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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호 보이차

 

2016년은 유난히 차회가 많은 해였다. 20171월부터 좀 특이한 차회에 초대 받은 일을 소개하려고 한다. 보통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마시는 차회라 하면 10, 20, 30, 40년 단위로 나누거나 90년대 보이차 80년대 보이차 등으로 나눈다.

 

여기서 80년대 보이차를 잘 마시려고 하면 회비를 5만원에서 10만원을 내고 마시는 자리다. 그러고 그런 자리에서는 보이차를 3가지 마셨다면 하나 정도는 다른 차를 마시는게 상례다. 그런데 2017123일 홍은숙 선생은 김포에 있는 아파트에서 차회를 한다고 했다. 전문 영업점은 아닌데, 차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요일에 방문했다.

 

허동창 대표, 주인 홍은숙, 최경순 화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전주에서 최경순 화가가 먼저 오셨다. 최경순 화가는 2016년 무이산여행도 함께 했던 분이고 예술적인 성향이 짖은 분으로 만날 때 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안겨주는 분이다. 오전 10시에 만나서 점심 전까지 고수차로 만든 생차만 4가지를 마셨다. 처음 마신 차는 2010년 의방차, 망지, 1999년 천가채, 2010년 노반장 순서로 마셨다.

 

서경호 개완으로 차를 낸다

 

2010년 의방차는 사실 쉽게 마실 수 있는 차가 아닌데도 이 집에서 처음부터 마시게 되었다. 그 맛과 향이 참 고급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망지차도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2009년 천가채와 노반장을 마셨다. 지역적인 특징이 뚜렷하기에 맛과 향에서 고차수 만의 기운을 더욱 세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을 집에서 먹고 좀 휴식을 취하면서 차실을 보니 방문의 문짝을 떼어내고 오직 차실로서의 기능에 충실하게 만든 것으로 매우 서구적이면서 포근한 입식 찻자리다. 1시간 정도 쉬고 나서 다시 찻자리에 앉았는데, 2010년 맹고를 만났을 때, 맹고 특유의 강한 맛이 7년이란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좋았었다.

   

한쪽 벽에 세운 보이차

 

이 맹고차는 2010년 당시에 고차수로 만들었기 때문에 차기의 보존이 아직 성성했다. 이후 노반장이 황제라면 황후차경매(징마이)’라고 하는데, 이 차를 2003, 2005년차를 각각 마셨다. 차회를 하면서 보이생차로 7가지, 즉 고수차로 잘 만든 여섯 지역의 차를 일곱 종류로 마셨는데도 속이 편안한 것을 보면서 매우 신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잘 만든 차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 체험을 아주 강하게 한 셈이다. 보이차, 특히 생차로 7종을 이어서 하루에 소화하기에는 많은 용기가 뒤따른다.

 

그러나 차회에서 접한 7종의 차들은 각기 그 품성을 뚜렷이 드러내면서도 진짜 차의 품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할 만큼 사람을 거스르지 않았다. 각기 차의 특성을 잘 나타내었으며 그 차 하나 하나마다 최상의 구감으로 다가왔으니 신년에 매우 특이한 경험을 한 차회로 뚜렷이 기억될 것 같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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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셜 괄풍채

   

1월 17일 일산에서 찻자리 사진 작업을 마치고 일행들과 식당에 갔는데, 그 주변에 서경호 보이차의 허동창 대표 사무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시 전화하여 사연을 말하고 식사후 방문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50분 뒤에 방문한 차실은 언제나 그렇듯이 보이차를 맛나게 마시는 찻자리로 보였다.

 

몇 개월 만에 만났다. 허동창 대표는 반갑게 맞아주시며 첫 차로 낸 것이 2009S괄풍채다. S는 스패셜의 약칭이다. 여기 말로는 500-600년 이상의 나무에서 채엽한 차다. 첫잔에 입안에서 퍼져나오는 화사하고 풍성한 맛은 서경호 S괄풍채 맛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정도다.

 

차실에 놓인 서경호 보이차 시음용

 

그래서 차를 마시면서 기분 좋은 차 한잔이 주는 의미는 다르다.

뒤이어서 2007년 노반장 전차, 맹고, 경매, 아포차를 마셨는데 그 과정에 김포에 계시는 홍은숙 선생이 도착하여 함께 차를 마셨다. 그때 홍선생님은 좋은 소식을 전했다. 서경호 보이차전문점을 운영하려고 보이헌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차회가 중심이 되면서 기존 차인들의 찻자리와는 다른 형식을 준비한다고 하는 또렷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진짜 차꾼들의 찻자리가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방문한 자리였는데 좋은 차와 참신한 차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서경호 보이차의 맛과 향기와 허동창 대표의 차 정신이 한데 모아지는 큰 공간이 눈 앞에 선히 떠오르며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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