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삼계탕을 먹고 왔다고 한다. 주인과 나는 복날인줄 모르고 앉아 있었다. 그래서 지금 마시고 있는 차가 남들이 복날이라 먹는 음식과 같은 것인지 모르겠다.
또 다른 보이차를 내었다. 보이청병 7542다. 자리에 앉은 충청도 처자는 차 맛을 아는 것 같았다. 송원근 씨와 차 맛을 가지고 주거나 받거니 한 것 보니, 차 꾼들이 모인 것 같다. 꾼들이 좋아하는 차 함께 마시니 차 맛은 배가 된다.
또 한 분이 오셨다. 일요일에 자주 만나는 김선생이다.
다음 차로는 주인이 작년 이맘때 잠시 선보였던 정흥 긴차를 쪼개 내었다. 이 이야기는 인사동 명가원에서의 여름 복날 찻자리다.
정흥 긴차는 작년에 맛 본 것과는 상당히 다른 맛이다. 약간 강한 맛이 있으면서도 뒷 맛이 좋았다. 또 긴차를 마시면서 지난주 모 사찰에서 해정 김만수 화백과 같이 한 자리가 생각난다.
그 날도 아주 더운 날인데도 그와 비슷한 긴차를 마셨기에 어! 이상하다 오늘 같은 말복에 시원한 것은 차지하고 이런 열감이 풍성한 차 맛을 즐기는 것 보니 모두 차꾼은 맞는 것 같다.
송원근 씨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봉투를 내었다. 오동단총이라는 차다. 유념을 거치지 않는 것이라 한다. 유념하지 않는 차는 보통 빙차라고 해서 냉동고에 보관해서 마시는 차인데 이것은 마른 상태다. 그 지역민이 즐기는 차인데 꾼이니까 그렇게 가져온 것 같다. 송원근 씨 는 광동성 조주에 다녀온 단총에 대한 재미난 봉황산과 오동산에 대한 차 이야기를 했다.
말복에 비록 삼계탕을 먹지는 않았지만 차로서 복땜을 다 하고 나온 것 같다. 더운 여름. 그것도 가장 기승을 부리는 끝말의 복더위라 시원함도 생각나는 와중에 뜨거운 것은 멀어질 수 있는 그런 시기이다. 그러나 음식에서도 그렇듯이 뜨거운 것은 들여보냄으로써 이열치열을 즐겼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지만 음료까지 뜨거운 것을 즐기는 것이 과연 차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그러나 차는 덥게 마시고 그 말복의 시원함을 느끼니 곧 음식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
더운 차는 춘하추동을 막론하고 오히려 더 더울 것 같은 몸을 시원하게 해 주며, 속에서 더울 듯 하지만 오히려 시원하니 말복의 찻자리라 생각했던 것만큼의 시원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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