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쾌활 정경원

 

쾌활보이차 정경원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8월 중순이다. 2010년 쾌활보이차 사진 작업이 계기가 되어 알게 되었지만 보이차도감을 편집하는 과정에 전화와 sns로 연락을 주고 받은 일이 있다.

 

촬영에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은 조만간에 출간될 개정판에서 더 상세하고 바르게 교정되어 나올 것이다. 그러한 교정작업에 관련하여 한 번 차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의 찻자리에 올려진 다완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쾌활 정경원 대표의 찻자리에 놓인 다완

 

처음에 보이차를 마시기 전에 말차를 먼저 마시는 것인가 하고 잠시 의아했지만 그는 이 완은 말차용이 아니라 보이차를 끓여서 마시는 용도라고 설명을 했다.

 

그럼 다완에 어떻게 마시는가? 차는 당대부터 송대까지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원래 선조들은 끓여서 마셔왔다는 것에 착안하여 보이생차도 끓여서 마시면 차의 좋은 성분을 오롯이 마실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차 산지의 소수민족은 끓여서 마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은탕관으로 끓인 차

 

한 편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시대적으로 볼 때 거꾸로 간다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잠시뿐 그동안 필자가 만난 소수민족의 차법에 대한 것을 생각해 보면 포랑족의 죽통차도 생죽에 차를 넣고 죽통을 불에 끓여서 먹는 것을 체험하기도 하고 2004년 북경에서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보이차 전문점에서 약식으로 냄비에 끓여서 마시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는데, 그럼 어떻게 끓이는가 했더니, 이 방법은 특별히 고민하여 만든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만든 탕법에 모두 나와 있다고 한다. 다만 문헌에는 9장의 종이를 덮고 하지만 여기서는 7겹으로 종이를 겹쳐 싸서 사용했다고 한다.

 

먼저 다 마시고 지금 또 끓이고 있기에 미국제품 스텐 티 보온병에 담아 놓은 차의 맛을 보여주었다. 다완에 내는 차는 새롭게 양손으로 보이차를 마시는 기분도 역시 이채로왔다. 늘 이렇게 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다음에 가져온 차는 은탕관에 끓인 맹송이다.

 

맹송을 은탕관에 끓인 차(동영상)

 

맹송은 차성이 강하기에 5g의 차를 넣고 물 3리트 넣고 끓이는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걸린다고 한다. 완전하게 잘 끓이면 탕이 붉은 색을 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끓인 차는 은탕기에 해서 차탁위에 놓고 종이 덮개를 여니 붉은 색을 띄는 차가 되었다

.

그것을 대나무 표작으로 다완에 덜어주는데 그 맛은 차가 가진 쓴맛의 속성을 달게 해주었다.

놀라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만든 차의 성질을 완전하게 파악하고 그 소지자 입장에서 좀 더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다른 이와의 차별점이 있었다.

 

은탕관과 약탕관

 

두 번째는 우리가 어릴 때 봐온 약탕기에 달인 차를 내었는데 먼저 마신 차와는 조금 다른 맛이지만 그 성질의 순화된 맛은 여전히 감미롭다.

 

역사적으로 끓여서 마시는 자다법에서 옥다법, 포다법으로 변해온 다법을 다시 끓여서 마시는 탕법을 이 시대 보이 생차에 적용한 것에 대해서 흥미로왔다, 사실 생차(산차)에 대해서는 가끔 필자도 응용하는 방법인데 차성이 강한 것에 대하여 이렇게 마시는 방법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약탕기에 끓인 차

 

차를 마시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끓이는 공을 들여 마신다는 점에서는 정성을 다하는 느낌도 든다. 도구가 없던 시절에는 이렇게 끓이는 것만이 유일한 수단이었으리라 보고 탕법을 아주 오랜 시간 전의 음다법으로 알고 있지만 별다른 도구 없이 살아가야한다면 탕법이 가장 정답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石愚(석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