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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심천박람회장

 

심천박람회를 마치고 광조우 팡춘 가게에서 며칠간 머물면서 한국 고객들이 주문한 제품들을 정리하여 한국으로 발송하였습니다. 시장의 주류는 여전히 대익 제품들입니다. 한때 삼천여개를 웃돌던 대익 전문점들이 본사 직영점의 확대와 보이차 시장의 경기 악화로 지금은 천여 개로 대폭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우림이 그야말로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 삽시간에 삼천여개의 지점망을 구축하였습니다. 출범하면서 일견 터무니없는 고가 전략으로 욕을 먹어서 유명해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지만 작년부터 저가 전략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더니 올해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홍차 등의 다양한 제품들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타 하관은 꾸준히 대리상 망을 확대하고 있고 중차공사, 육대차산, 란창고차, 진승 등도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정, 진미호, 두기 등은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았는데 여러 가지 문제로 약간의 어려움을 격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완만하지만 보이차시장의 흐름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뚜렷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삼 년동안 침체되어 있었던 시장의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팔구십 년대 차들은 이미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호가는 있지만 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천년대 초반의 차들도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더니 지금은 정체되어 있는데, 너무 많이 올랐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2년 사이의 차들이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겠는데, 이차들의 오름세도 심상치 않습니다.

 

매년 햇차가 출시되면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원료 가격의 영향으로 출시가격의 인상폭이 상당합니다. 같은 이름으로 출시되는 차를 기준으로 어떤 제품들은 작년, 재작년의 차들이 올해차보다 싼 가격으로 유통되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다시 역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일수도 있겠습니다.

 

폭등 폭락을 거듭했던 2006~7년의 보이차 시세 파동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생차보다 보이숙차의 판매량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대체적으로 음용인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 보이차 시장의 시세를 좌우하는 팡춘시장은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일만 여개의 크고 작은 가게들이 연이어 거리를 매우고 있지만 오가는 손님들은 한산합니다.

 

심지어 한달에 한명의 손님도 받지 못하는 집도 수두룩하다는데 이상하게 가게는 계속 늘어납니다. 물론 대부분 도매 위주이고 전국 각지에 거래처를 두고 있어서 주로 전화로 주문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집 저집을 다니다보면 이래서야 밥이나 먹고 살겠냐는 괜한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최근에 한국으로도 적지 않은 물량을 통관시켰는데 예전과는 달리 숙차의 비중이 생차보다 높았습니다. 한국도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점차 보이숙차의 소비량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숙차도 장기간 보관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원래 숙차를 만든 목적은 쾌속발효를 통해 생차의 강한 차성을 변화시켜 당장 먹기 편하게 만든 차입니다. 소장가치도 생차에 비하여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체적으로 저변이 확대되면서 새롭게 유입되는 소비자들은 우선 저렴하고 먹기에 편한 숙차로 차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의 보이차 소장가들도 점점 보이차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무조건적 투기목적의 소장보다는 고수차 등의 선택적 투자에 눈을 뜨고 있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초에 차는 차일뿐 결코 투자나 투기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유 자금이 있어서 나중을 위해 소장용 차를 구하신다면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나중에 차업을 하실 것이 아니라면 절 때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이차는 사기는 쉽지만 팔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아직 소비층이 얇기 때문에 대량으로 제품을 유통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으로 되팔면 된다지만 아직은 정식으로 중국으로 통관시켜서 판매하기가 어려운 법률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둘째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브랜드가 있는 유명한 정품을 구매하시고 가능하면 깨끗하게 보관된 박스를 고르세요. 나중에 되팔 때 박스의 보관 상태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게 납니다.

 

셋째 대지차보다는 고수차 위주의 제품을 선택하세요. 이름 있는 정품 고수차는 일반차보다 해마다 원료가격의 상승속도가 크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높습니다.

 

넷째 한정생산 된 제품을 선택하세요. 기념병위주의 제품은 희소성

이 높아서 투자가치가 높습니다.

 

다섯째 맛을 보고 내 입맛에 맞는 차를 선택하세요. 나중에 잘 안 팔리면 내가 먹어도 되고, 자손에게 물려주어도 내가 좋아하는 차를 줘야 할 말도 있고 마음도 편합니다...

 

기타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다섯 번째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멀리보고 나중에 좋은 가격에 팔리면 살림에 보탬이 되어서 좋고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차 실컷 마시고 자손들에게도 좋은 차 선물한다는 마음이면 나쁠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오운산차 좀 사시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지만 냉정하게 아직은 검정이 덜된 차이고 훗날 금덩어리가 된다고 자신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오운산차는 언젠가 말씀드렸지만 결코 투자용으로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당년호차라 그해에 먹어도 맛있는 차이니 후딱후딱 드시고, 남으면 경년신차 즉 세월이 흐르면 새로운 맛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그때 드셔도 되겠습니다. 어찌되었던 혹시 오운산 차가 있으면 마시라고 만든 차이니 소장하지 마시고 늘 곁에 두고 그때그때 드시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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