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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구의 이해] 5년간 이 작업을 하였으며 이제 마지막 페이지 '에필로그'를 담으면서 아래와 같이 기록하였다. 에필로그 - 상략 -

차문화의 중심을 차(茶)라고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차문화의 가장 중심은 사람이며, 그 사람들이 남기고 간 차도구(茶道具)들이 그 다음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음용후 없어져 버린 찻잎들은 역사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시간을 넘어서서 차문화를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증거로 차도구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상기와 같은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다른 견해의 뎃글을 보기도 하였다. 나의 글을 통해 만약 다른 의견이 나온다면 99%는 [차문화]에서 중심은 ‘차(茶)’이며, 그 다음이 ‘차도구’가 아닌가요? 라는 글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9월 18일 금요일 ‘동양차문화연구회’ 정기 토론회를 마친 후, 8명의 참석자에게 에필로그에 담은 글을 읽어면서 이런 글이 혹시 너무 이상하게 보이는가하며 견해를 물어보게 되었다. 김주환 교수는 논리적으로는 조금 이상해 보인는데 하지만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차도구에 대한 전문 메니아인 경우에는 그렇게 표현 할 수 도 있겠다’고 하셨고, 김봉건 회장은 공자 사상을 거론하면서 논리비약일 수 있겠다고 하시며 그 표현은 좀 고려되어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회기의 모임 장소를 제공한 숙우회 강수길 선생은 그건 박선생 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인데 저는 그 말이 좋습니다. 책에 그대로 올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는 입장을 듣게 되었다.

모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논리적이든 비논리적이든, 차도구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로 나의 이야기를 대변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않을 것이며, 학문이 깊은 사람들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먼 훗날 언젠가... 차를 마실 때 머리로 마시지 않게 되고, 우아하게 마시고자 하는 생각이 들지 않으며, 다완을 사용하고 싶어 말차를 마시거나 애장하는 다호에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차를 담고 싶지 않을 즈음에 이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수준이 다르다는 말도 아닙니다. ‘수준’이라고 하는 말과도 다른 측면입니다. 지극히 나 개인의 생각이며 세상 살다보니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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