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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홍우경

몇 일 전, 아사가차관에서 대차회 건으로 방문해 회의를 마친 뒤, 반가운 인연을 만났다. 전통 도예가 홍우경 작가를 우연히 마주한 것이다. 함께 점심을 나누고 차관으로 돌아와 김이정 관장님이 차를 내주는 자리에 앉았다. 그 자리에서는 덕화 백자와 칠기 찻잔을 비교하며 차를 마시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덕화 백자 찻잔과 칠기 찻잔

나는 아무런 정보 없이 칠기 찻잔으로 마신 차의 맛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순간, 이전에 마시던 덕화 백자 찻잔과의 비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칠기 찻잔으로 마신 차는 더욱 깊고 부드러운 풍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 찻잔이 홍우경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그 자리에서 즉석 인터뷰를 요청했다. 어떻게 이런 찻잔을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홍우경 작가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잡안에 가지고 있는 까르마가 백자, 청자, 칠기 그릇이 있었다. 칠기 그릇으로 만들기 시작할 즈음 아사가차관 김이정 관장님의 행사 때에 사용할 찻잔을 만들게 된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그때 처음 만든 찻잔이 오늘 마시고 있는 찻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한국에서 1세대 사기장인 홍재표 사기장의 아들로서 전통 도예의 맥을 잇고자 오랜 시간 연구와 실험을 거듭해왔다.

 

홍우경 작가의 첫 칠기 찻잔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 그리고 예술과 기능의 만남을 상징하는 작품이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차 한 잔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며, 그의 작품 세계에 더욱 더 관심있게 보게 되었다.

 

이렇게 홍우경 작가의 첫 칠기 찻잔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하나의 예술로 자리 잡았다. 그의 열정과 창의력은 전통 도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었다.

 

https://youtube.com/shorts/wbgHKrx9s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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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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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우경 개완, 케이완(K완)

필연! 어느 우연에 또 다시 만날까?

 

일자: 2023. 9. 9 - 9. 17(일)

장소: 강남구 테헤란로 528 슈페리어타워 B1

전화: 02-2192-3366   인스타 @superior_gallery

 

문화의 회통과 초월적 창조, 케이완(K)

심재원(한국차문화비평저자)

 

전통은 현재의 문화에 이바지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적으로 선도할 때에 그 가치를 발한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전통이란 이름으로 재현이나 모방에 그친다면 그것은 관습일 뿐이다. 전통도예는 이 시대의 문화적 특성을 전통에 기반하여 새롭게 재해석, 재구성하는 도자예술이다. 하여 전통도예가는 끊임없는 공부와 높은 안목, 깊은 사고로 도자예술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홍우경 개완

전통도예가 홍우경(洪雨鏡)은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낯설고 힘든 길을 가고 있다. 그가 열어젖힌 케이팟(K POT)󰡐달항아리를 형상화한 물대 없는 다관(茶罐)󰡑의 첫 번째 걸음에 이어, ‘개완(蓋椀, 케이완(K)’이라는 두 번째의 발걸음을 지금 디디고 있다. 신속성, 개방성, 투명성이라는 명제를 안고 출발한 케이팟이 해를 이어서 결실을 이룬 것이다.

 

케이완(K완)

이번에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두 번째 완성제시한 케이완(K)’은 문화영역의 회통(會通)과 초월이 빚은 산물이다. 동북아의 문화적 산물은 서로의 영향성 아래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케이완(K)’ 역시 국가(中國)적 영역과 상관없이 우리 문화의 바탕에서 창조적 수용 과정을 거쳤기에 우리 문화( K-CULTURE) , 케이팟이 될 수 있다.

 

홍우경의 케이완(K)’을 보면, 동북아에서도 독자적인 조선 선비의 단아하면서도 품격을 지닌 이 떠오른다. 선비의 은 의관의 최정점이다. 정신, 기품, 자존의 표상이다. 홍우경의 케이완(K)’에는 의 세 가지 표상이 오롯이 들어 있다. 몸체와 뚜껑이 따로 있어도 이 보이지만, 그것이 합쳐진 하나가 되면 완벽한 의 초월적 이미지가 구현된다. 이것이 바로 문화회통, 문화영역의 초월이 이루어진 것이다.

 

앞으로 전통도예가 홍우경의 지향은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문화 회통을 자신의 작품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그가 뚜벅뚜벅 걷는 걸음이 처음 가는 길이기에 힘들지만, 다른 이들이 길을 찾을 때에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많은 차인들과 예술애호가들이 전통도예가 홍우경이 가는 길에 가을 햇살과 같은 동반자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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