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차 다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05 당신을 위한 차 한잔 4
  2. 2010.01.31 중국차 견문록/양가죽으로 포장한 복전차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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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차 한잔'

 

이력서에서 내가 가장 많이 썼던 문구이다. 오직 당신만을 위해 차 한잔을 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느것도 그 한잔을 대신 할 가치는 없다.

내자리에 놓여진 그 한잔을 위해서 물의 온도를 맞추고 농도를 위해 너무 이르지도 않고 오래 지나지 않기 위해 적당한 담소로 시간을 끈다. 그리하여 다려진 차는 우리 한명 한명을 위해 찻잔에 따르게 된다.

가끔은 궁금하다. 옆에 있는 사람의 차 맛은 나랑 다를까? 어렸을 때 아빠가 직접 내주셨던 차를 마시면서 엄마하고 오빠의 차 맛은 나랑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까?

하지만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차 한잔을 낸다는 것은 믿는다. 난  차물을 버리고 처음 우려낸 차가 가장 맛있어 늘 엄마한테 먼저 내어드린다. 그 차는 누구도 마실 수 없다. 내 마음이니까...

마셔본 사람만은 알기바란다. 당신의 찻 잔을 채우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려 당신만을 위해 준비해온 시간이라는 것을.

상기의 글은 중국어를 전공한 대학 졸업반인  딸의 글이다. 

오늘 문득 딸(예슬)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다. 눈에 익은 사진이 보여서 자세히 보니 지난 달에 이영자 선생님의 <오룡차 다예>의 책 작업을 위해서 함께 촬영하러 갈 때, 중국어를 전공한 딸에게 통역 도움을 받았다. 그 때 대만 잉커시장에서 모 선생으로부터 대오룡과 고산 금훤 차를 대접을 받을 때의 사진이다.

사진 작업은 내가 한 것이지만 많은 사진 가운데 한 장을 택하여 쓴 글을 보면서 딸이 엄마에게 차를 내는 마음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로서 참 좋은 글이구나 하는 생각에 양해를 구하고 올려본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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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견문록의 출간을 몇일 앞두고 대만을 다녀왔다. 이영자 선생님의 <오룡차 다예> 책에 사용될 대만 오룡차의 다법에 대한 사진 작업이 주된 목적이었다.

대만의 잉커(鶯歌)공예촌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하면서 이틀째 되는 날 한국과 상해에서도 잘 알려진 차도구 전문점을 찾아가게 되었다.

매장에는 기본적으로는 차도구가 주된 품목이지만 보이차와 복전차가 눈에 잘 들어오는 자리에 있었다.

[사진, 양가죽으로 만든 복전차 포장과 복전차]             그런데 내 눈에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양가죽 포장을 보면서 역시 짝퉁은 이렇게 발견되는가 싶은 복전차를 보게 되었다.

양가죽으로 된 것을 보면 철저히 준비된 짝퉁이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중국차 견문록 대만 편에서 <양가죽으로 포장한 복전차의 실체>라는 글을 보면 아래와 같다.

“무더운 날씨에 택시를 타고 도심 속에 있는 보이차 창고를 가게 되었다. 대만에서 보이차 보관 창고를 가기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창고는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아파트 모양의 공장처럼 생겼는데, 짐을 실어 나르는 대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보이차를 보관하는 창고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일반적인 창고에 보이차를 쌓아둔 것 말고는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주인 책상 위에는 ‘골동 보이차’가 또 다른 주인을 기다리는 듯 놓여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눈에 확 띈 것은 양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복전(茯磚)의 포장이었다. 복전차(茯磚茶) 여러 개를 하나로 포장한 것이다.

나는 옆에 보이는 또 다른 복전차를 그 위에 놓고 렌즈에 담았다. 한쪽 면에는 안에 있는 것이 복전차라고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흠집까지 자연스럽게 나 있었다. 이 공장에서 만난 양가죽으로 만든 복전차의 포장이 정직한 세월의 맛을 기대하는 차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

상기의 글에서 우려한 내용의 실체를 가게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호기심에 물어 보았다. 그 차의 연대는 어떻게 되는가 하고 1970년대 차라고 한다. 내가 2008년에 어느 창고에서 만난 양가죽으로 겉 포장을 만든 복전차를 보았을 때는 1990년 대에 만든 차라고 들었다.

지금 본 것 보다는 30% 더 길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차가 많이 들어간 것으로 책에서는 규격이 크게 보인다. 그래서 그와 유사한 포장을 보았을 때는 40년 전의 차라고 믿기에는 솔직히 자신을 가질 수가 없다.

[사진, 금화 핀 상태의 복전차]  황금색 균락(菌落)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 속칭 “금화(金花)”라고도 하는 금화(金花)가
잘 피었길래 사진 작업을 해보았다. 마침 이 일을 보고 계신 분이 한 번 마셔보자는 제의를 하고 마셨는데 맛이 아주 부드러웠다. 이러한 부드러움이 복전차를 분별하는 것에는 명퇴한 답변을 얻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솔직히 차 자체를 잘 못 만든 것이 아닌데 그냥 오래되었다고 하거나 1990년대에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표현이면 좋았을 것을 처음부터 부풀린 세월에 차 자체에 대한 신뢰성 뿐 아니라 그 집에서 취급하는 보이차 전체에 신뢰의 눈길을 줄 수 없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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