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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손님과 명가원 안주인

 

명가원에서 김경우 대표 부부와 같이 차를 마시는 도중에 아주 젊은 여성 손님이 왔다. 이 젊은 손님은 속칭 차계의 꼰대, 아재들 앞에서 추억의 유행어를 하게 되었다.

 

90년대에는 전국에 찻집이 즐비했고 성인들의 차 모임도 많은 시기였다. 이 당시 차회 모임이나 사무실에 들르면 왜 왔느냐 하기도 전에 차고파서 왔소~ 하며 문을 밀고 들어오는 일이 많았다.

 

그런 추억은 이미 30년 가까이 되는 과거인데, 갑자기 불쑥 온 손님에게서 그 말을 들으니 필자도, 대표 부부도 이렇게 반가울수가 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어쩌면 명가원에서 만나기 쉽지 않는 분위기를 잠시 같이 하게 되었는데, 젊은 여성이 다소곳한 자태로 명가원에 들어왔다. 명가원이 어디인지 전화로 먼저 문의를 한 모양이다. 보이 생차를 찾는 손님에게 어떻게 알고 명가원을 찾아오게 되셨나요 물었을 때, 블로그 석우연담을 보고 찾아 왔다고 한다.

 

김경우 대표는 석우연담에는 보이차를 명가원에 가서 구하라는 말은 없었는데 했더니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명가원에 가면 된다는 의미로 여겼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사모님이 석우연담 운영자가 여기 있다고 하고 필자가 인사하며 제가 운영자입니다라고 했다.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손 인사를 청했다. 반가운 분 만나고 싶은 분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고, 그동안 필자의 책 찻잔이야기, 사기장이야기, 사진으로 보는 중국의 차, 3가지를 읽었다고 하며 오늘은 차가 고파서 오게 되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꺼내었다.

 

이것 참 오랜만에 듣는 말인데 그것이 이렇게 젊은 분에게 듣게 되니 대표부부와 함께 무척이나 반가웠고 갑자기 허물이 없어지는 느낌이랄까...

 

함께 차도 같이 마시고 싶었지만 필자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게 되었다.

 

잠시 되돌아 그 시간을 생각해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이제 젊은 층에서 보이차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은 녹차나 청차를 찾아 나설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이제 차의 세계도 그 변화의 폭이 넓어졌고 즐기는 고객층의 나이도 한층 내려왔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렇게 세상이 서서히 변해가고 또 이어지고, 그렇게 넘실대며 가는 듯 마는 듯 그렇게 전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올해 가을에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특강과 찻자리를 만들려고 기획하고 있다. 오늘 그 말, “차가 고파서 왔어요라는 말은 예전생각에 모두 내어주며 더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은 생각이 활활~ 드는 하루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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