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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4.29 [신간] 차도구의 예술

차도구의예술 표지와 일본 전다도 화로 사진

차도구의 예술 / 서문

차도구는 기본적으로 찻자리에서 사용되는 기물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차를 마시는 공간 즉, 차실에 있는 모든 기물이 차도구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벽에 걸린 글씨와 그림, 가구와 기물부터 찻물을 담아 둔 물항아리, 차탁 위의 수건까지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으며, 좁은 의미에서는 차를 내는데 사용되는 직접적인 차도구와 기물들이 당연히 포함된다.

그러한 기물들은 차의 맛과 향을 잘 느끼게 할 수 있고, 격조 있는 품질로 우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차도구의 예술이라는 거대한 제목에 맞는 도구들만 정리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차도구라고 사용되고 있는 전반적인 기물들 중에서 필자가 관심을 두고 살펴보던바,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도구의 실용성과 미적인 요소가 있는 것을 정리해 보았다. 다시 말해 차실에서 자주 보거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민영기 어옥 다완

이 책에서 한국 도예가들의 작품이 많지 않은 것은 필자가 2004년 사기장 이야기를 발표한 이후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꾸준히 이어가는 작가를 만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차도구 전문 작가로서 국내외에서 뛰어난 작품 활동을 하는 단 몇 분 외에는 대부분 작품 활동이 정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 스스로는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유행에 편승되거나 평범한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잘 팔리는 작품을 만들어 박람회에 나가서 성과를 올리는 작가도 있지만, 그것은 유행에 불과한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익히 깨닫고 있다. 이 책은 유행의 바람을 타고 만들어진 기물을 다루는 것과는 거리가 있음을 밝힌다.

김시영 작, 건요천목 재현

우리가 차의 성인으로 여기는 육우의 정행검덕을 잘 살펴보면 차는 어떠하고 차도구는 어떤 것이 좋을까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런 차원에서 금이나 은을 도자기에 응용하여 대단한 작품으로 생각하는 도구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는다. 그것은 일반인들이 차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동열 작/건요 천목 재현

이 책에서 다루는 범위는 첫째 그동안 아름다운 차도구에서 필자의 차도구 감상을 통해 다루었던 내용을 정리하고, 둘째 일본과 중국의 차실에서 만난 차도구들에서 선별하여 정리한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도구를 만났지만,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기에 책으로까지 내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필자가 할 수 있는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여 기록된 것이니 부족한 부분은 널리 이해를 구한다.

 

중국의 자사호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사호는 명대 포다법이 유행하면서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파되어 오늘날까지 전다도에서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은 일본 전다도에서 자사호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경매 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자사호는 이전에 선인들이 애용한 것이 많이 등장하고 그것이 한국의 자사호 애호가들 손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 자사호는 동양 3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도구로서 꼭 중국 것이라고 이유를 붙여 멀리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차문화는 침식 아닌 침식을 당하고 있음을 익히 느끼고 있다. 일본의 차도구는 자국에서 외면받고 중국과 한국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중국의 차도구들은 변화무쌍하고 격조 있는 디자인으로 우리네 찻상 위에 올라와 앉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네 사기장들은 찻잔과 다호를 만드는 형상이 중국과 일본의 기물 사이에서 다시 한번 우리네 것은 무엇인지 찾는 시기인 듯하다.

청대 자사호/자하연티아카이브 소장

한국의 자사호 수장가들의 호를 보면 중국의 찻자리에서도 빠지지 않을 만큼의 수준 높은 기물들을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이전에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서 사용되어 왔고 중국 본토에서 수출되어 사람들의 손에 돌아다니며 존재하는 기물, 또 시대별 기물의 각종 변화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받아들인 선택적 작품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이 책에서 다루게 되었다.

 

사람의 손이라는 것은 매우 예민하기도 하고 보편적이기도 하다. 이전에 사람 손을 타는 기물은 그것이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이기도 하다는 말을 상기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이전부터 늘 기본적으로 사용되었거나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애용되고 있는 기물들은 모두 다 사람 손에 잘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그에 더하여 전통적인 기본과 기물에 대한 철학을 올곧이 지키면서 디자인을 더하여 만들어지는 현대공예 중, 차도구에 대한 판단은 단 한마디로 나타낼 수 있다.

 

문화의 차이가 곧 기물의 차이를 보여준다.

 

도구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그러나 아름다운 도구를 찾아내는 것은 그보다 어렵다.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과연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다시 한번 아름다운 기물들을 보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이번 출간의 의미가 될 것이다.

 

 

 

 

 

 

 

 

 

Posted by 석우(石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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