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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한국에서 보이차 붐이 일어났을 때, 중국 북경에서 북경도사(대표 김진철)라는 상호를 걸고 값을 저렴하게 하여 인터넷으로 사이트를 만들어 직거래로 한국에 공급한 사람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나는 보이차를 마시는 찻자리에서 북경도사가 도대체 누구냐는 질문을 수차례 받기도 했고, 북경도사가 우리나라 차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어왔다.

물론 본질은 북경에서의 차가격과 국내가격의 상이함으로 인한 국내거래의 불리함이 작용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문제는 내가 관심을 가질 대상은 아니었다.

자본주의 구조에서 원재료 구매가격을 낮추어 그것을 소비자에게 좋은 가격으로 차를 공급한다면 그것은 좋다 나쁘다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한국에서 활동하는 상인은 세금을 100% 내고 장사를 하는데 중국에서 세금을 하나도 내지 않고 폭리를 취하는 구조라면 몰라도 그쪽에서도 세금을 내고 정상적인 매장을가지고 하는 장사라면 서로의 경쟁이며, 그 구조에서 누가 합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차를 공급하는가 하는 문제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저울질의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위 사진, 북경도사 대표 김진철] 

한 달전 뉴스에서 보이차에 “벤조피렌”(참고: 벤조피렌이라는 물질이 현재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유해물질이지만 차를 마심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있다. 또한 벤조피렌이라는 물질 자체가 수용성이 아니기 때문에 물로 우려마시는 차에는 벤조피렌이라는 물질이 우려나올 수가 없게 된다).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모두 허탈한 모습이었고, 마침내 인사동의 한 업체가 매스컴에 드러나게까지 되었다.

[김진철 대표]

보이차를 판매한 곳의 불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때, <북경도사> 사이트에서는 이 일과 관련하여 유일하게 목소리를 내었다. 인터넷상에서 그동안 판매한 보이차 가운데 이번 일련의 보도내용으로 반품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사이트에서 판매한 차에 대하여 반품을 받고 환불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난 우연히 그 기사를 보게 된 후 북경도사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6월 3일 서울 코엑스 행사 티월드 페스티발에 북경에 사무실을 둔 두 업체에서 큰 공간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을 발견하였다. 하나는 <공부차>라는 회사이며, 또 하나는 인터넷 상에서 세인의 주목을 받는 <북경도사>였다. 난 북경도사의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표는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됩니까?” 하였지만 나는 사이트에서 드러나지 않은 대표의 말을 듣고 싶었다.

[사진 왼쪽, 김진철 대표가 카페 회원들에게 차를 내는 모습]

필자 : “차에 대해서 이슈가 된 그 상황에 모두 몸을 움츠리고 있을 때, 당당하게 이상이 있으면 반품을 받겠다고 밝힌 후의 상황은 어땠습니까? ” 

북경도사 : “막상 반품 신청이 들어온 것은 1,000만원(한화)이 안되었다.”

필자 :“앞으로 방향은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북경도사 :“정통으로 가겠다. 저도 한국 상인들은 어떤 식으로 영업을 하는지 알고 있다. 정상적인 마진률을 가지고 대량으로 대중에게 파고 들어갈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보이차의 불투명한 점을 이용하여 영업하는 곳이 많이 있지만 나는 불투명한 보이차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영업 방식을 투명하게 하고자 한다.”

필자 :“서울 코엑스에 이런 공간을 마련하여 나온 이유는?”

북경도사 :“사실 이번에 이렇게 나올려고 하니까 3-4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카페 회원들 하고 잠깐이나마 대면할 수 있는 점이 있어서 좋았다. 국내 최고의 대규모 전시장에서 만날 기회가 드문데 이런 것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급히 준비하느라 좀 무리했는데 티월드 페스티벌에 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사이트에서 판매를 하게 되면 언제나 걱정이 되는 것이 바로 직접 확인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이 만연화 되어 있는 요즈음이지만 아무래도 물건을 오래도록 구입하거나 또 직접 사람을 확인하고 싶어지는 거래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전부터 이베이의 위세는 마침내 우리나라 대표 경매사이트인 옥션도 그 영향을 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터넷상의 판매와 거래는 세금장벽이라는 국지적인 경계선을 서서히 무너뜨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의 시장에서는 거대한 세계화, 인터넷이라는 물결에 큰 타격을 입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가격이라는 것과 지역가격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 희소성과 공급, 수요의 문제로 여러 가지 부수적인 유통마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북경도사의 중국 원산지에서의 배송은 모든 것을 다 따져봐도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유리하기에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북경도사를 눈여겨 봐왔던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작은 국내장사, 동네장사의 영역을 과감히 깨 부수고 큰장사, 넓은 장사 세상에 대한 온동네장사로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이제 새로운 유통의 새싹이 움트고 나온 것이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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