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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차를 만들고 차를 마시며 생활하는 날이 많지만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진 않습니다. 세상 속의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던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과 멀어지려고 발버둥 칠수록 오히려 세상과 연결된 끈은 더욱 팽팽하게 나를 옥죄여옵니다. 저는 젊은 시절 오랜 세월 동안 삶의 변두리를 떠돌았습니다. 지금은 일년 중 절반 이상을 이역만리 타국에서 차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소식 특히 고국의 일들은 각종 SNS를 통해 수시로 접하고 있습니다. 때론 내가 원치 않더라도 주변인들의 질문에 한국인으로서 답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아왔고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를 소개했습니다. 수천 번의 침탈과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나아가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 이야기만 하면 저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나 중국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 대부분 진보 혹은 보수로 대표되는 두 정당의 대변인처럼 말하고 있는 분들과의 대화에서 저의 논리는 종종 양비론 혹은 회피 주의자처럼 비치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의 정치 상황을 저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마치 양립할 수 없는 양 극단이 목숨을 건 전쟁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기에 부화뇌동하는 무리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적으로 간주하고 설득은커녕 저주를 퍼부으며 마주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방관자 아닌 방관자로 살아온 저였지만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바라보며 이젠 정말 사업이 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할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가 자기 뜻대로 안된다고 비상계엄령을 발동하여 국회와 선관위를 포위하고 중요 인물 심지어 자기당 대표까지 체포하려 했다는 증거가 명백한데도 경고성이었다는 어쭙잖은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데, 오로지 선거의 유불리만 계산하는 양당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어쩔 수 없는 탄핵의 남발로 국정은 미로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무안공항의 사고까지 터져서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하는데, 정치권은 사후약방문 얼굴 내세우기에 급급하고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여론의 주인인 우리가 왜 한쪽 편에만 서서 그들이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어야 합니까? 나의 소중한 한표를 왜 도대체 왜 다만 지역에 기반하고, 다만 인기에 편승하고, 다만 인맥에 편승하여 행사해야 합니까? 깊은 사유를 동반하지 않은 한표는 쓰레기를 투표함에 던져 넣는 것과 같습니다. 쓰레기 표가 많은 사람이 당선되어 쓰레기 같은 정치가 펼쳐진다면 그것은 명백히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매일같이 각종 매체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주권자를 바보로 취급하는 쓰레기 같은 망언들에 저는 지치고 또 지쳤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깨끗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당장 사퇴해야 됩니다. 그리고 아직도 대다수 국민의 감정은 도외시한 체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에만 몰두하고 있는 당은 해체하는 게 맞습니다. 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사건건 여당의 표적이 되어 정쟁의 중심에 있는 야당 대표는 과감하게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십시오.

 

조기 대선을 치르자고 하는 것이 국정의 안정을 위한 것이지 기회의 찬스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그동안 제기된 각종 범죄 협의를 당당하게 심판받고 다음 대선에 도전하십시오.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올곧은 정치인이라면 지금은 하루빨리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정치를 말 그대로 정치답게 복원하는 진정한 영웅이 탄생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기존에 이름난 정치인이 아니라도 이 나라에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 많습니다. 작금의 세계에서 성인군자 같은 정치인은 바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연예인 같은 사람을 정치 지도자로 뽑아서도 안될 것입니다. 각 분야에서 전문 역량을 갖춘 기술자를 선택해서 나랏 일을 일꾼답게 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습니다. 나아가 한류를 세계인의 흐름으로 이끌어 한국에서 인류의 지도자가 탄생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차를 좋아하는 분들도 지금은 행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인류를 구원하는 방법으로 중도를 설하셨고 바른 견해로 대표되는 팔정도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강물 위에 뜨 내려가는 뗏목이 바다에 이르자면 양변에 머물거나 걸려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촛불을 들던 태극기를 들던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기엔 깊은 사유를 동반한 차향이 배여있어야 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도 적이 아님을 이해하고 더불어 가야 할 우리의 이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다수결의 원칙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소수인 사람은 자신이 소수인 이유를 생각해야 하며 다수인 사람은 소수 또한 책임져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온갖 시름 속에서도 새해의 밝은 태양은 뜨 올랐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작가 한강의 문제 제기에 올 한해 저도 "그렇다"라는 대답을 찾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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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팡춘차업시장

광조우 팡춘차업시장으로 왔습니다.

이번 중국 출장의 목적인 숙차 발효와 기념병 생산 등은 원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귀국 길에 최근의 차산 상황과 모차 시장도 알아볼 겸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맹해에서 쌍강-임창까지는 반처(班车)라고 부르는 승합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저렴하고 편리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타고 장시간을 이동하지만 한 생각 내려놓고 있으면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도 감상하고 운남 서민들의 생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석가명차 오운산 광저우 팡춘점

현재 보이차 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한마디로 얼어붙어 있습니다. 일명 금융차 업체들의 몰락이 가져온 여파가 차산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보이차계의 대표적인 브랜드조차도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차창에서 보관하고 있던 모차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차산엔 찬바람이 불고 만나는 차농마다 가격 불문 은근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차를 팔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상대적으로 고수차 위주로 마시는 차에 집중한 업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시장 환경이 주는 여파가 큰 것 같습니다. 팡춘차업시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장 출고가보다도 시장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품목이 허다하고 그래도 버티던 몇몇 금융차 품목도 이젠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도 선물 구매의 폐해를 인식하고 정식 공문을 통해 단속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보이차를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고 소장하시는 분이 있다면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매도하시는 편이 나을 것이라 말씀드립니다. 혹자는 저의 이러한 주장을 자본주의 경제의 속성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았고 실물 경제의 흐름도 잘 모릅니다. 다만 차가 일종의 투기 상품으로 취급되는 것이 안타깝고 내가 만드는 차들이 그러한 상품과 비교되는 것조차 싫기 때문입니다. 요 며칠 차산과 시장을 둘러보니 차농 차상 구분 할 것 없이 차업을 하는 많은 분들의 상심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저는 작금의 이러한 혼란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산통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부디 보는 차가 아니라 마시는 차, 자극하는 차가 아니라 느낌을 주는 차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창 쌍강 샤오미 네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빕니다. 이번엔 전국 각지에서 단체로 오신 보이차 마니아 50여 분을 모시고 차산 안내를 하고 있네요. 한국 대표로 보이차의 가치에 대해 잠시 연설을 부탁합니다. 몇 번 사양하다가 할 수 없이 짧은 중국어로 샤오미네 와의 인연을 이야기하고 고수차의 가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다 같이 최근에 개관한 쌍강보이차 문화관을 둘러보고 가게로 왔더니 빙도노채 고수차 원료로 300편 한정 생산한 병차를 선물로 줍니다. 엄청난 고가의 차를 선물로 받기엔 미안했지만 그동안의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차마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과 나누는 차로 남겨두겠습니다.

 

24일 광조우-인천으로 귀국합니다. 이젠 어머님의 기억만 남은 고향 집에서 당분간 머물 것입니다. 잠재된 기억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오늘의 삶이 미래의 나를 만들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언젠가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존재하겠지요. 부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간절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빙도노채 300편 한정 병차 선물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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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두 번째 최해철 대표

이번에 숙차를 발효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의문점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처음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하는 분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숙차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차를 즐기는 사람들도 공복이나 저녁 시간엔 숙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싼 가격의 노차를 즐기는 분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수고 정품 노차를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숙차가 개발되었고 최근엔 고수차 원료로 숙차를 생산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차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옛날부터 좋은 고수차 원료로 숙차를 만드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모차로 완성된 고수차의 향기롭고 감미로운 맛이 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숙차를 생산하면서 8 종류의 고급 고수차 원료 2kg 씩을 같이 발효한 것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의문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수차는 발효 후에도 각 지역의 특징이 일정 정도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홍하야생차왕수는 맑은 단맛이 인상적이고, 노반장 빙도는 밀도가 좋고 묵직합니다. 이무만궁은 부드럽고 매끄러운 느낌이고, 반분 하개 향죽청 또한 파전 생태차와 비교하면 확실히 모든 면에서 고수차 다운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황편은 맛이 가볍고 내포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생차 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발효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각종 미생물들이 작용하면서 완전히 다른 차로 바뀌었습니다. 일정 정도 원래 지녔던 특징이 남아 있고 고수차의 느낌도 살아 있지만 좋은 생차가 지닌 기운과 회감 등은 없거나 아주 약해졌습니다. 그리고 손실률이 너무 큽니다. 이번에 실험한 결과로는 약 30%입니다. 발효를 시작할 때 검지만 하던 모차가 발효 후 새끼손가락 크기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모차 속의 각종 성분들이 감소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발효 시 응축되면서 유익한 성분들이 새로 만들어질 수도 있겠으나 전체적인 질량 감소는 일단 손실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굳이 좋은 고수차 모료를 발효시킬 뚜렷한 이유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지적하시는 위생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숙차들은 그다지 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된 차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생산한 숙차도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지만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발효실 건물 자체의 노후성, 각종 도구의 청결성, 작업자들의 위생관념까지 모두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저의 경험과 전문성 부족입니다. 저는 그동안 고수차 산지 개발에 주력했기에 숙차를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은 일천합니다. 발효 책임자 텅총 차농 장선생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일정을 관리했지만 과학적인 식견과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예를 들면 처음 모차에 투입한 물의 량을 측량없이 고무호스로 뿌렸는데 일반적인 데이터론 모차 무게의 35% 정도로 보고 있으나 저는 70%로 말씀드렸습니다.

 

기타 뒤집기 타이밍, 건조방식 등 아직도 논란이 될 부분이 많지만 부족한 저의 방식대로 진행하였습니다. 다행히 완성된 숙차의 맛과 탕색은 대체로 만족스럽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생산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속 실험하고 공부하면서 좀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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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발효 33일차

건조를 위한 3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세 갈래였던 무더기를 네 갈래로 만들면서 아래 위로 골고루 섞어줍니다. 아직도 무더기 꼭대기엔 내부의 증기가 분출된 흔적이 보입니다. 엉긴 원료를 풀어주면서 마른 부분과 증기가 내려앉아 젖은 부분을 섞어줍니다. 차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차두가 생성되는 비율은 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뭉친 부분을 푸는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본 무더기를 나눌수록 중심 온도는 점점 내려갑니다. 두 갈레 45도 세 갈레 38도 네 갈래로 나눈 지금의 온도는 30도 전후입니다.

 

11월 26일 발효 34일차
건조를 위한 4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4무더기로 나누어져 있던 원료를 반씩 갈라서 8무더기를 만들었고 창문을 열어서 통기성을 높였습니다. 차두가 많아서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더니 봄차나 고수차는 밀도가 높아서 엉기기 쉽고 여름차나 황편 등은 상대적으로 엷어서 잘 뭉치지 않는답니다. 일리가 있는 부분이지만 좀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본 무더기 안쪽 원료와 고수차 샘플 원료 세 가지의 수분을 측정했습니다.

본 무더기 안쪽 13.01%. 홍하차왕수 16.96%. 반분고수 16.28%. 향죽청단주 15.19 무더기에서 분리하여 바로 측정하는 것과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측정하는 수치가 많이 다릅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라 짧은 시간에도 건조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11월 27일 발효 35일차
오후 한시 발효실 기온 26도 습도 60% 차 무더기 온도 26도입니다. 건조를 위한 5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무더기를 나누면서 중심 온도는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 모래쯤 햇볕에 한나절 건조시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본 무더기 샘플을 우린 탕색이 아주 맑습니다.
 
 
11월 28일 발효 36일차
하루종일 오락가락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오후 세시 발효실 기온 22도 습도 75% 차 무더기 온도 27도입니다. 비가 와서 발효실의 문을 닫고 오늘은 뒤집기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본 무더기 내부와 외부 샘플의 수분을 측정했습니다. 샘플마다 부분 편차가 있지만 크지는 않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약간 높게 나왔네요.
11월 29일 발효 37일차
어제부터 내린 비가 오후 세시쯤 그쳤습니다. 날씨가 좋았으면 오늘 마무리할 예정이었는데 비가 와서 하루를 늦추었습니다. 공기 중 습도가 높아서 차를 다시 한 무더기로 만들었습니다. 온도가 내려가면 검은 곰팡이가 늘어납니다. 샘플 차를 우릴 때 개완 벽에 그을음 같은 게 보입니다. 본 무더기의 발효도는 80%를 초과한 느낌이고 고수차 샘플 원료들은 70% 정도로 보입니다. 발효도를 측정하는 기구는 따로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탕색과 엽저를 보고 판단하는데 다소 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내일 날씨가 맑으면 햇볕에 건조시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발효하는 모든 차들의 수분함량을 측정했습니다. 비가 와서 대체로 높게 측정되었지만 내일 하루 햇볕에 건조하면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마무리를 준비하며 원료를 담고 일정 기간 보관할 포대기를 제작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기존의 비닐류 자루는 냄새도 나고 거풍과 숙성에도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아서 광목천으로 주문 제작했습니다. 한 포대에 25kg 정도를 담을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내일 발효 시작할 때 투차한 량과 비교해서 손실률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https://youtu.be/XM0XLp_2e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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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숙차 발효 과정. 오운산

11월11~15일 발효19~23일차

집안에 큰 일이 있어서 잠시 고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으로 출발하며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점심. 저녁 3차례 차 무더기의 온도를 측정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했습니다. 발효가 일정 정도 진행되면 차 무더기의 바깥 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더 이상 물을 뿌려서는 안됩니다. 테두리 원료를 5센티 정도 촉촉한 내면이 드러날 때까지 긁어서 무더기 위로 올렸습니다. 13일. 차 무더기를 덮었던 천을 걷었습니다.

 

창문 가까이 햇볕이 들어오는 쪽에 있는 원료가 더 빨리 마릅니다. 마른 원료는 상태를 봐가면서 수시로 긁어서 위로 올립니다. 긁어낸 원료로 위쪽에 배치된 고수차 샘플 원료를 덮습니다. 무더기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점점 높아집니다. 15일 저녁 멍하이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본 무더기 원료를 시음했습니다. 단맛과 신맛이 함께 올라지만 마시기에 거북하지 않은 정도입니다. 본 무더기의 발효도는 70% 정도로 예상됩니다.

 

11월 16일 발효 24일차

오후 한시 차 무더기 테두리의 마른 원료를 긁어서 위로 올렸습니다. 무더기의 현재 크기는 가로 2.5미터 세로 1.5미터 높이 80센티입니다. 4차 뒤집기를 한 후 지금까지 계속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뒤집기를 한 다음날 저녁 본 무더기의 위쪽 온도는 59도에 도달했고 이후 61~63도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간은 57~59도 아래쪽은 45~48도입니다. 위쪽에 무더기 내부의 증기가 분출되면서 수분이 내려앉은 흔적이 보입니다. 긁어 올리기를 하면서 엉긴 부분은 풀어주고 촉촉한 부분과 마른 부분을 섞어줍니다.

 

11월 17일 발효 25일차

오후 한시 5차 뒤집기를 했습니다. 이번 발효 과정 중 마지막 뒤집기입니다. 이번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모든 원료를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엉긴 부분을 풀어주었습니다. 3차 뒤집기를 할 때 엉긴 부분이 가장 많았고 이후로 점점 줄었습니다. 이번엔 손작업만으로도 가능했지만 마무리까지 네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더기는 넓은 직사각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가로 5미터 세로 3.5 높이 40센티. 고수차 샘플 원료들이 포대기에 들어 있고 비닐 칸막이를 한 탓인지 수분함량이 높습니다. 그래서 본 무더기 원료보다 발효도가 낮습니다. 본 무더기 75% 샘플 원료 60% 정도 그동안 다른 원료들의 맛과 섞이지 않도록 차단에 신경 쓰다 보니 발생한 문제입니다.

 

이제는 완성 단계라서 비닐을 제거하고 위쪽에 배치했습니다. 일정 부분 발효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주변 차의 영향이 적을 것입니다. 뒤집기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단향, 콩향, 알콜향 등이 대표적인데, 고수차 샘플 중에서 홍하차왕수, 노반장 원료가 단향이 가장 좋습니다. 야생차는 넘버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검은색이 두드러지고 황편은 뻣뻣합니다. 그리고 생태차는 향기와 맛 모두 약간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https://youtu.be/wOl0cdeP-aY

 

11월 18~19일 발효 26~27일차

오후 한시 발효실 온도 26도. 습도 55%. 차 무더기 온도 57도. 중간 50. 아래쪽 43도 전후입니다. 위쪽에 배치된 샘플 원료 포대기를 매일 한 번씩 뒤집습니다. 위쪽에 무명 천만 덮은 상태라 아래쪽과의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5차 뒤집기를 하면서 가저 온 고수차 샘플 원료와 본 무더기 원료를 하루 건조시켜서 시음했습니다. 고수 샘플 원료는 4차 뒤집기 때보다 탕색이 짙어지고 신맛이 줄었지만 아직도 모든 면에서 약간은 부족한 느낌입니다.

 

노반장. 빙도는 확실히 밀도가 높고 향기가 진합니다. 이무 만궁은 엷지만 이무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홍하야생차왕수는 검은색이 두드러지고 단향이 아주 높습니다. 홍하단주는 다른 고수차들보다 검은 편이고 부드러운 단맛이 좋습니다. 황편과 생태차는 상대적으로 맛이 엷고 가볍습니다. 본 무더기 차의 탕색과 맛은 완성 단계입니다. 약간의 악퇴미가 있지만 고수차의 밀도가 느껴지고 지금 마셔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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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민족들의 삶 그리고 차

윈난성 어디에나 차나무가 있고 골짝 골짜기마다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넘어갈 때마다 산비탈에 제비집처럼 붙어있는 소수민족들의 터전을 봅니다. 

 

기름진 평야 넓고 평평한 땅은 힘 있는 세력에게 내어주었습니다. 그것도 모라라서 쫓기고 도망쳐 온 심심 산골에 시름을 풀어놓고, 숲속의 나무를 잘라서 얼기설기 집을 지었습니다. 나무집 아래쪽에는 짐승을 길러 온기를 나누고 파리 모기랑 더불어 삽니다. 차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에 무심코 카메라를 들이대다 망원렌즈로 다가오는 그들의 뜨거운 삶에 왈칵 눈물이 솟아집니다. 

내 한 몸 근사하기도 어려운 척박한 땅이지만 희망의 곡갱이를 꽂았습니다. 도망친 인연이 도망 나온 인연을 만나 자식을 낳고 핏줄을 잊고 또 이어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나의 느낌이 차나무를 통해 쫓겨난 삶에 다가가고 도망치고픈 삶이 차나무를 통해 교감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 그 삶 속에 차가 있었습니다. 

긴 노동을 끝내고 주저앉았을 때 갈증을 달래주던 차 

문득 깨어난 새벽, 어스름을 어루만져 주던 차 

아픈 자식에게 만병통치약으로 주던 차 

비바람 부는 날 화톳불 주위에 동그마니 둘러앉아 미소를 나누던 차 

마침내 고단했던 생을 마감하면 씨앗을 함께 묻어 먼 길을 동반하게 하던 차 

외딴 산속에서 보리수나무를 보게 되면 평생 수행만 하다가 때가 되어 보리수 염주 하나 걸치고 깊은 산속으로 홀로 들어가 입적하신 고승의 자취를 느낍니다. 원시삼림 속 차나무를 보면 저는 보리수가 일깨워주는 인연을 만나듯 변방 소수민족들의 삶과 함께 한 차나무의 영혼을 생각합니다. 비탈진 골짜기에 매달려 땀과 눈물의 두둑을 쌓아 손바닥만 한 농토를 만들었고, 그렇게 붙들어 온 세월을 쌓아 천 마지기 만 마지기 계단식 논밭을 만들었습니다. 

 

비탈에 의지한 그들의 삶은 이제 와 풍경이 되었지만 그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소수민족들의 애환과 역사를 생각하면 피와 눈물의 터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화려한 세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아직도 궁핍의 골짜기를 헤매고 있는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그렇게 운남의 산천을 돌고 돌며 골짝 골짜기에 서린 그들의 자취를 만나고, 그 속에서 자라난 고차수를 만나고, 그들의 삶 속에서 우려난 고적한 향기를 음미합니다. 언젠가 스님과 마주 앉은 찻자리에서 뜨거운 물속에서 맛과 향기를 풀어내는 찻잎을 물끄러미 보시더니 

"지금 저 찻잎은 고향의 엄마 나무를 생각할 것이다."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차에 대한 어떤 예찬보다 가슴을 울린 말씀이었습니다. 깊은 산골 맑은 바람 속에서 순수한 영혼들과 더불어 자라다가 어느 순간 딸깍 분리되어 시들어지고, 뜨거운 불에 익혀서 비틀리고, 작열하는 태양에 새까맣게 말라서 이역만리를 건너와 비로소 몸을 푸는 찻잎을 바라봅니다. 그 향기와 그 영혼을 내 몸속에 넣어봅니다. 시집간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 낳아주고 길러주신 엄마를 생각하듯이 뜨거운 물속에서 몸을 푸는 찻잎을 바라보며 저는 비로소 차맛의 근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십 대 때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강원도의 어느 암자에서 처음 차를 만났습니다. 노스님의 손때묻은 다관에서 우려져 나온 노작지근한 찻물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리라곤 당시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세상의 모든 맛에는 약간의 잡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생선의 비린내 육고기의 구린내 그리고 낯설고 익숙한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생경하고도 고리타분한 내음. 그러나 잘 만든 차에서는 일말의 잡미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경건한 향기를 느끼며 내 삶의 잡내를 조금이라도 씻을 수 있음에 늘 감사한 날들입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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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달산

3월 1일에 오신 차산여행 팀을 배웅해 드리고 어제 뢰달산에 올라가 올해 첫 채엽활동을 했습니다. 2013년 뢰달산 정상 부근에 산불 방지용 저수지를 조성했습니다. 그때 그곳에서 자생하던 야생차 몇 그루를 삼림관리소로 옮겨 심었는데, 지금 채엽 단계라는 연락이 와서 뢰달산 차농 따투 부부랑 함께 올라가 4.5kg을 채엽했습니다. 

 

올라 간 김에 주변 원시삼림 야생차들의 발아 상태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작년보다는 확실히 빠릅니다. 전체적으로 아직 이르긴 하지만 양지쪽의 일부는 채엽해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고픈 마음에 이 가지 저 가지에서 3.8kg을 채엽해서 하산했습니다. 

뢰달산 오운산 초제소에서 채엽한 잎을 위조하면서 찻잎의 상태를 관찰하니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색깔부터 다릅니다. 삼림관리소로 이식한 찻잎은 짙은 녹색에 가깝고 원시삼림 속 찻잎은 연두색 계통입니다. 이식한 찻잎은 해 가림을 해주는 나무가 없어서 강열한 태양에 완전히 노출되었고, 삼림 속 야생찻잎은 아직 덜 자라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향기를 맡아보니 두 가지 찻잎의 경계가 뚜렷합니다. 원시삼림 속 찻잎의 오묘한 향기는 필설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황홀합니다. 찻잎 속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호흡을 함께 했습니다. 

3월 15일까지 선주문 기간이라 올해 오운산에서 생산할 차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특히 올해는 오운산 1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제품 이름도 전부 바꾸다 보니 여러가지 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보충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차산 이름을 거론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출국에 앞서 올린 글 그리고 지난번 글들에서 전체적인 방향은 제시했었습니다. 맹해, 이무, 임창, 보이 4대 차구로만 차산지를 분류한 것은 제가 수많은 차산을 다니며 여러번 강조했듯이 좋은 차는 특정 차산에서만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때문입니다. 

 

맹해 지역만 해도 수백 군데의 고수차 산지가 있습니다. 보이차를 좋아하는 분들이 알만한 특정 지역을 선택하고 유명 차산이라서 어쩔 수 없이 높게 책정된 가격으로 출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요?  

제가 느끼기에 작금의 보이차 산지 특성은 유명 차산일수록 오염 정도는 심각하고 품질은 점점 나빠지는데 가격은 오히려 점점 더 올라갑니다. 심지어 하룻밤 사이에 수백 년 된 고차수가 새롭게 탄생하기도 합니다. 유명 차산으로 옮겨지고 있는 고차수 문제는 이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점점 황폐해져가는 유명 차산의 상황을 비판하고 있지만 특정 차산이 유명해진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차가 생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특정 차산의 좋은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한국의 뜻있는 차상분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유명 차산이 아니라고 해서 좋은 차가 생산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앞에서 두 가지 야생차를 비교해 드렸듯이 환경이 차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좋은 차에만 집중하다 보니 품평을 통해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오지 차산의 원료를 선택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문의할 때마다 모르는 차산은 말하지 않고 소량 선택된 유명 차산 위주로 알려주는 것이 양심의 가책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오운산 10주년을 맞이하여 과감하게 차산 위주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올해 차를 마무리하면 많은 원료를 선택한 차산은 유명하지 않더라도 밝힐 예정입니다. 선주문 이전에 차산지를 알려드릴 수 없는 건 저도 아직 올해 차를 품평하기 전이라 어떤 차산이 선택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맹해고수'는 그동안 오운산에서 '진'으로 대표되었던 당해 연도 맹해 지역 고수차들을 시음하고 선택하는 고수품평병배차라는 개념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올해부터는 유명 차산 위주로 시음하던 방식을 버리겠습니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좋은 원료를 구하는데 더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올봄부터는 유명 차산, 차나무의 수령, 품종, 해발고도 등 그동안 좋은 차의 기준으로 열거되었던 모든 선입견을 내려놓겠습니다. 

이무산 입구

다만 한 가지 차나무가 자라는 환경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무고수, 임창고수, 보이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무는 육대차산 원료로만 국한시키지 않을 것이며 임창은 등나무형 고수차에만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이는 현재로선 봉황산 쪽 원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차농과의 특별한 인연에도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로지 제가 생각하는 좋은 차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래서 싸고 좋은 차 없다는 씩의 막연한 상식에 도전할 것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잘 살린다면 적어도 유명 지역의 원료만 구해서 비싸게 판매하는 차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좋은 차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일단은 지켜봐 주시고 올해 출시할 차로 심판받겠습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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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운남성 행정구역 내에서 차나무의 씨앗, 열매, 뿌리, 줄기,묘목,새싹, 잎, 꽃 및 기타 재배 재료 또는 번식 재료를 수입하거나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규정을 위반한 경우 당국은 수집 및 구매한 고차수 재배 재료 또는 번식 재료를 몰수하고 1만 위안 이상 5만 위안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작년 11월 30일에 운남성 정부에서 발표했고 올해 3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운남성 고차수 보호 조례 중의 한 조항입니다. 인류의 유산 중의 하나인 고차수는 당연히 보호되어야 합니다. 기타 항목에 있는 여러 가지 조항들은 고차수를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로 대부분 수긍이 가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제17조 항인 위의 구절은 외국인인 저희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다소 염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차농으로부터 모차를 수매해서 출시하는 것은 당장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 오운산은 현지의 차농과 공동으로 투자한 것이지만 여러 곳의 초제소를 운영하고 있고 일부 지역의 차밭은 일정 기간 계약하여 직접 생엽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석가명차차업유한공사'는 멍하이에 있는 유일한 한국인 명의의 회사라서 집중 관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신경 쓰이는 바가 있어서 그동안 여러 사람들에게 문의도 해보고 앞으로의 방향도 검토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중국의 자산 중에 하나인 고차수를 외국인이 임의로 반출하거나 개발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중국의 고유한 자산을 후손을 위해 보호하고 개발하는 것 또한 자국민으로 한정하는 것이 중국의 미래에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지구촌 시대에 전 세계 소비재의 산실이라는 중국에서 고유한 자산의 개발은 자국민으로 한정해서 보호하고 특별한 가치가 없는 소비재는 전 세계에 팔아먹는 이중적인 모습이 다소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글로벌한 시대라지만 어느 나라 정부던 우선은 자국민의 이익을 수호할 책임이 있습니다. 한정된 자산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자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그동안 고수차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개발해 온 기존 외국인 업체들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나라는 대만과 한국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정치적 원인 또한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아무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는데, 이번의 조치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는 아닙니다. 재배 재료와 번식 재료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고수차를 생산해서 출시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범위가 확장될지가 문제인데, 상황 속의 최선을 찾아나간다면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언젠가는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고차수는 차가 생산되는 어떤 나라던 조금씩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매년 수 천 톤씩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운남성의 남쪽 지역과 미얀마 라오스로 이어지는 국경 지대입니다. 희토류, 니켈 등 일부 광물질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호하고 있고 개인이 마음대로 개발할 수 없는 품목입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고 오직 자기 나라에만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보호하고 가치를 더욱 증폭시키려 할 것입니다. 지금은 시행 초기라서 이러한 정책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 외국인이 운남의 고차수를 개발하고 고수차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3월 15일이 올해 선주문 마지막 날입니다. 45% 할인.

오운산에서 일년에 딱한번 시행하는 특별 할인 행사이니 많은 분들의 관심 바랍니다.

 [아제생각]은 석가명차 오운산 최해철 대표가 전하는 소식입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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