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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마을에서 '대우령'마실 때

지난
7월에는 석가명차에서 주관한 5대 보이차 차창 총판 계약에 관련하여 동행 취재로 운남성에서 6'일간 있었다. 그때 함께 한 일행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에서 차전문 쇼핑몰 <차예마을>을 운영하는 박경찬 김복남 대표 부부를 만났다.

 

서쌍판납과 이무에서 고수차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을 가지고 사무실에 찾아가 보았다. 인터넷 쇼핑몰을 규모 있게 운영하는 그 현장과 잘 정돈된 매장과 창고를 보면서, 국내에서 차와 차도구 관련 전문 쇼핑몰 현장을 확인한 것 같아서 새삼 차문화의 변화된 한 면을 볼 수 있었다.

오전에 만나 잠시 일을 보고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가 핸드폰을 놓고 나와서 두 시간 뒤에 다시 찾아갔다. 그래서 무더운 날씨에 몸은 조금은 지친 상태였다. 잠시 몸을 식히고 차 한 잔 마시고 가라 하시며 내어준 차는 무이암차였다. 상당히 무더운 날씨지만 기본적으로 차는 따뜻하게 마시는 습관이 있는데, 부인이 내어준 차는 개완으로 우려낸 무이암차였다. 암차를 좋아하는 필자에게 그것이 대홍포인가 아닌가는 관심이 없다. 무이암차를 마시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흔히 보이차와 무이암차는 본질적으로 차를 잘 모르는 곳에서 마시면 영 기대한 맛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차의 세계에서의 현실이다.

무이암차입니다고 하시며 내어준 첫 잔의 맛은 그 감칠 맛 나는 향기로움에 몸 속의 열기가 그대로 시원한 맛과 함께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나중에 봉투를 보니 대홍포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마시는 차들이 많이 있지만 두 잔 세 잔을 마시면서 차 맛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동안 몸의 열기는 다 식은 것 같은 아주 상쾌한 느낌이었다. 이어서 나오는 차는 대우령이였다. 참 상큼한 맛이다. 이런 상큼하고 시원하며 깔끔한 대만의 대우령도 가까운 차꾼들이 아니면 마시기 어려운 차이다. 최근에는 특히 오래된 노차 바람이 유행처럼 부는 바람에 신선한 차 맛을 보기 어려웠는데, 이날은 평소와 다른 차 맛을 보았다. 특히 최근에는 외출해서 마시는 차들은 대개 보이차였다. 언제부터인가 보이차 전문점이 많이 생긴 탓도 있지만 보이차를 대접하는 집들이 많아졌기에 보이차만 마시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맑은 청자를 청차답게 마신 이 차들은 대만에서나 복건성 무이산에서 대단한 상을 받은 차들은 아니다. 그런 표기는 어디에도 없지만 그 차들은 무이암차는 채운(차예마을)에서 직접 맛을 감별하여 수입한 차이고 오룡차는 국내에서 공급받은 차라고 한다.

차를 유통하면서 체득한 노하우가 깊은 사람이다. 사람들은 차의 멋을 이야기할 때 한마디로 여유로움이라고 이야기한다. 차를 마시는 모습 자체가 여유로운 사람들의 한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 말도 있겠지만, 차예마을 김복남 부사장의 차 내는 모습은 전문적인 행다의 모습이 아니면서 국내에서 전문적인 차 유통을 건실하게 운영하면서 체득한 마음에서 우러난 멋이다. 크게 드러나지 않는 멋과 순수한 맛을 내는 장점을 지닌 차를 내어 주었다. 실로 어떤 차를 마실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간 이날의 찻자리는, 차의 옹골찬 맛을 그대로 내어준 맛에 한더위를 있고 나온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상쾌한 시간이었다.

 

Posted by 石愚(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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