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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차산

 

멍하이 일기 19 - 채엽(采葉)찻잎따기

 

징마이(景邁)로우강(糯崗)이라는 지역에 있는 단주(單株) 26그루를 계약하고 오늘 직원들이랑 빼이징에서 오신 손님 그리고 며칠 전에 감시병으로? 들어온 마눌님이랑 같이 채엽 행사에 동참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현장에 가서 채엽하는 장면 등을 촬영하고 감독만 하려고 했는데 차철이라 일손이 부족하여 직접 나무에 올라 하루종일 채엽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단주라고 하지만 천년 수령의 거목은 아니고 오백년 전후의 고수차라서 사다리나 보조 기구 없이도 차나무에 올라가서 큰 어려움 없이 채엽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차왕수급의 나무는 대부분 울타리를 처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채엽의 편리함과 채엽시 가지의 부러짐 등을 방지하기위해 나무 주위로 대나무 등을 엮어서 채엽 보조대를 설치한곳도 많습니다. 그럼으로써 그 나무의 가치를 더욱 증폭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최근엔 너도나도 단주단주를 외치고 있어서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모든 노동이 그렇듯이 막상 시작하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늘 지켜만 보다가 막상 대나무 질통을 걸머지고 가느다란 차나무 가지에 온몸을 의지한 채 한잎한잎 차싹을 움켜쥐고 채엽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굉장한 중노동입니다. 땅에서 채엽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닙니다.

 

고수차가 자라는 지역이 대부분 비탈진 곳이라 갈지자로 다리를 벌리고 한두시간 채엽에 집중하다보면 하체가 달달 떨립니다..이러다간 강원도 할머니처럼 한쪽다리가 짧아질 것 같습니다..보통 아침 6시 전후해서 차산을 오르는데 찹쌀로 만든 주먹밥 등을 준비해서 갑니다. 현장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늦게 돌아오는데 잘하는 사람은 하루에 고수차 생잎 15kg 정도를 수확합니다.

 

한그루당 찻잎의 수확량은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 나무의 형태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향죽청 차왕수는 생엽으로 100kg이상 생산되고 노반장 차왕수는 5kg정도입니다. 저희들이야 완전 초보라서 잘해야 하루에 칠팔 키로 땁니다. 보통 일창이기(끄트머리의 뾰족한 잎을 창이라 하고 그 아래 펼처진 잎을 기라고 합니다 )를 채엽하는데 더러 일창삼기 사기도 있습니다. 소수차는 주로 일창일이기가 많고 고수나 단주차는 귀하기 때문에 일창삼사기까지 수확하곤 합니다.

 

소수차는 3월초부터 채엽하기 시작하지만 수령이 오래된 나무일수록 잎이 늦게 나와서 고수차는 보통4월 달부터 수확합니다. 채엽은 간단한 작업이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잘못 채엽하면 내년의 수확량이 줄어 덜기도 하고 차맛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작년 찻잎이나 어엽(魚葉올해 나왔지만 작고 딱딱한 잎)을 잘못 채엽하면 살청이 잘되지 않고 말리면 누런색의 황편이됩니다.

 

나무에 올라가 채엽할땐 작은 벌레들이 많아서 토시등을 착용하는것이 좋습니다 저녁에 돌아오면 온몸이 간지러워서 잠못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기 양양 차나무를 오르던 마눌님이 밤새 긁어대는 통에 저까지 잠못이루는 밤이되었습니다. 연녹색 새싹을 구부리면 가볍게 톡톡 끈어지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양손에 움켜쥐고 계속 채엽하다보면 자꾸만 먼저 채엽한 입들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나중에 나무에서 내려와 주우면됩니다 ..그런데 생잎만 봐도 고수차인지 소수차인지 단박에 알수 있다는 도사?들이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맛을봐도 어떨땐 헷갈립니다.

 

엽맥을 살핀다든지 문질러보곤 하는데 참고가 될수는 있지만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윈난의 차산엔 온갖 종류의 차나무도 있지만 온갖 종류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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