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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5 자사호 이야기 출간 5
  2. 2009.10.09 자사호의 고향 의흥으로 가는 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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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준비하고 있었던 자사호에 대한 책[박홍관의 자사호 이야기]이 출간되었다. 나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현재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중국 자사호에 대한 일련의 왜곡된 내용을 조금이라도 현실에 부합되는 내용으로 접근하고자 하였다.

그렇다고 자사호에 대해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밝혀내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번역과 그네들만의 언어로 총칭, 통칭되는 점이 우려스러웠고, 자사호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이 없이 막연하게 좋다라는 표현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맹목적으로 자사호라는 말만으로 유통되고 사용되는 저급한 제품들의 시장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이에 오늘날의 자사호가 만들어지게 된 역사와 문화 환경을 기초로 자사호에 대한 진본의 가치와 방고의 수준을 드러내어 자사호가 가진 공예적가치 뿐 만 아니라, 차 문화사에서 중요한 도구 중에 한 가지를 말하고자 한 것이다.

명대 일본으로 건너간 자사호가 오늘날 일본의 전다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도구였다는 사실은 자사호가 단순히 중국 물건이라고 폄하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의 졸저는 바로 그러한 점에서 큰 시야를 가지고 자사호를 바라보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93세의 왕석경 옹, 자사 7대예인 왕인춘의 아들이다]

1장 자사호의 가치
자사호란 무엇인가? 진본의 가치/원승모호/석표호/수영호/군화제량호/방고의 수준/용대호 /산두호/주니호/주니호/급직호/자사호 수집 팁/자사호 수집의 즐거움/차꾼들의 자사호

2장 자사호의 역사
자사호의 등장/명대 차도구의 변화/명대 중기의 자사호/명대 말기의 자사호/청대 자사호/자사명가 칠대예인

    3장 의흥의 문화적 환경/의흥의 지명 유래/교통과 물류의 중심지/자사 명인의 허와 실/대표적인 자사호 시장/의흥 작가의 작업 환경

    4장 자사호를 만드는 재료와 방법
광석의 채취와 니료/자니/홍니/본산녹니/석황니/백니/토골/눈니/연제와 소조/광석 풍화
    [의흥에서 물레 작업으로 자사호를 만드는 곳]

5장 자사호의 종류
자사호의 제작/자사호의 종류/자사호 장식/자사호 감상

6장 자사호를 만드는 사람들
현장에서 만난 자사 작가들/여요신/왕인선/서한당 · 서달명/서수당/고소배/담천해/조완분 · 범건군/모국강/저립지/양근방 · 왕생제/왕석경 · 왕혜중/갈도중/시소마

결론/마치며/찾아보기

    [자사호를 전통과 현대 방식으로 제작하는 모습]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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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속에 상해에서 의흥으로 가는 택시안] 중국에서 자사호를 만들고 있는 강소성 의흥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상해에서 4시간 동안 택시로 가다보면 그 시간과 거리감에 택시 안에 있는 사람은 매우 피곤하게 된다. 더군다나 말이 잘 통하는 한국의 택시도 아니고 그저 물끄러미 스쳐지나가는 밖을 보고 있노라면 별의 별 상념에 젖기 마련인데, 그날은 장대 같은 폭우가 의흥으로 가는 내내 쏟아져 내렸다.

심신이 피곤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지루함은 말이 아니었다. 의흥은 자사호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으로 늘 찾아가는 곳인데도 그날은, ‘왜 이렇게 비좁은 택시에서 고난의 길을 가야하는지’ 하는 회의가 들었다. 그러나 의흥에 도착할 즈음,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마치 하늘의 검은 커튼을 일시에 주루룩 걷어낸 듯 화창한 날씨였다.

[의흥시내에 들어왔을 때의 풍경] 고민도 고민 나름, 내가 언제 그런 고민을 했냐는 듯 저절로 흥겨워졌다. 비온 뒤 더욱 바빠진 일손으로 활기차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 깊은 곳의 자사호의 정열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해가 뜨고 구름이 걷히고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아니라, 잠시나마 마음에 머물렀던 어떤 회의감이 말끔히 씻겨 내려간 듯하였다. 그야말로 좋은 햇빛까지 듬뿍 담은 사진을 갖고 돌아왔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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