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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란 커피클래스 대표

지난달 원불교 안산교당 전명진 교무님의 신축봉불식에서 노련한 전문가 한 사람이 대중들 앞에서 원두커피를 내었다. 일당백으로 보여준 그 기술과 열정으로 만들어 낸 블루마운틴의 드립 맛은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필자의 성격상 바로 찾아가는 것은 기본예절이었다.
용산구 이촌동 301-27, 주소 만으로 바로 건물을 찾았는데 시장으로 들어가는 건물 외벽 모서리에 배재란 간판이 있었다. 근데 커피숍은 음식골목 편으로 난 지하계단을 내려가야 만나는 카페다. 쉽지않다. 정말 알지 못하면 오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첫 눈에 바텐드가 눈에 확들어왔다
.
우리 같은 차 전문가들이 보아온 세계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에 단박에 알아차린 점은 이곳에는 꾼들이 모이겠다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와 닿았다. 어쩌면 필자같은 이들이 찾는 곳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날은 늘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 가방도 없다. 그저 호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똑딱이지만 명품 리코GR뿐이다. 큰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고 촬영하는 것 보다 어둠이 멋있게 깔려있는 분위기와 커피향, 손님들의 목소리, 간간히 들려오는 음악이 섞여서 이국적인 맛이 난다.

필자는 이런 면에서 참 행운아이다. 맛나고 향기로운 것을 주인의 손에서 받아 마시고 말았다. 그의 옆에서는 커피에 빠진 젊은 남자 직원도 있다. 주인의 작은 소리에도 방향을 읽을 줄 아는 촉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그들의 미세한 움직임을 RICHO카메라의 리코GR 28mm로 순간 순간을 잡아보았다.

배재란 커피클래스 직원이 손님께 커피를 내는 모습

그곳에서 부부의사인 가정의학과 의사 한 분을 같이 만났다. 그분은 이 집의 오랜 고객이며 주인의 주치의라고 한다. 재미있는 곳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젊은 청춘남녀가 모이는 곳이라기 보다는 나이와 상관없이 커피 맛을 찾고, 또 찾아오는 곳이다. 그래서 나이 지긋한 분들의 목소리가 멀리서 크게 들린다. 이런 공간에서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이 조화를 이루어 그것이 다른 손님들에게 소음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의 소리를 다스린다. 그것은 역시 주인 몫이다. 기본적으로 손님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아련한 인사동 카페의 추억이랄까? 그당시 그 시절이 생각이 나기도 한다.

다음날 또 방문. 한 가지 커피를 마시는 자리가 아닌 것 같다. 두 번째 방문한 날은 어느 어머니를 만났다. 그의 딸이 이곳에서 알바를 한다고 한다. 그 엄마는 이곳에서 딸이 알바하는 것을 좋아하는 눈치다. 왜냐면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향기가 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크고작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가 그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에 맞는 커피를 단순한 기술로 내는 커피가 아니라 내면 깊은 마음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차 한 잔을 맛보게 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믿음에서라고 생각한다.

저는 가끔 이곳에 오면 힐링하고 가는 기분이라고 한 그 말에 이곳은 단순한 커피라는 음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에 딸이 출근하지 않은 날 딸의 알바 장소에 와서 고호의 그림이 인쇄된 커피 잔으로 맛있고 멋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어쩌면 중년의 마니아들이 집가까이 하나 쯤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카페가 배재란의 커피클래스가 아닌가 한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모습(석우미디어 동영상)

어디선가 본 것 같다
. 일본 만화 심야식당. 주인과 손님들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야기를 흠뻑 담은 진실로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지만 어쩐지 그 분위기를 해칠까 싶어 소개를 주저하게 되는 정말 좋은 곳이다. 커피와 사람 이 두가지가 멋지게 어우러진 곳이다.

주소, 용산구 이촌동 301-27(이촌역 3-1 출구앞)

배재란의 커피클래스 지난 기사
2014/06/24 - 배재란의 커피클래스, 커피의 매력을 확인한 시간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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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란 커피클래스, 배재란 대표가 직접 원두를 내리는 모습

(, tea)를 봉사하는 현장에서는 연지(蓮池)를 이용하여 연차나 대용차를 준비하고 녹차. 발효차 꽃차를 내는 편이다. 간혹 차선생님이 전통한복을 입고 말차를 낼때 차선으로 격불하는 모습에 감동받아 차를 배우기도 하였다. 그래서 행사장에서의 차 봉사는 다른 분야와 달리 매우 정적이면서 신선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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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원불교 안산교당 신축봉불식 행사에 갔다가 차와 커피가 같이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것도 차와 커피가 나란히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하는 자리다. 필자는 찻자리에 먼저 눈이 갔고, 아는 분이 말차를 준비하고 있어서 인사를 드리고 말차 한 잔 대접받았다검정색 연지를 이용하여 연차를 준비해 놓은 것을 볼 때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찻자리를 보았다
.

말차 한잔을 들고 좋은 향과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 건너편을 보니 참좋은 커피향을 내고 있었다. 보통 행사가 있는 곳에 가면 커피가 놓이는 자리에는 1회용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장소에 있던 커피클래스에서 피워내는 원두향은 주변 사람들을 유혹할 만큼의 매력적인 향기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방금마신 말차의 향기가 입안 가득하여 그대로 향기를 머금고 아쉽게 일단은 2층으로 향했다.

배재란의 커피클래스에서 준비한 블루마운틴 원두커피

필자가 안산교당에 온 것은 원불교 교당의 행사에서 헌다(獻茶)가 아닌 헌향(獻香)이 식전행사로 잡혀있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헌향을 진행할 한영용 박사와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식전행사에서 헌향이 잘 진행되어 사진 작업을 마치고 1층 로비로 내려가서 올라가기 전 벼르고 있었던 커피를 한 잔 마셨다. 평소 원두커피를 좋아하지만 냉커피는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간단한 기구를 이용하여 로스팅을 하고 원두를 내리는 모습, 얼음을 거쳐 한 잔 내어주는 블루마운틴 냉커피는 무더운 날씨에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단 필자의 입맛에 당당히 합격. 그리고 불현듯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이미 차에서 멀어져 커피쪽에만 와 있었다. 더구나 그의 손놀림과 커피를 내는 동작은 이미 프로였다. 옆의 보조들의 행동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만큼 그는 커피 한잔 한잔에 온갖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로스팅부터 한잔의 커피로 만들어 내어 놓는 것까지 필자의 마음 속에 들어 온 것은 바로 그러한 커피의 모습이었다.

블루마운틴 커피 1000잔을 핸드드립으로 대접하는 모습

군복을 입은 군인도 줄서서 대기하고 마시는 모습

사진, 배재란 대표, 한영용 박사

필자는 책 한 권을 선물하면서 인사를 한뒤 사진 몇 장과 간편 동영상을 촬영했다. 원래 필자는 편집을 하지 않고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는 입장이라 배재란 대표의 커피내는 모습을 아주 역동적으로 담을 수 있었다. 사실 그런 모습은 매년 서울코엑스에서 열리는 카페쇼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현장감이다. 핸드드립으로도 사람이 모이는 골든타임에 맛있게 낼 수 있다는 현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배재란 커피클라스 대표의 핸드드립으로 커피 1000잔을 봉사하는 모습(석우미디어 동영상)

필자는 이 날 커피 세 잔을 마셨다. 자신이 내는 커피에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배재란 커피클라스가 성황을 이룬 것은 짧은 시간에 준비해온 1000개의 큰 컵이 다 나갈 만큼의 커피를 내었다는 것은 한 잔씩 마시는 커피를 중복해서 마신 인원이 많았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커피 때문에 차문화가 무너진다고 할 것이 아니다. 방법이 다르고 기호음료를 마시는 그야말로 다양한 기호의 선택일 뿐이다. 생산성이 따라가지 못하는 전통만 고집하다가 무너진 차 시장이지만 커피는 달랐다. 원두커피 시장은 세계의 트렌드에 맞게 변화 발전을 모색해왔다. 또한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시는 자리에서 베테랑이 직접 보여준 손 맛은 달랐다. 단도직입적으로 바로 이것이 우리가 현대에 보는 커피라는 존재와 그에 대한 방법이었다. 안산교당 신축봉불식에서 노련한 전문가 한 사람이 대중들 앞에서 일당백으로 보여준 그 기술과 열정으로 만들어 낸 블루마운틴의 드립 맛은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2014/06/23 - 원불교 안산교당 신축 봉불식 헌향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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