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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생산한 노반장과 노만아]

우리나라는 최근 노반장(老班章)이라는 차에 대해서 맹목적인 찬사를 보내고 있다. 보이생차는 노반장을 기준으로 해서 가격을 조절하고 노반장을 보유하고 있거나 마시고 있어야 보이차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처럼 행세를 한다.

노반장을 선호하는 추세에는 또 하나의 문제점이 있다. 비교하자면 무이암차 시장에서 대홍포가 수선이나 육계 품종이 얼마나 많이 섞였는가 따라 질과 맛이 다른데도 일반인은 모두 대홍포라고 생각하고 비싼 가격에 마시고 있는 것처럼, 노반장도 그 인근에 있는 노만아(老曼峨) 의 찻잎을 섞어도 외관상 구분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혼돈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은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표면적으로는 노만아가 노반장보다 아(芽)의 색상에서 황금빛이 더 돌고 전체적으로 찻잎이 더 좋아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노반장과 노만아의 순료를 자주 접해보면서 일정 비율 병배된 노반장을 마시고 있고, 괄풍채 순료와 그리고 라오스에서 채엽한 차들을 비교해서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노반장은 자신들이 취급하고 있거나 믿을만한 큰 회사에서 생산한 것만으로 우기기에는 어려운 사정이 있다. 또한 '보이차의 부작용'은 여러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는데, 정직하지 못한 차의 유통도 잘 못 만든 차로 인해 보이차의 부작용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어 보이차 자체를 불신하는 현상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반장을 생엽 거래가격 이하로 차가 거래된다고 하면 값이 싼 것이라기 보다는 한 번쯤 생각할 여지가 많은 차다. 노반장 찻잎의 가격이 있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또한 2007년 이전에 만들어진 노반장과 2009년 이후에 만들어진 것에서도 맛과 향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 07년 이전에는 찻잎을 많이 채엽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찻잎을 채엽할 수 있었지만 노반장이 인기를 끌고 진승차창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하면서는 보이차 노반장은 채엽의 기준이 달라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의 구별은 전문가의 조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누가 전문가인가를 찾는 것도 차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능력이다.

이젠 00차장에서 만든 것이 최고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 00차창에서 몇 년도에 만든 것이 라고 할 수는 있어야 차에 대한 맛과 향을 조금 구분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감별은 라오스 등의 변경차가 괄풍채 차와 혼합되어 생산되어도 일반적인 애호가는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상인의 말을 가려서 이해하기는 힘들다는 점도 감안한다면, 일반적인 애호가는 모든 고수차에 관심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관심 분야를 넓히는 만큼 고수차에 대해서 알아가는 지식은 더욱 미약해 질 뿐이다.

쓴 맛만 강하게 나오거나 회감에 있어서 쓴맛에서 단맛으로 돌아오는 미세한 차이, 경험이라는 것이 무시 못할 일이며, 가격이 폭등하는 노반장에 대한 평가가 좋기는 하지만 그 산업과 그 마을에서의 채엽상황이 어찌 될 것인가에 따라 또 노반장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보이차는 노반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평가받지 못한 어떤 차들이 또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특정 보이차를 쫓아가는 막차의 차인이 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즐기고 또 그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발견하는 것처럼 좋은 보이차를 찾아 자신의 차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차인이요, 더 나아가 차꾼인 것이다.

필자는 보이차 도감을 제작하는 과정에 보이생차에 대해서 엄선한 차를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서 조금씩 익혀나가고 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아름다운차도구> 3권, 4권을 통해서 발표를 해왔으며, <아름다운 차도구> 5권에서도 보이생차 특집으로 보이고사(대표 박정호)에서 제작한 2012년 노반장과 노만아, 서경호(대표 허동창)에서 제작한 2009년 '노반장'과 2005년 생산한 경매 전차, 2012년 진미호에서 생산한 노만아 등으로 비교 사진이 공개된다.

 

한국인은 차를 어떻게 마시는가? http://www.seoku.com/523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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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 신현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제적 차문화행사같은 내용으로 코엑스에서 시작한지 올해로 10주년이 되었다. 2002년 티월드페스티벌(위원장 김정순) 첫해에는 코엑스 로비에서 시작한 것과 비교해보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서울에서의 차 축제가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자 부산, 대구, 광주에서도 하나 둘 생겼다. 약간은 염려스럽기도 했지만 중앙무대가 지방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대를 하고 관람을 하게 된다. 올해 필자는 모든 부스를 다녀보지는 않았다. 관심있는 분야만 4일간 오전에만 다녔다.

홍차 전문점 밀밀홍에서는 홍차다기세트를 상품화시켜 작가가 직접 참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자기 쪽에서는 단국대학 한국도자학회가 중심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상당한 부스가 한곳에 집중되었다. 언뜻보면 티월드행사에 참여한 것 같지만 도자기 분야는 그 쪽의 특설 코너 같아 보였다. 이번에는 무대에서 하는 행사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무대 스캐쥴은 보지 않았지만 필자가 잠시 있는 시간에 관심있는 행사는 “일본 다도 설윤회”에서 발표한 조윤숙의 일본 꽃 상자 다법이었다. 그리고 6월 6일에는 행사장 무대에서 ‘인성’ 예절노래 뽐내기 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유아(아동)다례 연구소”에서 “21세기 인성교육은 서은주 유아(아동)다례인성 예절창작동요 21곡”으로 프로그램 발표식과 겸하게 된 것이다. 21곡의 곡명은 예절이란, 인사노래, 공수노래, 참는 다음, 다례송, 다식노래, 구용이란, 구사 노래 등으로 <서은주 작사, 이강산 작곡>으로 만들어 이날 발표하였다.

[중국 보이차 공장 '두기'에서 3년 연속 국내 시장에 보이차를 알리기 위한 홍보]

[노동지 부스에서 대구 팔공예술원 대표, 이계진 국회의원 부부]

[쌍어각 대표 박정호]
작년과 다른점은 보이차 전문점이 다양한 형태로 나왔다. 중국 노동지 회사에서 추병량 선생을 모시고 큰 부스를 열었고, 대구에서 온 쌍어각 박정호 대표가 참여했다. 부스 내에 1970년대 육안차를 중앙에 놓고 전시효과도 누렸으며, 보이생차를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비에 인쇄된 차를 가지고 왔다. [쌍어각 대표 박정호]

[명가원 대표 김경우]
작년에 이어 중국에서 보이차 전문점 “두기”가 4칸 부스를 열고 공부차와 함께 규모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나왔다. 부스자체에서 인테리어를 한 곳으로는 단연 돋보였다. 보이차만 가지고 나온 명가원(대표 김경우)에서는 무대 옆에 자리를 잡고 평소 자신의 손님들을 기쁜 마음으로 만나서 차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그 옆으로는 한국 다기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연잎다기와 연지 찻상 다기로 차를 내는 신혈철 사기장이 사람들이 잘 보이는 큰 공간에서 중국차 일색이라고 할 정도인 그 곳에서 좌우 중간역할로 바란스를 맞춰주는 것 같았다. 그런점에서 집행부의 배려가 있었던 것 같다.

[홍차 다기세트를 만드는 작가]
전체적으로 이번 행사는 3-4년 전보다 많이 가라 앉은 느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이 와서 차를 구매할 것이 없다는 점은 작은 포장이라도 다양한 차를 시음해보고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로 생각될 만큼 차 전문점의 입점이 적었다. 보이차 전문점은 기존 고객의 거래 형태를 생각하고 일정한 규모의 포장 단위로 되어 있어서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서원대학교 학생들이 다양한 차를 블렌딩하여 날짜 별로 학생들이 교대로 시연하고 칵테일 잔을 이용한 재미있는 색상의 차류를 시음할 수 있었던, 그리고 해당학교에서는 학생 모집도 겸하면서 조금은 붐비면서 보았던 것은 차 축제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보이차 생산업체 두기에서 모차를 가져와 즉석에서 발로 눌러 포장해서 가져가는 것도 보는 재미와 구입하는 재미를 동시에 가질 수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즐겁게 여기는 젊은 이들이나 어른들의 모습은 제주도 티파크에서 준비해온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만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지방에서 올라온 아이들의 창작동요 뽐내기 대회]
서은주 유아다례연구소에서는 차세대의 올바른 인성과 바른 기본생활 습관에 대한 예절을 다양한 음악활동을 통해 관심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 인성교육 예절노래 뽐내기 대회를 실시하였다. 특히, 이번 대회는 아동 음악가 이강산 교수와 유아다례특성화 교육 전문가인 서은주 교수가 작사한 것으로 인성예절노래는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희망으로 실시하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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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맛을 논할 때는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만이 앞선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차의 맛을 개인적인 취향으로만 판단 할 수 있을까?

가격 대비를 기준으로 음식을 잘 하는 집이라고 소문이 난 곳은 누가 와서 식사를 해도 맛이 있기 때문에 모이는 것이다.

보이차의 붐이 거세게 몰아쳤을 때에는 보이차 이외의 차(茶)는 차가 아닌 것처럼(일부 상인들 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 손의순 육안차] 그 반면에 일정 수준 이상의 보이차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보이차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인은 보이차의 유통 자체를 부정하며 다른 종류의 흑차가 사람의 몸에는 더 좋은 차라고 내세우는 현상이 오늘날의 우리나라 차문화의 한 단면이다.

덕분에 한 때 차의 축에도 끼어들지 못한 복전차가 대 유행이다. 차꾼들은 이쪽이든 저쪽이든 취향대로 움직이면서 차를 즐기고 있다. 자신이 마시는 차가 진짜로 몸에 좋은 차라고 하면서. 이런 경우는 약간의 주관적 견해의 개입을 부정할 수 없다. 지방과 서울은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유행과 함께 순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의 중심에서 육안차는 논외의 차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이영자, 박정호]

육안차는 누구나 맛을 좋아하거나 즐길 수 있는 차가 아니었다. 특별히 이유를 논할 필요는 없지만 첫째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둘째로는 좋은 차를 접할 기회가 잘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육안차에 대한 가치 평가에 개인적인 주관이 개입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 또 비교해서 맛을 볼 수 있는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주변에서 양질의 육안차를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몇몇 마니아층에서만 즐기는 차라고 하는데 크게 부정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필자도 최근 10년간 육안차로서는 명차라 할 수 있는 손의순 육안차를 여러 경로를 통해서 또는 꾼들이 모인 자리에서 마셨다. 하지만, 명성만큼이나 좋은 차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차를 만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1월 13일 부산에 있는 중국다예연구소 이영자 원장과 회원 5명이 함께 대구 쌍어각(대표 박정호)에 방문하여 대접 받은 차가 손의순 육안차였다. 그날의 육안차 맛은 필자가 이전에 마셨던 손의순 육안차에 대한 선입견을 일시에 지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육안차로서 좋은 차가 무엇인가라고 할 때 한 마디로 답변을 할 수 없는 것이 차의 맛이지만, 흑차 가운데 관심을 받지 못해서 차의 중심에서 밀려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맑고 깨끗한 맛이 세월의 기운과 함께 풍겨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고, 가슴과 눈과 입으로 느끼고 보고 들으면서 마음까지 맑아지는 맛을 음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필자에게는 손의순 육안차에 대한 이미지가 오랜 기간 청명한 마음으로 간직될 것 같다.

육안차 이전에 마신 대오룡차는 극품. 박정호 선생의 깊은 내공이 함께 어우러져 나온 맛으로, 차가 가진 진정성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알게 하였다. 운남성(윈난성)에 들어가기 하루 전에 귀한 시간과 차를 내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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