품질은 다소 덜쑥날쑥합니다.

좋은 것은 아주 좋고 아닌 것은 영 아닌 차들도 많습니다. 어느 해보다 좋은 차를 선택하기 어려웠던 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해 생산된 차들은 탕 색이 흐린 경우가 많습니다. 가뭄이 심한 해에 생산된 차들은 잎 속의 수분이 적어서 가공 중에 쉽게 파괴됩니다. 특히 살청과 유념이 까다로운데, 첫 탕을 우려 보면 가공의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잎이 많이 파괴된 차는 탕 색도 탁하지만 쓰고 떫은맛이 단번에 우러나기 때문에 첫 맛은 강하고 내포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근년에 들어서면서 유명 지역이라도 차밭을 구분하는 경향이 뚜렸해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고수 단주 등 차나무의 굵기로만 구분하다가 점차 차맛을 알아가면서 차나무의 품종과 생태환경 그리고 토양 등의 중요성을 인식한 탓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같은 마을이라도 차밭의 위치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고 찾는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결국 올해 마흑의 석문감 단주차는 채엽할 수 없었습니다. 석문감 차밭 중에서 큰 감람나무가 있는 곳을 석감1호 차밭 등으로 구분해서 매년 일정량의 원료를 확보하곤 했는데, 나중엔 차밭 주인도 그렇게 부르더니 올해는 특정 상인이 제가 지목한 차밭의 생엽 가격을 훨씬 높게 책정해서 모두 가져갔다고 합니다. 제가 분류한 차밭이고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하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차농 입장에선 경제적 가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매년 오르기만 하던 고수차 가격이 올해는 약보합세로 돌아섰다는 것입니다. 몇몇 유명 지역의 차들은 여전히 부르는 게 값이라지만 말만 풍성하지 실제로 제값 받고 거래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보다는 생산량이 확실히 줄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불경기 등의 영향으로 중국 경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차 업계에도 당연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고 당분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는 보이차 업계의 큰손들도 주춤한 상황입니다. 생산량이 준만큼 모차 소비량도 대폭 줄었기에 가격이 상승할 여력이 없습니다.

석가명차 오운산 맹해지점

멍하이 쪽 여러 차창에는 방송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인터넷 업체들이 난립했다가 봄차가 마무리되면서 그들도 철수하는 분위기입니다. 일종의 쇼핑몰 형태로 운영되는데 '왕홍(网红)'이라고 부르는 이름난 연예인을 내세워 하루에 수십억 원어치를 팔았다는 소문이 나돌더니 반품률이 절반을 넘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현지 차농이 서툴지만 꾸준하게 정직한 제품을 소개하는 곳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상한 차를 이상한 가격으로 소개하고 '떴다방' 씩의 한탕주의가 접목된 판매 방식은 차 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인정받는 차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외국인이 운남성 행정구역 내에서 차나무의 씨앗, 열매, 뿌리, 줄기,묘목,새싹, 잎, 꽃 및 기타 재배 재료 또는 번식 재료를 수입하거나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규정을 위반한 경우 당국은 수집 및 구매한 고차수 재배 재료 또는 번식 재료를 몰수하고 1만 위안 이상 5만 위안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작년 11월 30일에 운남성 정부에서 발표했고 올해 3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운남성 고차수 보호 조례 중의 한 조항입니다. 인류의 유산 중의 하나인 고차수는 당연히 보호되어야 합니다. 기타 항목에 있는 여러 가지 조항들은 고차수를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로 대부분 수긍이 가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제17조 항인 위의 구절은 외국인인 저희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다소 염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차농으로부터 모차를 수매해서 출시하는 것은 당장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 오운산은 현지의 차농과 공동으로 투자한 것이지만 여러 곳의 초제소를 운영하고 있고 일부 지역의 차밭은 일정 기간 계약하여 직접 생엽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석가명차차업유한공사'는 멍하이에 있는 유일한 한국인 명의의 회사라서 집중 관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신경 쓰이는 바가 있어서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문의도 해보고 앞으로의 방향도 검토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중국의 자산 중에 하나인 고차수를 외국인이 임의로 반출하거나 개발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중국의 고유한 자산을 후손을 위해 보호하고 개발하는 것 또한 자국민으로 한정하는 것이 중국의 미래에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지구촌 시대에 전 세계 소비재의 산실이라는 중국에서 고유한 자산의 개발은 자국민으로 한정해서 보호하고 특별한 가치가 없는 소비재는 전 세계에 팔아먹는 이중적인 모습이 다소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글로벌한 시대라지만 어느 나라 정부던 우선은 자국민의 이익을 수호할 책임이 있습니다. 한정된 자산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자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그동안 고수차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개발해 온 기존 외국인 업체들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나라는 대만과 한국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정치적 원인 또한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아무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는데, 이번의 조치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닙니다. 재배 재료와 번식 재료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고수차를 생산해서 출시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범위가 확장될지가 문제인데, 상황 속의 최선을 찾아나간다면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언젠가는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고차수는 차가 생산되는 어떤 나라던 조금씩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매년 수 천 톤씩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운남성의 남쪽 지역과 미얀마 라오스로 이어지는 국경 지대입니다. 희토류, 니켈 등 일부 광물질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호하고 있고 개인이 마음대로 개발할 수 없는 품목입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고 오직 자기 나라에만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보호하고 가치를 더욱 증폭시키려 할 것입니다. 지금은 시행 초기라서 이러한 정책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 외국인이 운남의 고차수를 개발하고 고수차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3월 15일이 올해 선주문 마지막 날입니다. 45% 할인.

오운산에서 일년에 딱한번 시행하는 특별 할인 행사이니 많은 분들의 관심 바랍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해발 2429m 활죽양자 정상에서 필자

본격적인 봄차는 아직 이르고 선주문 기간이라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오늘도 여러 명의 차농들을 만나 저 또한 선주문을 하였습니다. 일년에 단한번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시국에 많은 분들께 또 다른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닌지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선주문에 관련한 글들을 쓰면서 과연 내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내용인지도 다시 살펴봅니다. 오운산 말고도 여러 곳에서 선주문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니 인연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를 좋은 가격으로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중국에서도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운남의 소수민족 터전에서 생산되는 보이차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세월은 길지 않습니다. 이천 년대에 들어서면서 노차의 가치 폭등, 2006,7년의 보이차 광풍 이후 고수차의 수요가 급증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관심 소재가 등장하면 우선은 무조건적으로 몰리다가 차츰 그 속에서도 취사선택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보이차는 유명 차가 되었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반장 마을 입구

고수차가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건 진승에서 노반장을 개발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전에는 소수차와 고수차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이천년 초 노반장의 모차 가격은 1kg 한국 돈 일이천 원 정도였습니다. 당시에는 고수차와 소수차를 굳이 구분하지도 않던 시기였는데, 지금의 노반장 고수차 가격은 1kg 이백만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지역의 같은 원료이지만 20년 만에 가히 천지개벽할 변화가 일어난 것이지요. 빙도나 석귀 이무의 일부 지역 그리고 황실에 진상되었던 공차로 이름났던 지역 등의 보이차 또한 비슷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결정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노차의 가치가 급등한 것도 마찬가지인데, 일부 차상과 그들과 결탁한 세력의 작용이 없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광조우 방촌차업시장

고수차가 좋긴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닥쳐보면 50년 전후의 생태차가 오히려 맛있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고수차 맛이 생태차와 차이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은 희소성 만으로도 고수차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며, 생태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서 잘 선택하여 생산된 고수차는 향기 맛 회감 등 모든 면에서 생태차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고차수를 늙은 차나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윈난성 이외의 기타 지역에서 자라는 차나무의 수령을 생각하면 수백 년 된 차나무를 젊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나무의 생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차나무는 과연 몇 년 정도일 때 채엽해야 가장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을까요? 제작하는 차의 종류에 따라 차나무는 다양한 품종이 식재됩니다. 심지어 차밭을 조성한지 5년만 지나도 배어내고 다시 심는 품종도 있습니다. 차가 생산되는 지역의 환경과 토양 기후 품종 등의 영향으로 좋은 차가 생산되는 차나무의 시기는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방위 과도형 차왕수

그럼 운남에서 생산되는 보이차의 경우는 어떨까요? 삼천 년이 넘은 수령의 차나무가 현존하고 있는 지역에서 과연 젊고 늙음의 기준을 몇 년으로 봐야 할까요? 일설에는 운남에는 천년 수령의 차나무만 10만 그루가 넘는다고 합니다. 수많은 차산을 발로 뛰며 직접 만나게 된 어마어마한 크기의 차나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운남에서 자라는 고차수 하나하나가 다른 지역과는 생장 환경이 확연히 다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나무들에서 생산한 차가 모두 맛있는 건 아닙니다. 나무의 크기만 보고 생산했다가 실망한 적도 많습니다. 확실한 답은 항상 현장에 있고 실전에 있습니다. 생산해 보고 마셔봐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한 제 결론을 말씀드리면 정말 좋은 차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환경도 나쁘고 고사 직전에 있는 차나무라도 굵고 크기만 하면 좋은 차가 생산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적어도 운남에선 차나무의 수령이 좋은 차를 생산하는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수차에 집착합니다. 최근에는 모차 시장도 혼란스러워지면서 고차수 중에서도 특별히 굵은 나무들만 선택해서 생산하는 단주차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생태차급 차나무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차가 생산될 수 있습니다. 잘 선택하면 저렴한 가격으로도 훌륭한 차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고수차에서 느낄 수 있는 깊고 깊은 느낌은 소수차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경험입니다. 오운산은 고수차 전문 업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수차를 홍보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마침 선주문 기간이라 여러 가지가 신경 쓰여서 고민하며 쓴 글이 맞습니다. 그러나 가성비 측면에서 보자면 생태차 급 원료로 생산된 차가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만 믿고 혹은 비싼 차는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짐작으로 맛도 안 보고 왕창 구입하는 것은 자재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은 한편씩 선택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차인지 마셔보고 형편에 따른 차 생활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차는 자연이 인류에게 선사한 근사한 선물입니다. 그중에서도 고수차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무궁한 가치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폴리페놀의 수치 등 차에서 추출되는 성분 함량을 들이대며 무슨 큰 차이가 있느냐는 씩의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는 아니더라도 분명한 차이는 있습니다. 과학적 사실은 사물을 올곧게 이해하는 기초가 됩니다만 조그마한 차이 속에 과학이 아직까지 풀어내지 못한 엄청난 비밀이 내재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장을 모르는 이론가나 학자들의 공허한 논리는 때론 허망합니다. 일종의 공생 관계로 연결된 학자들의 대기업 예찬론들도 경계해야 됩니다. 병배라는 함정으로 맥호 차들을 줄기차게 홍보하더니 지금은 스스로 수십 배 비싼 고수차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잊을 만하면 발표되는 커피의 효능에 대한 언론 보도를 수도 없이 보고 듣고 자랐습니다. 물론 경제 개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진지한 탐구 없이 얄팍한 지식을 급한 데로 팔아먹는 삼류 전문가들의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론으로 기초를 세울 수는 있지만 몸소 경험해 봐야 비로소 깨우칠 수 있습니다. 차업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어가고 운남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고 고수차 산지를 헤매고 또 헤맨 지도 10년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고민하고 실험하고 또 실험해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고수차의 세계지만 어느 날 문득 수백 년의 세월을 품고 오롯이 내 몸에 들어온 고수차의 향기에 저는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거울삼아서 한걸음 한걸음 다시 나아가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 저는 병배는 일종의 함정이라 생각합니다. 병배에 관한 저의 생각은

석가명차-오운산 블로그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 6 "병배는 없다" 편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sacinamu/222042185042

Posted by 石愚(석우)
,

한국 석가명차 오운산 경쟁전략 분석 표지

이 논문은 중국 상하이의 '복단대학' 대학원생이 석가명차-오운산을 표본으로 작성한 석사 논문입니다. "한국석가명차보이차독립품패경쟁전략분석" 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작년에 저를 비롯한 전 직원이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논문 심사에 최종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저자의 동의를 구하고 원본을 번역해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논문의 근본 취지는 중국차 문화의 발전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것입니다. 논문을 쓴 '정령鄭玲'이란 이름의 학생은 MBA 과정의 일환으로 한국의 '고려대학'을 유학하였습니다.

석가명차 조직구성

정령 학생과 저는 논문을 쓰기 전까지 일면식도 없던 관계입니다. 한국에 유학하면서 보이차를 즐겨 마셨던 것이 논문의 주제를 선정한 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논문 준비 과정에서 석가명차-오운산 블로그의 글들을 읽었고 주변의 여러 차인들이 저희 회사를 추천해 주셨다고 합니다.

 

논문을 쓰기 위에 중국의 유수한 보이차 회사도 탐문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생산이념, 경영이념이 확실하고 해외에도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석가명차를 표본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시장분석 프로그램인 ‘SWOT’ 등을 대입하여 한국의 차시장을 세밀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윈난성 멍하이에 처음으로 외국인 명의의 '차업유한공사'를 설립한 석가명차가 지닌 강점과 한계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비록 중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평가한 논문이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한국 차 시장의 현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로선 그 동안의 과정을 돌아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현실을 직시하고 개선해나간다면 이 논문은 앞으로 석가명차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논문은 일반적인 홍보 책자와는 다른 것입니다.

 

석가명차 중국 차 박람회장 부스

사실을 바탕으로 철저히 검정되어야 심사에서 통과될 수 있습니다. 한국 보이차 회사의 경영이념과 생산이념을 중국 유수의 대학에서 학문적인 연구 결과로 담은 논문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전세계에서 차를 공부하고 차 관련 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후학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면을 빌어 논문의 저자인 정령 님과 저희에게 소중한 기회를 열어주신 한국의 소중한 차인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한글로 번역해서 출간하는 것이라서 논문의 중국어 원본은 몇 장으로 축약해서 뒤쪽에 싣고 앞쪽에는 번역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 등 그 동안 석가명차-오운산 블로그에 제가 발표했던 보이차 관련 몇 가지 글과 윈난성 차산 지도를 부록으로 수록합니다.

 

석가명차 오운산 대표 최해철

* 박홍관 대표님이 주관하시는 티웰 출판사에서 저희 회사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논문 번역본이 출간되었습니다. 보이차, 커피 등 현재 한국 차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통계 자료들이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차업을 하시는분들 그리고 차를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매품으로 출간한 것이라 서점에서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전국의 오운산 대리점이나 본사로 문의하시면 발송해드리겠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 교보문고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는 형설출판사에서 발행된, 일명 ‘중국차도감’으로 더 많이 알려진 책이다. 대부분 차 산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정확한 품종을 확인한 뒤, 구입하고 원색을 살

www.kyobobook.co.kr

 

 

 

 

Posted by 石愚(석우)
,

복단대학 석사 논문

쿤밍의 차창에서 일차 압병을 완료하고 멍하이 가게로 내려왔습니다. 건조와 포장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발송하자면 앞으로 10일 정도는 더 소요될 것 같습니다. 텅총, 더홍 지역은 채엽이 늦어져서 좀더 늦게 발송될 수도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통관되면 유월 중순에는 한국에 도착하겠지만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물류 사정이 좋지 않아서 유월 말경에 도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차박람회' 기간이 올해는 62~5일까지라서 그전에 올해 생산된 차들을 도착시키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박람회 기간에 맞추어 귀국하면서 모든 차들을 우선 두 편씩 샘플로 챙겨서 들고 갈 예정입니다. 한편씩은 전시하고 한편씩은 시음 샘플로 사용할 것입니다.

석가명차 제조 보이차에 대한 분석

그리고 최근엔 작년에 중국 상하이의 '복단대학' 대학원생이 저희 석가명차-오운산을 표본으로 작성한 졸업 논문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한국석가명차보이차독립품패경쟁전략분석" 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작년에 저를 비롯한 전 직원이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최종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복사본을 부탁하여 한국에서 출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논문의 취지는 중국차 문화의 발전과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것입니다.

 

논문을 쓴 사람은 '정령鄭玲'이란 이름의 학생으로 '복단대학'을 다니면서 '고려대학'을 유학하였습니다. 정령 학생과 저는 논문을 쓰기 전까지 일면식도 없던 관계입니다. 한국에 유학하면서 보이차를 즐겨 마셨던 것이 논문의 주제를 선정한 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논문 준비 과정에서 제 블로그의 글들을 읽었고 주변의 여러 차인들이 석가명차-오운산을 강력 추천해 주셨다고 합니다. 이 지면을 빌어 소중한 기회를 열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논문을 쓰기 위에 중국의 유수한 보이차 회사도 탐문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생산이념, 경영이념 등이 확실하고 해외에도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석가명차를 표본으로 선택하여 한국의 보이차 시장을 세밀하게 분석하였습니다. 윈난성 멍하이에 처음으로 외국인 명의의 '차업유한공사'를 설립한 석가명차가 지닌 장점과 한계를 연구하여 중국차의 세계화에 공헌하고자 쓴 논문입니다. 비록 중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평가한 논문이지만 한국 보이차계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고 저희 회사로선 그동안의 노력을 인증받을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입니다.

 

아시다시피 논문은 일반적인 홍보 책자와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철저히 검정되어야 심사에서 통과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은 앞으로 석가명차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아가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 보이차 회사의 경영이념을 학문적인 연구 결과로 발표함으로써 후학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본사의 이 과장이 번역을 담당하고 딸내미가 책으로 출판하기 위한 각종 자료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유월 쯤 출간할 예정인데, 중국어 원문은 몇 장으로 축약해서 뒤쪽에 싣고 앞에는 번역한 내용을 담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 등 그동안 제가 멍하이 일기로 발표했던 오운산의 핵심적인 내용도 다시 정리해서 함께 수록할 예정입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의 운남 현장에서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활죽양자 차왕수

5년 전부터 매년 활죽양자 야생차왕수를 채엽하는 것으로 봄차를 시작합니다. 올해가 계약한 마지막 해인지라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있지만 좀 더 논의를 해봐야겠고 우선은 차향에 빠집니다. 1호수는 아직 이르고 키가 가장 큰 2호수부터 채엽했습니다. 올해는 일기도 순탄하고 작황이 좋아서 작년보다 생엽 기준 7kg 정도 생산량이 늘었습니다.

엄마는 채엽하고 아이들은 차나무 그늘에서 가끔 엄마를 부르며 놀고 있습니다. 귤을 두개 주니까 처음에는 잠깐 망설이더니 껍질을 벗겨 머리 위로 신나게 던집니다...^^ 차밭에 있는 이끼 낀 바위랑 동무하며 자연 속에서 뒹굴고 있는 아이의 맑은 미소가 천진불같습니다.

하개 만매 차왕수

하개 만매 차왕수를 채엽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차나무 정대표가 계약한 것인데 매년 오운산에서 생산해 주고 있습니다. 과도형 차나무라서 찻잎이 비교적 빨리 핍니다. 허카이 고수차는 이 나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채엽에 들어갑니다. 아래쪽에 한 가지를 쭉 뻗어서 아이들도 강아지도 걸터 앉아서 놀수 있도록 배려하는 나무입니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차나무입니다.

올해는 생엽 기준 작년보다 2kg이 증산된 12.5kg이 채엽 되었습니다. 채엽이 시작되면 매년 생산량 맞추기 내기를 하는데 올해는 오운산 곤명점 친종이 정확히 맞추었네요. 맞춘 사람이 저녁을 사기로 했지만 매년 제가 사는 것은 당연합니다. 생산도 많이 되고 차 향도 예년보다 좋아서 가게 근처의 '훠궈' 식당에서 기분 좋게 한턱 쐈습니다.

서쌍판납 고속철도역

3 28일 묵강의 봉황산으로 갑니다. 작년에 곤명에서 서쌍판납 경홍까지 고속전철이 개통되었습니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8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3시간 반이면 도착합니다. 산골로만 다니다가 문명의 이기를 접촉하니 신기하고, 간단한 먹거리도 판매하고 있어서 편리합니다. 묵강까지 가는 1시간 40분 동안 오랜만에 맛보는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봉황산 차창

묵강의 봉황산 차창에 왔습니다. 조회장이 내일 곤명에 일이 있어서 자신이 초제소에 있을 때 오면 새로 개발한 차밭을 직접 안네 해주고 싶답니다. 원래는 오늘 이무 쪽으로 가려고 계획했는데 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봉황산 쪽 상황을 둘러보고 내일 홍허로 이동할 것입니다. 모래쯤 홍하에서 강성을 거쳐서 들어가는 옛길을 따라 이동해서 이무 쪽 상황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현재 외국인은 이무 쪽으로 들어갈 수 없다지만 산이 있으면 길이 있고 강이 있으면 나룻배가 있겠지요 ᆢ^^

봉황산차업유한공사 조회장과 최해철 대표 기념 사진

초제소 대문에 들어서자 마당 한가득 늘려 있는 막 살청을 끝낸 모차 향기가 가득합니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봉황산차업유한공사' 조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초제소 이곳저곳을 참관합니다. 차밭은 유기농 인증을 받았는데 초제소는 아직 최종 인증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답니다. 생엽이 들어오면 노엽과 황편을 골라내고 무게를 측정하는 진입 과정, 스테인리스 통으로 제작한 위조 공간, 최신식 살청 기계를 설치하고 전수공과는 따로 분리한 공간 그리고 1층은 제작 2층과 3층은 쇄청 공간으로 지정하여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북회귀선을 지나는 최해철 대표

쇄청 시설이 되어 있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칸막이를 설치하여 쥐, 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침범할 수 없도록 막아두었습니다. 차밭으로 가는 길에 이곳이 북회귀선이 통과하는 지점이란 표식이 있어서 폼 잡고 한번 걸어 봤습니다.

작년 연말에 새로 봉황산에서 계약한 차밭을 탐방합니다. 해발 1950m 왜화 된 차나무들도 보이지만 비탈에 위치하여 물 빠짐이 좋고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입니다. 차나무가 위치한 지형도 좋은 차가 생산되는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입니다.

봉황산 조회장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하기까지 차를 좋아하여 고향 주변의 여러 차밭을 사들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봉황산 전체 차밭의 절반 이상인 2200무 한국 평수로 44만 여평의 차밭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고수차밭 위주로 시음하면서 각 지역의 특징들에 대해서 논의하였습니다. '봉황산차업유한공사'의 차엽 분류 기준은

생태차: 30년 이상

노수차: 50~80

고수차: 100년 이상

단주차: 그 지역 차밭에서 가장 굵은 몇 그루 정도로 구분합니다.

지역과 차나무 수령으로 구분하여 모차 생산이 완료되면 생산된 원료를 다시 같은 등급끼리 모두 함께 섞습니다. 당해 연도의 작황과 시장 상황을 참고하여 가격을 결정한 다음 일부는 모차로 판매하고, 일부는 봉황산 상표로 압병하여 출시하고, 일부는 소장용으로 돌린답니다. 병배하기 전에 내가 각 지역에서 생산된 고수차를 먼저 시음하고 한국 차인들이 좋아하는 차밭의 원료를 선택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줍니다.(같은 가격이지만 좋은 원료를 먼저 선택해서 가져가면 전체적인 품질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대신에 매년 봉황산 각 지역에서 생산된 고수차 샘플을 제공할 테니 등급을 매겨달라고 부탁합니다. 60여 가지 고수차 샘플에 순위 등급을 매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매긴 등급이 절대적인 정답이 될 수도 없습니다. 비슷한 수령의 나무지만 품종과 산지의 환경에 따라 차맛은 천차만별입니다.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순위를 매기기보다는 인연 닿는 데로 봉황산 지역의 차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차밭의 차를 알려줄 수는 있겠다고 대답하고 두손을 맞잡았습니다

오운산은 봉황산이 가진 자산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작은 회사입니다. 우연찮은 인연에 감사하며 무엇보다 오운산의 경영이념에 적극 공감하며 '봉산산차업유한공사'의 한국 보이차 시장 진입을 위해 이유 불문 가격 불문 백지수표를 건네주겠다는 그의 신뢰가 고맙고 존경스럽습니다. 작년에 겨우 50킬로 고수차만 수매해 준 이국의 차 친구를 극진하게 대접해 주는 조회장의 뜻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따뜻한 마음만은 오롯이 품고 갑니다.

봉황산에서 다섯 시간을 달려 홍허 차농의 초제소에 도착하니 마침 저녁 식사 시간입니다. 식당으로 따로 모시겠다는 걸 단박에 거절하고 차농들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음식을 가리지 않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도 없고 싫어하는 음식도 없습니다. 그저 주어지는 데로 먹는 편인데 수십 가지 음식이 식탁에 올라와 있으면 오히려 거북합니다. 깨끗한 환경은 아니지만 그들의 삶이 묻어나는 현장에서 소통하며 나도 차상을 떠나 차농 임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홍하 양제 지역의 차왕수를 채엽했습니다. 오운산에서 계약한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편의상 차왕수라고 부르지만 공식적으로 지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지역에서 눈에 띄게 굵은 차나무를 차농들이 그렇게 부를 뿐입니다.

홍하 쪽은 운남의 다른 지역과 달리 올해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답니다. 홍하 아포리산 야생차왕수는 7~8 번 정도 채엽하고 단주차는 보통 두번정도 채엽합니다. 야생차왕수는 3차까지 채엽되었습니다. 홍하 양제 지역에서 24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 114그루 단주차의 절반은 1차 채엽이 완료되었습니다. 2019년부터 10년간 오운산에서 계약한 이 지역의 단주차 생산량은 300kg 정도인데 오운산 몫은 절반입니다.

그동안 채엽 된 단주차들을 품평하고 우선 4 곳의 단주차를 낙점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원 보호구역 안쪽에 위치한 삼림 차밭에서 굵은 차나무만 골라서 생산하고 있는 홍하고수차도 품평하였습니다. 올해 대체로 작황이 좋습니다. 생산량도 작년보다 늘었고 외지 차상들의 방문도 거의 없어서 저희로선 여러가지 생산 환경이 좋습니다. 다만 모두들 어려운 시기라서 권하자니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홍하에서 새벽부터 여러 단주차 채엽 현장을 둘러보고 이무로 출발하였습니다. 운남의 각처에도 코로나가 발생하고 있어서 시시각각 일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는 차마고도의 옛길인 홍하에서 강성을 거쳐서 이무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출발 직전에 확인해 보니 강성 근처에 코로나가 발생해서 통제되고 있다고 해서 다시 징홍으로 돌아가서 이무로 들어갈 계획이었습니다. 현재 외국인은 이무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서 차농 친구들과 방법을 연구해 보니 유락산 쪽에서 상명으로 통하는 옛길이 있다고 합니다

핵산 검사의 유효기간은 48 시간입니다. 만약에 검문에 걸리면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에 최소한 내가 안전한 상태라는 증명은 꼭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30일 밤 10 20분 전에는 무조건 이무로 들어가야 했고 그래서 이번 일정은 최대한 서두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홍허에서 8시간을 달려 이무 입구의 맹륜까지는 갔으나 결국 검문에 걸려서 멍하이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산이 있으면 길이 있고 강이 있으면 나룻배가 있으나 이무로 가는 길은 코로나가 막고 있더이다..^^봄차 생산 때문에 반드시 이무로 들어가야 한다고 사정했지만 중국인은 핵산검사 증명이 있으면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절대 안 된다고 합니다. 해당 지역 책임자의 인장. 파출소장의 인장을 받아서 현지 차농이 검문소까지 데리러 오면 가능할 수도 있답니다. 몰래 들어가지 못하도록 자동차 옆에 세워두고 앞뒤로 사진을 찍은 뒤 돌아가라고 합니다. 아직도 봉쇄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처를 제가 뭐라고 탓할 수는 없지요

봉황산차업유한공사 회장 부부와 창장

쓸쓸히 돌아서는데 책임자가 다가와서 이무 근처의 미얀마 라오스 등 주변 국가 상황이 워낙 심각해서 그러니 이해해 달라고 합니다. 멍하이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3, 하루에 13 시간을 친종과 더불어 운전했습니다. 쓰러지듯 잠이 들고 다음날 27일 날 채엽한 하개 만매 차왕수를 한잔합니다. 부드러운 단맛이 그간의 피로를 녹여줍니다. 차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늘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과 좋은 차들도 수시로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아낌없이 나누길 좋아하는 정대표와 어려운 상황이지만 변함없이 지지해 주시는 모든 님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의 운남 현장에서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

바람이 붑니다. 어디에서 비롯된 바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슴속에 천착한 바람의 흔적을 느끼며 자랐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예기치 못한 어느 순간 훅 불어와 가슴을 헤집어 놓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발버둥 치며 저항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도무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바람은 결국 나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길 위에 묘혈을 팔 것입니다.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이 바람의 풍로를 결국은 인정하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오래도록 준비한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바람의 행로를 따라 무작정 걸어볼 생각입니다. 인도의 빈민굴도 좋고 히말라야 설산의 오두막집도 좋습니다. 그들의 바람에 내 속에서 일렁이는 바람을 섞어보고 싶습니다. 눈물 젖어 빛나는 암염 몇 조각 삼키고 또다시 길을 떠날 것입니다. 사하라의 모래 폭풍으로 숭숭 뚫린 가슴의 흔적을 메꾸어보고 북극의 차디찬 바닷가에서 그래도 남은 바람을 얼리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끝끝내 이르지 못할 열반의 땅! 작열하는 태양 아래 얼어붙은 바람을 말리고 싶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차업의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설까 합니다. 가족들을 비롯한 그동안 저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 앞으로의 저의 행로를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사업의 일선에서 완전히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장사 이야기는 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30년을 장사꾼으로 살다 보니 모든 게 장삿속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들도 그렇게 보입니다. 장사가 꼭 나빠서가 아니라 그냥 계산 없이 살고 싶은 욕망이 강해서 그렇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그러나 그 속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 삶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준 사람들입니다. 나도 그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남아서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때론 아름답고 때로는 서글펐던 기억들이 풍등처럼 솟구치고 있습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나의 자유는 그동안 살아온 삶에 저당잡혀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맥을 돌아서 심장에 모인 피가 새파랗게 질려 있습니다. 새로운 바람을 호흡하지 못하면 금방이라도 숨통이 터져버릴 것 같습니다.

2021년 봄 석가명차 오운산에서 생산한 차를 출시합니다. 진-선-미로 대표되는 오운산의 정규 제품들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생산을 중단할 것입니다. 2015년부터 생산해 온 차들이 대부분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재고를 줄여가면서 내년부터는 모든 차를 선주문 형태로 생산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봄 한철만큼은 저도 운남에 머물면서 저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바람의 행포가 아무리 거셀지라도 제 삶을 지탱시켜준 차를 완전히 떠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동안 저희를 믿고 성원해 주신 분들에 대한 도리라고도 생각합니다.

바람이 붑니다. 1996년에 처음 찻집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차업은 2001년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으면서부터라고 하겠습니다. 2014년 중국으로 진출하고부터는 오로지 내가 만들고 싶은 차에 열중했습니다. 뒤돌아보니 천하의 잡놈이 이십여 년 차 와의 인연 덕분에 그나마 이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오로지 차 하나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올해도 마찬가지지만 매 순간 정직했냐고, 언제나 최선을 다했냐고 물으면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올해 참 바쁘게 여러 차산을 다녔습니다. 내가 일선에서 사업의 모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에 더 욕심을 부린 것 같기도 합니다. 뢰달산에서 올해 마지막 단주차를 생산하면서 하니족 차농이 불러주는 노래에 결국 눈물지었습니다. "내 인생은 한잔의 차와 같다" 노래의 제목처럼 애절하게 와닿는 음률이 가슴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바람의 혼을 불러내고 말았습니다. 올해 생산된 차들을 마십니다. 내가 원하는 맛에 근접했지만 이 맛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차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결국은 오로지 마시는 사람의 몫입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의 운남 현장에서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