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세계에는 차 생활이 좋아서 그런지 고령자가 유독 많은 편이다. 그런데 75세 전후는 많지만, 80세는 드문 편이다. 특히 지방에서 차에 대한 활동을 조금이라고 하는 부류에서 보면 그렇다.
경주 이영주 선생님은 필자가 만난 지 15년이 지난 것 같다. 집을 방문했을 때, 집안에 다실이 두 개였다. 녹차를 마시기 좋은 다기가 다탁에 놓여 있고, 주변에도 한국 다기들이 많았다. 그러고 언젠가부터 아사가차관에서 아사가차문화원 원장을 맡고 아사가 회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차의 선배로서 모범이 되어 주었다.
주변 분들은 나이가 들어감을 조금씩 느끼는데 이영주 선생님만 늙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 과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랬다. 그동안 큰 수술을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아사가차관에서 뵙게 되었는데, 80세 생일 차회가 아사가차관 김이정 관장의 주관으로 회원들의 진심 어린 축하 속에서 잘 마무리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참가하시는 분들이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왔다. 11월 차회 회비로는 <아사가차회 회원 일동> 으로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마련했는데, 이복규 교수님의 항아리 작품으로 전달되었다. 많은 분들의 참여속에 모든 준비는 아사가차관에서 해주셨는데, 감사합니다.
ps: 이번 영상을 빨리 올리지 못한 점은 잘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카메라, 핸드폰, 아이패드 3가지로 촬영하였는데, 다음 날 핸드폰에 문제 생겨서 A/S센터에서 초기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는 애플 전용 프로그램 아니면 안 되어 호환성 문제로 진행을 못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었기에 양해를 구합니다.
제5회 경주 세계차문화축제를 비대면으로 진행한 현장을 취재하였다. 여기서 현장은 행사를 주관한 아사가차관이다.
행사 전에 차관에 도착했는데, 대형 모니터에서는 국내외 참석자의 다석(茶席)이 유튜브로 연결되어 테스트 중이었다. 또 한편에서는 외국어인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통역하는 자리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방송국 현장을 보는 듯했다.
한.중.일.영 통역실
오후 3시 정각 김이정 위원장의 시작을 알리는 멘트와 함께 대형 모니터 양쪽으로 국내외 다석이 순차적으로 소개되었다. 전체 화면이 고르지 못한 것은 참석자의 핸드폰 기종에 따라서, 영상의 밝기와 조도 등등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다석을 관람하는 모습(김은호 회장과 이영주 선생)경주 한옥 차실에서 이재란 선생
경험이 있는 분은 자신의 배경을 멋지게 꾸몄다. 특히 경주 이재란 선생의 다석은 한옥 다실에서 손님을 초청하여 차를 내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국내외 차인들에게 한옥의 멋스러움도 송출되었다.
중국은 운남, 항주, 청도에서는 유튜브 송출이 어려운 여건에서 참여하였다.
대만에서는 아는 얼굴이 여럿이 보였다. 차문화 단체 회장, 대만 차 생산자 등등이었다. 일본에서는 늘 경주 차 행사장에서 보는 사까이 선생이 나왔는데 삶의 공간이 함께 보였다.
신라차 시연(김성숙 선생)
다시 한국으로 오면, 황용골에서 김은호 회장, 청도 이복규 교수, 구미 투다헌 김윤태 대표, 춘천 다심원 이경숙 선생의 다석이 보였다.
아사가차관 베란다에서 녹차 다석(이미라 선생)
아사가차관 현장에서도 다석이 펼쳐졌는데, 말차, 녹차, 홍차, 백차, 신라차 다석이 마련되어 송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백차를 준비한 다석(김종호 선생)
이런 모든 자리가 취합되어 유튜브로 함께하는 자리는 상당한 기술과 전문인력이 배치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생방송인데 영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각 자리에서는 김이정 위원장의 설명이 함께하면서 다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홍차 다석(이정해 선생)
처음 시도한 비대면 축제의 현장을 보니 훗날 이런 일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 이렇게 해서라도 차문화를 확산시켜나가는 경주 차문화축제 운영위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행사의 경험으로 대면과 비대면이 복합적으로 운영되는 노하우를 얻게 된 것 같아서 향후 아사가차관이 국제적 위상을 다지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사가 차관이 150회 차회를 한 지 한달이 되어간다. 그리고 송년차회의 소식을 듣게 되면서, 연말에 바쁜 일정이지만 이번 차회를 관심있게 보게 된 것은 카페에서 30명 정원으로 공지를 하자 하루 만에 정원이 넘쳐나고 대기순번이 나왔다는 점이다.
아사가차회 김은호 회장
차회 공지를 하고 대기순번이 나온다는 사실은 운영에 있어서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그간 여러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참가비 이상으로 아사가차회에서 가져갈 것이 있다는 점이다.
대홍포 찻자리
차뿐 아니라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훈훈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그 공간에서 다양한 차들을 시음하고 평가할 수 있는 차들을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차관에서 시행하는 차회 공지가 그래서 예비 참가자에게서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대기 순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최지영 노래: 상사화
결국 이번에도 참가비만으로 생각할 수 없는 70년대 보이차 73청병, 밀향귀비오룡, 대홍포, 명전요에서 만든 녹차를 7명씩 한 조가 되어 차를 마셨다.
필자가 속한 조는 김은호 회장이 팽주가 되어 처음부터 우리나라 녹차를 이복규 교수 다기로 우려 마셨다. 그 다음으로 대홍포, 오룡차, 73청병 순으로 마셨는데, 조별로 선정된 팽주는 대부분 차를 내는 경력이 많아서 차의 특성을 잘 살펴보면서 내었기에 두루 좋은 차 맛을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70년대 보이차 가운데 73청병을 마시고 여럿이 그 공감대를 형성해온 시간들이 한 해를 보내는 송년차회의 기쁨으로 남게 되었다. 차회에서의 만남과 반가운 사람들의 잔향, 그리고 남은 여운은 바로 아가사 차회가 진행하는 진정한 뒤풀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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