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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8582 청병

경주 아사가 차관의 정기 차회가 1월 10일에 있었다. 새해 들어 처음 만난 자리였다. 이번에는 김이정 대표의 대만 차 여행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이야기와, 여행에서 구입해온 차들을 함께 시음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기존 아사가 차회 회원인 A조와 B조가 함께 만난 자리였다. 김 대표가 차회 이틀 전에 귀국한 상황이라, 식사는 경주 하나미에서 돈가스와 초밥으로 했고,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모두 보문관광단지 쪽에 있는 아사가 차관에 모였다.

작년에 이전한 이 차관의 메인 자리에는 흔히 골동 보이차라고 하는 오래된 보이차가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차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차들을 배경으로 보이차 전문 차회가 열린다는 것만으로도 아사가 차관 차회는 요즘 유행하는 차회의 중심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이정 대표의 대만 차 여행 이야기

이번 차회에서의 오프닝 차는 대만에서 생산된 고산오룡차였다. 이 차를 시음하기 전 김 대표에게 ‘차생산지에서 차 농가가 유기농 재배를 하는 작업 취지와 차 품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듣고 차를 마시게 되었다. 두 번째는 동방미인을 마셨고, 다음은 보이차로 8582와 70년대 7542를 마셨다. 언제나 마지막에는 말차를 마시는데, 이때는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만 차를 낸다. 필자는 이런 자리에서 꼭 말차 한 잔을 하고 온다.

 

보이차 8582 청병 탕색

이번의 보이차 8582, 7542가 가진 맛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차와의 비교에도 그 맛에 있어서는 우위의 자리를 점할 수 있는 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시음해 보고 싶은 차를 이런 개방된 차회에서 함께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은, 요즘의 보이차 가격을 생각해 보더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차회가 아닐 수 없다. 자주 참석하는 회원들은 그 가치를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기우를 잠시 해보았다. 그야말로 기우이겠지만.

이날의 청차인 대만 고산 오룡과 동방미인(백호오룡)은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더 신선하고 향기롭게 다가왔으며, 오룡차로서는 상당히 수준이 높은 차였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많아서 골고루 더 많이 마실 수 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을 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차를 우려내는 탕의 수를 줄였다면 보이차로 넘어갈 때, 오프닝차로서의 의미 이상의 맛으로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가진다.

차회 진행과정에서 김이정 대표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작은 청동 향로를 반짝 경매하는 모습

                                                      이영주 경주 문인차회 회장, 이복규 교수 침향 다루는 모습

 

가운데 중앙, 율리님 부부 참석하여 인사

언제나 마찬가지로 차회에 가 보면 기존 아사가 차회 회원 외에 만나는 분이 있다. 이날에는 인터넷 차 관련 카페에서 활동이 많은 율리님 부부가 참석했다. 오래 전 대구의 자연주의 찻자리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라 아주 반가웠다. 여전히 차회를 찾아다니고 부부가 함께 취미 생활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가졌는데, 신년 차회에서 만나서 아주 반가웠다.

아사가 차관의 차회가 경주에서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많은 분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고 또 참석하고 싶은 차회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관심이 비록 차맛에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사가 차회 이전 글
2013/11/08 - 아사가 차관, 변화된 찻자리
2013/10/27 - 아사가 차관 개관 기념 음악회
2013/10/14 - 아사가 차관, 경주 보문단지 오픈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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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발전을 위한 잠시의 입니다-
어제 오후 장대 같은 빗줄기를 차창으로 보면서 지방 출장을 가고 있던 중, SNS로 문자 알림이 왔다.

경주 문화의 거리에서 2013720일까지 운영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여러분들께 더 나은 모습으로 뵐 수 있도록 충실한 준비를 거쳐. 이전 장소가 정해지는 대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이정 올림
김이정님은 경주의 전통다원 아사가를 운영하는 대표다.

지난주 금요일 아사가에서 무지홍인 차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아사가가 문을 닫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인급 차회를 주도적으로 열면서, ‘남인 철병’, ‘홍인’, ‘무지 홍인차회를 연속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경주라는 지방 도시에서, 그것도 해당 차회 차() 금액 정도만을 회비로 받고 열 수 있다는 것은 보이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화젯거리였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말하면 현재의 아사가로는 더 이상 확장된 일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기에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어야, 한국에서 차관(찻집)을 대표하는 이름, 그리고 그 이름에 걸맞은 웅지(雄志)를 펼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곳에서 6년 동안 A급과 B급의 차회를 한 달에 두 번이나 가진 것만으로도 아사가는 이 시대 차관으로서는 성공한 사례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아사가 차회 참석해 보았나요?’ 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되고, 하게도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아사가 문을 열었습니다는 소식을 기대하며 기다린다.
그동안 수고하셨고, 여러 번의 차회에 초대해 주신데 대한 감사한 마음도 함께 전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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