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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향도협회 왕강 회장, 한국행도협회 정진단 일행은 아사가 차관(대표 김이정)을 두 번째 방문한 찻자리에서 경주 김은호 회장의 배려로 1960년대 황인을 대접받았다. 황인은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대황인과 소황인이 가장 많이 보급된 차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차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번에 시음한 차는 분명 입창차이지만 전혀 입창의 기운을 느끼지 못할 만큼 맑고 장향과 열감이 좋은 차였다.

향 전문가들이 모여서인지 찻잔이나 공도배의 배향을 기억하며 마시는 모습도 이채로왔다.(사진아래 동영상)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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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산차에 황인숙차를 섞어 마심

 

명가원에는 일요일에 자주 만나는 꾼들이 있다. 모두 보이차에 대해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필자는 그저 한 수 배울 뿐이다. 사실 그런 자리가 가끔씩 그리울 때가 있다. 참 오랜 기간이었고 최근에는 좀 특별한 차 맛을 경험해서 한 번 기록하고자 한다.

 

명가원 김경우 대표는 최근 노차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시킨 경험을 가진 보이차 전문 상인이다. 여기서 상인이라 표기한 것은 상인으로서 스스로 자랑스런 이름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보이차의 본고장에서 보이차를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산차 가운데 80년대 생산되었다고 하는 산차가 있다.

이런 류의 차라면 다른 업소에서는 연대를 10년 이상 끌어올린다. 하지만 김대표는 늘 추정할 수 있는 아래 연대를 잡는다. 그 점에서 필자가 골동 차도구의 연대를 보는 방법과 같은 성향이다. 어쩌면 그런 성향이 있었기에 17년간 찻자리를 부담없이 가지는 것 같다.

90년대 황인 숙

 

최근 7-8회 정도 연속해서 차를 마시는데 꼭 마시는 차가 있다. 80년대 산차다. 그 차는 산차로서도 훌륭하지만

김대표는 필자와 마실 때 숙차인 황인을 함께 섞어서 마신다. 산차를 농하게 그냥 마실 때보다는 맛이 더 농후하다. 여기서 농후하다는 것은 아주 진하게 마시는 것인데 그 맛이 따로 노는게 아니라 같은 물질 속에서 양쪽의 장점인 맛을 살려내는데 서로 상승효과를 내면서 조화롭게 융합된 맛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생차만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농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차마시는 방법이다. 지난주에도 그렇게 마실 때 함께 한 꾼들이 그 맛을 보았다. 그러면서 다시 산차만 넣고 우려주었는데 필자의 기호도 황인을 섞어서 마실 때보다는 덜한 기분이다.

 

그래서 주인에게 물었다. “왜 황인숙차을 섞어서 마시는지?”

 

주인의 말을 내 경험을 통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다른 차를 중차(重茶)하게 되면 융화가 되지 않고 따로 노는 맛이 나는데, 황인 숙차만은 그런 트러블이 없고 서로를 잘 융화시켜주는 맛이라고 한다. 필자는 많이 섞어 마실 수 있는 경험이 적기에 그 말에 동의하면서 생차에 숙차를 중차하여 농후한 맛을 즐기는 여러 방법 중에서 한 가지를 특별하게 경험하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궁합이 잘 맞는 짝꿍들이 있으면 하나가 먼저 떨어지거나 혹은 둘 다 맛이나서 얼른 떨어지거나 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농후한 맛을 기억하며 필자 스스로도 차살림 중에 그러한 것이 있는지 찾게한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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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나 무이암차에서 완성품 출시 이전에 다양한 공정에서 블렌딩이 이루어진다. 보이차는 처음부터 차 맛을 좋게 하거나 차의 성질에서 서로 보완관계로 맛을 위해 블랜딩하는 올바른 경우와 실제보다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 등등의 사정으로 눈속임 블랜딩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차꾼들은 이미 완성되어 시판되고 있는 차들을 마실 때도 블랜딩하면 더 깊은 맛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마시기도 한다. 이런 블랜딩은 이미 명대부터 있어왔다. 청대에는 아예 여러 종류의 차를 한 번에 넣고 같이 우려 마시는 다관이 분리되고 물부리가 두 개 혹은 통합된 형상의 다호도 존재한다. 이미 그렇게 마시는 주변의 분들도 꽤 존재한다.

대부분 차성이 비슷한 경우로 중차를 하거나 섞어 마시게 되는데, 숙차는 숙차류대로, 생차는 생차류대로, 향은 마무리에 가미하는 형식으로 화차나 진년귤피 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그 순서대로 겹치거나 섞이는 것이 숙차와 생차의 조합일 때 묘한 기대를 가지게 된다.

2014년 10월 12일 김경 씨와 늘 일요일이면 만나게 되는 k선생과 함께 오랜만의 찻자리에서 1990년대 7542와 90년대 황인숙차를 함께 자사호에 넣고 우렸다. 우리 세 사람이 모두 농하게 마시는데 익숙한 사람이라서 그랬는지 호에 차가 가득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차 향기는 생차인 7542의 강한 맛이 두드러지고 네 번째 부터는 황인숙차 맛이 더 강하게 나온다. 이런 맛의 결과는 두 차의 조합이겠지만 기본적으로 황인숙차는 다른 차들과 섞어서 마실 때 더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숙차 중에서도 생차와 어울릴 수 있는 차인 황인숙차는 매력이 있다.

강한 7542의 맛이 여려질 무렵 두툼하게 치고 나오는 황인의 중후한 베이스는 생차의 맛을 더욱 살려주면서 부드럽게 완충해준다. 이렇게 마신다면 생차의 강한 맛에 취하면서도 여기에 다른 조합을 구상하게 되는 여유로움까지 더해지는 듯하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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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보이 숙차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정화다원]

부산 해운대에 차도구 전문점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정화다원(대표 송정화)이 문을 열었다. 명함에는 정화당(庭和堂)이란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찻집보다는 귀한 물건이 많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곳에는 한국, 일본, 중국차도구로 구분하기보다는 차도구로서 품격을 갖춘 작품이 많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차도구의 수집은 국제적이어야 되며 그 사용에 있어서는 격조를 갖추자는 것인데, 이곳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업 기념으로 일시적인 전시, 정화다원 내에서 주인의 부군인 김성탁 소장품 전시]

아무리 격조를 갖추고자 해도 본래의 작품이 수준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여기 정화당은 찻집을 오픈하기 위해서 이윤을 목적으로 판매용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정화당 주인의 부군이 그동안 취미로 수집된 작품이기에 꼭 구입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한 번 방문하여 눈높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차 전문점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보이차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할 것이 못되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을 차를 마실 수 있다. 장사집이면서도 비매품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에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조용하게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보이 숙차에 대한 일반론적인 개념을 버리고 새롭게 접근해 볼 수 있는 곳으로 보이 숙차를 착한 가격에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필자가 편안하다고 하는 차는 무미한 차 맛이 아니라 성깔도 있으면서 보이차의 향미를 음미할 수 있다. 가격 대비 후회하지 않은 차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1997년-98년 생산품으로 볼 수 있는 '황인'은 필자가 최근에 만나본 숙차 가운데 보이차의 향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차였다. 주인의 넉넉한 인심은 가진 자만이 베풀 수 있는 여유로 보인다. 건강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자신의 입맛을 시험해 보고자 한다면 한 번 방문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곳에서 그동안 마셔본 용주차와는 전혀 격이 다른 차를 음미해 보았는데, 그 차에 대한 내용은 차후에 책에서 후기로 남기겠다. 이런 집은 부산이기에 만날 수 있고, 그래서 차의 메카는 부산이다.

주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422 해운대석포로얄캐슬 301호

051-731-0676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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